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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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례식 때 빈소를 찾은 수많은 차량 중에 취재진의 눈을 피해 빈소 지하주차장으로 직행한 차가 1대 있었다. 마이바흐 62S 랜덜렛. 생전 이 회장의 애마(愛馬)다. 이 회장은 2009년 함께 구입한 롤스로이스 팬텀보다 이 차를 더 즐겨탔다. 이 회장이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였을 때 탔던 차도 이 차다. 2014년 5월10일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한달여 전 일본 출장을 마치고 김포공항으로 귀국했을 때 이 차를 타고 이태원동 자택으로 돌아갔다. 2013년 점검 때 주행거리가 2만㎞에 불과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 회장이 쓰러진 뒤엔 이따금 관리 차원에서 시동을 건 것을 빼면 줄곧 삼성전자 서울서초사옥 지하주차장 3층에서 주인을 기다렸다. 한창때 멈춰선 게 아쉬울 수밖에 없는 차다. 삼성에서 마이바흐는 고급 승용차 이상의 의미, 이 회장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통했다. 삼성 바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마이
"평생 공공임대나 살라고? 니가 가라 공공임대." 지난 11일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행복주택을 찾은 이후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니가 가라 공공임대"라고 쏘아붙였다. "4인 가구도 살겠다"는 대통령의 발언에 "13평(전용 44㎡)에 4인 가족이 평생 살 수 있냐"며 내집마련의 소박한 꿈마저 무시했다는 분노의 글도 쇄도했다. 문 대통령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 질문을 던진 것이지, 4인 가구에게 충분한 면적이라고 한 것은 아니라고 청와대는 진땀을 빼며 해명했다. 공분(?)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겨갔다. "대통령이 애를 키우는 것도 아니고 (퇴임 후) 부부만 살 테니 사저 크기는 6평으로 충분하다"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정부가 새 아파트 공급 대책이나 쓸만한 전세대책은 안 내놓고 엉뚱하게 공공임대주택 성과만 자화자찬한다는 비판, 시장을 무시한 문재인 정부의 '좌편향'이 더 문제라는 게시글도 눈에 들어온다. 이 정도라면 공공임대에 대한 '반감'을 넘
“여야 간 대화와 타협을 해야 할 정치가 지난 12월8일 청와대의 지시와 여당의 무리한 날치기 통과로 모든 것이 깨지고 말았습니다. 이유야 어디에 있건 통렬하게 반성하면서 ‘싸우는 국회’는 올해에 묻고 내년부터는 제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국회에서 이뤄지기를 바랍니다. 특히 야당이 이런 자세를 갖고 있는데 청와대와 여당이 또다시 싸울 빌미를 제공하는 그런 정치가 없어지기를 바랍니다.” 2020년 12월, 지금 대한민국 국회의 얘기로 들린다. 거대 여당 더불어민주당 앞에 속절없이 무너진 힘없는 야당 국민의힘의 푸념같다. 그러나 이 얘기는 정확히 10년 전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의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이다. 2010년 12월31일 당시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현 국정원장)는 최고위 발언을 통해 한나라당(현 국민의힘)이 새해 예산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고 비판하면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강조했다. 이때 한나라당 의석수는 171석. 민주당은 86석에 불과했다. 민주당
#1. 1973년 10월 20일은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의 변곡점이 되는 매우 중요한 날로 평가된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를 맡은 아치볼드 콕스 특별검사를 해임한 날로 '토요일밤의 학살'이라고 불린다. '학살'이라고 불릴 만도 한 게 닉슨 대통령은 콕스 특검을 해임하기 위해 두명이 더 자신의 '목'을 내놨기 때문이다. 콕스 특검을 해임하라는 닉슨 대통령의 명령을 받은 엘리엇 리처드슨 법무부 장관과 윌리엄 러켈스하우스 법무부 차관은 콕스를 해임하는 대신 자신의 직을 버리고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돌아섰다. 닉슨 대통령의 '구원투수'는 로버트 보크 법무차관보였다. 법무부 장관 대행을 맡아 콕스를 해임하는 칼을 대신 쥔 것인데 닉슨 대통령으로부터 연방대법관 자리를 약속받고 이를 수행했다는 게 훗날 알려졌다. 닉슨 대통령이 콕스를 해임하려던 이유는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는 테이프 공개를 막기 위해서였다. 대통령의 참모였던 리처드슨과 러켈스하우스가 콕스를
