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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로 쏟아지는 책은 6만 2865종(2023년 기준). 모든 책을 읽어볼 수 없는 당신에게 머니투데이가 먼저 읽고 추천해 드립니다. 경제와 세계 정세, 과학과 문학까지 책 속 넓은 세상을 한 발 빠르게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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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죽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병이나 노화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결국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노인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여년간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한 65세 이상 노인은 약 9만 2000명에 달한다. 이들이 만약 모두 젊고 건강한 신체를 갖게 된다면 극단적 선택이 조금이라도 줄어들지 않을까? 뇌과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이시형 박사와 가정의학 전문의 윤방부 박사가 쓴 '평생 현역으로 건강하게 사는 법'은 나이에 관계없이 젊게 사는 방법을 다뤘다. 의료기술이 발전하며 100살을 넘겨 살게 됐지만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것이 오래 사는 방법은 아니다. 죽기 직전까지 '풀파워'로 살아야 질적으로도 장수할 수 있다. 인상적인 대목은 뇌력과 체력, 면역력 3가지의 힘을 유지해야만 평생 현역을 유지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80대에도 몸과 정신이 건강하고 병에 맞서 싸우는 힘을 갖추고 있어야 40대처럼, 30대처럼 살 수 있다. 두 저자는 모두
알츠하이머(치매)는 두렵다. 복잡한 전문 지식부터 대소변을 가리는 방법, 가족과 친구의 얼굴 등 내가 나일 수 있게 해 주는 것들을 잊게 만드는 병이기 때문이다. 이 공포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병'인 치매를 '말하면 안 되는 병'으로 만들었다. 전세계에서 5000만명, 우리나라에만 100만명에 가까운 치매 환자들이 있지만 이들은 자신에게도, 사회에서도 잊혀지고 있다. 자신이 치매를 앓고 있는 신경과 의사 대니얼 깁스는 저서 '치매에 걸린 뇌과학자'에서 자신의 투병 경험과 증상을 담담히 고백한다. 나지도 않는 냄새를 맡고 이웃의 이름을 잊으며 수없이 갔던 음식점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일 따위다. 이 일들을 겪으며 '치매 전문가'의 입장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치매가 진행되는지, 원인과 해결책은 무엇인지 등을 서술했다. 책은 사회에서 소외돼 있는 치매를 알리고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겠다는 의도에서 씌어졌다. 여러 차례 나왔던 치매 환자의 수기와는 결이 다르다. 감성보다는 논리의 영역이
예술가가 직접 자신의 삶에 대해 쓴 책이 나왔다. '이피세'는 현대미술가 '이피'가 자신의 내면과 작품, 예술세계에 대한 단상을 한 데 묶은 이야기다. 에세이와 편지, 가족들에게 쓴 글, 굵직한 사회적 사건의 감상까지 예술가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를 풀어 썼다. 예술가 특유의 독특한 필체로 서술한 전개 방식이 흥미롭다. 인상적인 부분은 자신의 작품에게 보내는 편지다. '내장여자'라는 이피의 작품은 기괴하다. 산발한 머리카락 위로 선홍색의 내장이 배치돼 있다. 내장의 형태는 바퀴벌레의 다리 같기도, 살갗이 벗겨진 여성 같기도 하다. 저자는 공포영화에나 등장할 법한 '너'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넨다. 지금은 창고 속에 갇힌 너. 어떻게 지내는지. 다시 만나면 철제 의자에 앉히고 담배를 물려줄게. 책은 이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에게 말을 던진다. 먹과 색연필로 그린 그림과 강화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가시덤불, 다리 여덟 개를 가진 분홍색 여성. 예술가가 자신의 작품을 단순한 미술품이 아닌 인격을
"처음으로 늙은 시어머니의 대소변을 처리했다. 당혹스럽지만 슬프고 아팠다. 위생장갑이나 물티슈도 없이 어마어마한 양의 휴지를 썼다. 시어머니는 내게 미안하다고 했다. 그런 말 하시지 말라고 한 뒤 세탁실로 도망쳤다. 한바탕 울고 돌아온 뒤 시어머니는 말했다. '오늘 밤에 죽었으면 좋겠다'". 서민선 작가는 40대가 되자 노년에 관심이 많아졌다. 몸이 아픈 75세 시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젊음이 사라지는 시기'에 관심이 늘었다고 한다. 그래서 노년을 다룬 36권의 책을 읽었다. 중병부터 치매, 노년의 고독, 종교, 사후세계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룬 책들이었다. 독서 후 감상을 한 데 묶어 '노년을 읽습니다'라는 책을 펴냈다. 누구나 늙지만 늙기 전에는 어떻게 늙는지 모른다. 늙은 후에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상상도 막연한 환상에 가깝다. 며느리에게 항문을 닦게 하는 시어머니, 청력이 떨어져 딸의 말도 듣지 못하는 아버지는 우리의 나중 모습일 수 있다. 미리 알아야 충격도 덜하다. 모
