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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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는 열 살, 직업은 한국교육방송(EBS) 연습생, 장래희망은 ‘우주 대스타’, 고향은 남극, 키는 210㎝, 몸무게는 비밀, 특기는 요들송, 비트박스, 판소리. 요즘 대세 캐릭터인 ‘펭수’의 이력이다. 인형 탈을 쓴 평범한 펭귄 캐릭터지만 직장인들 사이에선 ‘펭통령’으로 통한다. 지난해 4월 첫선을 보인 지 1년도 안돼 유튜브 구독자가 200만명에 육박하는 인기스타다. 펭수 굿즈(상품)가 출시되면 불티나게 팔려나간다. 외모와 걸맞지 않게 깨방정을 떨거나 돌발적인 콘셉트로 반전의 매력을 주는 것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특히 기성세대를 낮춰 부르는 ‘꼰대문화’에 반발하는 직설화법이 직장 초년생인 밀레니얼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출생자)에게 공감을 사는 분위기다. 인기에 힘입어 펭수의 몸값은 치솟고 있다. 한류를 대표하는 토종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경제적 효과는 5조7000억원, 브랜드 가치는 8000억원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펭수가 이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솔직히 좀 의심했다. 경제부총리가 사석에서 아내 얘기를 했을 때 곧이곧대로 듣지 않았다. 그는 요즘 아내가 더 좋아졌다며 수수한 매력이 참 좋다고 운을 뗐다. 애들 키워놓고, 주민센터 강좌를 다니는데 최근 재봉에 눈을 떴다고 했다. 몇 달 배우더니 실력이 일취월장해 동대문 옷감을 끊어다 옷을 지어 입는다며 웃었다. 그게 지난해 10월이다. 부총리가 고향인 춘천에서 총선 출마를 할 것인지가 관심이던 때라 이런 소박한 자랑을 의심했다. 표를 의식한 '서민 코스프레'로 말이다. 부총리가 여러 번 부인했지만 매번 되물었다. 진짜 출마하지 않겠냐고. 사실 춘천고가 낳은 현직 경제부총리가 나선다면 당선 가능성은 높다. 그도 모르지 않는다. 정치권 압박도 분명했다. 여당 공천위원장 중 한 명은 그의 고등학교 후배다. 사석에서 부총리 같은 분을 당연히 모셔야 하지 않겠냐고 몇차례 강조했다고 한다. 여당은 4월 선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집권 후반기의 정치력을 좌우하고, 차기 대선 향방을 가를
며칠 전 자동차보험 만기 안내를 받고 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는 ‘보험다모아’ 사이트를 찾아봤다. 그동안 보험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갱신을 해오다 실제로 보험료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조회해 본 자동차보험료는 예상외로 천차만별이었다. 보험료를 깎아주는 특약의 할인율이 회사별로 달라서 주행거리가 많은지, 차량안전 장치를 달았는지, 자녀가 있는지 등에 따라 보험료 격차가 상당했다. 결국 더 저렴한 보험사로 ‘갈아타기’로 했다. 자동차보험은 보험상품 중 몇 안 되는 완전경쟁 시장이다. 가격이나 상품 비교가 비교적 쉽고 갱신형이라 매년 다른 보험사로 이동도 잦다. 최근에는 설계사 없이 소비자가 직접 가입하는 다이렉트 채널 비중이 늘면서 소비자를 잡기 위한 보험사 간 경쟁도 더 치열해졌다. 그만큼 가격 민감도가 높아 보험사들이 보험료를 올릴 때 가장 눈치 보는 상품이기도 하다.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겨도 고객
한해 8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한 공공기관의 기관장은 얼마 전 시무식을 지금은 폐교한 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했다. 여기에 설립될 기업가정신 교육센터를 축원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한다. 이 학교 교정에는 구인회 LG, 이병철 삼성, 조홍제 효성 창업주들이 심은 '부자 소나무'가 있다. 모두 이 학교를 나온 동문들이다. 기관장은 부자 소나무 옆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소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기관장이 나온 초등학교는 '진주'가 아닌 '전주'에 있다. 그가 2007년 창업해 키운 저비용항공사(LCC)는 '기업가정신'보다 '기업 매각'이 더 이슈다. 여러모로 한국 경제의 한 획을 그은 대기업 창업주의 식수와 어울리지 않는 행사였다. 항공사를 경영하다 19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그는 20대에서 당내 경선조차 넘지 못했다.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패하는 것은 자주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결국 이 지역구는 호남임에도 불구하고 보수정당 후보에 넘어갔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보기 드문 케
