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3.0' 이재용 회장의 꿈

'삼성 3.0' 이재용 회장의 꿈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2026.07.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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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희의 思見(사견)]

(선밸리 AFP=뉴스1) 정윤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중앙)이 9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앨런 앤드 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왼쪽)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미 투자은행 앨런 앤드 컴퍼니가 1983년부터 선밸리에서 매년 주최해 '선밸리 컨퍼런스'라고도 불리는 이 행사는 전 세계 정보기술(IT)·미디어 업계의 대표적인 비공개 네트워킹 행사다. 올해 행사는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열렸다. 2026.7.9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선밸리 AFP=뉴스1) 정윤미 기자
(선밸리 AFP=뉴스1) 정윤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중앙)이 9일(현지시간) 미국 아이다호주 선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앨런 앤드 컴퍼니 선밸리 컨퍼런스'에 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왼쪽)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미 투자은행 앨런 앤드 컴퍼니가 1983년부터 선밸리에서 매년 주최해 '선밸리 컨퍼런스'라고도 불리는 이 행사는 전 세계 정보기술(IT)·미디어 업계의 대표적인 비공개 네트워킹 행사다. 올해 행사는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 열렸다. 2026.7.9 ⓒ AFP=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선밸리 AFP=뉴스1) 정윤미 기자

3년 전쯤의 일이다. 삼성의 고위 관계자에게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갖고 있는 부담감과 비전이 어떤 게 있는지를 물었다.

조부인 호암 이병철 회장이 삼성이라는 기업을 세웠고, 부친인 이건희 회장은 아시아의 작은 싸구려 전자회사인 삼성전자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는데 이재용 회장이 승어부(勝於父: 아버지를 능가) 하려면 어떤 조건이 충족돼야 하느냐는 질문이었다.

이 질문에 대한 고위 관계자 답변은 이랬다.

"현재 삼성전자의 기존 경쟁력 있는 사업(메모리 반도체와 휴대폰)의 초격차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파운드리 사업은 TSMC와 견줄만한 위치로 끌어올리고, 새롭게 시작한 바이오사업을 글로벌 1위로 굳건히 올려놓는다면 (개인적으로) 성공한 게 아닌가 싶다."

지난 20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스위스의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 그룹을 2조 7000억원에 인수키로 한 것을 보면서 이재용 회장이 꿈꾸는 '삼성 3.0'의 비전이 하나둘씩 영글어가고 있음을 느꼈다.

바이오 산업은 CDO(위탁개발), CDMO(위탁개발생산), 이중항체(두 개의 다른 타깃-항원-을 동시에 인식하는 항체) 기술, CGT(세포 유전자 치료제) 등을 종합적으로 잘 만들면 질적으로 세계 1위로 갈 수 있다. 신약에서 성공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번 M&A처럼 경쟁력 있는 분야를 넓히면 바이오 분야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의 경영이념은 "인재와 기술을 바탕으로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하여 인류사회에 공헌한다"는 것이다. 이 경영이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삶을 편리하게 하는 IT 기술(전자제품)과 건강한 삶을 유지토록 하는 바이오 기술이 핵심이다. 이번 대형 M&A는 삼성의 경영이념을 실현하면서 바이오 사업의 미래를 한단계 도약시키는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와 함께 새 도약의 목표로 삼고 있는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는 그동안 삼성이 꾸준히 노력해온 분야다. 지난 7일 이 회장이 앨런앤컴퍼니가 주관하는 선밸리 컨퍼런스에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인 한진만 사장을 대동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이 컨퍼런스에는 애플 팀 쿡 CEO나 앤디 재시 아마존 CEO,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파운드리 잠재 고객들이 대거 참여했고, 이들과의 만남의 기회를 통해 미래를 도모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투자뿐 아니라 대형 M&A도 내부적으로 검토해 왔다. 삼성은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에 당시 세계 파운드리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했으나, 이후 코로나19의 대유행과 인수가격 등에 대한 이견으로 계약직전에 무산된 것으로 전해진다.

올 1분기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트랜스포스 기준)은 TSMC가 72%로 압도적 1위이고 삼성전자는 6.5%로 2위에 머물러 있다. 중국의 SMIC(5.1%), 대만의 UMC(3.9%),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3.3%)가 뒤를 잇고 있는데 삼성전자가 우선은 확실한 2위를 굳혀야 하는 상황이다. 글로벌파운드리 인수가 무산되긴 했지만 대형 M&A 시도는 파운드리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에 대한 삼성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삼성은 이 밖에도 지난 21일에는 삼성전자 대표 직속으로 로봇사업조직을 신설했고, 그룹 전체가 AI 활용에 올인하고 있다. 삼성 3.0의 성공은 결국 바이오와 파운드리, 로봇과 AI라는 새로운 성장축을 얼마나 빠르게 키우느냐에 달려 있다. 이 회장이 폴리펩타이드 그룹 인수와 파운드리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또 한 번 삼성의 퀀텀점프를 이끌어내기를 기대한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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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생명은 현장에 있다' 머니투데이 산업1부 선임기자(국장대우)입니다. 추천도서 John Rawls의 'A Theory of Jus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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