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종합)
"朴, 30석 공천" "대구, 둘 빼고 물갈이"…새누리 파워게임 개시

전략공천을 배제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공천제) 추진을 매개로 새누리당이 본격적인 공천 파워게임에 접어들고 있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친박(친 박근혜)계가 오픈프라이머리에 제동을 걸고 나서고, 청와대도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현역교체를 적극 타진하고 있다. 국민공천제 하에서는 물갈이나 공천 지분 확보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어 오픈프라이머리와 그 대안 마련 과정에서 청와대와 친박, 김무성 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박간 '전면전' 가능성도 제기된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 친박계 맏형 서청원 최고위원 등 친박 핵심 인사들에 이어 18일에는 계파색이 옅은 것으로 평가받는 원유철 원내대표까지 '오픈프라이머리 불가론'에 가세했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과의 동시) 도입이 어려워진 만큼 제 3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며 앞선 친박 인사들의 비판과 궤를 같이 했다. 원 원내대표는 야당의 반대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점을 근거로 들긴 했지만 친박들의 공세가 잇따르고 있고 김 대표가 야당과의 협상의지를 계속 밝히는 상황이어서 친박 진영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원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이야기일 것"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가 불가능하다고) 아직 확정하기는 어렵다"고 반응했다. 그러면서도 오픈프라이머리 대안 찾기에 앞서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성사를 위해 노력할 뜻을 재차 보였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두고 벌어지는 양측의 힘겨루기는 최근 청와대 주변에서 제기되고 있는 현역 물갈이론과 맥이 닿아 있다. 전략 공천을 배제한 오픈프라이머리 또는 그에 준하는 국민경선으로 갈 경우 현역 의원들이 유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7월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 파동 때 '배신의 정치'라는 격한 단어까지 써가며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해왔다. 최근에는 대구시 행사에 참석하면서 대구 지역 의원들을 모두 배제했고, 며칠 후 열린 인천시 행사에서는 지역 의원들을 보란듯이 동행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자신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TK(대구 경북)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전면적인 물갈이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한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전국적으로 30명 가량에 대한 공천 지분 확보를 생각하고 있고, 실현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구에선 두 명만 빼고 다 바꾸려한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했다. 서청원, 윤상현 의원 등 친박계 인사들도 총선 이후 친박계의 주도권 확보, 자신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공천 지분 확보를 원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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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표도 정치 생명을 걸다시피한 오픈프라이머리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다. 전략 공천 여지를 뒀다가 공천 주도권 자체를 청와대와 친박계에 넘겨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김 대표의 고민은 시점이 문제일 뿐 오픈프라이머리 대안을 모색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있는 점이다. 야당이 이미 20% 전략 공천 방침을 확정하면서 여야 동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반 국민 비중을 높인 여론조사 방식 경선 등을 대안으로 내놓을 가능성이 높지만 공천 지분 확보를 노리는 청와대와 친박계가 수용할지는 장담하기 힘들다.
윤상현 의원은 "플랜B(여론조사 방식의 국민공천제)를 오픈프라이머리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이미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맞서는 비박계도 전략 공천이 늘어날수록 물갈이 가능성도 커지는 만큼 쉽사리 물러서기 힘들다.
한 여권 인사는 "최근의 오픈프라이머리 논쟁의 기저에는 청와대와 친박계의 공천 지분 확보 수요가 놓여 있다"며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를 끝까지 밀어부칠 경우 친박들이 본격적인 김 대표 체제 흔들기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TK, 물갈이 '진앙'…'배신 정치' 심판? '상왕 정치' 기틀?

박근혜 대통령은 왜 대구·경북(TK)을 '물갈이' 타깃으로 삼았을까. 유승민 새누리당 전 원내대표의 '배신의 정치'를 심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세가 확고한 TK 지역을 기반으로 임기 후반과 대통령 퇴임 후까지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처음 대구 지역 물갈이 뜻을 나타낸 것은 '국회법 파동'이 한창일 무렵인 지난 6월 25일 국무회의에서다. 이 당시는 '국회법 파동'으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맹비난하면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 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전 원내대표를 겨냥했지만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이란 대목에 대해 박 대통령의 절대적인 영향력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단 지역 의원들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라는 해석이 뒤따랐다.