1984년 12월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양복에 두꺼운 외투를 껴 입은 젊은이 몇 명이 새벽부터 리어카에 동전 꾸러미를 잔뜩 싣고 청량리 시장통을 돌고 있었다. 녹슨 드럼통에 피운 모닥불에서 손을 녹이던 상인들을 보자마자 넙죽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상인들로부터 지폐 몇 장을 건네받은 젊은이들은 꾸러미에서 그만큼의 동전을 꺼내줬다. 몇 마디 인사말을 나누고는 다시 리어카 손잡이를 잡고 총총 걸음으로 다음 상인들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신한은행 창립 초기 서울 청량리 경동시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신한은행은 그해 11월 청량리점을 개설하고는 시장통을 돌며 상인들에게 동전을 바꿔줬다. 장사 도중에 은행을 가기 어려웠던 상인들에게 찾아가는 동전 교환 서비스는 획기적이었다. 신한은행 신화는 그렇게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1982년 재일교포 자금으로 설립됐다. 아직 40년이 채 되지 않은 청년 은행이다. 그렇지만 120년 한국 금융 역사의 리더가 된 건 우연한
그는 분쟁조정자다. 소리 없이 강하다는 클리셰로만 설명하기 부족하다. 이 남자, 무색무취인 줄 아는데 만나보면 예상과 다른 힘이 있다. 상대방을 누르려 하지 않으면서 끝까지 경청한다. 말을 듣다 보면 어느 새 빠져들게 하는 덕이 있다. 검란(檢亂)으로 비화한 법무부와 검찰 사이의 반목을 두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명분은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 본연의 역할이다. 정 총리는 이미 지난달 초에 경고장을 보냈다. 취임 300일차 공관 간담회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좀 자숙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사용하는 언어를 좀 더 절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두 사람의 파열음으로 국민들이 혼란해하지 않도록 공직자들로서 서로 삼가라고 내각 구성원을 '통할'한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경고는 먹혀들지 않았다. 윤석열 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은 대통령과 정부의 '탈원전'을 수사하기 시작했다. 명분은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의혹이라고 규정했지만 실제는 반격을 위한 파상공세였다.
"공정위 논리대로라면 한진칼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려면 대한항공을 팔아야한다는 이야기인데 이걸 누가 수긍하겠습니까"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와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간 합병심사를 앞두고 요기요 매각 카드를 꺼내자 한 국내 벤처투자자는 이렇게 반문했다. 요기요를 매각해 독점논란을 해소해야 기업결합을 승인하겠다는 공정위의 판단을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스타트업 업계와 시장관계자들의 반응도 대체로 비슷하다. 독과점 논란에도 정부가 밀어부치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와 비교하는 이들이 적지않다. 공정위는 국내 배달 앱 1·2위 사업자인 배민과 요기요가 결합할 경우 시장 점유율 99%에 달하는 독점 사업자가 탄생해 배달수수료 등 가격인상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 판단했다. 심사보고서에 요기요 매각조건을 넣은 배경이다. DH와 배민의 합병을 허용하면 자영업자들의 민심이 이반할 것이라는 정무적 판단이 가미된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공정위의 판단은 인수
"국민에게 힘이 되는 일에는 접시를 깨는 경우가 있어도 앞장한다. 일하지 않아 접시에 먼지가 쌓이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적극행정 우수부서에 시상하는 '접시'에 적힌 글귀다. 평소 정 총리는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다가 잘못이 있으면 부정이나 비리가 아닌 한 직접 책임지겠다"고 말한다. '복지부동'보다는 '적극행정'이 낫다는 소신이다. 불 난 곳 진입로를 막은 불법주차 차량을 부수더라도 소방차를 몰고 들어가는 것이 적극행정이다. 이런 적극행정에 불이익이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정 총리가 지난 25일 접시를 들고 산업통상자원부 청사를 찾았다. 2006~2007년 산업부 전신인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인연이 있는 곳이다. 산업부는 최근 월성1호기 조기폐쇄 관련 감사원 감사, 검찰 수사 등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기도 하다. 이날 정 총리로부터 접시를 받은 부서 중엔 월성1호기와 관련된 원전산업정책과도 있었다. 정 총리는 "후배들이 맘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한번 와야겠다
최근엔 과거 명성만 못하지만 맞벌이 부부에게 여전히 구세주 같은 기업 중 하나가 다이슨이다. 다이슨의 주가가 절정기였던 시절은 대표제품인 무선청소기를 처음 내놨을 때가 아니라 전기차 프로젝트를 발표했을 때였다. 재작년 다이슨이 청소기 모양을 한 전기차 컨셉트의 광고를 냈을 때 뒷통수를 한대 얻어맞은 표정으로 "이런 게 4차 산업혁명이구나" 했던 선배가 있었다. 자동차 내연 엔진이 전기모터로 바뀌는 기술의 진보 앞에서 청소기 모터를 만드는 회사조차 자동차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네번째 산업혁명의 핵심이구나 했단다. 어느 분야에서든 혁신을 이룬 이들은 이미 이뤄진 무언가에 자그마한 모래 한 알을 얹었을 뿐이라고 말한다. 혁신이 손닿을 수 없는 먼 곳에 있지 않음을 지적하는 얘기다. 무선청소기와 날개없는 선풍기, 헤어드라이어로 잇따라 혁신의 성공 사례를 쓴 다이슨이나 여전히 매년 혁신의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애플 모두 '새롭지 않은 새로움'으로 세상을 놀래킨 기업들이다.
