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오늘도 온라인에서는 수십, 수백개의 이슈들이 뜨고 사라지길 반복한다. 흘리듯 넘겨버리는 무수한 이슈들 가운데 가장 주목해야 할 이슈를 뽑아 그 한꺼풀 뒤에 숨어 있는 의미를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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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손들이 비단 옷을 입고 벽돌 집에 사는 날 내 제국이 망할 것이다." 징기스칸이 죽기 직전 남긴 경고다. 그의 말대로였다. 인류 역사상 최대 제국은 정착지에 동화돼 유목민의 야성을 잃으면서 몰락했다. '결핍'이 사라지면 '욕망'도 줄어든다. 징기스칸은 '결핍'의 중요성을 알았다. 적의 성을 공략하기 전 징기스칸은 병사들에게 주는 고기와 술을 줄여 '독기'를 끌여올렸다. 도시를 함락하면 배불리 먹고 마시고 마음껏 약탈하게 해주겠다는 말로 병사들이 '전의'에 불타게 했다. 그리곤 매번 약속을 지켰다. 기원년 200년경 초나라 장수 항우는 진나라를 치러 가면서 병사들에게 사흘치 식량만 챙기고 솥은 모두 깨뜨리라고 명했다. 밥은 진나라 군대를 물리친 뒤 그들의 솥으로 해 먹으면 된다고 했다. 또 항우는 군사들이 장강을 건너자 타고 온 배를 모두 침몰시켰다. 진나라를 이기지 않고는 밥도 먹을 수 없고, 집으로 돌아갈 수도 없는 병사들은 죽기 살기로 싸웠고 결국 이겼다. 솥을 깨고 배
제5공화국 시절 일이다. 전두환 대통령에게 한 장관이 찾아왔다. "이 프로젝트만 성공하면 각하의 위대한 업적으로 남을 것"이라며 예산 배정을 요청했다. 전 대통령은 반가운 마음에 즉각 특별예산 배정을 지시했다. 얼마 후 전 대통령이 그 장관에게 경과를 물었다. "죄송합니다. 다른 일이 밀려 그 프로젝트는 아직 손도 못 댔습니다." 전 대통령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구둣발로 그 장관의 정강이뼈를 걷어차 버렸다. 전 전 대통령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다. '보스' 기질이 강했던 그는 부하들을 화끈하게 챙겼던 만큼 화가 날 때도 물불을 안 가렸다. 같은 군인 출신이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은 달랐다. 화가 나도 웬만하면 속으로 삭였다. 물론 참모들에게 화를 낸 경우가 없진 않았지만 '물태우'란 별명답게 대체로 부드러운 이미지를 유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성격이 불 같기론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였다. 한번 화가 나면 청와대 참모들을 쥐 잡듯이 잡았다고 한다. 이원종 전 정무수석,
냉전이 한창이던 1959년 2월23일 저녁. TV로 BBC 뉴스를 보던 영국 국민들은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자신들의 수상인 해럴드 맥밀란이 사실상의 적국인 소련 모스크바에 커다란 러시아식 털모자를 쓰고 나타나서다. 그리고 놀라움은 곧 환호로 바뀌었다. 털모자를 쓴 맥밀란은 이날 크레믈린에서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와 만나 냉전 긴장 완화에 합의했다.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첫 영소 정상회담이었다. 맥밀란은 "어떤 어려움과 장애물에도 불구하고 평화를 위해 힘을 모으자"고 했다. 맥밀란의 러시아식 털모자는 영국과 소련 양국 국민 모두에게 좀처럼 잊혀지지 않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가 털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은 이후 오랫동안 영소 간 평화의 상징으로 남았다. 국제외교에서 사진 한장이 전달하는 메시지는 때론 백마디 말보다 강하다. 모자와 같은 소품을 활용한다면 효과는 배가된다. 방문국의 문화를 대표하는 모자를 쓴 상대국 정상 등 대표의 모습은 양국의 우호 관계를 대내외
"안심번호? 안심전화? 그게 뭐예요?" 최근 한 모임에서 지인이 한 말이다. 요즘 논란이 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로 화제가 옮겨가면서다. 그러면서 지인이 덧붙인 말. "한마디로 국회의원 후보 뽑는 거 아녜요? 우리야 선거에서 국회의원만 잘 뽑으면 되지, 후보 뽑는 것까지 뭘…." 청와대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간의 정면충돌까지 야기한 문제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에게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갈등은 자신의 삶과는 동 떨어진 '그들만의 싸움'일 뿐이다. 싸움이 길어져 봐야 국민들 보기에 좋을 게 없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둘러싼 당청갈등은 한마디로 '여권내 총선전략 논쟁'이다. 내년 4월 총선에 내세울 국회의원 후보를 순수하게 국민 여론조사로만 뽑을 지, 일부 전략공천도 활용해 낙점할 지가 싸움의 핵심이다. 물론 기저에는 청와대의 공천 개입을 차단하고 비박계 우위의 당내 구도를 유지하려는 김 대표와 전략공천을 통한 친박계 확장을 원하는 청와대와 친박의 이해관계가 깔려 있지만, 명분