특히 대구 지역 의원들마저 박 대통령 자신의 뜻을 거스르며 독자적인 노선을 걷겠다고 한다면 집권 후반기에 접어들어 국정운영을 제대로 이끌어가기 힘들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비주류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당권을 거머쥐면서 집권 초반부터 집권여당 내 주도권 다툼이 시작되고 유 전 원내대표가 정권의 주요 정책 노선에 공공연히 반기를 들었던 것도 더이상 여당의 '독주'를 좌시할 수 없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치권의 권력 흐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박 대통령이 20대 총선 공천에 대한 영향력을 통해 '레임덕'을 늦추고 국정을 다잡는 수단으로 쓰려한다는 지적이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한 새누리당 의원은 "박 대통령은 결코 누구 자리 챙겨주는 것에 관심이 있는 분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4대 개혁이나 남북관계나 당청이 정권의 사활을 걸고 국정을 이끌어도 모자랄 판데 여당 국회의원들이 '강한 여당'이나 '수평적 당청관계'라면서 청와대에 맞서려는 움직임에 대해 대통령으로선 의원들의 아킬레스 건인 공천 문제로 분열을 막겠다는 생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재선 새누리당 의원은 "여당에서는 공천에 대한 대통령의 지분을 어느 정도 인정해줄 필요가 있는데 김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강조하면서 너무 일찍 박 대통령의 지분을 부정한 것이 갈등은 키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퇴임 이후를 내다본 정치적 승부를 걸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정권이 바뀌면 전(前) 정권에 생채기를 내거나 전임 대통령에 칼날을 겨눠 권력을 유지하려는 불행한 역사가 반복돼 왔다.
박 대통령은 본인이 그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로 권력을 계속 쥐고 가야할 필요성을 절감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임기 초반부터 '세월호 사고'와 '정윤회 문건' 등 일련의 사건들이 불거졌던 것이 결정적이다.
'물갈이' TK만?…'새누리공천=당선' 강남3구·PK "나 떨고있니"
전략공천 및 경선을 통한 '청와대발' 현역 의원 '물갈이론'이 TK(대구·경북)를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외에도 공천이 곧 당선 보증수표인 지역으로 물갈이론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8일 PK(부산·울산·경남) 지역의 한 의원은 "부산 일부와 경남 양산·김해 등 야당 성향이 상대적으로 센 '낙동강벨트'를 제외한 PK 지역에 친박(親朴) 성향 인사들이 총선 출마를 대거 준비 중"이라며 "오픈프라이머리가 무산되면 공천과정에서 계파 간 치열한 지분싸움이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PK지역과 더불어 '강남3구'에서의 주도권 싸움도 예상된다. 춘천·원주 등 일부 영서지역을 제외한 강원과 경기·인천의 접경지역도 경선 및 전략공천 등을 놓고 친박과 비박(非朴) 진영의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박의 총선준비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이날 일부 언론은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이 안 대희 전 대법관에게 서울 종로 또는 부산 지역에 총선 출마를 권유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정계에서는 안 전대법관의 부산 해운대 출마설이 확산돼왔다. 윤 의원이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진 전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인 종로 출마를 함께 권유한 것은 비박계의 세를 견제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여권의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고 있다.
강남3구에서는 참신한 인사 발굴 및 현역 친박 의원들의 경쟁력 강화가 절실하다. 현재 강남에서는 친박 출신인 이종구 전 의원이 도전장을 내놨다. 비례대표인 류지영 의원(범박) 역시 강남 출마를 준비 중이다. 강남갑 현역인 심윤조 의원은 계파색이 옅다. 김종훈 의원(강남을)은 이명박정부 당시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친이계 인사다.
서초구와 송파구는 현역 의원이 모두 친박계다.(서초 김회선·강석훈, 송파 박인숙·유일호·김을동) 오히려 이들 지역은 비박의 도전이 예상된다. 김 대표의 측근인사인 안형환·정옥임 전 의원은 각각 송파갑, 서초을 출마 채비를 마쳤다. 박근혜정부의 경제정책에 쓴소리를 이어온 이혜훈 전 의원도 서초지역 출마를 준비 중이다.
친박계 인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지도를 갖춘 비박 인사들의 서초·송파 지역 도전을 방어하려면 오픈프라이머리 등 경선보다는 전략공천 방식이 유리하다.
