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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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교수, 플랫폼의 시대는 끝났어. 플랫폼은 죽었다고"라며 오랜 친구가 나에게 일갈을 했다. 플랫폼이 무엇인지 알고 위력도 잘 아는 친구였기에 그의 말에 솔깃했다. 국내외 대표적 플랫폼기업들의 주가가 곤두박질쳤고 기업들의 가치는 바닥을 향한다. 소셜이나 커머스, 검색플랫폼 등 그동안 팬데믹을 통해 기업의 매출과 가치가 천장까지 상승한 것과 대조적이다. 대부분 전문가는 그동안 돈을 찍어내면서 극복한 팬데믹이 끝나가면서 금리와 물가가 오르고 소비가 줄어들며 고평가됐던 온라인이 오프라인으로 회귀하면서 생긴 현상이라고 언급한다. 나는 이 친구에게 "신은 죽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있지만 플랫폼이 죽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어본다. 플랫폼 모독죄로 너도 죽는다 "라고 농담 섞인 독설을 했다. 그러나 기업이나 비즈니스는 예외 없이 '흥망성쇠'가 있다. 그렇기에 '영원불멸'한 플랫폼은 없을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은 해보았지만 막상 말이 나오니 잘나가는 플랫폼 비즈니스에 훅하고 들어와서 당황할
수학능력시험(수능)을 30여일 앞둔 요즘은 사교육 수요가 급증하고 주요 사교육기관의 매출도 극대화되는 시기다. 그런데 사회는 사교육을 그리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더군다나 최근 치솟는 사교육비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기도 한 이주호 전 장관이 다시 교육부 장관에 지명됐다. 재임 시절 경쟁교육으로 공교육 황폐화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은 터여서 그가 정식 임명되면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사교육 대책이 다시 화두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중에 대학에서 교육학 박사학위 과정을 밟는 한 연구자가 내게 심층인터뷰를 요청하며 질문지를 보내왔다. 질문지를 보는 순간 의아했다. '사교육기관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인식과 활동.' 사회는 사교육을 언제나 단속하고 규제해야 할 존재로 취급하며 부정적으로 보는데 그것의 사회적 책임을 논하다니 무슨 말인가. 언제고 한번 우리 사회가 사교육의 공(功)을 인정한 적이 있던가. 그러면서 사회적인 책임을 가지라니. 심지어 요즘도 그렇지만 이명박정부 시절 사교육
경제성장을 정부가 주도한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이 주도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폭넓게 형성돼 있다. 이전 정부에서 여러 정책 중 하나로 추진된 민간주도성장 정책이 현 정부에서는 최상위 정책목표가 됐다. 이런 취지에 맞춰 정부는 산업분야 재정지원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올해 본예산 대비 3.7% 감소했고 중소벤처기업부는 28.4% 감소했다. 그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의 큰 변화다. 급격한 경기침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적절하지 못하다는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었다. 정부의 모태펀드는 민간 투자생태계를 왜곡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익을 좇는 게 벤처투자다. 열을 실패해도 하나 크게 성공하면 된다. 국민 세금인 정부사업은 이렇게 하기 어렵다. 열에 아홉이 성공해도 하나에 부정이 있으면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모험자본이어야 할 모태펀드가 모험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마중물로 써야 할 정부투자가 벤처투자의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R&D(연구·개발) 예산안은 30조7000억원이다. 정부 R&D 30조원 시대를 맞아 우리 R&D 시스템의 저효율 구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세계 1위 GDP 대비 R&D 투자와 인구 대비 연구인력에도 경제적 성과를 내지 못하는 우리의 형편을 자조하는 '코리아 R&D 패러독스'는 고투자·저효율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전문가들은 낮은 R&D 생산성으로 '코리아 R&D 패러독스'가 고착화했다고 지적한다. 산업현장과 동떨어진 기초과학 연구, R&D 성과를 사업화로 연결하는 전략부재를 원인으로 꼽는다. 과연 그런가. 과학기술정책 분야에 몸담은 필자나 현장의 과학기술자들은 다소 억울하다. R&D 생산성이라는 개념은 무엇일까. 