'친박' 대 '비박', '친노' 대 '비노', '주류' 대 '비주류'. 여야가 너나 할 것 없이 '계파' 갈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여당은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야당은 '혁신안'이 빌미가 됐다. 저마다 명분을 내걸고는 있지만, 갈등의 본질이 총선 공천과 대선 구도를 둘러싼 계파 간 이익 다툼임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현대 정치에서 '계파'의 기원은 제7대 미국 대통령 앤드류 잭슨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최초의 학벌없는 서민 출신 대통령이자 자신의 계파와 함께 탈당해 신당을 창당한 대통령이다. 여러모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닮았다. 잭슨의 뒤에는 훗날 제8대 미국 대통령이 된 노련한 정치꾼 마틴 밴 뷰런이 있었다. 밴 뷰런은 민주공화당 내 잭슨 지지자들을 규합해 미국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계파'를 만들고 그 계파를 '머신'(Machine)이라고 불렀다. 권력을 제조하고 지키는 '기계'라는 의미쯤 되겠다. 그리곤 이 계파를 이끌고 탈당해 민주당을 만들
7월의 어느 날, 여성 국가 지도자는 자신의 최측근을 요직에서 단칼에 내쳤다.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였다. 10여년간 동고동락한 동지였지만, 사전 경고조차 없었다. 후임에는 한결 무난한 인물이 지명됐다. 버림받은 최측근은 여성 지도자를 향해 가시 돋힌 비판으로 맞섰다. 그렇게 보수진영은 분열됐다. 혹시라도 박근혜 대통령과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떠오를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은 ‘철의 여인’ 마가렛 대처 전 영국 수상과 제프리 하우 전 영국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의 이야기다. 하우는 대처의 오른팔이었다. 대처 집권기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6년(1983∼1989년) 동안 내각의 최고 요직인 외무장관을 지냈다. 하지만 대처와 하우는 영국의 유럽 화폐통합 참여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대처는 유럽 단일통화 채택에 반대했고, 하우는 찬성했다. 이런 의견 차이는 개인적 불화로 이어졌다. 1989년 7월, 대처는 사전 통보도 없이 하우를 외무장관 자리에서 내쫓았다. 그 후임이
"지금 우리가 가고자 하는 개혁의 길은 국민 여러분에게 힘든 길이 될 수도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노동개혁'을 비롯한 공공·교육·금융 등 '4대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호소한 6일 '대국민 담화'를 시작하며 던진 말이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국민들에게 고통을 인내하고 희생을 감내해 줄 것을 요청한 셈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와 후손들을 위해 반드시 가야만 하는 길"이라고 강조했지만, 그 길이 힘들고 고통스러울 수 있음을 부인하진 않았다. 그동안 박 대통령이 했던 발언들의 화법과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과거 박 대통령의 발언 속의 '국민'은 정치권이 고통과 부담을 강요해선 안 되는 대상이었다. 지난 2월9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치권의 '증세' 논의에 대해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된다 하면 그것이 우리 정치 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며 비판한 게 대표적이다. 현 정부의 4대 국정기조 가운데 하나로 '국민행
1994년 5월12일, 영국 노동당 당수 존 스미스(John Smith)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그 당시 영국 수상이던 보수당의 존 메이저(John Major)는 의회에서 그를 추모하는 연설을 했다. "수상과 야당 당수는 불가피하게 사적으로, 또 비공개적으로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 자리를 가질 때마다 나는 항상 그가 정중하고 균형감을 갖고 있으며 건설적이지만 동시에 매우 강인한 인물이라는 것을 깨닫곤 했다. 우리는 항상 음료수를 함께 마셨는데 때로는 차를, 때로는 '차가 아닌 다른 음료'(?)를 마셨다. 그런 자리에서 우리는 업무적인 사안을 넘어서는 다른 여러 주제에 대해서도 토론을 나누곤 했다." 우리나라처럼 '적대적 정치'(Adversary Politics) 문화를 가진 영국에서도 수상과 야당 당수는 수시로 만남을 가지며 인간적 신뢰를 쌓는다. 때론 '차가 아닌 다른 음료', 즉 '술'을 마시며 사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한다. 수상과 야당 당수의 비공식 회
1905년 7월 미국은 일본의 조선 식민지배를 묵인하는 '구두 합의'를 했다. 미국의 필리핀 지배를 일본이 용인하는 대가였다. 이른바 '가쓰라-태프트 밀약'이다. 훗날 미국 27대 대통령이 된 윌리엄 태프트(William Taft) 미 육군장관이 가쓰라 타로(桂太郞) 일본 수상과 담판을 지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을사조약과 경술국치 등 우리에게 뼈 아픈 일제강점의 역사가 이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몸무게가 175kg에 달해 미국 역사상 가장 무거웠던 대통령으로도 유명한 태프트는 시어도어 루즈벨트(Theodore Roosevelt) 전 대통령의 '후계자 지명' 덕에 대통령이 됐다. 루즈벨트의 오른팔이었던 태프트는 루즈벨트의 대통령 재임 중 그에게 절대 충성하며 신임을 쌓았다. 이 덕분에 루즈벨트의 추천을 받아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됐고, 1908년 대선에서도 루즈벨트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당선됐다. 그러나 대통령이 된 뒤 태프트는 루즈벨트로부터 등을 돌린다.
