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이 열립니다. 음악과 문화, 책이야기 등 부드러운 이야기로 세상을 들여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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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떠도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한 무리의 교수가 탑승한 비행기가 이륙을 앞뒀는데 이 비행기는 제자들이 만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온다. 교수들이 놀라 탈출하려고 우왕좌왕했지만 한 교수만은 침착하게 앉아 있다. 이유를 묻자 그는 태연히 말한다. "그들이 만든 비행기라면 아마 날지 못할 겁니다." 웃고 넘길 농담이 아니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 학계나 기성세대에겐 젊은 세대의 창의성과 가능성에 대한 불신과 편견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랄한 풍자다. 젊은 피의 열정과 패기는 종종 기성세대 앞에서 무시되거나 좌절된다. 과학과 인문학 역사를 돌아보면 혁신적 발견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젊은 시절에 폭발적으로 이뤄진 경우가 많다. 노벨과학상 수상자 다수는 20대 후반~40대 초반에 가장 주목할 만한 업적을 남겼다. 이들이 최고의 업적을 이룬 평균연령을 보면 물리학은 42세, 생리의학은 45세, 화학은 46.5세, 경제학은 44세라는 연구도 있다. 아인슈타인은 26세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했
2025년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가장 인기를 끈 주제는 '대만'이었다. 올해 주빈으로 대만이 초청되면서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대만 출판물을 만날 수 있었다. '대만감성'이라는 슬로건으로 소설과 시집, 독립출판물, 그림책과 에세이, 감각적인 북디자인을 선보였다. 관람객은 '대만감성'에서 유독 오래 머물렀다. 많은 언론이 "'대만감성'이 서울을 사로잡았다"며 관련기사를 쏟아냈다. 천쓰훙, 우밍이, 장자샹, 양솽쯔, 궈창성, 찬쉐, 린롄언 등 내로라하는 대만의 작가들이 직접 현장을 찾아 독자들과 만났다. 이들은 오늘의 대만을 만들어온 복잡한 현대사를 바탕으로 역사와 퀴어, 대중과 유머를 뒤섞으면서 '대만감성'을 앞장서 이끌고 있다. 이른바 '대만감성'은 이제 독특한 문화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예컨대 천쓰훙은 '귀신들의 땅'에서 저마다 비밀을 품고 사는 천씨 가족의 삶을 그린다. 가부장제의 억압 속에서 살아가는 아들들의 역사는 대만 현대사의 고통과 겹친다. 우밍이의 '도둑맞은 자전거'는
지난 대선에서 원화 기반의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 이슈가 됐다. 지난 6월18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지니어스법'(GENIUS Act·스테이블코인법안)을 통과시켰다. 일본은 2024년 이미 신탁회사를 통한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스테이블코인은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자산이지만 법정화폐나 안전자산에 가치를 연동해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글로벌 시장에선 이미 테더(USDT) USD코인(USDC) 등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널리 거래된다. 달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이 거래되는 마당에 원화를 기초로 한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거나 유통할 필요성이 있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화폐시장에서 달러 외에 유로화나 엔화가 일정한 비율의 기축통화 역할을 한 점, 가상자산을 포함한 금융거래에서 우리나라의 비중이 결코 작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준비는 필요하다고 보며 이를 법제화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몇 가지를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서울시는 미래산업 육성과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지난 수년간 6대 산업클러스터를 조성해왔다. △홍릉 바이오·의료, △양재&수서 AI·로봇, △마곡 R&D와 MICE(전시기획), △상암 콘텐츠·미디어, △구로·금천 ICT·스마트제조, △여의도 핀테크 등이다. 이러한 클러스터 전략은 산업의 고도화와 창업 생태계 조성, 나아가 도시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분명한 가치를 지닌다. 그러나 서울의 산업클러스터들이 보다 실질적인 성과와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섬'처럼 분절적인 접근을 넘어 기능적 연결과 통합 전략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가장 근본적으로는 클러스터 간의 유기적 연결이 부족하다. 각 클러스터는 고유한 산업 영역을 갖고 있으나 산업 간 융복합 가능성도 매우 높다. 예를 들어 양재의 AI 기술은 홍릉 바이오헬스 기업의 신약개발이나 정밀의료 분석에 활용될 수 있다. 마곡 R&D 기술은 구로의 스마트제조 기술·장비와 접목돼 새로운 모델로 확장될 수 있다. 지금은 이
