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갈림길 선 韓 OLED ③

214억 달러(약 25조6265억원).
지난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수출 성적표다. 반도체와 함께 우리 경제를 이끄는 양대 제조업이지만 이번 대선에서 관련 정책은 보이지 않는다. 지난 대선에서도 디스플레이 분야를 별도로 다루지 않았으나 당시는 LCD(액정표시장치) 업황이 비교적 호황을 누릴 때였다.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정부가 국가차원의 '미래 먹거리'로 지정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핵심 기술의 중국 유출을 비롯해 패널 판매 둔화 등에 따라 글로벌 1위 '한국 디스플레이'가 갈림길에 섰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제라도 대선 후보마다 관련 공약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공통된 산업 정책 키워드는 시스템반도체, 자율주행, 이차전지, 바이오, 항공우주 등 크게 5가지로 요약된다. 향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국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제 성장을 이끌겠다는 구상도 대체로 비슷하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지난해 7월 삼성전자 화성캠퍼스를 방문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적극적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지난 7일 대한상공회의소를 찾아 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산업 성장을 위한 제도적 여건 조성과 전력 공급 지원 등을 정부의 역할로 거론했다.
이와 달리 이 후보와 윤 후보의 디스플레이 정책의 비중은 존재감이 거의 없다. 지난해 약 26조원의 수출 성과를 낸 산업임에 비춰보면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두 후보의 디스플레이 공약은 '충남지역 공약'으로 국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이 충남 아산시에 있기 때문인데 국가핵심기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큰 그림으로 보기에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다.
양강 대선 주자의 이 같은 인식은 국회에서 비롯됐다. 지난해 당정이 추진한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디스플레이가 제외된 탓에 유력 후보들도 공약화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와 자동차, 석유제품, 철강, 조선, 디스플레이 등 6개 주요 산업의 수출 전망에 관한 조사 보고서'를 보면 디스플레이는 TV 수요 감소에 이은 중국의 OLED 시장 점유율 확대로 수출이 1.4% 하락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지난해 국가정보원(국정원)이 집계한 산업기술 해외유출 사건을 보면 한국이 보유한 대형 OLED 패널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디스플레이와 반도체의 사례가 2017년 29%에서 2021년(9월 기준) 53%로 치솟았다.
올해 디스플레이 분야의 낙폭은 크지 않으나 첨단 기술산업 특성상 한 번 놓친 '초격차'를 다시 찾아오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1990년~2000년 초반까지 전 세계 디스플레이 산업을 호령했다가 한순간에 추락한 일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대선 후보들이 한국 디스플레이 산업의 정책적 이정표를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디스플레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신산업은 아니지만 대규모 고용을 수반하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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