"난 점심 먹을 때 절대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면 낮잠을 못 자고 오후 내내 깨어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고(故) 로널드 레이건(Ronald Reagan) 전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다. 그는 항상 낮잠을 잤다. 대통령 재임 중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아침에 썩 일찍 일어나는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났다. 일찍 깨우면 불평을 했다. 참모가 "내일 아침 7시30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간부가 브리핑을 할 예정"이라고 하자 레이건 전 대통령은 이렇게 답했다. "그 친구, 아주 오래 기다려야 하겠군." 그는 1981년 대통령에 취임할 때 이미 우리 나이로 71세였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었다. 나이 탓에 기력이 쇠해진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레이건 전 대통령이 늦잠에 낮잠까지 잔 게 꼭 나이 때문 만은 아니었다. 그는 주로 밤에 '정치'를 했다. 당시 소련과의 냉전을 끝내기 위해 국방예산을 대폭 늘리고, 경기회복을 위해 감세법안을 통과시키기 위
선거마다 줄줄이 졌다. 이겨본 게 언제였는지 까마득했다. 정책 역량을 보여주지 못한 탓에 유권자들은 '수권능력'을 의심했다. 특정계파가 득세했고, 이에 반발한 일부 세력이 탈당해 그나마 있던 표마저 깎아먹었다. 국가부채와 안보에 둔감한 태도는 국민들의 외면을 받았다. '보수정권 심판론'에만 매달린 결과는 참담했다. 승리의 DNA는 잃은지 오래고, 패배의 DNA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얼핏 보면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1980∼1990년대 영국 노동당의 이야기다. 그럼에도 현재 새정치연합의 상황에 묘하게 꼭 들어맞는다. 새정치연합은 민주당 시절이던 2011년 4월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4년 동안 총선, 대선, 재보선 등 모든 선거에서 패했다. 최근 치러진 4·29 재보선도 예외가 아니었다. 영국 노동당은 이보다 더했다. 19년 동안 줄곧 선거에서 졌다. 1978년부터 1997년까지 마가렛 대처 등이 이끄는 보수당에 번번히 밀렸다. 1978년 정권을 놓친
간단한 퀴즈 하나! 부산 해운대 바닷가에서 휴양객만을 상대로 컵라면을 판다고 가정하자. 경쟁자는 단 한명이다. 판매하는 컵라면의 종류나 가격은 똑같다. 컵라면을 사먹으려는 휴양객 입장에선 어디서 사든 아무런 차이가 없으니 무조건 1m라도 가까운 곳을 선택한다. 휴양객은 오직 바닷가에만 있고, 바닷가 전체에 고루 퍼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컵라면을 최대한 많이 팔려면 해운대 바닷가 어디에 위치를 잡아야 할까? 해변의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까지 0에서 10까지 똑같은 간격으로 모두 11개의 점을 찍고 그 중 하나의 위치를 선택해야 한다. 이른바 '로케이션 게임'(location game)이다. 만약 내가 왼쪽 끝 0의 위치를 선택하다면 경쟁자는 나의 바로 오른쪽에 위치를 잡을 것이다. 그럼 휴양객이 해변 어디에 있든 나보다 경쟁자와 더 가깝게 된다. 손님은 모두 경쟁자의 몫이 된다. 반대로 내가 오른쪽 끝 10의 위치로 가면 경쟁자는 나의 바로 왼쪽에서 모든 손님을 가로챈다. 내가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