투자와 성과를 산술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까. 상당한 성과가 있는데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엄정한 팩트체크를 통해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해야 과학기술계의 사기도 올라가고 더 잘할 수 있는 여지가 마련된다. 한강의 기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올해로 27번째다. 세계의 영화를 한데 모아 부산이라는 지역에서 상영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영화제다. 열흘간 71개국에서 찾아온 242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3년 만에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간 '완전한 정상 개최'라니 더욱 반갑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정상화'됐지만 씁쓸한 소식도 들려온다. 적잖은 영화제가 줄줄이 사라지고 있다. 강릉국제영화제는 2019년 김동호 조직위원장이 지휘를 맡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자리잡았다. 그러나 강릉시가 지난 7월 관련 예산을 출산장려정책을 위해 쓰겠다며 영화제 지원 중단을 발표했다.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2018년 열린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정신을 이어받아 시작됐다. 지난 6월 평화를 염원하는 네 번째 영화제를 열었지만 강원도가 더이상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내년 개최가 어려워졌다. 울산시는 지난해 시작한 울산국제영화제를 없애겠다고 발표했다. 충청북도는 충북무예액션영화제에 예산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지
1916년 겨울, 미국의 유명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일본을 방문했다. 그는 조선에서 금융과 벌목 등으로 막대한 부를 쌓은 오쿠라 기하치로의 '데이고쿠호텔' 건축을 맡고 있었다. 다다미방에서 맞은 겨울은 혹독했다. 오쿠라는 추위에 떠는 라이트를 '코리안룸'으로 안내했다. '코리안룸'은 오쿠라가 강탈해 일본에 옮겨 놓은 경복궁의 자선당이었다. "기온이 갑자기 바뀐 것 같았다. 난방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의 기후적 사건이었다." 온돌방을 경험한 프랭크의 소감이었다. 아픈 역사에서 세계에 전해진 우리의 전통 온돌은 온수 파이프 방식으로 재탄생했다. 한국의 온돌 난방법은 2008년 국제표준기구 기술위원회(ISO/TC)에서 국제표준으로 제정됐고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슬픔 속에서도 빛난 한국 문화는 21세기 들어 위세를 떨치고 있다. 2020년 한국의 영화 '기생충'은 오스카시상식에서 비영어권 영화 중 최초로 작품상을 수상했다. '오징어 게임'은 에미상 6관왕에 올랐다. BTS(
2030년 어느날, 1940년 작품인 클래식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편'이 개봉 후 전세계 박스오피스를 점령했다. 그런데 이 시나리오를 쓴 작가는 사람이 아니라 AI(인공지능) 소설가 '마거릿 미첼ai'다. 더욱이 이미 고인이 된 배우 비비언 리가 AI기술로 주인공으로 환생했다. "현대의 타락한 엘리트즘을 비판하고 상식과 도덕, 윤리를 내세워 공동 선을 추구하고자 하는 범인의 사상을 보급하다." 언뜻 들으면 위대한 작가의 작품 평가로 들릴 테지만 이는 AI가 창작한 소설에 대한 비평이다. 이는 머잖은 미래에, AI가 지금보다 훨씬 지능화했을 때를 가정한 상상이지만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AI가 시나리오를 쓰고 가상의 공간에서 가상의 주인공을 내세워 제작한 영화가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고 치자. 과연 이 영화는 아카데미에서 작품상과 주연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 것일까. AI 가수가 작곡한 노래가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한다면 진정한 아티스트라고 할 수 있을까. AI 활용이 예술, 사
'북경도, 동경도, 방콕도, 상해도 서울처럼 전신과 전화, 전차와 전기조명을 동시에 가진 것을 자랑하지 못한다.' 독일 지그프리트 겐테 기자가 1902년 쾰른신문에 연재한 '한국여행기'의 내용 일부다. 갑오왜란(1894년)과 을미왜변(1895년)을 겪은 이후 고종은 국제사회에서 중립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조선을 근대화하려는 개혁을 시작한다. 그로부터 6년 후 서울은 위의 기사처럼 완전히 변모했다. 광무 6년(1902년)에 개최될 예정이던 즉위 40주년 칭경예식에 참석할 각국 사절단에게 근대국가의 모습을 보여주고 중립외교 노선을 표방해 제국주의의 파도로부터 한국을 지키고자 한 필사의 노력이었다. 올림픽이나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공항, 도로, 지하철, 호텔, 예술의전당 등 각종 부대시설을 건설하고 시민들의 옷차림과 생활습관까지 정비하는 현대의 노력보다 더 숨가쁜 6년이었다. 그 중심에 정동과 경운궁(현 덕수궁)이 있었고 국제적 문명국가의 조건에 극장 건축도 포함
