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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새로 쏟아지는 책은 6만 2865종(2023년 기준). 모든 책을 읽어볼 수 없는 당신에게 머니투데이가 먼저 읽고 추천해 드립니다. 경제와 세계 정세, 과학과 문학까지 책 속 넓은 세상을 한 발 빠르게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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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이 필력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무명 작가라도 좋은 글을 쓸 수 있고 유명 작가라도 배설에 가까운 글을 쏟아내기도 한다. 김영하 작가는 좋은 글을 쓰는 유명인이다. 유명이 오만이 되고 독자에 대한 훈계가 되는 투미함은 김 작가에게 없다. 소설과 산문을 가리지 않고 몰입감 있는 글로 독자에게 성찰과 생각의 기회를 주는 것이 김 작가의 특징이다. 신작 '단 한 번의 삶'이 출간 즉시 1위를 꿰찬 것도 이같은 김 작가의 글에 몰입된 독자가 많다는 방증이다. '여행의 이유' 이후 6년 만에 출시된 산문집으로 인생에 대한 김 작가의 사유와 통찰이 담겼다. 깔끔한 문체로 담담하지만 명확하고 강렬하게 서술했다. 단순히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김 작가와 대화하는 듯한 소통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다. 김 작가는 책이 끝나는 내내 단정지어 말하지 않는다. 중증 알츠하이머를 앓던 어머니의 이야기, 군인이었던 아버지의 이야기, 자신의 꿈에 대한 이야기 등 여러 이야기를 통해 질문을
법무부장관 임명 35일 만에 사퇴한 조국 전 장관을 둘러싼 의혹은 2019년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였다. 여·야 뿐만 아니라 국민과 언론, 기업,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둘로 쪼개졌다.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주장을 하는 언론·정치인에는 무차별 공격이 가해졌으며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조 전 장관의 징역 2년형이 확정되면서 일단락됐지만 여전히 갈등은 남아 있다. '조국사태로 본 586 정치인의 세계관'을 쓴 채진원 경희대학교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이같은 '비판 거부' 현상에 대해 성리학적 사유구조가 강하게 작용한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유교적 사고방식의 위정척사(바른 것을 지키고 사악한 것을 배척한다) 사상이 반영되면서 '거악을 타도하는 절대선'에 대한 갈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그 결과 '선'인 자기 진영에 대한 자그마한 비판도 감내하지 못하게 됐다. 채 교수는 민주와 반민주, 진보와 보수라는 프레임 자체를 시대착오적인 낡은 구호라고 강조한다. 상대편
영화 '남한산성' '레버넌트' 등의 OST를 담당해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세계적 거장 고(故) 사카모토 류이치의 대담을 다룬 책이 나왔다. 2023년 세상을 떠난 사카모토 류이치가 생전 일본의 저명한 생물학자 후쿠오카 신이치와 '음악과 생명'에 대해 나눈 진솔한 대화가 가감없이 담겼다. 20년간 영감을 주고받은 두 거장의 생각을 샅샅이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다. 사카모토 류이치가 후쿠오카 신이치와 책에서 되풀이하는 주제는 '로고스'와 '피시스'다. 로고스는 인간의 사고 방식과 논리를 뜻하며 피시스는 자연 그 자체를 의미한다. 두 사람은 음악과 생물학을 통해 로고스의 정상에 올랐지만 인간이 갖는 인식의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고 뜻을 모은다. 아무리 로고스를 훌륭히 활용하더라도 결국은 피시스를 왜곡하는 일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들은 음악과 생물학의 한계를 뛰어넘고 자연의 소리와 있는 그대로의 생명을 향해 질주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모든 것이 언젠가는 열에너지를 모두 사
