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주샌프란시스코 총영사 한동만

지난달 20~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국제회의장인 모스콘 센터에서 “변화-현재의 보안의식에 대한 도전”이라는 주제로 세계 최대규모의 국제 정보보안회의(RSA Conference 2015)가 열렸다.
이 회의에는 존슨 미국 국토안보부장관, 스캇 챠니 마이크로소프트 부회장 등 500여명의 발표자와 2만8000명의 관람객이 참석, 최근 사이버 보안분야의 동향과 현재와 미래의 사이버보안위협의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존슨 장관은 국토안보부가 실리콘밸리에 지부를 개설키로 한 이유가 사이버 안보위협을 사기업들과 공유하기 위한 것이라며 페이스북, 구글 등도 정부기관처럼 사이버 보안위협을 받는 만큼 정부와 사이버안보에 대한 민관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애쉬 카터 미국 국방장관은 지난달 23일 스탠포드 대학을 방문해 미국 국방부의 새로운 사이버 전략에 대해 언급하고, 다음날인 24일에는 세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 등 정보통신분야의 주요인사와 만나 첨단무기와 첩보시스템 개발에 활용할 기술을 협의했다.
지난달 2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에서 미국 국방부가 3D 프린터와 로봇공학, 빅 데이터 연구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국방부가 국토안보부처럼 실리콘밸리에 첫 사무실을 개설했다고 보도했다. 많은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정부와 관계된 업체에 투자하기를 회피하고 있어 국방부는 실리콘밸리에 자체사무실을 두고 이 곳의 첨단기술을 군사용으로 활용하기 위한 재정지원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에 1996년 페리 국방장관 방문이후 20년 만에 카터 국방장관이 이례적으로 방문하고, 국토안보부 장관이 세계최대규모의 국제 정보보안회의에 참석한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첨단기술과 특허의 중심지인 실리콘밸리와의 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것이다. 실리콘밸리는 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이 발발하자 방위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하면서 전자산업분야의 급성장으로 시작됐다. 특히 1970년대 미국 국방부가 극초단파 개발업체를 후원하면서 세계첨단기술의 허브로 부상했다.
그러나 1990년대 민간 IT기업이 급증하면서 실리콘밸리의 자금원이던 국방부대신 벤처캐피털 업체가 각광을 받았고, 국방부와 실리콘밸리 기업간의 관계가 약해졌다.
2013년에는 국가안보국 출신인 스노든의 폭로이후 실리콘밸리 업체들이 정부의 사생활 감시에 협력한다는 의혹을 피하기 위해 국방부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따라서 미국정부는 첨단기술의 국방분야 활용을 다시 활성화시키기 위해 국방장관의 실리콘방문을 추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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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미래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실리콘밸리와 미래의 사이버전에 공동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1968년 설립된 미래연구소는 앞으로 10년에서 20년 사이에 각광을 받을 만한 미래기술을 발표하고 있는데 그 중 사이버 보안을 가장 중시하고 있다. IBM은 앞으로 도래할 미래기술 중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한 ‘디지털경비’의 탄생을 주목하고 있다.
셋째, 미래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와 협력의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
미래에는 생명과학기술, 나노기술, 신경공학 등이 발달하면서 사람이 사이보그로 변신할 수 있으며 사람과 기계의 경계도 무너지게 될 것이다. 사람과 기계가 한 몸에 공생하는 인간사이보그는 일반 인간의 능력을 압도적으로 능가하므로 ‘포스트 휴먼(Post-Human)’으로 분류된다.
미래전쟁은 이러한 사이보그 전쟁이 될 가능성도 있고, 미 국방부는 미래기술 선점하고, 국방분야에 응용하기 위해 실리콘밸리와 협력이 절실할 수 밖에 없다.
이처럼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경쟁 속에서 차별적인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선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 새로운 비즈니스모델을 개발하는 창조적 혁신이 중요하다는 점을 미국 정부는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변화하는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시대의 흐름과 글로벌 메가 트렌드의 변화를 읽어야 한다. 우리 창업기업도 실리콘밸리에서 미래기술을 선도해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