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화진칼럼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이자 금융·기업법 전문가인 김화진 교수가 국내외 경제, 금융, 기업, 사회 이슈를 깊이 있게 분석하고 통찰력 있는 시각으로 전달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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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브라운(Brown)대학교는 1764년 설립됐다. 학교의 현재 이름은 초기에 중요한 역할을 한 브라운 패밀리 이름을 딴 것이다. 브라운은 무역업으로 큰 부를 쌓았다. 1803년 5000달러를 기부하는 사람의 이름을 학교에 붙이겠다고 공고가 났는데 브라운은 당시로는 천문학적 금액인 16만달러를 기부했다. 브라운대는 1811년 의대를 개설했는데 하버드대학교(1782년)와 다트머스대학교(1797년)에 이어 뉴잉글랜드 지역 세 번째였다.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87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1827년 중단됐다가 1972년 재개됐다. 대학병원은 없고 8개 지역병원과 연계돼 있다. 모두 대학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다. 브라운대 의대는 이름이 앨퍼트의대다. 기업인 워런 앨퍼트(Warren Alpert, 1920~2007년)의 이름을 딴 것이다. 앨퍼트는 리투아니아 이민자 출신이다. 다섯 남매의 막내였는데 부모가 잡화행상을 하면서 키웠다. 앨퍼트도 13세부터 부친의 장사를 도왔다. 고등학교 때도
하버드대학교 도서관은 미국 연방의회도서관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다. 장서는 2000만권이 넘고 1년 예산이 우리 돈 거의 3000억원이다. 중앙도서관은 이름이 와이드너(Widener Library)다. 1915년에 개관했다. 1912년 타이태닉호 사고로 사망한 1907년 졸업생 해리 와이드너를 기리는 이름이다. 해리의 조부 피터 와이드너는 필라델피아의 거물 기업인이었다. 푸줏간집 아들로 태어나 시내전차사업으로 성공했다. US스틸과 스탠더드오일의 주요 주주이기도 했다. 역사상 가장 부자였던 미국인 순위 29위에도 올랐던 인물이다. 아들 조지 와이드너는 부친의 사업을 물려받아 잘 운영했다. 해리는 양친과 함께 타이태닉에 승선했다. 부친이 필라델피아에서 새로 인수했던 리츠칼튼호텔에서 일할 셰프를 구하러 같이 파리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사고 당일 와이드너 부부는 에드워드 스미스 선장을 초대해서 저녁을 같이 했다. 부자는 사망하고 어머니 엘리노어 와이드너만 살아남았다. 전해
미국 노동부는 퇴직연금기금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자산에는 유의해서 투자하라는 지침을 유지해왔다. 따라서 기금이 주주총회에서 특히 기후변화 관련 ESG안건에 찬성하는 것도 반대한다. 퇴직연금기금 운용의 최우선 목표는 투자수익을 극대화함으로써 퇴직자들의 생활자금을 확보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대상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가장 중시한 것이다. 비재무적 지표인 ESG가 자본시장에서 중요한 이념으로 부상하면서 노동부의 방침은 논란의 대상이 됐고 최근 개정된 지침에서는 'ESG'라는 말이 아예 삭제됐다. 이를 두고 학계에서는 노동부의 방침이 변경된 것이며 새 규정에 따르면 퇴직연금의 ESG 투자가 허용된다는 주장이 대두했다. ESG 투자가 금융시장 전체 보호와 미국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기금의 재무적 성과와 상치하는 것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이달 1일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 주총에서는 ESG 관련 주주제안이 다 부결되면서 블랙록과 버핏 사이에 신경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지난주에 올 시즌 주주총회를 성료했다. 모빌리티 회사들의 경우 기아차가 3월22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글로비스는 24일이다. 그런데 이 회사들이 주총이라는 기업지배구조의 대표 플랫폼에 내놓은 미래전략을 보면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한 편의 교향곡을 듣는 것 같았다. 우선 각 사가 ‘따로 함께’ 연주한 공통된 주제가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다. 2019년에 현대차가 공개했던 ‘2025전략’의 요체다. 현대차는 지능형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솔루션’이라는 개념에 포괄해서 제공한다는 미래 구상이다. 이번 시즌 주총에서는 그 주제를 전륜격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바이올린 파트로 연주했고 후륜격인 모비스, 위아, 글로비스가 각각 관악, 비올라, 첼로 파트로 연주했다. 각 파트는 각기의 음색과 개성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기아차는 회사 이름에서 ‘자동차’를 떼고 ‘기아’로 변신해 인상적인 전조를 시현했다. 자동차제조사에서 모빌리티