"What is your greatest profeesional strength?"(당신의 가장 큰 직업적 장점이 무엇인가요?)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에 대해 갖는 공포감은 매우 높다. 2023년 AI 영어 플랫폼 '스픽'의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5%가 "나를 평가하지 않는 AI 영어교사가 사람보다 낫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영어 수준이 비영어권 국가 순위에서 항상 중하위권을 맴도는 것도 회화에 두려움을 느껴 회피하는 경향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다. 이은미 한국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저서 '매혹하는 영어 질문'에서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야만 영어를 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문법이 틀리거나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걱정돼 수동적인 태도를 취하면 영어가 늘지 않는다. 그는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이더라도 질문을 어려워한다면 결코 대화의 주도권을 찾아올 수 없다고 설명한다. 이 교수는 대표적인 사례로 2010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기자간담회와 2021년
"저는 파시즘이 판치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이 책에서 '독재는 시민들의 허락에서 나온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24일 프랑스 소설가 장바티스트 앙드레아는 기자와 만나 소설 '그녀를 지키다'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장바티스트는 단 4권의 소설로 세계 3대 문학상인 공쿠르상 등 19개 문학상을 휩쓸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스타 작가다. 섬세한 필력과 예술적인 문체, 감정이 담긴 등장인물의 대사에 매료된 수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녀를 지키다'에서도 장바티스트 특유의 몰입감 있는 묘사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 소설은 파시즘이 득세하던 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천재 조각가 '미모'와 아름다운 외모를 타고난 후작가 영애 '비올라'의 이야기가 담겼다. 저자는 미모의 꿈인 위대한 예술가와 비올라의 꿈인 자유를 위해 두 남녀가 교감하는 과정을 바로 옆에서 관찰하는 듯 생생한 표현으로 풀어놓았다. 가장 인상적인 대목도 두 사람이 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
어렵게만 느껴지던 서양사의 흥미로운 뒷이야기를 다룬 책이 나왔다. 30년간 서양사를 전공한 저자가 고대부터 근대를 아우르는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지식을 아낌없이 담았다. 폭군 네로, 고대 로마 검투 경기의 기원 등에 대한 작가의 재해석은 덤이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집트와 로마, 중세 유럽, 미국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암퇘지의 자궁이나 낙타의 발뒤꿈치 요리 등 로마의 음식 사치, 여자들이 밖에서 장사하고 남자들이 집에서 옷감을 짜는 고대 이집트의 풍습 등 누구나 흥미를 느낄 소재들을 적극 활용했다. 만담꾼을 자처하는 저자의 필력은 코미디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도 준다. 시간대별로 이야기를 구분해 연대기 영화를 감상하듯 읽을 수 있는 점도 몰입감을 높인다. 이집트에서 시작해 로마와 중세 유럽, 미국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책 한 권을 훌쩍 읽게 만든다. 처마에 돼지를 걸어둔 중세 프랑스의 식문화나 나무와 흙으로 만들어진 유럽의 집, 관으로 만들어진
이상적인 국가는 무엇일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부터 공자, 맹자, 묵자 등 수많은 동서양의 사상가들은 어떤 국가가 이상적인지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4번의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국가관은 계속 변화했고, 과거에 옳은 것으로 여겨졌던 국가관은 고리타분한 것으로 치부된다. 이데올로기 대립이 심화하는 지금 과거의 국가관은 더 이상 맞지 않게 됐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황태연 동국대학교 명예교수는 저서 '정의국가에서 인의국가로'를 통해 과거의 국가관과 현재를 아우르는 '인의국가'가 미래의 이상적 국가라고 역설한다. 황 교수가 정의하는 인의국가는 서구의 계급적 정의국가와 동양의 인정국가의 한계를 극복한 국가 모델이다. 극단주의자들이 발호하는 현재의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인정을 우선하되 의정을 함께 갖춘 인의국가가 이상향이라는 목소리다. 