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특별교부세 불균형

[런치리포트]특별교부세 불균형

박용규 배소진 , 그래픽=이승현디자이너 기자
2015.10.08 09:41

[the300](종합)

'깜깜이 예산' 특별교부세, 주민 1인당 최대 270배 차이

19대 국회 들어 지난 3년간(2012년~2014년) 특별교부세의 주민 1인당 평균교부액 차이가 최대 270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교세의 지자체별 지원액 차이도 4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별교부세는 지방의 특별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교부금의 일종이다. 장관이나 정치인의 '쌈짓돈'이라고도 불리는 특교세 배분의 과도한 차이는 조세혜택의 불균형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교세는 예산사업을 예측하기 어려운 지역사업이나 국가적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용되는 사실상의 비상금이다. 재원은 분권교부세를 제외한 교부세 총액의 3% 수준이다. 올해 특교세 예산은 9861억원으로 연평균 1조원 내외다.

◇특교세, 주민 1인당 270배, 지자체별 43배 차이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7일 입수한 2012년 이후 3년간 특별교부세 교부 현황에 따르면 주민 1인당 평균 교부액 차이는 270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간 1인당 특교세가 가장 많이 배분된 곳은 경북 울릉군이다. 울릉군의 인구는 1만여명인데 특교세로 81억2500만원이 배정됐다. 1인당 79만원 꼴이다. 인구 47만6000여명의 서울 강동구의 3년간 특교세 총액은 13억9500만원에 불과, 1인당 2900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서지역인 울릉군을 제외하더라도 두 번째로 1인당 특교세가 많은 전남 구례군(1인당 49만원)과 강동구의 격차는 167배에 이른다.

지자체별 불균형도 심각하다. 지난 3년간 가장 많은 특교세를 받은 곳은 경남 창원시로 578억9100만원에 이른다. 통합창원시를 위한 정부시책 지원금을 제외하고도 조사대상 227개 지자체 중 1위다.

가장 적은 특교세를 받은 곳은 서울시 중구로 3년간 13억5800만원에 불과하다. 창원시가 서울시 중구에 비해서43배나 많은 특교세를 받은 셈이다.

특교세의 40%는 도로, 복지시설 등 '지역현안' 사업에 쓰게 돼 있다. 지난 3년간 2조2600억원이 지방현안 사업에 교부됐다. 특교세는 이외에도 '국가시책' 사업에 10%, '재난안전' 사업에 50%가 각각 사용된다.

국가시책사업의 경우 2012년 이전에는 이명박 정부 마지막 4대강 인근 자전거도로 건설사업에 400억원 이상의 특교세가 교부된 바 있다.

이런 특교세의 교부 행태에 대해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발간한 보고서에서 "특교세가 경제적 요인 외에 정치적 요인에 의해 배분돼 지역간 발전에 왜곡되게 이용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깜깜이' 특교 배분… 심사과정도 비공개

정부 예산의 배분은 기획재정부가 관할한다. 이에 반해 특교세는 행정자치부 장관과 국민안전처 장관의 결정으로 집행이 가능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특별교부세는 사실상 '깜깜이'로 운영된다. 국회의원들은 특교세 따내기에 심혈을 기울인다. 정부예산안에 반영해 기재부에 아쉬운 부탁을 해가며 수차례 심사를 받는 것보다 손쉽게 필요한 사업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심사과정은 비공개다. 누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신청했는지조차 알 수 없는 구조인데 정보공개청구를 해도 기초단체별 자료는 쉽게 볼 수 없다. 행자부는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정보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세부내역을 꺼리기는 국회 관계자들도 마찬가지다. 지방교부세법에 따라 특별교부금은 매해 연말 소관 상임위원회에 세부 집행내역이 보고된다. 그러나 언제 어떻게 보고되는지 도 알수 없다. 국회 관계자들은 특별 교부세는 '사실상 신사협정'이라며 세부내역 공개를 꺼린다. 지역별로 편차가 날게 분명한 상황에 '등수'가 나오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與野지도부, '특교세' 누가 짭짤했나 살펴보니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을 당했거나 주민불편 해소를 위한 특별한 지역현안 수요가 있을 때, 행정구역 개편 등의 필요로 정부로부터 내려받는 특별교부세는 지자체 간 재원규모의 차이에 따른 재정력 격차를 완화해 지역간 균형발전을 꾀한다는 취지로 시작된 제도다.