노화의 원인과 방지법을 찾는 연구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 시작됐다. 늙음과 죽음은 인간의 가장 큰 공포다. 인류가 달에 발자국을 찍고 AI(인공지능)가 사람보다 똑똑해진 시대에서도 궁금증은 풀리지 않았다. 세포 분열과 노화세포를 막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기대가 있을 뿐이다. 한치환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교수가 쓴 '저속노화를 위한 생물학'은 인간의 노화에 대한 탐구를 망라한 책이다. 인류의 조상으로 여겨지는 최초의 생물체 '루카'부터 유기 물질의 일종인 ATP, 미토콘드리아 등이 에너지를 얻는 과정 등 노화와 관련된 모든 생물학적 지식을 담았다. 유전자 편집과 사이보그 기술이라는 SF(공상과학)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들도 다뤘다. 책에 따르면 생존과 노화를 결정하는 것은 에너지 대사다. 에너지를 얻고 사용하는 과정은 생존에 필수적이지만 때로는 노화를 초래한다. 생명체가 어떻게 생존하는지, 생명 활동을 어떤 식으로 유지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흥미롭다. 단순한 생물학이 아니
'잘 먹어야 힘을 쓴다' '한국인은 밥심' 모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말들이다. 많이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것이 미덕으로 여겨지는 한국에선 "많이 먹어야 한다"로 해석하는 사람이 많다. 입이 터질 만큼 우겨넣고 부른 배를 두드리며 포만감을 만끽해야만 여유가 있는 부자로 여겨지던 시절도 있었다. 세계적으로 정평이 난 식욕 전문가 앤드루 젠킨슨 외과의는 저서 '음식은 어떻게 우리 몸을 바꾸는가' 에서 잘 먹는 것과 많이 먹는 것은 다르다고 힘주어 말한다. 더 맛있고 더 매력적인 음식이 널려 있지만 주도적으로 식단을 구성해 '적절한' 양을 먹어야 한다. 이런 식습관이 체중뿐만 아니라 늙는 속도도 줄여 준다. 책은 식욕에 대해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식욕 억제와 체중 조절 능력을 갖춘 호르몬 '렙틴' 부터 시상하부가 식욕에 끼치는 영향, 어떤 생각이 우리를 비만으로 이끄는지에 대해 여러 사례와 의학적 지식을 통해 풀어놓는다. 수술을 통해서만 비만을 해결할 수 있었던 150kg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인간은 홀로 오롯한 존재가 아니라 집단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는 뜻을 담은 말이다. 인간의 소속감은 작게는 가족, 친구에서부터 크게는 국가와 사회를 향한다. 때로는 이 소속감을 지키기 위해 살인이나 전쟁 등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집단 본능'을 쓴 마이클 모리스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이런 '동료 본능'이 인류를 번성케 한 배경이라고 분석한다. 집단에 소속돼 과거의 경험을 모방하고 다음 혁신을 추구하는 과정이 문화의 축적을 낳고 발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기술의 기하급수적인 발전 역시 개인 지능의 성과가 아닌 부족과 연계되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이 불러온 효과다. 동료들의 행동을 모방할 수 있는 능력이 인류 문화의 토대가 되었다는 분석이 재미 있다. 소속된 집단의 구성원이 되고 싶어하는 인간 본능이 규범과 순응을 불러오고 사회 전체의 변화에도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리콴유 총리
미국인 케이트는 150kg가 넘는다. 하지만 고열량 에너지 음료를 혼합해 먹는 '파워 음료'를 날마다 마신다. 자제를 권고하는 의사의 조언에는 "당신도 다른 의사와 똑같을 뿐"이라고 불같이 화를 낸다. 김갑석 할아버지는 당뇨에 걸렸다. 심근경색으로 죽을 뻔 했다 간신히 살아났지만 아직도 병실 서랍에 빵과 과자를 숨겨두고 있다. 의료진의 눈이 멀어지면 어김없이 서랍으로 손이 향한다. '먹는 욕망'을 쓴 최형진 서울대 의대 교수와 김대수 카이스트 생명과학과 교수는 이같은 식욕이 뇌가 만들어내는 가장 큰 욕구라고 설명한다.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가 되면서 지구는 거대한 식탁이 됐고, 인간은 본능적으로 먹이를 탐하는 욕구를 갖고 있다. 이익을 최대화하려는 본성은 특별히 인간이 사악하거나 탐욕스러워서가 아닌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의미다. 책은 식욕이 가져다주는 '가짜 쾌락'에서 벗어나야만 내 몸을 돌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음식중독에 빠지면 일시적인 쾌락을 얻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무슨 답이든 척척 찾아내는 생성형 AI(인공지능)의 선두주자는 샘 올트먼이다. 