서양의 문명과 관념이 동양에 수입돼 근대 정치체제가 변화한 것이 아니라는 발상의 역전은 흥미롭다. 16세기 말부터 18세기까지 중국의 복지국가론이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자기 나라가 극히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에 충격을 줬다. 강경한 공약과 파격적 발언은 그의 당선 후에도 '러시아가 술책을 부렸을 것'이라는 음모론까지 대두되게 했다. 캐나다와의 대립과 기성 언론과의 충돌, 한국·일본을 겨냥한 날 선 정책이 논란이 되면서 어떤 때보다 미국 내의 사회 분열과 대립이 심각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역사를 수학적으로 다루는 학문인 역사동역학에서 세계적 명성을 얻은 피터 터친 옥스퍼드대 교수는 저서 '국가는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통해 이같은 혼란이 예견된 결과였다고 분석한다. 트럼프가 반엘리트 그룹을 이끌면서 엘리트 그룹을 갈아치우는 혁명을 수행 중이며 이 충돌이 사회의 시민적 응집성을 훼손하고 사회계약을 약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터친 교수는 이같은 갈등이 국가에 대한 신뢰의 붕괴와 민주적 기관의 해체로 귀결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14억 가톨릭 신도의 정신적 지주 교황은 한 나라의 수장보다 더한 영향력을 갖는다. 말 한 마디, 행동 하나하나, 건강 상태에 전세계의 눈이 쏠린다. 2013년부터 266대 교황을 맡은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교황 중에서도 주목도가 남다르다. 교황에 걸맞는 품위를 지키면서도 보수적인 종교의 수장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행보를 보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첫 공식 자서전 '나의 인생'에는 그의 80년 인생 이야기가 담겼다. 교황은 어린 시절 사제가 되는 것을 반대했던 어머니와 좋아하던 영화, 마음을 흔들리게 한 여성 등 다양한 인생 여정을 숨김없이 털어놓는다. 독일 나치 정권의 집권과 베를린 장벽의 붕괴, 9.11 테러와 코로나19까지 전세계를 들썩였던 역사적 사건의 경험을 온전히 담아 냈다. 호르헤 마리아 베르골료(교황의 본명)는 자신을 평범한 사람이라고 고백한다. 우표 수집과 축구 경기를 좋아하던 수도사였을 뿐 항상 신의 뜻대로 어렵고 약한 자들을 위해 헌신해 온 목자 그
부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스테로이드는 의학 사상 가장 위대한 약물 중 하나로 꼽힌다. 체내의 염증이나 면역 반응 등에 다양하게 영향을 줘 단시간 내 염증성 질환, 알레르기 질환을 가라앉히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큰 근육을 원하는 운동선수들이 과다 투여하다 사망하는 사례도 많다. 스테로이드는 악마의 저주일까, 천사의 축복일까. 백승만 경상국립대학교 약학대 교수는 '스테로이드 인류'라는 책에서 스테로이드를 '연구자도 껄끄러워하는 물질'이라고 말한다. 스테로이드는 셀 수 없이 많은 긍정적 특성을 갖고 있지만 잘못 사용하면 유방암이나 전립선암, 두꺼운 심장근으로 인한 죽음을 유발할 수도 있다. 21세기의 불로초로 불릴 만큼 우수한 효능을 갖췄지만 결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다르게 스테로이드는 하나의 물질을 뜻하지는 않는다. 여성 호르몬과 남성 포르몬, 부신피질 호르몬 등 식물과 동물에서 발견되는 유기 화합물인 '스테롤'과 구조가 비슷한 물질은 모두 스테로이드다.
우리 재계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기업 '밸류업'(가치 증대)의 실질적인 전략을 다룬 서적이 나왔다. 재무 최적화와 꾸준한 혁신으로 기업의 가치를 키워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담겼다. 재무관리 전문가인 신현한 연세대학교 교수의 책 '밸류업,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실질적 전략'은 기업이 자발적으로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책이다. 한국증권학회와 여러 기업의 사외이사를 역임한 저자가 학계와 경영 현장에서 얻은 지식을 적었다. 저자는 비즈니스 환경이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변화하면서 '밸류업'을 통해 기업의 지속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밸류업이라는 개념이 더 이상 단순한 재무성과가 아니게 변화했다고 지적한다. 고객과 투자자들의 기업에 대한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밸류업으로 신뢰도를 높이고, 시장 협상력을 키워 지속 투자를 유치해야 한다는 분석은 우리 증시에서 수차례 되풀이되던 목소리다. 기업의 내재 가치를 다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