2025년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1인당 GDP를 약 8만9000달러로 전망했다. 반면 한국은 약 3만4600달러로 미국의 40%에도 못 미친다. 노동생산성, 첨단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 달러 기축통화국으로서 특수성 등 다양한 요인으로 미국인들의 부의 원인을 설명할 수 있지만 미국인의 소비능력, 특히 은퇴자들의 소비역량을 '자산효과'(Wealth Effect)라는 관점에서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다. 자산효과란 개인이 보유한 자산의 가치가 상승할 때 소비심리와 소비여력이 함께 개선되는 현상을 말한다. 자산가치 상승이 단순한 장부상 숫자를 넘어 실질소비로 연결될 때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가계 자산구조는 자산효과의 성격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미국 가계는 전체 자산의 약 70%를 금융자산에 넣어둔다. 주식, 펀드, 채권, 장기연금상품 등 유동성이 높고 디지털화한 자산이 중심이다. 전체 가구의 약 58%가 주식을 보유 중이고 401(k), IRA 같은 장기 금융상품은
이재명정부는 'AI(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 'AI 100조원 투자' 등의 야심찬 공약을 내세웠다. 특히 AI분야에서 명망 높은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AI미래기획수석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로는 거대언어모델 개발을 이끈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지명하면서 기대가 높아진다. AI분야는 과거 냉전시대의 군비경쟁에 비견되는 거대한 자금전쟁으로 치닫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AI 기술의 발전에 집중키로 한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한 일이다. 다만 무한대 자원이 있지 않은 이상 우리가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필자는 한국이 AI 3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을 '의료AI'로 할 것을 제안한다. 의료는 AI의 여러 적용분야 중 가장 중요한 분야다. 뿐만 아니라 한국이 여러 AI분야 중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한국은 지난 몇 년간 의료AI분야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최근 출범한 이재명정부의 인사에서 눈에 띄는 흐름이 있다. 바로 산업계, 특히 테크기업 출신 인재들의 본격적인 정부 참여다. 하정우 전 네이버 미래AI센터장이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데 이어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로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지명됐다. 이번 인사는 단순히 '전문가를 기용했다'는 수준을 넘어 산업현장의 감각과 혁신의 언어를 정부 정책의 최전선으로 가져오겠다는 강한 신호로 읽힌다. 한성숙 후보자는 인터넷 1세대부터 포털산업의 성장기, 플랫폼 생태계의 진화까지 전과정을 체험한 인물이다. 네이버 대표 시절 스타트업 육성, 소상공인 및 콘텐츠 생태계 지원, ESG경영 등 다방면에서 시장과 기술, 정책의 접점을 고민한 경험이 풍부한 실전형 리더다. 이번 인사는 스타트업과 산업현장의 언어를 이해하는 인물이 정부의 창구가 됐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정부와 시장,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간 '언어
정부가 지난 19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안을 의결했다. 빠르면 7월에 지급될 전 국민 민생지원금은 이번에도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때처럼 지역화폐, 선불카드, 신용·체크카드가 지급수단으로 선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방식은 속도, 효율성, 형평성 등에서 한계를 드러냈기에 디지털 기반의 새로운 지급수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재명정부는 디지털 국정운영을 핵심기조로 설정하고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공공정책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민간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전 국민 재정지원금 지급수단으로 현실화할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이재명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을 제도권에 편입하려는 정책기조를 유지했다. 특히 과거 지역화폐 운용경험을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이 공공성과 사용 편의성을 결합한 새로운 정책도구로 활용되도록 제도설계에 착수했다. 현재 일부 지자체
