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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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 품귀" 임대차보호법 시행 이후 지난 한달 간 가장 많이 나온 말이다. "전세 매물이 씨가 말랐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왔다. 대게는 임대차법 '부작용'의 증거로 해석되지만 '부작용' 인지, '긍정적' 신호인지는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임대차법으로 전월세 계약을 1회 연장할 수 있는 세입자의 권리가 생겼고 임대료 상승폭은 5%로 제한됐다. 이사를 즐기는 사람은 없다. 세입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살던 곳에서 쭉 살기를 희망한다. 과거엔 집주인 요구를 들어줄 수 없거나 조건에 맞지 않으면 내쫓기듯 이사를 갔던 세입자들이 지금부터는 계약 갱신 하는 사례가 늘 것이고, 자연스럽게 시장에선 전세 매물도 줄 것이다. 시장 매물은 줄겠지만 매물을 찾는 수요자도 함께 줄기 때문에 '매물 감소'는 부작용이 아닌 당연한 귀결인 셈이다. "월세전환 가속화" 이 역시 임대차법 부작용으로 자주 거론된다. 전셋값을 4년간 못 올리는 집주인들이 아예 월세로 전환할 것이란 추정이다. 이는 설득력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 당대표로 선출된 직후인 지난 29일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축하전화를 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언론에 이 사실을 알렸다. 언론인 출신답게 기사 제목을 뽑듯 통화 내용의 핵심을 기자들에게 전했다. 이 대표 측은 “대통령께서 이 대표에게 언제든지 편하게 전화해달라면서, 이 대표 전화는 최우선으로 받겠다고 했다. 이대표도 대통령께 드릴 말씀은 늘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문 대통령과 통화를 토대로 ‘건강한’ 당·청 관계 의지를 밝힌 것이다. 사실 그동안 이 대표는 당·청 관계에 말을 아꼈다.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순간 사방에서 공격을 받기 쉬운 민감한 문제였던 탓이다. 야당 등 정치권에선 현재의 당·청 관계와 관련, ‘통법부’(대통령+입법부)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등 정치학자를 비롯해 많은 진보성향 지식인들 역시 비슷한 우려를 하고 있다. 민주당이 민생과 거리가 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의 아들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면 밝혀질 일"이라고 대범하게 받아친다. 야당 국회의원이 "검찰 수사가 왜 이렇게 더디게 진행되느냐"고 묻자 "저도 궁금하기 짝이없다, 아주 쉬운 수사를"이라고 빈정거린다. 검찰은 '아주 쉬운 수사' 하나 제대로 할 줄을 몰라 장관을 이렇게 곤란하게 만든다. 곧바로 이어지는 말에서는 검찰이 '아주 쉬운 수사'를 더디게 하는 이유에 대한 추 장관의 생각이 나온다. 바로 '검언유착' 때문이며 장관인 자신을 흔들기 위한 목적으로 의심한다. ━8월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 : 아들 탈영 의혹 수사가 왜 이렇게 지연되느냐. 추미애 장관 : (왜 수사결과가 안 나오는지)저도 궁금하기 짝이 없다, 아주 쉬운 수사를. 이게 검언유착이 아닌가. 장관 흔들기가 아닌가 생각할 때도 있다. 조수진 의원 : 참고인이 조사를 받고 어떤 말을 했다는 게 검언유착과 무슨 관계냐. 추미애 장관 : 답변을 해야
"울산 사건 검찰수사는 문재인 탄핵 밑자락"이라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적은 누구 말대로 뚱딴지 같지만 실은 정권의 불안감을 드러낸다. 정상에 있지만 언제 추락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이다. 키우던 개에 물릴 수 있다는 초조함도 보인다. 평소 강한 척, 내색하지 않을 뿐이다. 그는 자신을 변호하려 얘길 꺼냈지만, 어쨌든 문 정부는 예상과 반대로 총선에서 압승해 오히려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조 전 장관 고백(?)도 승자로서 여유다. 여당 승리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누구나 그 원동력이 코로나19 극복이었다는 걸 안다. 올 초 "민주당만 빼고"라는 선전이 먹혔던 것에 비하면 말이다. 그런데 죽고 사는 전염병이 반작용을 일으킬 줄이야. 하지만 우리는 코로나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저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막고, 치료하고 있을 뿐이다. 이 병이 초기에 불같이 번질 때 확산을 제어한 주요 수단은 마스크였는데, 몇 차례 홍역을 치러 수급을 안정시켰다. 