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에 막가는 정치권…"北 지령" vs "친박 실성"

'국정화'에 막가는 정치권…"北 지령" vs "친박 실성"

김태은최경민 박다해 기자
2015.10.29 17:23

[the300]'사회적 기구' 文 제안에 金 단칼 거절…여야 공방, 격화 넘어 '폭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표는 “역사학계와 교육계 등 전문가들과 교육주체들이 두루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발행체제 전반을 검토하고 논의해 보자”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절차를 일단 중단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2015.10.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표는 “역사학계와 교육계 등 전문가들과 교육주체들이 두루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발행체제 전반을 검토하고 논의해 보자”면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고시 절차를 일단 중단해 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2015.10.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치권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를 둘러싸고 폭주하고 있다. 협상과 대안 모색 대신 막말과 이념몰이에 골몰하면서 '교과서 정국'의 출구 전략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29일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정치인을 제외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논의기구를 구성해 발행체제 전반을 검토하자"고 여당 측에 제안했다. 산적한 민생현안에 전념하기 위해 역사교과서 관련 정쟁을 멈추자는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를 단칼에 거절,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서 단 한 발짝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나아가 "문재인 대표가 사회적 기구 구성을 필요로 느꼈다는 것은 곧 현행 역사교과서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국정화 강행 의지를 나타냈다.

새누리당이 문 대표의 제안을 거절함에 따라 교과서 정국이 더욱 심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대표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자신의 제안이 받아지지 않을 경우 강도높은 국정화 반대운동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예고했기 때문이다.

특히 문 대표는 여당이 국정화 확정고시를 강행할 경우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조치, 교과서 집필거부 및 대안교과서 만들기 운동에 돌입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현재 진행 중인 성명운동, 역사 교과서 체험관, 버스투어 등 대국민 여론전도 지속하는 동시에, 보다 강력한 대응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필로스 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포항남·울릉 당원 교육에 참석해 사회자의 네번째 소개에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2015.10.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필로스 호텔에서 열린 새누리당 포항남·울릉 당원 교육에 참석해 사회자의 네번째 소개에 손을 흔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2015.10.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러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을 둘러싼 여야 공방은 이미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사실상 북한의 남남갈등 유발에 공조하고 있다며 종북 공세를 강화하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이에 대해 '친박(친 박근혜)실성'이라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쏟아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야당을 겨냥해 북한과의 연계설을 제기하면서 사법당국의 수사를 촉구했다. 더욱이 "북한의 남남갈등 전술에 가장 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바로 제1야당", "민생에 도움안되는 투쟁으로 북한만 즐겁게 하고 있다" 등 '색깔론'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자극했다.

새누리당은 전날에도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반대하는 것은 적화통일을 염두에 둔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고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역사 교과서 TF(테스크포스) 사무실을 항의 방문한 새정치연합 의원들을 '화적떼'라 불러 물의를 일으키키도 했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친박실성', '두뇌정상화' 등의 격한 표현으로 맞대응에 나섰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기 전에 '두뇌 정상화'가 시급해 보인다", "그냥 친박이 아니라 친박실성파라 부르고 싶다" 등 불쾌한 심기를 여과없이 표출했다.

여야 간 이 같은 감정골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 질의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야당 측의 자료제출 요구에 여당이 반발하며 고성이 오가는 등 소란이 벌어졌다.

예결특위 야당 간사인 안민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어제 (회의) 마치기 전에 국정교과서 예비비 관련 자료를 오늘 회의 속개 전에 제출을 요구했는데 아무런 응답이 없다. 동네 개가 짖어도 이러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다.

김재경 예결위원장이 정부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 줄 것을 촉구하며 예결위가 파행에 이르는 것은 막았지만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여야가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 지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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