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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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위스키의 역사는 1920년대부터 시작됐다. 스코틀랜드 기술을 기반으로 오사카에 야마자키 증류소를 설립하며 '시로후다'(白札)를 출시한 산토리가 일본 최초의 위스키 회사다. 산토리는 일본인의 입맛에 맞춘 부드러운 맛을 중심으로 출시한 제품들이 국제대회에서 최고점수를 받으며 일본 위스키의 위상을 세계적으로 알렸다. 산토리의 오리지널 브랜드 '야마자키' '히비키' 등 연식이 높은 위스키는 웬만해선 구하기 힘들 정도로 세계적인 위스키 명품이 됐다. 일본 위스키가 세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하고 일본 주류시장을 서서히 잠식하면서 사케와 맥주로 양분됐던 일본 전체 주류시장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게다가 위스키 전문회사 산토리가 최고급 프리미엄 맥주를 출시하며 돌풍을 일으키면서 일본 주류시장은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이에 질세라 주요 맥주회사들도 위스키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새로운 제품들을 시장에 속속 내놓았다. 그런데 이 피 터지는 혈투에 참전한 여러 회사 중 일본 3대 맥주회사 중
'좌익사범 및 간첩신고 포상 최고 5000만원.' 불과 10년 전만 하더라도 지하철 전동차 안에 붙어 있던 스티커의 내용이다. 제헌절을 맞아 좌익이란 말의 공간적 어원을 알아보고 나라별 국회의사당 본회의장의 공간적 성격을 비교해본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저마다 규모에 맞는 극장을 가지고 있었다. 그 극장에서 매년 봄 농번기를 앞두고 1주일 동안 포도주와 풍요의 신 디오니소스에게 연극제를 바쳤다. 그렇다면 나머지 기간엔 극장이 비어 있었을까. 아니다. 극장은 공회당과 행사장으로 자주 쓰였다. 요즘의 극장과 시민회관의 기능을 한 셈이다. 고대 그리스의 극장은 기본적으로 반원형의 객석을 가지고 있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면서 동시에 무대 건너편에 앉은 다른 관객들을 볼 수도 있다. 배우들은 관객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므로 정면뿐만 아니라 좌우까지 의식하며 연기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관객들 속에 있음을 의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무대와 객석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관객들끼리 유대감도 커
우리나라 경제에서 스타트업은 더없이 중요하다. 이제 'K스타트업'은 단순한 유행어를 넘어 한국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하나의 시스템이자 세계가 주목하는 브랜드다. 기술스타트업의 성장률, 정부의 창업예산, 창업인프라 모두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고 창업은 이제 개인의 도전을 넘어 국가전략의 중심축이 됐다. 그런데 과연 대한민국의 혁신창업은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오늘날의 창업생태계는 단기간에 형성된 결과가 아니다. 1960년대 과학기술 국가전략의 시작, 1980년대 정보기술 실험과 도전, 1990년대 이후 인터넷, 전자정부와 디지털산업의 융합까지 창업은 늘 국가의 기술적, 제도적, 사회적 맥락과 맞물려 진화했다. 이제는 이 창업사의 원형을 복원하고 미래세대에게 전하는 일, 곧 '혁신창업박물관' 건립이 절실하다. 대한민국 기술창업의 실질적인 출발점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찾을 수 있다. 1966년에 설립된 KIST는 국가 산업화를 위한 기반기술을 개발하는 종합연구기관으로 단지 학문
인간의 두뇌에는 약 860억개의 신경세포가 존재한다. 그렇다면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신경세포가 분포된 뇌 부위는 어디일까? 대부분은 전체 부피의 80%를 차지하는 대뇌를 떠올리겠지만, 정답은 의외로 전체 부피의 약 10%에 불과한 소뇌다. 전체 뉴런의 80% 이상에 해당하는 약 690억개의 신경세포가 이 작은 부위에 몰려 있다. 소뇌는 시각, 청각, 신체 감각 등 감각 정보와 대뇌의 운동 명령을 통합해 인체의 움직임을 부드럽고 정밀하게 조율한다. 걷거나 달릴 때 균형을 잡고, 글씨를 쓸 때 손의 미세한 떨림을 제어하며, 자세가 변해도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채 반응할 수 있는 건 소뇌 덕분이다. 언어, 추론, 판단과 같은 고차원적 기능이 아닌 무의식적이고 자연스러운 움직임에 두뇌 신경의 80% 이상이 투입된다는 사실은 휴머노이드 개발에 있어 인간 수준의 움직임을 구현하려는 기술이 얼마나 어려운 도전인지를 보여준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휴머노이드 기술 경쟁이 본격화되며 파쿠르나 공중제
