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쌀 둔갑 막으려" 윤명희 해명…'쌀 재포장' 논란 이유는

"수입쌀 둔갑 막으려" 윤명희 해명…'쌀 재포장' 논란 이유는

박다해 기자
2015.03.13 19:20

[the300]"형평성 때문에 국내산도 포함" 해명…전농측 "논란 여지 있는 법"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 사진=뉴스1
윤명희 새누리당 의원/ 사진=뉴스1

윤명희 의원이 발의한 '쌀 재포장 금지'법(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가족 특혜성 법안'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 대해 윤 의원 측은 13일 "수입쌀을 혼용한 뒤 원산지를 다르게 표시해서 유통되는 것을 막기 위해 발의한 법안"이라고 해명했다. "수입쌀만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어 국내산 쌀을 포함시키려고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 및 농민단체 관계자 등은 이 법의 발의 배경과 효과, 입법 필요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당시 농식품부 측에서 법안이 통과되려면 국내산 쌀까지 묶어야 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줬다"며 "농민단체들 역시 이 법이 꼭 통과돼야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은 한-중 FTA가 체결된만큼 현장에서 쌀 재포장을 규제할 수 있는 더 강력한 법안이 필요하다고 판단, 해당 법안을 발의했다는 설명이다. 기존에 시행 중인 양곡표시제 등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농관원) 측의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는 것. 당초 법안은 수입 쌀에 대해 재포장을 금지했으나, 법안소위 논의 과정에서 국내산도 포함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됐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또 "(포장된 쌀을 작은 단위로 재포장해서 파는) 소분업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일자 소분을 허용하되 소분한 쌀이 다 팔릴 때까지 원 포장지를 비치시키는 방향의 의견도 개진했다"고 설명했다.

본인이 대표로 재직했던 대형RPC 회사인 '(주)한국라이스텍' 주식 7만3500주 역시 모두 백지신탁했으며 국회의원이 된 이후 회사 일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농식품부 측에서 국내산 쌀까지 묶어야 된다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줬다"는 해명에 대해 농식품부 관계자는 "(국내산도 포함시키는 것은) 제기된 개정안이 지닌 여러가지 문제 중 하나를 얘기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해서 통과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그런 문제가 있다고 언급을 한 것이다. 기본적으로 (법안 통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형대 전국농민협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소포장은 일반 농가들도 하는 곳이 있다"며 "재포장 금지가 소규모 가공업체나 농가에 피해를 줄 수 있고 쌀로 여러가지 상품을 만들 때 가로막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수입쌀과 국내쌀을 혼용하는 문제는 재포장을 금지하는 게 아니라 쌀 이력제로 가면 더 효과적"이라며 "쌀 이력 추적제의 경우 가공단계인 RPC단계부터 소비자한테 어떻게 흘러갔는지 부정유통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양곡유통협회 측은 원 포장지를 비치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수입쌀과 국산쌀의 혼합판매를 금지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의원 발의)이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했을 뿐 아니라 기존의 '원산지표시법'(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에 따라 부정유통 규제가 이미 이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영록 의원이 발의했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따르면 미곡 등을 혼합해 유통하거나 판매한 자는 정부관리양곡 매입자격이 제한된다. 양곡의 생산연도와 품질 등에 대해 거짓·과대 표시 또는 광고를 하거나 혼합 유통판매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사용처분 양곡의 환산가액 5배 이하에 해당하는 벌금형에 처해지도록 했다. 이 개정안은 오는 7월부터 시행된다.

협회 측은 또 "시장이나 트럭 등에서 쌀을 한 되씩 파는 영세 소분업자들이 원 포장지를 일일이 보관해두기에는 장소도 여의치 않다"며 "행정지침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형사처벌까지 받도록 하는 것은 유통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사 원 포장지를 비치한다고 해도 이를 검사하는 주체가 농관원이 되는 것도 지적받고 있다. 윤 의원 측이 당초 농관원의 허술한 관리로 양곡표시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아 해당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관리주체는 변함없이 규제만 추가되는 것이다.

결국 법안이 현재 거론되는 대안으로 결론이 나도 소분 업계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소분업체가 위축되면 RPC업계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당초 RPC업계에 종사하는 의원이 국회 농해수위에서 활동하는 것이 이해충돌방지 등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국라이스텍'의 주식을 백지신탁했지만 회사는 여전히 윤 의원의 소유로 돼 있다.

윤 의원 측은 "19대 총선에서 농민 비례대표로 들어왔기 대문에 농해수위에 소속된 것이 타당하다"면서 "상임위 배분 때 사무처나 원내대표단에서도 (백지신탁을 하면) 문제가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 농해수위 관계자는 "농민 비례대표라면 차라리 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나 전국농민협회 총연맹 등의 관계자가 들어와야되는 것 아닌가"라며 "양곡관리업체 대표 출신인 사람이 농해수위 소속으로 관련 법을 발의하는 것은 충분히 논란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행 국회 상임위의 이해충돌 방지 시스템이 완전치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의원 처럼 주식을 백지신탁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보유하고 있을 경우 해당 업체와 관련된 법안을 다루면서 당연히 사익과 공익이 충돌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회 윤리특위 소속 여당 의원은 "원칙은 상임위를 배정할 때 이해충돌방지 부분을 고려토록 돼 있지만 보통은 의원 본인이 스스로 판단을 해야한다"며 "선진국 국회는 역사가 있으니 관행이 돼 있는데 우리는 그러한 개념이 없어 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원내대표단도 이를 잘 생각해서 (상임위를) 결정해줘야 되고 될 수 있으면 본인이 알아서 자제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윤리위에 직접적으로 제소가 들어와야 그 이후부터 조사 등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같은 논란이 일자 새누리당은 윤 의원의 상임위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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