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청문회 증인 강제구인법

[런치리포트]청문회 증인 강제구인법

김성휘 우경희 이재원 ,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기자
2017.01.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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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종합

'청문회 강제구인' 추진, 불출석 괘씸죄냐 인권·정보 침해냐

지난해 11월 29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증인 출석요구서가 문틈 사이에 꽂혀 있다. /사진=하세린 머니투데이 기자
지난해 11월 29일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서울 강남구 아파트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증인 출석요구서가 문틈 사이에 꽂혀 있다. /사진=하세린 머니투데이 기자

국정조사 청문회 출석을 요구받은 증인에 대해 동행명령이나 강제구인을 손쉽게 하고 불출석시 벌금 등의 처벌도 기존보다 몇 배 무겁게 물리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최순실씨 등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의 핵심 증인들이 청문회에 잇따라 불참하면서 처벌강화론에 힘이 실렸다.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개정안에 따라 강제구인이나 동행명령장을 집행할 때 과도하게 개인정보를 침해할 소지가 엿보인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17일 국정조사특위가 출범한 뒤 이날까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5건 제출됐다. 새누리당, 바른정당 외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에서 법안이 쏟아졌다. 우 전 수석과 최씨 등이 번번이 출석을 거부한 것이 공분을 샀다.

이종걸 민주당 의원 법안은 국정감사나 국정조사에 불출석하거나 동행명령을 거부한 증인에 대해 관할 법원에 구인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우 전 수석처럼 국회 출석요구서를 의도적으로 회피하는 경우 '공시송달'로 효력을 내게 하는 개정안을 냈다. 송달서류를 1주일 공시할 경우 출석요구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갈음하겠다는 것이다. 불출석 처벌에 벌금형을 아예 빼고 징역형만 남겨 불출석의 유혹을 근절하는 법안(김중로 국민의당 의원)도 등장했다.

국조특위 위원인 김경진 국민의당 의원의 개정안은 다른 법안 내용까지 망라했다. △국회로부터 서류제출, 증인·참고인 출석, 감정의 요구를 받은 때 개인정보보호 또는 영업비밀보호 등의 이유로 거부할 수 없음 △수사나 소송 관련 서류도 열람 허용 △불출석 벌금을 현행 1000만원 이하에서 5000만원 이하로 상향 조정 등이다. 출석요구서 수령을 회피할 목적으로 잠적했으면 국회모욕죄로 보는 조항도 포함, 우병우·최순실을 겨냥했음을 드러냈다.

현행 증언감정법에 따라 증인 출석요구서는 출석요구일 7일 전에 송달돼야 한다. 아울러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은 증인에 대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출석요구서를 받지 않으면 일종의 정당한 이유가 되므로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등 맹점이 지적됐다.

◇"도망·잠적 금지" vs "국회 동행명령, 형사절차 아냐"

야권의 개정안은 강력한 여론의 지지를 업고 제출됐지만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경진 의원안 등은 필요시 경찰서장이나 행정관청의 장에게 해당인의 주소, 전화번호, 출입국 사실 등을 요구할 수 있게 했다. 강제구인과 자료제출을 명문화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지나친 공개와 인권침해 가능성이 거론된다. 국정조사 청문회와 성격이 다른 인사청문회에 이를 확대 적용할 근거가 생길 수도 있다. 인사청문회 등에서는 청문대상자의 가족 등에 대한 무분별한 정보공개 등이 불합리한 관행으로 수차례 지적된 바 있다.

위헌 소지도 제기된다. 김지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통화에서 "국회의 동행명령은 형사절차가 아닌 만큼 강제구인 자체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국정조사는 형사절차가 아닌 만큼 강제구인 제도를 도입한다고 해도 영장주의를 배제하기 어렵고 법률에 강제구인 조항을 삽입한다고 해도 위헌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각 사안마다 균형있게 반영할 수 있는 정교한 법 설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석요구서 못받아서? 현상금까지 걸린 우병우

선진국들은 대부분 증인출석 거부 행위를 강력 처벌한다. 강제구인도 사실상 보편화돼 있다. 독일은 증인 출석 등을 강제할 수 있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있다. 불출석 시 강제구인권을 발동할 수 있다. 불출석으로 인해 초래된 비용도 증인에게 청구토록 하고 있다.

미국 역시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의회가 강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하원에서 소환장을 받은 증인이 불출석할 경우 의회모독죄로 벌금이나 징역을 부과한다. 상원은 아예 소환장을 민사로 강제할 수 있다. 출석명령을 법원이 내리는 방식인데 법원 출석 명령 판결 후에도 불출석하면 법정모독죄를 적용한다.

이에 비해 우병우 전 수석 등이 보여준 출석 기피 행태는 거센 비난을 샀다. 지난해 11월29일 우 전 수석의 서울 강남구 아파트. 국조특위의 증인 출석요구서가 현관문에 꽂힌 채 발견됐다. 국회 특위 관계자들이 이 집을 찾아가고, 등기 우편으로 보내는 등 여러차례 전달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결과다.

그러나 출석요구서를 받지 못했다는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불출석이 정당화되는 데 여론이 들끓었다. 누리꾼들은 현상금까지 걸면서 소재파악에 나섰다. 우 전 수석은 견디지 못하고 12월 22일 청문회에 출석했다. 이번 사태 핵심인물인 최순실씨 역시 특검 수사, 건강 등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이 구치소까지 찾아가 '옥중 청문회'를 열어야 했다.

"몰수할 수 있으면 해라"…최순실 재산 몰수법 속속 발의

기존에도 범죄수익 환수를 위한 법은 있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상이 공무원에 한정돼 있거나 마약·횡령·배임 같은 특정 범죄와 관련해서만 재산 몰수가 가능했다. 최순실 재산 몰수는 현재로선 불가능하다. 그래서 나온 게 ‘최순실 재산 몰수법’들이다.