하지만 국회 예산심의 없이 부처의 결정만으로 배정이 가능하고 또 수시로 교부하다보니 사실상 실세 정치인들의 '쌈짓돈'처럼 인식된다. 이른바 '말빨'이 먹히는 국회의원일수록 자신의 지역구에 더 많은 특별교부세를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당대표 또는 원내대표를 역임한 여야 지도부들은 특별교부세 '경쟁'에서 얼마나 힘을 쓸 수 있었을까.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7일 입수한 2012~2014년 특별교부세 교부 현황에 따르면 2013년~2014년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지역구인 경북 경산시의 경우 3년간 배정받은 돈이 118억1600만원이다. 경북 청도군의 경우 같은기간 113억6600만원을 배정받아 두 지역을 합치면 총 금액이 총 231억8200만원에 달한다. 재난안전, 시책수요를 제외하고 쓰임에 비교적 자유로운 '지역현안'으로 지출된 금액만 살펴봐도 84억2500만원이다.

지난해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역임하고 '친박'(친박근혜 대통령) 핵심으로 꼽히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의 지역구인 충남 부여와 청양도 3년간 각각 100억이 넘는 특별교부세를 배정받았다. 부여군은 지역현안 수요 42억8200만원을 포함해 117억8500만원을 책정받았고, 청양군도 121억9400만원이 배정됐다.

2012년~2013년 새누리당 원내대표였던 이한구 의원의 지역구가 포함된 대구 수성구도 특별교부세를 짭짤하게 챙겼다. 3년간 105억1900만원으로, 이 중 80억3800만원이 '지역현안' 목적으로 배정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영도에 3년간 배정된 특별교부세는 88억6800만원이다. 전체 226개 지자체 중 124등. 특별교부세 배정규모로만 줄을 세우면 평범한 성적이다. 다만 당대표로 선출된 지난해 특별교부세 배정 금액이 43억3400만원으로 직전년보다 2배 가까이 뛰어올랐다는 점은 눈길을 끈다.

원유철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포함된 경기 평택시도 3년간 92억7000만원의 특별교부세가 배정됐다.

이밖에 2012년 새누리당 당대표였던 황우여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지역구인 인천 연수구는 3년간 61억5300만원의 특별교부세가 배정됐다. 전체 규모는 많지 않지만 지역현안 목적 교부세가 49억7700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할만큼 '알짜배기'다.

야당에서는 우윤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지역구가 포함된 지자체가 특별교부세를 많이 배정받은 편이다. 단 여당 실세들에 비해 재해예방, 시책수요 등 목적이 제한돼 있는 교부세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는 특징을 보였다.

지난해 원내대표를 역임한 우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광양·구례의 경우 2012년 한해만 섬진강 자전거길 조성 명목으로 113억9000만원의 특별교부세가 배정됐다. 2012년~2014년 3년간 배정받은 총 특별교부세는 303억2400만원이다.

2012년 원내대표였던 박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목포는 3년간 171억5150만원의 특별교부세가 배정됐다. 2012년에서 2014년으로 갈수록 매년 전체 특별교부세 규모는 줄어들지만 '지역현안' 목적으로 배정받은 교부세의 비중이 늘어난다는 점은 주목해볼만 하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의 성적도 훌륭한 편. 이 원내대표의 지역구가 포함된 경기 안양시는 3년간 총 131억9300만원의 특별교부세를 받았다. 이중 '지역현안' 명목으로 받은 돈이 83억2000만원에 달한다.

문희상 전 새정치연합 비대위원장의 지역구가 포함된 경기 의정부시는 3년간 113억6700

만원의 특별교부세를 받았다. 지난해 특히 전체 39억2000만원 중 '지역현안' 목적으로만 30억원을 배정받았다. 문 전 위원장은 당대표 뿐 아니라 특별교부세를 내려보내는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를 담당하는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이밖에 문재인 새정치연합 당대표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와 안철수 전 대표의 지역구가 포함된 서울 노원구는 각각 3년간 특별교부세로 54억8600만원, 59억9400만원을 받아갔다.

국회의원 '파워 성적표' 특교세…상하위 20위 살펴보니

지자체별 특별교부세 배정액의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현안사업에 대한 특교세 상위 20위와 하위 20위간 격차는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7일 입수한 2012~2014년 특별교부세 세부내역 현황을 분석한 결과 상위 20위와 하위 20위간 총액 격차는 7배에 이른다. 상위 20위 평균은 224억6100만원인데 반해 하위 20위는 31억7600만원에 불과했다.

