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전날 명동성당 미사 '무인기 사건' 유감 표명
천태종서 '개성공단 중단' 거론하며 재차사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1일 "(남북이) 서로 돕고 잘 살기 위해서는 서로가 잘못한 것은 잘못한 것대로 인정하고 유감도 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개성공단 중단과 '무인기 사건'에 대한 사과에 이어 다시 한번 '유감'을 표명한 것이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서초구 관문사를 방문해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을 예방한 뒤 전날 개성공단 폐쇄 10년을 맞아 유감을 표명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새 정부는 한반도 평화공존 시대를 열겠다, 평화롭게 잘살자는 것이 국정 목표"라며 "그러려면 상대를 인정하고 존중하고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정 장관은 "어떤 경우에도 정세 변화와 상관없이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을 보장한다고 (남북이) 합의했는데 2016년 2월 10일 남쪽이 일방적으로 닫아버렸다"고 했다. 이어 "물론 (북한의)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관련 정세가 있었다"면서도 "1·2·3차 핵실험을 하는 동안에도 핵실험과 상관없이 개성공단은 정경(정치와 경제) 분리돼서 가동이 돼 왔는데, 남측의 일방적 조치에 의해 닫은 것이기 때문에 어리석은 일이었다"고 했다.
또 "정세는 정세고 민족의 이익이 되는, 남북에 도움이 되는 (개성공단을) 닫은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특히 피해를 입은 우리 기업인들에 대해서 (그렇다)"라고 했다.
정 장관은 "그동안 남북관계가 쭉 발전해왔는데 느닷없이 절벽이 나타났다"며 "지난 3년 동안 적대, 혐오, 대결 시기가 되면서 완전히 초토화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급한 것은 무너진 신뢰를 다시 처음부터 하나하나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정 장관은 전날 명동성당에서 열린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에서 축사를 통해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민간 무인기 북한 침투 의혹과 관련한 정부 차원의 첫 유감 표명이었다.
정 장관의 사과는 북한과 대화 재개를 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미사를 마친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무인기 사건 관련 유감 표명 과정에서 청와대와 소통이 있었느냐는' 질의에 "통일부의 판단"이라고 답했다.
통일부는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정 장관과 통일부의 사과 표명이 대북 저자세라는 지적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통일부는 "일부에서 정부의 평화 노력을 대북 저자세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사실관계에 기초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정부는 남북 간 신뢰의 국면을 만들고 평화공존으로 나아가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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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남북 간 신뢰가 있을 때는 서로 잘못을 인정하고, 유감표명 및 재발방지 약속도 했다"며 "신뢰가 사라진 불신과 증오의 적대국면에서는 잘못에 대해 사과와 유감은커녕 막말과 증오의 거친 말만 오갔다"고 했다. 통일부는 "(평화공존으로 나아가려는) 과정에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그러한 차원에서 무인기 사건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법원이 일반이적죄로 재판 중인 2024년 무인기 사건과 최근 민간에서의 무인기 사건은 북한을 공격하는 행위"라며 "이는 지난 정권의 반북·대결·고압적 대북자세가 초래한 결과이며 국민의 불안을 키우고 안보를 매우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했다.
통일부는 "이제는 이러한 과오를 극복해야 하며 남북관계에서 완고함과 우월의식은 없는지 돌아봐야 한다"며 "남북관계 개선과 발전이야말로 온 겨레의 소망이자 시대의 절박한 요구"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