[the300]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예산안 심사 첫날 풍경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시스템 설계 후 구축은 별도 예산 편성하도록 한 기획재정부 예산안 편성 세부지침을 어기면 어떡합니까.
◇안전행정부: 설계 후 바로 구축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기재부에서 어렵게 따 낸 예산입니다.
◇△△△ 새누리당 의원: 시스템을 설계한 후 구축하도록 예산 편성을 분리한 것은 불용액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지침입니다.
◇안전행정부: 어렵게 (예산을) 따왔으니까…….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기재부가 이 사업에 14억원을 더 줬다고 감액은 안된다는 논리는 말이 안됩니다.
◇안전행정부: 그러면 BPR/ISP(업무 재설계‧전략계획 수립)에 소요되는 4억원 정도라도 반영해 우선하고 본 사업을 발주하도록 해주십시오.
내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 첫날인 10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 안전행정부가 차세대 통합 사이버교육 시스템 구축 사업에 편성한 17억6200만원에 대해 안행위 예산소위가 14억원을 깎아야 한다고 감액에 나섰다.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시스템 설계가 제대로 됐다고 판단됐을 경우에만 구축 사업 예산을 편성하도록 한 기재부 예산안 편성 지침을 어겼기 때문이다.
안행부는 당초 예산의 80%가 날아가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온갖 이유를 다 갖다댄다. 그래도 안행위원들이 원칙을 들어 눈 하나 까딱하지 않자 업무 설계와 전략계획 수립에 필요한 4억원이라도 달라고 읍소한다. 안행위원들도 점차 마음이 약해지는 지 "감액을 수용한다면 4억원 정도는 주고 10억원은 감액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모색한다.
이때 갑자기 안행위원 뒤에 앉아있던 보좌관 두 명이 벌떡 일어나 의원들에게 무언가를 건넨다. 이를 재빨리 살핀 두 의원은 거의 동시에 "4억원은 이미 편성돼 있지 않느냐"고 외쳤다. 17억6200만원 중 감액 대상인 14억원을 제외한 나머지 3억6200만원이 BPR/ISP 예산으로 이는 감액과 무관하다.
조금이라도 예산을 더 타낼 요량으로 마치 예산이 전혀 배정돼 있지 않은 듯 눈속임을 하려다 안행위 의원들에게 덜미를 잡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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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행위 의원들의 지적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한 안행부 간부는 노웅래 국회 안행위 예산결산기금소위원장이 "14억원 감액을 받아들이겠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했다.
이와 비슷하게 전자정부 지원 예산 중 '재난분야 통합'에 배정된 20억원이 안행위의 이날 예산안 심사에서 전액 삭감됐다. 소방방재청이 이미 '통합재난 안전체계 구축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음에도 유사한 사업에 예산을 배정해달라고 요청한 것.
안행부 측은 정부조직개편으로 신설된 국민안전처가 새롭게 재난의 범위를 넓혀 범정부적 통합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지만 국회의 날카로운 심사를 피할 수 없었다.
박남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소방방재청 사업도 범정부적으로 이뤄지고 있고 곧 도입될 'G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통합 시스템으로 쓸 수 있다"며 "안행부가 (예산을 편성한) 설명이 솔직하지 못하다"고 따끔하게 질책했다.
국회 안행위와 안행부가 예산을 두고 창과 방패처럼 찌르고 찔리기만 한 것은 아니다. 공무원연금 부담금의 미납 이자나 안전과 관련한 사업의 예산 편성이 기획재정부로부터 거절된 것에 대해 여야를 막론하고 안행위 위원들이 증액 요구에 나서기도 했다.
안행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안행위에서 안전에 대해 그렇게 강조하면 무슨 소용이냐. 기재부에서 관련 예산을 다 깎는데. 안전에 관해서는 기재부가 깎은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창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공무원연금 부담금이자 미납 예산을) 기재부가 돌려보내다니 기재부 공무원들은 공무원이 아니냐"고 증액에 동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