부산 및 경남은 셈법이 복잡하다. 김세연·박민식·신성범·조해진 등 PK 지역의 대표적 재선 비박 의원들은 상대적으로 지역구가 탄탄하다. 전략공천 타진조차 쉽지 않다. 다만 신 의원은 지역구가 분구 대상이어서 변수가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번 총선에도 도전한다는 계획이지만 선거구 개편을 통해 지역구(부산 중·동구)가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친이계 출신인 정 의장은 그건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 및 청와대 인사 가운데 PK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인사는 10여 명을 넘어선다. 하지만 기존 현역 의원들과의 경쟁이 녹록치 않은 만큼 친박계는 안 대법관 등 중량감 있는 인사 발탁 및 전략공천 등을 통해 반격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내 한 비박계 인사는 "친박계가 박 대통령의 레임덕 최소화 및 퇴임 이후 최소한의 방어를 위한 의석 수 확보에 나섰지만 정권 후반기로 넘어간 만큼 인재 영입이 쉽지 않다"며 "결국 보수 텃밭에 전략공천을 대거 시행토록 하고, 이 과정에서 공천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것이 친박계의 생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朴대통령 TK 영향력 봤더니…'콘크리트' 지지만 46.3%

박 대통령의 TK 지역 영향력은 여론조사에도 잘 드러난다. 1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최근 6개월 박 대통령 일간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를 분석한 결과, 박 대통령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29.9%(최저)~53.8%(최고) 사이를 기록했다. 반면 TK 지역 지지율은 43.7%~72.1% 사이로 집계됐다. TK 지역과 전국 지지율 편차는 적게는 10%포인트(p), 많게는 25%p 넘게 나타났다.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 격차 조사 역시 전국과 TK 지역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난 6개월 동안 박 대통령 전국 지지율은 대부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많았다. 정반대로 TK 지역에선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압도했다. 지난 4월 2일엔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54%p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 조사를 봐도 박 대통령에 대한 TK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는 확고하다. 지난 1월 '정윤회 문건 파문'과 연말 정산 논란,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국면 당시 박 대통령 전국 지지율은 20%대로 내려 앉았지만 TK 지역만큼은 40%대 지지율이 깨지지 않았다. TK 유권자들은 박 대통령이 지난 8월 말 남북 고위급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엔 70%대 지지율을 보이며 전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임기 초와 현재 박 대통령 지지율을 비교해보면 TK 지역의 '박근혜 사랑'이 더욱 드러난다. 지난 8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박근혜 대통령 임기 전반기 평가'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을 임기 초부터 꾸준히 지지한 응답자,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은 31.5%로 조사됐다. 이 중 '콘크리트 지지층'이 가장 많은 곳은 TK 지역(46.3%)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을 임기 초부터 부정적으로 평가한 '핵심 반대층' 역시 '콘크리트 지지층'과 비슷한 29.6%로 집계됐으나 TK 지역 응답 비율은 14.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박 대통령의 TK 지역 영향력은 여론조사에도 잘 드러난다. 18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최근 6개월 박 대통령 일간 국정수행 지지도 조사를 분석한 결과, 박 대통령에 대한 전국 지지율은 29.9%(최저)~53.8%(최고) 사이를 기록했다. 반면 TK 지역 지지율은 43.7%~72.1% 사이로 집계됐다. TK 지역과 전국 지지율 편차는 적게는 10%포인트(p), 많게는 25%p 넘게 나타났다.
박 대통령에 대한 긍정·부정 평가 격차 조사 역시 전국과 TK 지역이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난 6개월 동안 박 대통령 전국 지지율은 대부분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보다 많았다. 정반대로 TK 지역에선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를 압도했다. 지난 4월 2일엔 긍정평가가 부정평가보다 54%p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또 다른 여론조사기관인 한국갤럽 조사를 봐도 박 대통령에 대한 TK 지역 유권자들의 지지는 확고하다. 지난 1월 '정윤회 문건 파문'과 연말 정산 논란, 지난 6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국면 당시 박 대통령 전국 지지율은 20%대로 내려 앉았지만 TK 지역만큼은 40%대 지지율이 깨지지 않았다. TK 유권자들은 박 대통령이 지난 8월 말 남북 고위급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끈 뒤엔 70%대 지지율을 보이며 전체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임기 초와 현재 박 대통령 지지율을 비교해보면 TK 지역의 '박근혜 사랑'이 더욱 드러난다. 지난 8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박근혜 대통령 임기 전반기 평가'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을 임기 초부터 꾸준히 지지한 응답자,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은 31.5%로 조사됐다. 이 중 '콘크리트 지지층'이 가장 많은 곳은 TK 지역(46.3%)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을 임기 초부터 부정적으로 평가한 '핵심 반대층' 역시 '콘크리트 지지층'과 비슷한 29.6%로 집계됐으나 TK 지역 응답 비율은 14.4%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김재원·박형준의 동병상련, 공천 잔혹사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친박(친박근혜) 핵심이다. 지난해 이완구 원내대표시절 '실세'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고 올해는 청와대 정무특보다.
