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지도부 중재 거부 결국 경선으로…지나친 '자리 싸움' 비판도


오는 26일로 예정된 새누리당 김재경(위 왼쪽 사진), 주호영(위 오른쪽 사진) 의원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경선을 두고 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누가 국회 예산 심사를 이끄느냐 자체도 중요한데다 당 지도부 등의 중재 노력에도 경선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이 펼치지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일각에서는 '진실 공방'까지 하면서 사생결단 자리 싸움을 하는 것이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비롯해 정보위원회, 윤리특별위원회 등 3개 상임위 위원장을 오는 26일 오전 9시 의원총회에서 경선을 통해 선출한다. 상임위원장 경선에 나설 후보자들은 2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당 원내행정국에 후보자 등록을 하고 기탁금 500만원을 입금해야 한다. 접수된 서류와 기탁금은 일체 반환되지 않는다.
관심을 끄는 예결위원장은 합의추대를 위해 지도부까지 나서 중재를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지난 22일에는 유승민 원내대표는 물론 김무성 대표까지 나서 타협점을 찾았지만 실패했다. 두 의원 모두 친이(친 이명박)계로 분류되는 만큼 앞서 21일에는 친이계의 맏형 역할을 하는 이재오 의원이 조율을 시도했지만 역시 효과가 없었다. 지도부는 경선 전까지는 계속 중재 노력을 한다는 계획이지만 두 의원 모두 의지가 확고해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주 의원은 지도부 조율 무산 직후 소속 의원들 앞으로 친전을 보내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고, 김 의원도 국회 기자실을 찾아 자신의 주장을 설파하는 등 사실상 경선 행보를 시작했다.
두 의원이 이처럼 '일전'을 불사르고 있는 것은 내년 총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년간 윤리위원장을 맡았던 김 의원(경남 진주을)은 지역에서 이미 예결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렇지 못할 경우 타격이 더 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주 의원(경북 울진)도 정책위의장 등 중책을 맡아오긴 했지만 여당 텃밭인 TK(대구경북)에서 4선을 하기 위해선 마지막 확실한 한방이 절실하다. 예결위원장은 예산안조정소위원회(과거 계수조정소위) 위원장을 겸해 국회 예산 심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논리대결도 팽팽하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이 예결위원장 자리를 가져온 18대 국회부터 예결위원장, 윤리위원장을 1년씩 돌아가면서 맡아온 관례를 강조한다. 주 의원은 그동안 예결위원장은 서로 하려 하고 윤리위원장은 할 사람이 없어 그렇게 해왔지만 지난해에는 3선 중에 예결위원장을 할 사람이 없어 재선인 홍문표 의원이 하는 상황이었음으로 1년씩 돌아가면서 맡을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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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의원은 지난해 국회 후반기 상임위원장 배정 때 자신이 올해 예결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이미 정리가 된 사안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정책위의장을 맡게 되면서 새누리당 3선 의원 중 유일하게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하게 돼 올해 예결위원장을 맡는 것으로 정리가 됐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자신에게는 윤리위원장을 2년 맡게 하고, 주 의원은 정책위의장-예결위원장 등 힘있는 자리를 1년씩 하는 것은 전례도 없거나와 의원 동의나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논리다.
주 의원은 또 김 의원이 지난해 정무위원장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김 의원을 포함한 3선 의원을 위해 상임위원장 자리를 만들어줬는데 이제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줬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는 격'이라는 주장도 펴고 있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맡으려는 사람이 없는 윤리위원장 2년을 하게 하는 것은 배려가 될 수 없으며, 이를 알았다면 맡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두 사람이 예결위원장 자리를 놓고 '정면 충돌'하면서 자리 싸움이 지나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예결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중요하긴 하겠지만 이렇게 사생결단 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국민들의 눈에 좋게 비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나눠먹기식으로 배정해온 결과로 상임위원장을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사람이 맡는 방식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상임위원장을 미국처럼 해당 상임위에 가장 오래 있어온 다선 의원이 계속해서 맡는 방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국회가 전문성을 높일 수 있고, 자기들만의 자리 싸움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