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정동영, '무인기 사건' 공식 유감 표명…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등 재발방지책 발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에 대해 정부 차원의 공식 유감을 표명하면서 재발 방지 대책으로 9·19 남북 군사합의의 선제적 복원 방안을 밝혔다. 정 장관이 정부 부처 간 협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한 만큼 실체적 복원 절차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정 장관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현안 입장발표' 브리핑을 통해 무인기 사건에 대해 "북한 측에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 당시 정부 주도로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킨 사건을 거론하며 정부 차원의 첫 사과 입장도 전했다.
이날 회견에서 눈길을 끈 건 9·19 남북 군사합의의 선제적 복원 검토·추진이었다. 정 장관은 "군 당국과 협력해서 우발적 충돌 방지와 군사적 신뢰의 구축을 위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을 포함해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을 선제적으로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9·19 군사합의는 2018년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이 모든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한 것이다. △일체의 적대행위 중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해상 평화수역화 △교류협력과 접촉 왕래 활성화를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 강구 △군사적 신뢰구축 조치 강구 등 합의사항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 합의는 2019년 북미 정상회담에서 '노딜' 사태가 벌어지고, 이후 북한의 적대적 반응과 2020년 군사행동 계획을 선언하며 무너졌다. 2023년 11월22일 윤석열 정부는 일부효력정지를 선언하고, 북한도 같은 달 23일 전면 파기를 선언했다. 이후 2024년에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 사건 등에 따라 한국도 전면효력정지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는 남북 간 신뢰 회복을 위해 파기된 9·19 군사합의를 복원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남북 간 우발 충돌을 방지하고 정치·군사적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 9·19 군사합의를 복원해 나가겠다"며 "날 선 냉랭함이 한 번에 녹진 않겠지만 북측의 호응을 끌어내고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이룰 실현 가능한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아가 윤석열 정부 북한의 대남 무력 행위를 유도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무인기를 침투시켰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이재명 정부 들어서는 민간인에 의해 대북 무인기 침투 사건이 벌어지자, 정부에서는 군사합의 중 비행금지구역 설정을 우선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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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비행금지 구역이 설정되면 무인기도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동부지역에서 15km, 서부지역에서 10km에서 비행이 금지된다. 다만 북한의 호응 없이 한국만 단독으로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무인기를 활용한 대북 감시·정찰 작전 역량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돼 논란도 예상된다.
실제 관련 내용이 정부 부처 간 논의된 것이냐는 질문에 정 장관은 "정부의 입장"이라며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게 될 것이다. 방침은 정해졌다"고 설명했다. 그간 반대 입장을 보여온 국방부 등과도 협의 이뤄졌느냐고 묻자 정 장관은 "관계부처 간에 충분히 협의·조정이 이뤄졌다"고 짧게 답했다. 국방부에서도 "유관부처·미국 측과 협의해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9·19 군사합의의 일부 복원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군사합의 복원에 따른 한국의 감시 역량 공백 등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남북 간의 긴장 완화를 위함이라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남북 군사합의를 실효성 있게 하려면 비행 금지 구역 설정에 따른 감시 공백을 정부가 민간 상업 위성 도입 등을 통해 보완하고 있음을 알려 안보 불안을 잠재워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