우리나라에서 노벨상이 나온다면 어디서 나올까. 대기업 연구소일까, 아니면 대학 연구실일까. 지난 10년 동안 과학분야 수상자를 살펴봤다. 열에 아홉은 대학에 몸담고 있었다. 당장 사업화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특허를 보자. 우리나라의 경우 특허등록 상위 20개 기관 중 4곳이 대학이었다. 기초과학은 물론 실용기술을 창출하는 데도 대학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산업의 쌀이라는 반도체가 화두다. 반도체 생산에는 어떤 인력이 필요할까. 연구·개발과 설계를 위한 고급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제조와 공정을 담당하는 기술인력도 중요하다. 소재, 부품, 장비를 공급하는 협력업체 인력도 필수다. 반도체 개발자는 연구중심 대학이 육성한다면 생산현장을 책임지는 중추인력은 교육중심 대학에서 나온다. 반도체 사례를 들었지만 다른 산업도 그럴 것이다. 어느 분야든 어느 수준이든 대한민국을 먹여살릴 인재는 대학을 통해 배출된다. 이런 대학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큰 원인은 학생감소다. 대학에 들어갈 학령
코로나19 백신접종률이 최상위권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대한민국만 아직까지 실내 마스크 의무화를 시행한다. 코로나19 감염경로 가운데 비말이나 공기 중 감염위험이 매우 높은 식사 때는 마스크를 시간제한도 없이 벗을 수 있으나 대화 없이 공부하는 도서관이나 사무실 등에서는 실내라는 이유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다 식당, 카페에 들어가면 마스크를 벗는 현실은 감염예방을 위한 과학에 기초한 방역수칙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코로나19의 낮아진 치사율과 치료제 개발로 세계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복귀를 서두르고 있으며 마스크 자율화가 보편화했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백신접종률에 의존해 오미크론보다 70% 이상 치사율이 높은 델타 시기에 병상준비 없는 방역완화로 높은 치사율을 경험한 1년 전 상황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와 호흡기바이러스 동시유행에 의한 멀티데믹 위험이 높다는 이유로 실내 마스크 의무화와 백신 예방접종 권고정책을 유지할 예정이다. 90%
'오징어게임'이 미국 방송 최고 권위의 에미상 시상식에서 6관왕을 달성했다. 한국인으론 비영어권 드라마 처음으로 남우주연상과 감독상을 수상했다. 에미상은 전통적으로 ABC, NBC, CBS 같은 TV 방송국 드라마가 상을 받아갔으나 요즘은 넷플릭스, 아마존 드라마가 수상자로 호명된다.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산업 전반에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일까. 인터넷, 스마트폰을 통해 사용자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소비하게 되면서 사용자 행동에 대한 데이터 수집·분석이 사업의 핵심 성공요인으로 떠올랐다. 특히 웹툰, 웹소설과 같은 스토리, 영화나 드라마와 같은 영상, 음원은 전세계적으로 디지털 플랫폼화가 가속화한다. 전통적으로 콘텐츠산업의 가치사슬(Value Chain)은 방송, 영화, 음악, 게임, 서적 형태로 개별적으로 존재했고 시장참여자 역시 서로 분리된 시장영역에서 활동해왔다. 이런 개별적 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영역은 콘텐츠창작자 또는 권리보유자라기보다 유통될 콘텐츠를 고르는 방송
카메라 렌즈로 들어온 빛을 디지털 신호로 바꿔 이미지를 생성하는 이미지센서는 크게 CCD(Charge-Coupled Device)와 CIS(CMOS Image Sensor)로 나눌 수 있다. CCD는 높은 효율과 낮은 노이즈, 넓은 동적 영역, 뛰어난 품질의 이미지로 1990년대까지 세계 시장의 대부분을 석권했다. 당대를 풍미한 가전제품 및 디지털 카메라에는 대부분 소니와 마츠시타, 샤프, 도시바, 후지필름 등의 CCD가 탑재됐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2000년대 중반부터는 낮은 전력 소모와 높은 집적도, 저렴한 제조비용의 CIS가 왕좌를 넘겨 받았다. 전 세계 이미지센서 시장에도 큰 지형 변화가 일어났다. CIS를 주력으로 삼은 한국기업이 CCD 중심의 기존 기업들을 제치고 2위까지 추격한 것이다. 이미지센서는 현재 다양한 전자제품과 의료기기, 자율주행자동차 등으로 활용 범위가 급격히 넓어지고 있다. 특히 새 정부의 전략기술인 반도체, 미래 모빌리티, 인공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