"총선 이후가 더 두렵습니다." 최근 한 유통업체 관계자에게 올해 사업전망을 물으니 이같은 넋두리를 내뱉었다. e커머스 공세에다 경기불황이 심화되는 가운데 총선까지 겹쳐 유통관련 규제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그만큼 최근 유통업 사정이 녹록치 않다. 쿠팡과 마켓컬리, G마켓을 비롯한 e커머스 업체들이 빠르게 치고 나오며 '초저가' 치킨게임을 벌이자 지난해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창사 이래 처음 동반적자를 기록했다. 수년전 만해도 철옹성 같던 대형마트들이 이제는 생존을 걱정하며 구조조정을 언급하는 지경이다. 마트들은 신년 벽두부터 극한가격 행사를 열고 고객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올해도 실적이 회복될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유통업체들을 더 속터지게 하는 것은 최악의 업황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불리한 규제다. 유통시장 주도권이 e커머스로 넘어간지 오래이고 대형마트가 쓰러져 가는 것이 뻔히 보이는 데도 정치권과 정부의 인식은 여전히 유통업체는 '갑'이며 규제 대상이라는데 머물러
선거연령을 한살 낮춰 고등학교 3학년인 만 18세에게도 선거권을 주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자, 교육계가 술렁였다. 당장 오는 4월 15일 총선부터 '2002년 한일월드컵' 직전인 4월 16일까지 태어난 고3 학생까지 투표를 할 수 있게 됐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청소년의 정치 참여 확대는 폭넓은 참여 민주주의를 구현하는 방편이고, 참정권은 시민으로서 책임을 지우는 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선거 연령이 만 19세 이상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선거연령이 20세였던 일본도 2015년 법 개정을 통해 만 18세로 내렸다. 미국은 이미 1971년부터 선거권 연령을 만 21세에서 18세로 낮췄다. 청소년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실제 참여하는 모습은 결코 낯선 풍경이 아니다. 선거법 개정안 통과 이후 한국사회에선 학교를 '정치판'으로 만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입시에 쫓기는 현실에서 고 3학생이 정치적 선
"DLF(파생결합펀드) 분쟁 조정은 무조건 수용, 키코(KIKO)는 절대 불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DLF와 키코 분쟁 조정에 대한 은행권의 명확한 입장이다. DLF는 잘못한 게 있으니 금융소비자를 위해 빠르게 배상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수수료 수익에 기여한 부자 고객이어서 더 그렇다. 반면 키코는 대법원 판결도 있고 소멸시효도 지났으니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한다. 윤석헌 금감원장이 ‘대승적’ 결단을 바라고 있지만 ‘배임’ 문제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 대법원 판결보다 금감원 분쟁 조정이 통하는 선례를 남기는 건 금융 질서 유지를 위해 좋지 않다는 원론적인 이유도 있다. 하지만 DLF 제재와 키코가 묶이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미 은행권에선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DLF 제재 수위를 낮추기 위해 키코 분쟁을 수용할 것이란 소문이 파다하다. 일종의 바터(barter)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키코 분쟁 조정 결과를
지난해 통신업계 최대 관심사였던 KT 차기 사령탑 선임절차가 얼마 전 마무리됐다. KT 이사회는 구현모 현 KT 커스터머&미디어부문장을 차기 CEO(최고경영자)로 내정했다. 구 사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 선임과정을 거쳐 정식 CEO로 임명될 예정이다. 구 사장의 CEO 내정이 주목받는 이유는 남중수 전 KT 사장 이후 12년 만에 KT 내부인사가 사령탑에 올랐기 때문이다. 구 사장은 1987년 KT에 연구원으로 입사해 CEO직까지 오른 33년차 ‘KT맨’이란 점에서 업계 안팎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구 사장의 경우 30여년을 KT에서 일한 ICT(정보통신기술) 전문가일 뿐 아니라 KT그룹 전반에 걸친 이해도도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럼에도 그의 앞에 놓인 과제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선 구 사장 개인으론 황창규 현 회장의 그늘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구 사장은 2014년 황창규 회장 취임 이후 첫 비서실장으로 발탁된 이력 등을 이유로 황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된다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이 1일 금융투자업계 