그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가 세운 오픈AI의 생성형 AI '챗GPT'는 대부분 사용해 본 적이 있을 테다. 주간 사용자만 5억명이 넘는 초거대 서비스를 만들어 'AI시대의 설계자'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현재 글로벌 IT업계의 최고 스타다. 그가 입을 뗄 떼마다 모든 언론이 주목하며 전세계 증시가 요동친다.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 키치 헤이기가 쓴 '미래를 사는 사람 샘 올트먼'은 그를 해부한 책이다. 그는 물론 동료, 친구, 가족 모두를 낱낱이 조사해 파헤쳤기 때문에 분석보다는 해부라는 표현이 걸맞다. 그의 일생부터 사업관, 성공 비법은 물론 성적 지향에 관한 이야기까지 담겨 있다. 그의 패션을 통해 들여다보는 독특한 가치관에 대한 서술도 재미있다. 책은 샘 올트먼이 태어난 1985년부터 2024년까지 연대기별로 나눠 분석했다. 잘 알려진 그의 사업 방식보다 그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동성
40도에 육박하는 살인적인 폭염이 물러나자 시간당 100mm를 웃도 물폭탄이 찾아왔다. 여름이 끝나면 올해 겨울은 예년보다 추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날씨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도 더 늘고 있다. 폭염이나 홍수 등에 대한 불안함을 뜻하는 '기후변화 불안도'는 2020년 45.4%까지 떨어졌다가 지난해 53.2%로 다시 치솟았다. 환경경제학자인 박지성 펜실베이니아대학교 교수는 저서 '1도의 가격'에서 우리가 중요한 본질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석유회사나 정치인을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지목하고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데에 급급하다 보니 우리도 공범이라는 사실을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비용은 물론 폭력으로까지 치닫게 만드는 기후변화의 원인은 우리가 만든 사회 시스템 전체다. 기후변화로 인해 인류가 지불해야 하는 청구서에 관한 대목이 흥미롭다. 기후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지역이라도 결국에는 사회적 비용을 모두 감당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영향은 더 클 수 있다는 경고도 던진다. 가
인간은 자극을 원한다. 적당하거나 적어서는 안 되고 흘러넘칠 정도로 많아야 한다. 과한 자극은 밤새 숏츠(짧은 영상)를 보거나 한 번에 수kg가 찔 정도의 폭식 등 가벼운 것부터 마약·도박 등 범죄까지 뻗어 있다. 자극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의 2023년 연구에 따르면 전세계의 17명 중 1명은 마약을 투약한 경험이 있다. '가짜 결핍'의 저자 마이클 이스터 네바다대학교 라스베이거스(UNLV) 교수는 인간이 자극을 쫓는 원인으로 '결핍의 뇌'를 지목한다. 충분히 갖고도 모자라다는 착각에 빠져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원하는 탐욕은 뇌의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저자는 자원이 넘쳐나는 풍요로운 시대가 됐지만 여전히 뇌는 모든 것이 부족했던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인간을 끝없이 내몬다고 주장한다. 결핍의 뇌는 마약이나 도박 등 범죄로까지 치닫게 만든다. 저자는 더 큰 충족을 원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카지노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를 예로 든다. 카지노는 결핍된
숫자는 어렵다. 회계는 더 어렵다. 재무제표에는 의미 모를 숫자와 도표, 그래프가 끝없이 나열돼 있으며 계정 이름부터 이해가 쉽지 않다. 직장인이나 학생은 물론 기업·공공기관 등 단체에게도 회계는 어려운 숙제다. 2020년 자산 5000억원~2조원대 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영진의 회계 인식이 부족하다'는 응답이 37%에 달했다. 최종학 서울대학교 교수는 저서 '숫자로 경영하라 6'을 통해 경영에 있어 숫자의 중요성이야말로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한다. 1~5권에서 줄곧 강조해 온 회계와 재무의 경영학을 망라했다. 경영자의 판단이나 구성원들의 합의 등 주관적인 요소에 의존하는 기업들에게 던지는 객관적 조언이 날카롭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숫자에 기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인상적이다.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실제 사례를 회계학적 지식에 기반해 풀어놓은 이야기들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건이나 LG에너지솔루션, SK에코플랜트, 현대엘리베이터 등 관심이 없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