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과정 괘씸죄'?…교육부 기본경비 대폭삭감 "예산참사"

'누리과정 괘씸죄'?…교육부 기본경비 대폭삭감 "예산참사"

황보람 기자
2014.12.03 16:02

[the300]교육부 예산 704억원 삭감…"교육부 기재부에 밉보였다"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29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뉴스1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29회 국회(정기회) 제13차 본회의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화하고 있다./뉴스1

누리과정 관련 우회지원으로 5000억원 대 추가 예산을 확보한 교육부가 기본 경비 등 항목에서는 예산이 대거 삭감돼 기획재정부의 '괘씸죄'에 걸린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교육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예산 참사"라는 말까지 나왔다.

지난 2일 국회가 발표한 '2015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에 따르면 교육부 예산 가운데 기본경비 항목은 총 8억원이 삭감됐다.

삭감 내역은 △정책기획관 기본경비(총액대상 -5억1300만원) △지방교육지원기본경비(-9000만원) △대학정책관 기본경비(-7000만원) △정책기획관 기본경비(총액비대상, -1억원) △지방교육지원국기본경비(-2700만원) 등이다.

교육부의 기본경비 감액은 표면적으로는 2년 연속 수능 출제 오류 등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질책성 사유 때문이다.

하지만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갈등을 빚는 등 감정의 골이 교육부 예산 삭감에 반영됐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특히 기본경비 삭감의 경우 '괘씸죄'가 적용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본 경비 삭감액은 교육부가 타부처에 비해 월등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예산결산심사소위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기재부가 교육부에 대한 예산 감액 의견을 그냥 수용해버렸다"며 "'복수성'으로 예산을 감액했다"고 말했다.

예산심사를 담당한 의원들에 따르면 기재부는 상임위 차원 감액 액수와 예결위 차원 액수가 다를 경우 삭감액이 더 '큰' 쪽으로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기재부는 삭감액이 더 적은 쪽으로 의견을 수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결위 박완주 새정치연합 의원은 "교육부 예산은 3시간을 잡고 검토를 시작했는데 40분만에 일사천리로 끝났다"며 "진도가 너무 빨리 나가서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깎아도 되는거야?'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고 상황을 전했다.

물론 기재부가 임의로 예산 삭감을 결정한 건 아니다. 상임위 차원에서도 감액 의견이 제시됐다. 교문위 위원들 사이에서도 기재부 핑계를 대며 예산 확보에 소극적이었던 교육부에 책임을 물어 기본 경비를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수능출제 오류에도 불구하고 교육부와 교육과정평가원이 무사 안일한 태도를 보여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교육부 본부 기본경비의 10%를 삭감하도록 요청했다.

기재부와 교육부의 갈등은 누리과정 예산 논쟁 뿐 아니라 교육 예산을 바라보는 시각차에서도 비롯된다. '마른 수건 쥐어짜기'라 할만큼 어렵게 재정 운용을 하고 있는 기재부 입장에선 해마다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음에도 오히려 더 많은 예산을 요구하는 교육부를 이해하기 어렵다.

교문위 관계자는 "교육부 경비의 경우 본부 직원들이 회식비를 조금 줄이면 되는 일이지만, 교육예산이 대폭 깎이고 타부처로 사업이 이관되는 일을 보면 교육부가 기재부에 상당히 밉보였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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