오는 3월21일은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20주기다. 아산이 소천한 지 20년, 즉 한 세대가 지났다. 아산이 창업한 기업들은 글로벌 선두에서 발전을 계속하면서 3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졌거나 진행 중이다. 아산이 국내 최대 민간기업이던 현대건설 지분의 절반을 내놓아 설립한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아산병원은 같은 시간 동안 한국 최고의 병원이 되었다. 암치료를 포함해 몇몇 전문분야에서는 글로벌 4~7위권의 높은 평가를 받는다. 20주기 기념사업의 하나로 아산의 회고록 '이 땅에 태어나서'가 국내에서 독후감대회를 거쳤다. 아산재단이 전국 각지 도서관과 각급 학교에 책을 기증했고 그 책을 찾은 수많은 독자가 독후감을 써서 보내왔다. 해외에서도 다수의 독자가 독후감대회에 참가했다. 세월은 흘렀어도 아산이 아직도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 있다는 좋은 증거다. 중·고생 부문도 성황을 이루었고 여성 독자가 훨씬 많았으며 고령의 독자도 상당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아산의 회고록은 중국어,
미국 유수의 대학병원들 중 하버드(매사추세츠종합병원)와 쌍벽을 이루는 곳이 존스홉킨스대병원이다. 역대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 수도 16명으로 하버드보다 1명 많다. 미국 볼티모어에 있는 존스홉킨스병원은 존스 홉킨스(1795~1873년)의 유언에 따라 설립됐다. 홉킨스는 퀘이커교도인 부친이 운영했던 영세 담배농장의 11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났다. 3년 동안 초급학교에서 공부한 것이 학력으로는 전부고 12세부터 농장일을 했다. 철도와 금융을 포함한 여러 사업에 성공해서 거부가 된 사람이다. 철도회사 볼티모어오하이오의 오너였다. 볼티모어오하이오는 미국 최초의 철도로 ‘철도의 어머니’로 불린다. 홉킨스는 52세에 은퇴해 자선과 사회사업에 주력하면서 78세까지 살았다. 독신이어서 자녀가 없었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유산 중 700만달러(현재가치 약 1억5000만달러)를 대학과 병원 설립에 반반씩 쓰게 해서 1876년, 1889년에 대학과 병원이 각각 출범했다. 이 기부금 액수는
일라이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창업자 일라이 릴리(1838~1898년)는 ‘릴리 대령’으로 불렸다. 남북전쟁에 북군 대령으로 종군했기 때문이다. 스웨덴계 약화학자다. 회사는 1876년 고향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창업했다. 일라이릴리는 글로벌 20위권 제약회사다. 2019년 매출 230억달러로 약 3만4000명이 일한다. 소아마비 백신과 당뇨병 치료약 인슐린을 최초로 대량생산했다. 특히 릴리의 대명사와도 같은 인슐린은 토론토대 연구팀과 함께 개발해 연구자들인 매클라우드와 밴팅은 1923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고 릴리는 처음 2년간 독점으로 약을 발매했다. 이를 계기로 회사는 우수한 연구자를 대거 영입할 수 있었고 외부와의 공동프로젝트도 활발해져 1934년에는 하버드대와 로체스터대의 공동연구자들이었던 마이넛, 머피, 휘플 3인이 악성빈혈 연구로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1898년 창업자가 별세하고 그 아들 조시아 릴리가 회사를 승계했다. 조시아 릴
지난 8월에 내년 초 졸업반인 본과 4학년 의대생들이 의대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포함한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로 국시 응시를 거부하는 단체행동을 했다. 정부가 시험을 연기하고 신청도 재접수했는데 다수가 결국 응시하지 않았다.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87%인 2749명이 실기시험을 보지 않아 내년 3월 전국 주요 병원에 공급되는 전공의(인턴) 인력은 400명에 그칠 것이라고 한다. 진료 측면에서 전공의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를 넘는다. 의료현장에 큰 공백이 예상된다. 필자 주위에 의사들이 많다. 한 사람 한 사람 명의들이고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분들도 있다. 성품도 그만이고 자기관리 철저하고 직업윤리가 확고하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룹으로서의 사회적 파워가 별로없는 사람들이 바로 의사들이다. 필자를 포함 우리 인간들은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조심해서 잘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편하게 대하는데 나에게 해를 끼칠 가능성이 가장 적은 사람들이 의사들이다.