제철코어(Seasonal-core)는 본디 계절이라는 의미의 제철과 핵심을 뜻하는 코어(core)가 만난 말이다. 제 계절에 맞는 대상과 분위기를 즐기려는 문화적 취향과 태도다. 제철에 맞는 음식이나 공간을 적극 향유하려는 움직임에서 알 수 있다. 제철 챙기기가 무엇보다 힙한 SNS 공유콘텐츠가 된다. 봄에는 딸기에 초점을 맞추고 겨울에는 방어에 집중한다. 장마철에는 방수재킷과 레인부츠를 부각한다. 계절에 상관없는 기업의 마케팅 개념인 시즌리스(seasonless)와는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현대문명의 기술발달은 언제든지 계절에 관계없이 대상과 분위기를 제공하는 듯하다. 식물원에서는 겨울에도 꽃과 식물을 볼 수 있고 마트에 가면 사시사철 과일과 야채를 얻을 수 있으며 실내공간에서도 다른 계절 분위기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제철에 접해야 그 가치를 온전히 알 수 있고 직접 접한 사람만이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제철에 피거나 나는 꽃이나 음식은 더욱 이런 차이점을 알 수 있다. 이른바
새로 출범한 이재명정부의 내각 등 공직 인선의 주요 특징은 현역 국회의원과 기업인의 중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업인 발탁이 눈에 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엔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발탁됐다. 내각은 아니지만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전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선임한 것도 파격적이다. 이런 기업인 중용은 이 대통령이 경제·산업부처 수장의 경우 산업현장의 실무경험을 중시한다는 방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기업인의 공직진출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기대는 기업의 효율성 및 성과지향적 마인드를 공직에 접목할 수 있고 관료주의적 절차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으며, 또한 시장 및 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배경훈 후보자와 하정우 수석은 한국호(號)의 미래를 좌우할 A
올해 1월 다보스포럼에서는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AI(인공지능) 에이전트'가 핵심 화두였다. 전문가들은 AI가 보조적 수단인 'AI 어시스턴트'를 넘어 여러 작업을 자율적으로 연계하고 완수하는 존재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 첫 번째 성과는 제조분야에서 나올 전망인데 공장이 스스로 일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는 얘기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일하는 'AI 에이전트'가 불량품을 자동으로 골라내고 생산일정을 조정하는 등 사람이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되는 'AI 작업자'의 시대가 열렸다. 한국은 명실상부한 제조업 강국이다. 산업용 로봇 밀도 세계 1위(세계로봇연맹)와 제조업 경쟁력지수 4위(유엔 산업혁신기구)에 올랐다. 제조업의 국내총생산 비중은 OECD 평균의 2배에 육박하고 수출비중도 단연 높다. 그런데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조업의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자동화 기계는 많지만 그 기계들이 스스로 똑똑하게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30일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공약인 주4.5일제 시행에 대해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것은 이 제도를 법정 근로시간 단축처럼 법률을 통해 강제 시행하지는 않겠다는 언급이었다. 한국인의 장시간 근로는 공지의 사실이며 지나치게 많은 노동은 삶의 여러 영역을 축소한다. 나는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협하는 저출생 문제도 장시간 노동의 영향이 작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 문제를 어떻게, 어떤 속도로 해결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는 숙고해서 풀어야 할 것이다. 한편으론 노동으로부터 되찾아온 시간을 우리가 과연 어떻게 보낼 것인가, 하는 문제 역시 고민해봐야 한다. 이를 위해 이번 정부의 구상인 주 36시간 노동에서 상상력을 확장하는 것은 어떤가. 담대하게 아예 하루를 휴일로 쓰는 주4일제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매주 하루의 휴일이 새롭게 주어지면 어떤 요일에 쓸지, 행복한 상상을 해보지 않은 회사원들이 있을까. 휴일에 붙여 월·금요일에 휴일을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AI(인공지능) 중심의 신산업 육성이 국가 어젠다가 됐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기대감도 크다. 