상하위 격차는 특교세 중 지역구 국회의원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 지역현안 사업에서 더 크게 벌어진다. 상위 20위의 지역현안 특교세 평균은 102억원인 반면 하위 20위의 평균은 10억8000만원에 불과, 10배 가량 차이가 났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3년간 지역현안 특교세를 가장 많이 받은 곳은 경남 창원시다. 창원시는 3년간 289억6900만원을 받았다. 창원시에는 현재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여당 간사인 강기윤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가 포함돼 있다.

2위는 직전 안행위 여당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가 포함된 대구시 달서구다. 3년간 138억원을 받았다. 3위는 경기도 수원시로 132억8500만원을 교부받았다. 수원시의 경우는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임에도 불구하고 상위권이 올랐다.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는 다른 지자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재정상황이 나은 곳으로 분류된 곳이다.

4위는 충북 청주시로 115억1100만원을 받았다. 충북 청주시는 정우택 정무위원장과 노영민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오제세 전 보건복지위원장 다선의원들이 포진해 있다. 5위는 경북포항시로 98억1200만원을 받았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이 출마를 노리는 곳으로 알려진 경북 경주시의 경우는 98억원으로 지역현안 특교세 순위로 7번째였다.

그외 상위 20위권 지자체를 살펴보면 △경기도 용인시 98억200만원 △경북 문경시96억3900만원 △충북 괴산시 89억2500만원 △경기도 광명시88억9500만원 △전북 전주시86억100만원 △경기도 남양주시 83억7500만원 △경기도 안양시 83억2000만원 △대구시 수성구 80억3800만원 △경남 김해시 78억3800만원 △인천시 남동구 77억3700만원 △경기도 안산시 73억5700만원 △전북 익산시 73억2400만원 △대전시 서구 73억21000만원 순이었다.

지역현안 특교세를 한푼도 받지 못한 지자체는 서울 중구와 강남구 두 곳이다. 그외 서울 강동구·광진구·서초구·옹진군 등이 5억원을 받는데 그쳤다. 서울의 경우는 상대적으로 재정자립도 상황이 좋아 특교세 소요가 그만큼 적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비수도권 자치구 중에서는 강원도 삼척시가 10억5000만원으로 가장 적었고 충남 계룡시도 11억8100만원에 그쳤다. 이외에도 △전남 해남군 13억6700만원 △경남 고성군 14억4600만원 △전북무주군 14억5500만원 △충남공주시 14억5700만원 △경남 남해군 15억원 △강원도 정선군이 15억 2700만원 △경기도 군포시가 15억5700만원 △경남 창녕군이 15억7200만원에 달했다.

특별교부세, 총액은 영남이 · 1인당 교부액은 호남이 더 많아

지난 5년간 5조6500억원이 지원된 특별교부세는 총액에서 영남에, 주민 1인당 평균교부액에서는 호남에 더 많이 배분된 것으로 나타났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7일 입수한 2010년~2014년 특별교부세 세부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1인당 특교세가 가장 많은 곳은 전라남도로 주민 1인당 특교세가 31만8000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라북도는 22만3000원이었다. 반면 경상북도는 23만9000원, 경상남도는 18만5000원에 그쳤다.

광역단체별 세부현황을 살펴보면 강원도가 주민 1명당 27만5000원으로 전남도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다. 농어촌 지역에 비해서 재정상황이 좋은 광역시가 상대적으로 특교세 혜택을 적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1인당 특교세가 2만5000원에 불과했다. 인천이 7만4000원이었고 대전과 대구가 8만4000원이었다.

그러나 광역단체별 특별교부세 총액은 영남지역이 많았다. 지난 5년간 경상남북도가 받은 특별교부세는 1조2640억원이다. 경상북도가 6445억원, 경상남도가 6195억원이었다. 호남 지방은 1조237억원으로 전라남도는 6063억원, 전라북도가 4174억원에 그쳤다. 이 외 충청북도는 2955억원, 충청남도는 3964억원이었으며 강원도는 4245억원을 받았다.

세종시와 제주도를 제외하고 수도권 및 대도시 중에서는 경기도가 7462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장 적은 곳은 울산시로 지난 5년간 1026억원을 교부받았다. 그 외 △대전시 1286억원 △광주시 1382억원 △대구시 2100억원 △인천시 2134억원 △부산시 3394억원을 받았다. 보통교부세 불교부단체인 서울시도 5년간 2506억원의 특교세를 교부받았다.

한편 특교세 총액은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작년에 감소했다. 특교세 변동 추이는 △2010년 9929억원 △2011년 1조1010억원 △2012년 1조2580억원 △2013년 1조3149억원이었다. 작년에는 9861억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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