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첫 한미 외교장관회담이 이르면 다음주 중 성사된다. 한미 외교장관회담에서는 본격화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북핵 정책 등에 대해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내주 방미를 계획 중이다. 앞서 마크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조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조 장관을 미국으로 초청한 바 있다. 조 장관은 방미 기간 중 루비오 장관과 마이크 월츠 미국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다양한 미국 의회 의원들과 조야 인사들을 접촉할 예정이다.
조 장관은 정상외교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들과 자리를 갖는 만큼 비상한 각오로 회담에 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멕시코와 캐나다,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트럼프발 '관세 전쟁'이 발발한 가운데 향후 관세 부과 계획 등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한국을 '머니머신'(money machine)으로 지칭한 만큼 한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도 시간문제란 우려가 나온다.
방위비 증액 요구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만큼 이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 측의 의견도 이번 기회에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증액을 요구할 전망이라면 우리도 적절한 대응책을 미리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의 중요한 기둥인 북핵 정책에 대해서도 의견 조율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나란히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로 지칭해 한국 외교가에 충격을 줬다. 특히 해당 발언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내면서 트럼프 정부와의 소통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왔다.
파장이 커지자 브라이언 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집권 1기 때와 마찬가지로 2기에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를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향후 트럼프 정부가 발표할 북핵 정책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는 쉽게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정부 간 해당 표현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 장관과 루비오 장관이 만나 북핵 정책에 대한 더 깊이 있는 논의를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우선 한미 외교장관들은 공개적으로는 한미동맹의 단단함부터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세부 내용을 다 공개할 순 없지만 뒤에서는 더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갈 전망이다. 이 당국자는 "관세 문제의 경우 외교부 장관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인 얘기가 오가진 않겠지만 최소한 우리가 미국의 투자국으로서 얼마나 좋은 파트너인지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며 "즉 트럼프가 관심을 가지는 미국의 경제 발전을 위한 투자로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제조업 활성화를 위해 얼마나 좋은 파트너인지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