수장으로서 3년간의 임기를 시작했다. 2일 열릴 취임식에서 나 회장은 협회 임직원들에게 자신의 비전 및 경영 계획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그는 앞서 지난달 20일 치뤄진 선거에서 76.3%의 득표율로 압승한 직후 당선 소감문을 통해 "임기 동안 '자강불식'의 자세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일성인 '자강불식(自强不息)'은 주역 64괘 중 첫번째인 '건괘'에 나오는 말로, 스스로 강해지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조직 내부 혼란을 잠재우고 기강을 바로 세우는 한편, 회원사들의 이해 관계 등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조율해야 하는 등 앞으로 만만치 않은 과제들을 직면해야 할 나 회장은 마음을 굳게 먹고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밝힌 듯 하다. 그런데 '자강불식'은 주역 '곤괘'에 나오는 '후덕재물(厚德載物)'과 늘 함께 언급된다. '후덕재물'은 넓은 땅에 두텁게 흙이 쌓여 있듯이 자신의 덕을 깊고
지난해 12월16일. 갑작스럽게 부동산 대책 자료가 배포되고 15억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이 전면금지된다고 들었을 때 미처 이해를 못했다. 담보인정비율(LTV)을 9억원 이하는 40%, 9억~15억원까지는 20%로 하고 15억원 초과는 0%라는 얘기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꼼꼼이 읽어보니 그게 아니었다. 15억원 초과는 아예 대출이 '제로'였다. 이때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정책들을 봐왔지만, 이런 건 보지 못 했던 것 같다. 마치 학창시절 '시험점수 몇 점 이하는 모두 손들고 벌 서'라고 하는 것처럼 징벌적이다. 문재인정부 이후 17번의 대책에도 잡지 못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한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 같다는 느낌마저 들었다. 이 같은 현상을 일컫는 경제 용어로 ‘문턱효과(threshold effect)’라는 게 있다. 문턱 높이까지 발을 들어 올려야 문지방을 넘어설 수 있는 것처럼 일정한 수준에 이르러야 발생하는 효과를 말한다. 문턱을 만들어 놓으면 아슬아슬하게
글을 쓰기 앞서 2019년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벌어진 일들을 생각나는 대로 끄적여봤다. 가장 먼저 생각난 건 인보사 사태다. 핵심 재료가 뒤바뀐 사실이 십수 년 만에 드러난 사건이다. 국내 품목허가가 취소되고 검찰 고발이 이어졌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3상도 중단됐다. 다음은 신라젠 간암 치료제 임상 3상 실패다.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찍었던 회사이며 주가를 지탱했던 임상이다. 대조약 대비 유의미한 데이터를 도출하는 데 실패하면서 임상이 허무하게 좌절됐다. 무지하게 바쁜 한 해였다고 생각했는데 떠오른 게 겨우 이 두 개라니. 그래서 1월부터 작성한 기사부터 훑어봤다. 유한양행이 지방간 치료제를 8800억원에 기술수출한 게 연초에 있었다. 5월에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2030년까지 40조원을 투자해 화이자를 따라잡겠다는 통 큰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11월이 되자 SK바이오팜이 한국 제약 역사상 최초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FDA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같은 달 셀
#시장에선 어느 분야든 갑을(甲乙)관계가 존재한다. 최근 대표적인 갑을관계가 판매사와 제조업자다. '갑'인 초대형 판매사(금융사)는 압도적인 판매망을 활용해 판매사에 상품(펀드) 판매를 의존해야 하는 '을'인 제조업자(자산운용사)보다 우월적 지위를 행사한다. 결국 판매사의 우월적 지위는 고객 중심 경쟁을 제한해 판매사 이익만 챙기는 불합리한 판매 관행을 초래하기도 한다. 금융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2000년대 중반 이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공모펀드 시장이 대표적이다. 공모펀드 판매 비중이 절대적인 판매사들이 고객이 아닌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소위 '돈되는 상품'을 판매하는 관행이 바뀌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현재(지난 10월말 기준) 공모펀드 판매잔액 중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사의 판매 비중은 95% 수준에 달해 절대적이다. 각각 증권사(54.5%)와 은행(40%)이 시장을 양분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들 판매사들이 상대적으로 저위험 장기 펀드보다 레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