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이재명 대통령의 한성숙 국무총리 후보 인선 배경에는 국민통합과 민생, 그리고 AI대전환이 꼽힌다. 진영 색채가 옅은 기업인 출신 총리 인선을 통해 국민 통합을 이끄는 한편 중소벤처기업부와 AI 부분에서 실적을 냈던 이력을 고려해 민생과 AI대전환에서 실적을 내겠다는 의도다.
8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한 후보 지명 이유를 설명하며 '모두의 성장'을 세 차례 언급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아우르는 '모두의 성장'은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강조해 온 핵심 철학이다. 이 대통령은 경기도지사 시절 삼성전자를 찾아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촉구한 바 있다. 지난 3월 대·중소기업 상생 실천 기업인 간담회에선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며 상생 협력을 강조했다.
한 후보는 중기부에서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과 벤처·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총괄하며 이 대통령의 '모두의 성장' 철학에 맞는 정책을 펼쳐왔다. 한 후보는 지난해 7월 취임 직후부터 창업 활성화 정책인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를 적극 추진해 가시적인 속도를 냈다. 한 후보가 중기부 장관에 취임한 후 중소기업 수출 지표는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8.1% 증가한 1200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올해 1분기도 전년 같은 분기보다 9.1% 늘어난 298억달러를 기록했다. 강 실장이 이번 지명 발표에서 '모두의 성장'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도 반도체 호황의 성과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모두의 성장으로 전환해 달라는 기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AI로 성공한 기업인이라는 이력도 발탁의 핵심 요인이다. 한 후보는 네이버 대표 시절 한국어 특화 AI 하이퍼클로바 개발·상용화를 주도하는 등 AI 전환에도 성과를 냈다. 특히, 소상공인 상생 캠페인인 '프로젝트 꽃'을 주도해 첨단 IT·AI 기술과 상권 분석 데이터 등을 소상공인 등에 제공해 42만개의 스마트스토어 창업을 이끌어냈다.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을 기업인 시절부터 추진해 온 셈이다.
공직에 오른 뒤에도 AI 전환을 적극 추진했다. 6만명 이상이 몰린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심사에 AI를 도입했으며, 은행 연체 기록 등 300만 명의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위기 알림톡'도 추진했다.
한 후보 지명에는 이 대통령이 집권 2년차에 국민통합에 더욱 힘쓰겠다는 메시지도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전국 16곳의 광역단체 중 12곳에 깃발을 꽂으며 외형적 성공을 거뒀다. 그러나 합리적 진보·보수 및 중도 성향의 유권자가 집중된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했다. 이에 여권 일각에선 정치적 선명성이 강한 인사보다 중도 성향의 통합형 인사가 총리로 발탁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당초 선거 직후 이 대통령이 차기 총리 인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수일간 장고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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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후보는 기업인 출신으로 국무위원 중에서도 특정 진영의 색채가 없는 인물로 꼽힌다. 민주당 정부에서 발탁된 이낙연·정세균·김부겸·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과 깊은 관계를 맺었던 것과 구별된다. 한 후보는 중기부 장관이 된 후에도 정책 행보에 집중하며 여야 정쟁 대상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한 후보 지명에 대해 "점잖게 앉아 있는 총리가 아닌, 실제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며 "4차산업혁명이 본격적으로 불이 붙은 가운데 시대 흐름에 맞게 일을 챙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인사"라고 평가했다. 김민하 정치평론가는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좌편향 혹은 진보적 의제 중심으로 국정을 운영할 것이란 일각의 우려에서 벗어나 중도 중심의 실용주의를 표방했다"며 "한 후보 인선은 이같은 기조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