마스크 하나 통제 못하냐고 지적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여름휴가를 취소하기 직전인 지난 7월말.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문 대통령이 휴가지에서 어떤 책을 읽을지 취재했다. 보름 후 문 대통령이 연설할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사’ 메시지 등을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청와대 출신 등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광복절 한달 전쯤부터 연설문 작업이 진행되는데, 대통령이 계속 고치는 등 손을 본다. 대통령이 평소 생각을 메모한 내용을 넣기도하고, 휴가때 읽은 책에서 공감한 메시지를 담기도 한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한 인사는 “대통령이 여름휴가를 가는 7월말 8월초엔 광복절 연설문 초안이 나온다”며 “휴가지에서 정리된 생각이 연설문에 담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역대 대통령들은 다른 연설보다 광복절 경축사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한다. 우리 민족이 해방된 날, 국가 최대 경축일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은 광복절에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는 연설을 한다. 또 향후 정국 구상 등을 밝히거나 국가 비전을
임대차3법을 무력화 시키는 방법으로 집주인이 세입자의 전세대출을 ‘거부’하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임대차법과 전혀 관계가 없을 것 같았던 전세대출로 ‘불똥’이 튄 셈이다. ‘속전속결’ 법 통과에만 힘을 쏟았던 정부도 당황스러운 기색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전세대출 보증제도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와 금융위원회가 진화에 나섰다. 지난 31일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전세대출 증액을 위해 임대인(집주인)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반드시’라는 수식어가 붙긴 했지만 많은 언론들은 이 자료를 근거로 “집주인 동의가 필요없다”고 보도했다. 사실일까. 전세대출을 취급하는 은행을 관리, 감독하는 금융감독원은 지난 2016년 11월 ‘전세자금대출 취급 관련 소비자에 대한 안내 강화 방안’이라는 보도자료를 낸 적이 있다. 금감원은 자료를 통해 전세대출시 집주인의 ‘동의’가 왜 필요한지 상세히 안내했다. 자문자답 형식으로 ‘임차인의 주요 궁금증’을 만들어 “왜 집주인(임대인)의
27일 오후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 익숙한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김조원 민정수석이다. 김거성 시민사회수석, 이호승 경제수석도 없었다.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를 합쳐 집을 두 채 가진 고위 참모들이다. 참석하지 '못했다'는 게 정확할 지 모른다. 이들이 왔다면 문재인 대통령의 수보회의 메시지 대신 다주택 참모들의 표정에 시선이 더욱 쏠렸을 것이다. 29일 현재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 참모들은 1채만 남기고 집을 팔아야 한다. 청와대가 시한으로 제시한 이달 말이 다가오자 특히 김조원 민정수석의 거취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가 서울 잠실과 도곡 아파트를 가져 '강남 2채'란 상징성이 컸다. 다주택을 정리하거나 청와대를 그만두거나 둘 중 하나라는 기류 속에 자연히 민정수석 교체설이 퍼졌다. 김 수석이 지난 주말 잠실 아파트 매매에 나선 걸로 전해지자 교체설은 잦아들었다. 김 수석이 1주택자가 된다면 청와대에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달리 보면 김 수석 스스로 남기보다 청와대가
자초했다는 말만큼 뼈아픈 지적이 없다. 말 그대로 스스로 초래한 일이니 누굴 탓할까. 떠넘길 곳도, 하소연할 길도 없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기소할지를 두고 고민하는 요새 검찰의 상황이 딱 이렇다. 얼마 전 식사를 함께했던 법조계 지인은 1년 8개월을 수사한 사건을 기소할지 말지 한달 가까이 장고하는 상황 자체가 검찰의 실패라고 했다. 수사심의위원회의 권고를 따라 수사를 접자니 무리한 수사를 자인하는 꼴이고 권고를 무시한 채 기소하려니 스스로 만든 개혁안을 내던지는 모양새다. 어느 쪽이든 몸을 맡기기 쉽지 않다. 검찰의 고민이 길어지는 이유다. 법치의 경계선에서 '우리가 최후의 보루'라고 외쳐온 검사 개개인의 진의를 의심할 순 없다. 유독 기업인에 약한 면모를 보였던 검찰이 이만큼의 끈질김을 보인 데도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다. 법 혹은 제도가 '가진 사람'의 방패가 돼선 안 된다는 말에도 토를 달 이가 있을 리 없다. 다만 조직으로서의 검찰은 얘기가 다르다. 여론에 오르내린
