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오늘부터 부동산 세금이 다시 오른다. 치솟는 집값을 잡겠다며 이 정부는 4년 간 수차례 세제를 강화했는데 이번엔 시쳇말로 끝판왕이다.
집 팔 때 내는 양도소득세가 최고 75%가 됐다. 등록세 취득세와 거래비용 등 실비 외에 부동산이라는 자산의 무게와 기회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차익 대부분을 몰수하고 오히려 손해가 나게 하겠다는 뜻이다.
당초 이런 징벌적인 과세는 엄포에 가까웠다. 정부가 이렇게나 세제를 강화할 것이고 그전에 기간 말미를 줄 것이니 다주택자는 순순히 매물을 내놓으라는 의도였다. 하지만 대부분이 불응했고 오히려 시장에선 매물 씨가 말랐다.
여당은 매파적 부동산 정책이 먹히지 않자 징벌적 과세도 모자라 책임을 임대사업자에게 돌리고 있다. 아파트는 이미 봉쇄했고, 이제 빌라와 다세대만 남은 임대사업자 등록도 못하게 하겠다고 당론을 최근 확정했다.
사실상의 제도 폐지인데, 그럼 서민주거촌에 사는 영세민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될 게 뻔하다. 애초에 아파트가 아닌 구축 서민주택은 정형화가 불가능해 국가가 전부 매입임대를 할 수 없다. 그 대안이 임대사업자란 민간의 제도다. 국부를 들이지 않고 국가 역할을 8~10년간 민간에 의탁하는 제도다.
민간이 그 기간에 얻는 월세 이익은 사실 노후화 관리비 수준이다. 영세민은 집을 살 최소한의 자본도 없고, 노후주택 모두를 국부로 관리할 수도 없으니 슬럼화 방지책을 만든 것이다. 임대사업자는 사업기간 소득없이 견디는 대신 재개발 자본차익을 기대하게 구조화돼 있다.
여당은 그러나 자신들의 책임을 전가했던 50만 임대사업자를 나몰라라 한다. 까닭은 분명하다. 기껏 50만명 보다는 이런 구조적 약속을 모르는 영세민들 지지가 더 탐나서다. 임대사업자를 토사구팽하는 대신 그보다 10배 이상 많은 표를 얻겠다는 발상인데, 소탐대실이다.
문제는 내년 대선 전에 시장구조와 신뢰가 망가진다는 것이다. 아니, 시장은 1년도 남지 않은 정권을 이미 믿지 않고 있다. 그래서 서울시장을 바꿨고 재건축 봉쇄 말뚝을 뽑기 시작했다.
정부는 재건축 재개발을 막고, 차익마저 몰수하겠다지만 시장은 더 이상 그를 신뢰하지 않는다. 정부를 구성하는 정권을 머잖아 바꿀 수 있다고 믿어서다. 자본주의 정부가 그 근본이 되는 시장질서를 부정하고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 Hayek 1968)'로 들어선 반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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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건 이런 사실을 반증하듯 시장에선 벌써 건설사 주가가 활주로에 올라탔다는 사실이다. 각국이 코로나19 타개를 위해 퍼부은 재정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면서 원자재값이 치솟고 있다. 정권을 누가 잡건 치솟는 주택가격을 잡기 위해선 공급이 필연적이란 사실을 안다. 주택 공급자 입장에선 물량이 문제일 뿐 원가를 소비자에게 모두 전가하고도 이익을 남길 찬스다.
지역건설사 호반이 4년 전 걷어찬 대우건설에 원매자들이 몰려들고 있다. 정부가 만든 정책미스와 시장환경을 보고 돈냄새를 맡은 발빠른 이들이다. 지역건설사와 시행사는 물론 좀처럼 건설사를 눈여겨보지 않던 사모펀드들까지 가세했다. 1군 브랜드 '푸르지오'를 가진 대우를 업어가면 시멘트를 금덩이로 바꿔주는 아파트를 찍어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규제의 나비효과인데, 누구 덕분인지는 자명하다. 이 딜 자체로는 혈세를 회수하는 일이지만 왠지 씁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