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 관세 25% 복원" 압박..."돈 빨리 내라는 것" 전문가 분석

트럼프 "한국 관세 25% 복원" 압박..."돈 빨리 내라는 것" 전문가 분석

정한결 기자, 조성준 기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1.27 14:40

[the300]

[다보스=AP/뉴시스] 사진은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서명식에 첨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손 손등에 멍이 들어 있는 모습. 2026.01.23. /사진=권성근
[다보스=AP/뉴시스] 사진은 22일(현지 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국제기구 '평화위원회' 서명식에 첨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왼손 손등에 멍이 들어 있는 모습. 2026.01.23. /사진=권성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 국회가 "무역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관세율을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압박했다. 사실상 한국의 대미 투자 약속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성과에 목말라 있는 만큼, 한미 합의를 이행하겠다는 신호를 빠르게 보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SNS를 통해 "한국 국회가 역사적인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관세 인상 계획을 밝혔다. 미국이 선제적으로 관세를 인하했음에도,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 법안은 한국 정부가 약속한 연 2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지난해 11월 발의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압박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라고 진단한다. 미국 내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 중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투자는 국면 전환을 위한 절실한 카드라는 것이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국과의 대규모 투자협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업적"이라며 "실질적인 자금이 유입돼야 미국 국민에게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데 현재는 '받기로만 했다'는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결과적으로 돈을 빨리 내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으로서도 미국의 관세 인하에 발맞춰 대미 투자 실행에 나섰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한국의 투자가 실현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치적으로 자랑하며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측이 합의 이행 의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압박에 나선 법안에 대해 여야는 여전히 '국회 비준' 여부를 두고 줄다리기 중이다. 야당은 대규모 예산을 쓰기에 국회 비준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여당은 이번 합의가 MOU(양해각서) 성격이라 비준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국제 관례상 비준을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국제 관례상 한쪽 국가만 비준하는 경우는 드물며, 미국은 유럽연합과는 MOU조차 맺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MOU는 양국 행정부가 의회에 구속되지 않기 위한 선택"이라며 "미국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의 합의 내용에 대한 비준을 거부할 경우 전체 합의 이행이 지연될 수 있기에 미국 입장에서도 MOU를 택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당초 자국 예산을 쓰지 않으므로 의회 승인이 불필요하다. 미국 의회가 설령 조약을 비준한들 상원의원 3분의 2의 찬성표가 필요하다. 여당인 공화당은 현재 100석 중 53석만 쥐고 있어, 야당인 미 민주당에서 반란표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우리는 우리 돈을 쓰기에 비준 논의가 나올 수 있지만, 민간이 주로 투자하고 국가가 보증해 주는 구조기에 굳이 조약으로 갈 사안은 아니다"라며 "특별법이 통과되면 법적 근거가 확보되기에 미국도 충분히 수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번 관세 압박이 단순한 투자 지연 때문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개정과 온라인 플랫폼 규제 움직임에 대해 자국 기업 차별이라며 불만을 드러내 왔다. 최근 J.D. 밴스 미 부통령은 지난 23일 방미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대응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김태황 교수는 "미국이 미국 내 투자처를 확정하지 않았기에 특별법을 통과해도 당장 예산을 투입할 곳이 없다"며 "심지어 임시 국회를 열고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의) 의중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쿠팡 건하고 온라인 플랫폼 규제와 관련해 한 번에 해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한결 기자

안녕하세요. 정치부 정한결 기자입니다.

조성준 기자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정원, 보훈부를 출입합니다. 외교·안보의 세계를 들여다보며 쉽고 재미있게 현안을 전달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습니다.

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