지난 10여년의 성공적인 디지털전환(DX) 이후 가장 파괴력 있는 변화, AX(인공지능 전환)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더 이상 경제의 조연이 아니다. 기술 혁신과 일자리 창출, 사회문제 해결을 견인하는 핵심 주체이자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성장 엔진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창업은 위험 부담이 큰 선택으로 인식된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산업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제도다.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기존 산업 질서를 우선하고 있다. 모든 규제는 기본적으로 사전 허가 중심이고, 기술 변화 속도에 비해 제도적 대응이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제는 스타트업이 규제를 피해가는 데에 에너지를 낭비하는 구조는 개선돼야 한다. 스타트업이 정책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AI는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속도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복잡한 문제를 간단하게 해결하며, 창의적인 작업까지 수행한다. 챗GPT는 인간과 유사한 대화를 나누고, 딥러닝 알고리즘은 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발견하며, 자율주행 자동차는 도로 위의 위험을 줄여준다. AI가 가져온 혁신은 우리에게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우리나라는 2030년에는 310조 원, 글로벌은 22조 달러의 경제적 효과가 있다고 쌍무지개 빛 화려한 미래를 약속한다. 기업들은 AI를 도입해 생산성을 높이고, 정부는 AI를 활용해 행정 효율성을 개선하며 개인에게도 AI는 편리한 도구를 제공한다. AI 기술의 발전은 분명히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빛나는 전망 뒤에는 AI가 가져올 또 다른 변화, 인간이 잃어야 할 것들에 대한 고민도 함께 존재한다. 가장 우려되는 점은 일자리의 위협이다. 이미 많은 산업에서 단순 반
인터넷에 떠도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한 무리의 교수가 탑승한 비행기가 이륙을 앞뒀는데 이 비행기는 제자들이 만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교수들이 놀라 탈출하려고 우왕좌왕했지만 한 교수만은 침착하게 앉아 있다. 이유를 묻자 그는 태연히 말한다. "그들이 만든 비행기라면 아마 날지 못할 겁니다." 웃고 넘길 농담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학계나 기성세대에겐 젊은 세대의 창의성과 가능성에 대한 불신과 편견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랄한 풍자다. 젊은 피의 열정과 패기는 종종 기성세대 앞에서 무시되거나 좌절된다. 과학과 인문학 역사를 돌아보면 혁신적 발견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젊은 시절에 폭발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다수는 20대 후반~40대 초반에 가장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이들이 최고의 업적을 이룬 평균연령을 보면 물리학은 42세, 생리의학은 45세, 화학은 46.5세, 경제학은 44세라는 연구도 있다. 아인슈타인은 26세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
2025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장 인기를 끈 주제는 '대만'이었다. 올해 주빈으로 대만이 초청되면서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대만 출판물을 만날 수 있었다. '대만감성'이라는 슬로건으로 소설과 시집, 독립출판물, 그림책과 에세이, 감각적인 북디자인을 선보였다. 관람객은 '대만감성'에서 유독 오래 머물렀다. 많은 언론이 "'대만감성'이 서울을 사로잡았다"며 관련기사를 쏟아냈다. 천쓰훙, 우밍이, 장자샹, 양솽쯔, 궈창성, 찬쉐, 린롄언 등 내로라하는 대만의 작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독자들과 만났다. 이들은 오늘의 대만을 만들어온 복잡한 현대사를 바탕으로 역사와 퀴어, 대중과 유머를 뒤섞으면서 '대만감성'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 이른바 '대만감성'은 이제 독특한 문화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예컨대 천쓰훙은 '귀신들의 땅'에서 저마다 비밀을 품고 사는 천씨 가족의 삶을 그린다. 가부장제의 억압 속에서 살아가는 아들들의 역사는 대만 현대사의 고통과 겹친다. 우밍이의 '도둑맞은 자전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