최근 한 달간, 평소 존경하던 초기 엔젤투자자는 물론이고 필자와 가까운 친척 한 분이 연이어 하늘나라로 떠나가셨다. 쓰라린 상실감이 컸지만 노트북 앞에서 울며 문서를 마무리하기도 하고 병원 침대에 누운 채 휴대폰으로 자료를 보며 마감이 임박한 업무를 이어가는 일이 반복됐다. 창업자로 살아간다는 건 단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책임을 다하는 사람으로 존재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 창업자는 흔히 '혁신의 주체'로 소개되고, 언론의 스포트라이트와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 하지만 창업자의 본질은 '빚을 지고 출발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하고 싶다. 여기서 말하는 '빚'은 남의 돈을 차입받거나 투자받는 자금 그 이상이다. 초기 투자자들의 믿음, 부족한 제품을 감내해 준 고객의 인내, 불확실한 미래를 함께 견디기로 한 팀원들의 결단 이 모든 요소가 창업 초기에 얻게 되는 무형의 '신뢰 기반 부채'다. 창업자는 매일 그 빚을 성과로, 실행력으로, 결과로 갚아나가야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갑자기 비가 올 때 대부분의 현지인은 비를 피하지 않고 그대로 맞으며 걷는 모습을 보게 된다. 비가 많이 내려 옷이 흠뻑 젖을 정도가 아니라면 굳이 우산을 쓰거나 비를 피하려 애쓰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비가 올 것 같기만 해도 미리 우산을 꺼내 쓰는 경우가 많다. 어릴 적 이슬비가 오는 날 우산 없이 길을 걸은 기억이 있다. 빗방울을 맞으며 반 시간 가까이 걸었는데도 이상하게 옷이 젖지 않았다. 분명히 비를 맞고 있었는데 왜 옷이 젖지 않았는지 궁금해서 같이 걷던 선친께 여쭤본 적이 있다. 그때 들은 설명은 이랬다. 옷을 적시는 수분의 양과 자연증발되는 수분의 양이 균형을 이루거나 증발되는 양이 더 많으면 옷이 잘 젖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론이야 어찌 됐든 이슬비 정도는 실제로 옷을 적시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가 조금이라도 내리면 곧장 우산을 쓰는 데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많은 사람이
일본 도쿄의 중심가인 하라주쿠와 롯폰기 사이엔 큰 녹지공간이 있다. 얼핏 보면 일반 공원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곳은 아오야마영원이라는 공원묘지다. 근처에 야쿠르트스왈로스의 홈구장인 메이지진구도 보이고 일본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롯폰기힐스'도 이 부근에 있다.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에 거대한 공원묘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신기한 일이기도 하지만 묘지 지역과 일반적으로 생활하는 주거공간은 되도록 멀리 떨어져 있는 게 당연하다고 여기는 한국적 시각에서 볼 때 매우 이질적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화장문화가 확산해 납골묘를 사용하지만 주거지역과 격리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일본의 묘지문화는 죽은 사람도 주거지역에 공존하는 생활공간으로 돼 있는 것이 보통이다. 다시 말하면 주택가 중심에 납골묘지가 조성돼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납골묘지가 주택가에 들어오면 혐오시설이라는 이유로 지역민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며 반대하는 사례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일본은 죽은 사람이나 살아
우리가 살면서 직접 만날 수 있는 가장 큰 공연은 무엇일까. 조용필 쇼? 올림픽 개막식? 탄핵집회공연? …. 대통령 취임식도 초대형 공연 중 하나다. 최근 이재명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의 취임이 있었다. 당선 확정일에 취임하는 비정상적인 일정 때문에 정식 취임식 대신 간소한 취임선서식만 했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취임식을 공연이라는 관점으로 돌아본다. # 제1~7대 : 중앙청 시대 중앙청은 조선총독부 청사로 1926년 완공된 후 일장기, 성조기, 태극기, 인공기, 유엔기가 번갈아 걸린 영욕의 건물이며 중앙청이라는 명칭은 미군정청 캐피탈 홀을 번역한 것이다. 1948년 초대 대통령 이승만의 취임식은 중앙청 앞에서 개최됐다. 현재의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 해당하는 이 공간의 수용규모는 3000명 정도로 추정되나 광화문이 없던 시절이었으므로 담장 너머로도 취임식을 지켜볼 수 있었다. 이승만은 1952년 재선, 1956년 3선 대통령으로 이곳에서 취임식을 했다. 5·16 쿠데타로 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