1호 법안은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국회부의장이 내놨다. 심 부의장은 지난해 11월8일 '대통령 등의 특정 중대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법 적용 대상은 대통령과 보좌진, 친인척, 그밖의 친분 관계가 있는 자들이다. 이들의 뇌물, 사기, 횡령, 공무상 비밀누설, 탈세 등 범죄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폐지하고 해외로 빼돌려 숨긴 비리재산의 환수 근거도 명시했다.

또 재직 중 형사소추를 금지한 대통령에 대해서도 수사가 가능하도록 했다.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지난 9일 발의한 '국헌문란 등 행위로 인한 부정수익의 국가귀속 및 피해자 권리구제에 관한 특별법안'도 있다. 이 법안엔 국헌문란행위와 국정문란행위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썼다. '국헌문란행위'는 헌법이나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국가기관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명시했다. '국정문란행위'는 헌법이나 법률에 근거하지 않고 국정운영 업무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 행위로 정의했다.

이에따라 △두 행위를 통해 형성한 부정수익 △두 행위로 형성한 부정수익에 기초한 재산 등이 주요 몰수 대상이다. 수사기관에 제보한 사람에게는 포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과 공소시효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도 담겼다.

이상민·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전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최순실 일가의 부정축재 재산 몰수를 위한 특별법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입법 절차를 진행 중이다. 법안은 △범죄수익 등에 대한 몰수·추징이나 환수를 규정하고 있는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되고 △'국헌문란행위자 등 재산조사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으며 △재산조사위원회에 해당 재산에 대하여 조사할 것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도 지난해 11월29일 '민주헌정침해행위자의 부정축적 재산 환수에 관한 특별법안'을 포함한 '최순실법 3+1 패키지'를 발의한 바 있다. 몰수 대상을 넓히고 소급 적용이 가능하도록 한 형사 몰수 관련 법률 개정안 3건과 특별법 제정안 1건을 냈다.

우선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형법 등을 바꿔 몰수 범위와 소급 적용을 확대한다. 특별법에 따르면 18대 대선 이후 취득한 재산에 대해 최순실 등 조사 대상자들이 재산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도 지난해 12월29일 '국정농단과 불법·부정축재 재산 진상조사 및 환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추 의원 역시 국회에 '국정농단과 불법·부정축재 재산 진상조사 및 환수위원회'를 설치하는 안을 내고 조사대상을 '대통령직 또는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관계인 등의 권력을 이용하거나 남용해 물질적·사회적 이득을 얻거나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얻도록 도울 목적의 행위를 한 자'로 규정했다.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까지 조사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 불법재산의 형성기간을 1974년 8월15일 이후부터 2016년 12월 9일까지로 규정한 게 눈에 띈다. 최태민이 불법적으로 형성한 재산은 물론 해외로 빼돌린 불법재산에 대해서도 조사·환수할 수 있도록 규정한 셈이다.

그러나 국회에서 이 법안들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공청회 등 입법 절차를 고려하면 2월 임시국회 처리도 물리적으로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현재 특검이 진행중인 최태민·최순실 일가 재산에 대한 조사 결과가 늦어도 4월 발표되면 국회에서도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우박탈·비선방지…"국정농단 막자" 후속입법 봇물

최순실 게이트는 크게 세 갈래의 후속법안을 양산했다. 청문회에 나오지 않는 증인을 강제구인하거나 처벌을 강화하는 증언·감정법안들이 대표적이다. 최순실 일가의 재산을 몰수해 국고로 환수하는 특별법안도 화제를 모았다. 이밖에 근본적인 국정농단 재발방지책에 초점을 맞춘 법안들이 10여건 등장, 국회 논의를 앞두고 있다. 박 대통령과 최씨를 비난하는 여론에 힘입어 통과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사실상 박 대통령 한 사람을 겨냥한 일부 '표적입법'들은 논란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17일 국회에 따르면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 개정안을 각각 제출했다. “공무원이 상부의 지시가 헌법 및 법률에 비춰 위법하다고 판단되면 따르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영혼없는 공무원 방지법'으로 불린다. 기 의원은 시키면 무조건 따르는 영혼 없는 관료들의 무책임이 국정농단, 국기문란에 한 축이라고 봤다.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국민연금의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 등은 관련 공무원들이 "시키는대로 했을 뿐"이라고 변명할 수 있는 사안이란 얘기다. 그는 개정안에 대해 "영혼 없는 공무원의 출현과 이로 인한 막대한 국가적인 피해를 막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선'실세들에게 공무상 기밀이 흘러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도 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4일 형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공무상 비밀누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공무원이 아닌 자가 공무원으로 하여금 직무상 비밀을 누사하도록 적극 교사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직무상 비밀누설 교사죄'를 신설한다. 최순실 등 비선이 공무원 조직을 장악, 기밀을 누설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점을 보완한 셈이다.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 각종 예우를 박탈하는 ‘징계성’ 법안도 눈에 띈다. 여권법 개정안은 임기 중 탄핵당하거나 형법상 내란·외환죄 등 유죄확정 판결을 받은 전직 대통령에 대해 외교관 여권을 발급할 수 없게 하거나(민주당 김해영), 헌재의 탄핵결정을 받았을 때 임기중 발급받은 외교관 여권도 효력정지시킨다(정의당 추혜선).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이 탄핵소추심판 기간 동안에도 스스로 사임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정비하는 내용으로 국회법, 헌법재판소법, 전직 대통령예우에 관한 법, 국가장법 개정안 등 4건을 발의했다. 탄핵결정으로 퇴임하거나 탄핵심판절차 중 사임한 전직 대통령은 서거시 국가장 대상자가 되지 못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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