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국감]김규환 자유한국당 의원, 5년간 5일에 한번 꼴 법위반한 H중공업, 처분기간 중 낙찰가 3070억에 달해

입찰담합과 뇌물공여 등 부정행위를 저지른 업체들이 한국전력(한전)이 발주한 공사에 무더기로 낙찰되는 경우가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행위를 한 기업들의 입찰을 막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규정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해서다.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내는 꼼수로 입찰에 계속 참여하는 기업들의 행태를 차단할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이 10일 한전으로부터 2012~2016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이하 처분) 현황을 제출받은 결과 총 3929건의 처분이 발생했다. 이 기간에 처분을 받은 업체가 처분기간 중 최종 낙찰을 받은 건수는 261건을 기록했다. 이는 산자중기위 소관기관 전체의 최종 낙찰 건수인 264건의 99%를 차지한다.
부정당업자 처분이란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염려가 있는 업체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제도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2조와 국가계약법 제27조 등에 명시돼 있다.
한전의 처분은 공사용역분야와 구매분야로 이뤄지는데 공사용역분야에서 2805건, 구매분야에서 1124건의 처분이 이뤄졌다. 처분의 주요 원인은 허위실적 제출, 뇌물제공, 적격심사 허위서류제출·미제출, 불법하도급 등이다.
공사용역분야의 처분은 2012년 206건에서 2016년 1101건으로 5년 만에 5배나 늘었다. 특히 2014년에 처분이 전년대비 약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2015년에는 약 20배 정도가 증가했다.
이에 한전은 "2014년 말부터 2015년 초에 2년에 한번 이뤄지는 '배전공사 협력회사 입찰'이 757건이 있었다"며 "다량으로 입찰을 진행하다보니 법 위반 건수가 많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2015년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입찰 담합 적발이 있어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처분이 이뤄지다보니 급격히 증가했다는 것이 한전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처분 받은 업체들이 최종 낙찰업체로 선정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로 일어났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법원에서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이면 해당 업체가 확정판결까지 2∼3년간 제재 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처분을 받으면 효력정지 가처분신청부터 내고 보는 실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처분받은 업체 외에 적절한 시공자가 없는 경우 처분을 받은 기업을 낙찰할 수 있는 제외규정도 입찰제도를 무력화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중공업이 404건, 혜일전설이 380건, 주식회사 세준이 305건, 서광이엔씨가 290건, 영전사가 205건 등 주요 업체가 중복해서 처분을 받았다. 현대중공업과 혜일전선은 5년간 5일에 한 번 꼴로 처분을 받은 셈이다. 다른 기관들도 5년간 6~9일에 한 번 꼴로 처분을 받은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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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현대중공업은 한전으로부터 처분을 받았으나 법원의 효력정지결정을 통해 제재를 유보시켜 처분 기간 중 106건의 공사를 최종낙찰 받았다. 총 낙찰가액은 30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처분 기간 중 단일 업체에게 최종낙찰이 이뤄진 최다 건수다. 다른 업체들도 현대중공업과 마찬가지로 처분 중에 소송을 통해 처분을 일시 정지 시키는 방법 등을 활용, 처분 기간 중 155번의 최종 낙찰을 받았다.
한전의 처분이 실효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은 처벌 방식에 있다고 김 의원은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뇌물공여로 인해 404건의 처분 사유가 발생했지만 처분은 2년간 입찰정지 단 한 건뿐이었다.
부정당업자에 대한 처분과 업체들의 행태에 대해 김 의원은 "입찰참가자격제한처분의 목적이 달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의 업무를 직간접적으로 수행하는 공기업이 원활하고 엄격하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입찰참가자격제한제도와 관련한 규정을 강화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