우리 사회엔 법조인을 우대하는 전통이 있다. 이를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법시험이라는 높은 장벽이 그들에게 '성공 신화'를 부여한다. 로스쿨로 그 장벽은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법조인은 사회 지도층이 될 자격이 있는 것으로 본다. 그런 사회적 우대에는 법조인들이 사회에 큰 역할을 할 소중한 인재라는 기대가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런데 과거나 현 정부 고위직에 오른 법조인들은 우리 기대를 만족시키고 있는지 의문이다. 법률가라면 '법의 지배'를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 최근 어떤 현직 국회의원이 '법치주의'를 뜻하는 '법의 지배'라는 말을 처음 들었는지 경기를 일으킨 적이 있지만, '법의 지배'는 민주주의 사회 근간을 이루는 '룰(RULE)'이다. '법'이 아닌 '사람'에 의한 지배는 필연적으로 '내로남불'이 되기 때문이다. 만약 '법'이 아니라 'OOO의 지배'를 목격하고도 침묵했다면 법조인 자격이 없다. '법의 지배'는 법률가 책임이다. 사회적 우대를 받아 온 그들이 앞장서 법치
#나는 실수요자다. 무주택자다. 나를 비롯한 배우자와 아이들 모두 생애 단 한 번도 집을 못 가져봤다. 서울 외곽의 30년 가까이 된 전용면적 85㎡(30평대) 아파트에 전세로 산다. 빚을 내 집을 살 수도 있었지만 언젠가 청약통장을 활용해볼 요량으로 버텨왔다. 강남도 아니고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아니지만 집값은 계속 올랐다. 국토교통부 기준 실거래가가 문재인 정권 출범 이후 3억~3억4000만원가량 뛰었다. 호가로는 4억원 정도다. 고작 3년 반만이다. 매년 1억원 넘게 상승한 셈이다. 애 둘 키우는 홑벌이 40대 가장이 아등바등 살아봐야 따라갈 수가 없다. 버티는 사이 청약점수는 어느덧 60점을 넘겼다. 그러나 정부가 대출을 막아놨다. 이미 서울 아파트 중위 값이 9억원을 훌쩍 넘겼다. 애 둘 키울 만한 아파트 사려면 스스로 돈을 조달해야 한다. 세금 원천징수 당하는 월급쟁이로 살아왔다. 투기 비슷한 것도 못해봤다. 그런데 이런 꼴을 당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나만 그런 게 아니다. 적어도 이런 실수요자들에게는 단언컨대 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틀렸다.
현대사회에 와서 의식주만큼이나 중요해진 것이 ‘의료’다. 비싼 옷을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은 집에 살아도 몸이 아프면 모든 게 무용지물이다. 100세를 바라보는 요즘, 늙을수록 병원과 가까운 곳에 살아야 한다는 게 이 시대의 불문율이 됐다. 하지만 지역별 의료서비스는 아직도 편차가 크다. 대개 수도권에는 좋은 병원이 많지만 지방에는 변변한 의료시설 하나 없는 곳이 부지기수다. 21세기에도 출산이 임박한 산모가 산부인과를 찾아 산을 몇 개 넘었다는 뉴스를 접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응급상황이라도 벌어진다면 불편을 넘어 생명까지 위협받는다. 얼마 전 음독자살을 시도한 40대는 의료진이나 장비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을 전전하다 목숨을 잃었다. 제때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았다면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치료가능 사망률’은 지역별 불균형을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다. 서울 강남구는 인구 10만명당 이런 케이스가 29.6명꼴이지만 경북 영양군은 107.8명이나 된다. 전국적으로 치료가능 사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