━"사회가 완벽하고 공정할 순 없어. 그런 사회는 없다고. 중요한 건 국민들이 볼 때 공정한 척이라도 하고 공정해 보이게 라도 해야 돼. 그 뜻이 뭐냐? 일단 걸리면 가야 된다는 말이야. 적어도 걸렸을 때, '아니 그럴 수도 있지'하고 성내는 식으로 나오면 안 되거든. 그렇게 되면 이게 정글의 법칙으로 가요. 힘의 크기에 따라서 내가 받을 위험성이 아주 현격하게 (커지는 게) 공식화되면 안 되는 거거든. 일단 걸리면 속으로는 안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미안하다 하거나 잠깐 빠져야 돼."(채널A 전 기자 녹취록에 나오는 한동훈 검사장 발언)━ 피의자들이 범죄를 공모하기 위해 모인 자리에서 나눈 대화의 일부가 뜻밖에 '어록'으로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한동훈 검사장이 부산고검에서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만나 대화를 나눈 '부산고검 녹취록' 전문이 공개되면서다. 녹취록에 등장하는 한 검사장과 이 전 기자는 '검언 유착' 수사의 피의자다. 부산고검에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는 검찰이 이 전
“무슨 보험이 제일 좋아요?” 보험업권을 담당하다 보니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사실 들을 때마다 답변하기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보험상품은 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달라서 금리를 가지고 좋은 상품을 말하기 어렵다. 펀드처럼 수익률을 비교해 줄 수도 없다. 어떤 위험에 대비하고 싶은지에 따라 상품도 다 다르고, 내야 하는 보험료와 나중에 받을 보험금도 천차만별이다. 만기까지 내야 할 보험료가 변하지 않는 상품도 있고, 일정 주기에 따라 오르내리는 상품도 있다. 해지할 경우 환급금을 아예 안 주는 상품도 있고, 일정 비율에 따라 주는 상품도 있다. 소비자들이 보험에 가입할 때 맹점 중 하나는 막연하게 보험료가 싸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같은 보장을 받을 경우 보험료가 쌀수록 좋은 상품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보험료가 싸면 보장 한도가 적거나 혹은 보장 기간이 짧다. 또 처음 가입할 땐 보험료가 싸나 일정 주기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고 그때 보험료가 다른 상품보다 많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전대미문의 위기를 마주 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1분기에 그런대로 괜찮은 실적을 거뒀다. 신한·KB·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회사의 순이익은 2조837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4% 감소하는 데 그쳤다. 증권가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실적이었다. 비결은 대손충당금이었다. 이들 지주회사의 대손충당금 적립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늘어난 정도에 그쳤다. 충당금은 고스란히 순이익을 깎아 먹는 요인이다. 이런 행보는 해외의 대형 은행들과 차이가 있다. JP모간이나 HSBC 등은 같은 시기 각각 미국과 유럽에서 전년 동기보다 평균 350%, 269% 가량 충당금을 더 쌓았다. 물론 이를 두고 국내 금융회사들이 안이했다고 몰아세울 일은 아니다. 어려운 시기에 ‘융통성’ 있게 가자는 금융당국과의 공감대가 작용했다. ‘융통성’은 서민대출을 염두에 둔 것이다. 만약 은행, 금융지주들이 서구 은행들이 그랬듯 충당금을 크게 쌓았다면 자본이
권력은 유한하다. 집권 3년 2개월째, 문재인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대응으로 총선 중간평가를 성공적으로 넘겼지만, 두 달여 만에 다시 기로에 섰다. 부동산 실책이 누적된 불만을 터지게 한 방아쇠(Trigger)다. 노무현 정부 때 강남 아파트 가격이 두 배쯤 올랐는데, 이 정부에선 서울 전체가 그만큼 뛰었다. 사실 정부 탓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미국이 금융위기 이후 기축통화 이점을 활용해 헬리콥터에서 달러를 뿌려대듯 유동성을 남발한 영향이 크다. 집값이 오른 게 아니라 한정된 재화인 집을 사려는 수요는 그대로이고, 돈이 늘어난 만큼 가치가 떨어진 것이라는 분석에 일리가 있다. 집값을 잡으려 편 세금이나 규제 정책은 열 오른 국민감정을 더 들끓게 한 기폭제가 됐다. 유주택자에겐 자유시장경제에 역행하는 처사고, 무주택자에겐 장기적으로 주거비를 더 끌어 올리는 주 요인이 돼서다. 이 정부는 집값이 잡히지 않자 3년여간 21번이나 대책을 냈고, 그때마다 집값과 혈압이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