“회사는 적자를 내더라도 굴러가야 한다”는 말이 있다. 회사가 굴러간다는 것은 고용이 유지돼 임금이 지급됐고 협력업체 결제가 이루어졌고 종업원들이 세금을 냈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익이 나지는 않아 주가는 낮고 배당을 못한다. 즉 사회적 책임은 이행했지만 주주가치는 창출하지 못한 것이다. 거꾸로 보면 회사가 이익을 낸다면 단순히 주주들에게만 좋은 일은 아니다. 이익은 사회적 기여가 끝난 다음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법인세가 추가된다. 1970년 밀턴 프리드먼이 뉴욕타임스에 발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이익을 많이 내는 것이다’란 평론은 구글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2만편의 학술논문에 인용됐다. 몇 년 전부터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자산운용사들까지 그에 동의하기에 이르러 이제 경영자들은 주주 외에도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을 배려하는 경영을 요구받는다. 2018년 초 블랙록이 전기를 마련했고 2019년에 미국 대기업 CEO(최고경영자)들의 단체가 그에 호응했다. 그
올해 초 코로나19가 처음 창궐하고 대학들이 비대면 수업을 도입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잠정적일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길어지고 있다. 국내외 많은 대학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거나 하이브리드로 한다. 하이브리드는 학생들이 돌아가면서 일부만 강의실에서 수업에 참여하고 다른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다. 하이브리드는 온라인보다 대면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전제하에서 실시된다. 그런데 지난달 하버드 로스쿨에서는 내년 봄학기를 온라인으로만 수업하기로 결정했다. 하이브리드 방식에 문제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로스쿨에서는 전통적인 교수 방법인 문답대화와 토론의 소크라테스식 강의가 이루어진다. 따라서 온라인 수업이 가장 어려울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이제 약 1년간 온라인 강의를 진행해본 결과 교수와 학생 공히 창의적인 적응에 성공해서 로스쿨 특유의 교수법과 학습에 있어서도 온라인이 충분히 가능할 뿐 아니라 더 효과적일 수도 있음이 드러났다고 한다. 코로나가 우리에게 종래 방식이
주식회사 경영자가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회사가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경영자가 자신을 제소하지 않기 때문에 주주가 대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주주대표소송이다. 그런데 회사 경영자가 자회사를 만들어 그 경영자에게 불법을 행하게 하고 결국 회사가 간접 손해를 입게 되더라도 주주가 소송을 할 수는 없다. 주주는 모회사 주주이지 자회사 주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회사의 소수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에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2003년 서울고등법원은 그를 허용했다. 모두 깜짝 놀랐다. 법원은 “이중대표소송을 허용하지 않으면 지배회사 및 종속회사에 대한 경영권을 모두 지배하고 있는 경영진이 종속회사를 통하여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위험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그러나 2004년 대법원은 법인 주주의 주주는 회사의 주주가 아니라는 이유로 간단하게 고법 판결을 파기했다. 그러자 참여연대가 기업집단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입법 운동을 개시하면서 회사기회 편취 금지와 이중
필자의 연구실적 목록에는 모스크바에서 출간된 러시아어 공저서가 한 권 있다. 오래전 러시아 정부가 국제연구팀에 러시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방안의 연구를 의뢰한 용역보고서다. 연구팀은 필자 외에 모두 미국과 유럽 교수였다. 당시 러시아 정부가 보기에 기업지배구조 선진국들이다. 코리아 출신인 필자가 포함된 이유는 연구팀 생각에 한국이 기업지배구조 측면에서 짧은 시간에 많은 제도개선을 이룬 나라였기 때문이다. 지금 국회에 또 하나의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안이 올라가 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과 다중주주대표소송제를 포함한다. 재계와 경제단체들은 상법이 개정되면 해외 투기자본에 우리 기업들을 다 내주게 된다고 반대 목소리를 높인다. 그러나 “투기자본이 우리 기업을 다 집어삼킬 것”이라는 식의 우려는 이제 고장 난 녹음기 같다. ‘기업 사냥꾼’으로 불린 투기자본은 멸종되다시피 했고 행동주의 헤지펀드들이 주인공인 시대다. 행동주의 펀드는 유수 기관투자자들의 지지를 받고 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