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런치리포트-최순실 없는 '최순실 국조']②부실한 서류 제출 개선 방안

증인 불출석 문제와 함께 부실한 자료 제출 문제도 국회의 행정부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각종 사유를 들어 자료 제출을 하지 않거나 그나마 제출하는 자료도 ‘알맹이’가 없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자료 제출을 강제하고 처벌을 강화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거론되지만 국회의 자료 요구가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어 효율적인 자료 제출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5일 국회에 열린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2차 기관 보고에서도 어김없이 부실한 서류제출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국정조사 위원들은 진실 규명 등을 위해 청와대 경호실에 청와대와 대통령 관저 등에 대한 출입 기록을 요청했지만 보안 등을 이유로 거부됐다. 수사권을 갖고 있지 않은 국회 입장에서는 피감기관들이 제대로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국회 증언 감정에 관한 법률(이하 증감법)에서는 국가기관은 서류 제출과 관련해 군사 외교 대북 관계의 국가기밀에 관한 사항으로 그 발표로 인해 국가 안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외에는 서류 제출을 거부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이 법 제2조에서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해 다른 법률에 우선하는 것으로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각종 이유를 들어 자료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것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비공개대상정보), ‘개인정보보호법’ 제10조(처리정보의 이용 및 제공의 제한), 제11조(개인정보취급자의 의무), ‘금융실명거래법’ 제9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외국환거래법’ 제22조(외국환거래의 비밀보장), ‘지방세법’ 제69조(비밀유지등) 등 다른 법률의 정보보호 규정을 들어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경우다.
행정기관 등에서 자료의 폐기 또는 부존재 등을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다. 자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을 빼고 제출을 한다든가, 자료가 있는데도 없다고 거짓 보고를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국회의 과도한 자료요구가 악순환의 고리라는 주장도 있다. 무리한 자료요구가 행정부의 업무 부담을 유발해 서류를 부실하게 제출하거나 제출을 지연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개선 방안으로는 우선 개인정보보호 등에도 불구하고 자료 제출을 하도록 명확하게 법률을 손질하되 해당 목적 외에는 정보를 누설할 수 없도록 보안 의무를 함께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보안이 중요한 자료의 경우 정부기관 등으로부터 서류를 직접 제출 받지 않고, 별도의 장소에 서류를 비치해 제한된 관계자에 한해 열람을 허용하는 제도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행정부와 국회의 자료 관리를 체계화할 필요성도 거론된다. 매년 국회 등의 기관에서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자료를 관리하는 시스템 및 매뉴얼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자료 제출 거부 뿐 아니라 거짓 자료 제출에 대해서도 처벌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해 거짓으로 보고하거나 서류 등을 제출한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보고 또는 서류제출 요구를 거절하는 경우와 동일하게 처벌토록 하는 증감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발의했다. 정당한 이유없이 서류제출을 거부하면 현행 법에서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