김 의원은 17대국회에 등원할 때 '젊은 피'에 해당했지만 18대엔 아예 출마를 못했다. 총선 한 해 전인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때 박근혜 후보 측에서 활약했는데 이 활약이 공천때 독이 됐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첫해 총선 공천은 친이(친이명박)계 위주로 진행됐다. 친박 입장에선 공천 학살이 벌어진 것이다.
김 의원은 머니투데이와 인터뷰에서 "그런 광풍이 몰아칠 때, '억울하다. 출마해서 심판 받겠다' 하기에는 구차하더라"며 불출마를 선언했던 배경을 담담하게 밝히기도 했다.
친박 핵심 김 의원이 친이계 주도의 공천에서 탈락했다면 '친이' 박형준 국회사무총장(당시 의원)은 4년 뒤 19대 총선에서 정반대 일을 겪었다. 그는 여러모로 김재원 의원과 대척점에 섰던 인물이다. 2007년 경선때 이명박 후보 측 대변인이자 경선룰 협상에 나섰다. 박 총장은 공천을 신청했지만 당이 경선 하루 전 경선룰을 바꿨다며 반발, 무소속 출마했다. 결과는 낙선. 부산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긴 어려웠다.
여야 가리지 않고 현역 의원의 공천탈락은 늘상 있었다. 여당은 김영삼 전 대통령 시절에도 주로 다선중진 대상으로 '물갈이'를 했다.
분위기가 보다 살벌해진 것은 18대 총선부터다. 친이·친박 계파가 뚜렷해진 뒤 처음 치르는 총선이었다. 친이계가 주도한 공천에서 김무성 서청원 홍사덕 의원같은 중진, 김재원 의원 등 비교적 젊은 그룹도 탈락했다. '젊은 피'가 '고인 물'을 대체하는 게 아니라 초재선도 밀려날 정도이니 '학살'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선거의 여왕' 박 대통령은 전직 당대표 신분으로 전국단위 지원 유세에 나서지 않았다. 공천학살에 대한 항의표시로 여겨졌다. 공천탈락한 친박들 상당수는 '친박연대'와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된 뒤 한나라당에 복당했다. 김무성 대표도 이런 경우다.


19대 총선에선 친이·친박의 처지가 바뀌었다. 박근혜 대통령(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장악했다. 친박계가 주도한 공천에서 박형준 총장은 물론,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공천받지 못하고 무소속 출마했다 낙선했다. 친이계는 공천도 힘들게 따냈지만 본선도 쉽지 않았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자신의 지역구 동대문을에 출마했지만 민병두 새정치연합 의원과 리턴매치에서 패배했다.
김무성 대표의 공천탈락도 상징적이다. 김 대표는 2008년 친박에 대한 공천학살을 겪었다. 이명박정부를 거치며 세종시 정책 등에서 박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노출했다. 이것이 19대 공천에 영향을 줬다는 게 정설이다. 한 번은 친박이어서, 또 한 번은 친박과 멀어져서 공천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 경험은 김 대표가 당대표 개입 없는 국민공천제(오픈프라이머리)를 관철시키려 한 배경이 됐다.
공천학살은 다양한 징크스도 남겼다. 공천 과정에서 손에 피를 묻히는 사무총장이 자신의 선거에선 패배했다. 18대 총선에선 이방호 당시 사무총장(친이), 19대엔 권영세 사무총장(친박)이 각각 낙선했다.
이처럼 총선마다 친이·친박의 입장이 180도 바뀌어 왔다. 과거 칼자루를 쥔 쪽이 다음번엔 상대의 칼 앞에 서는 처지가 됐다. 양쪽 모두 반복되는 역사에 질릴 법도 하지만 그게 권력의 속성일까. 20대 총선이 다가오면서 새누리당이 또 한 번 공천을 두고 들썩인다. 일부 지역은 공공연히 '물갈이'가 거론된다. 김무성 대표가 심혈을 기울여 온 국민공천제 성사도 기로에 섰다는 평가다. 제2의 김재원·박형준이 대거 나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