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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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시정하고 책임도 지겠다." 서울 성동구 서울숲 인근에 위치한 초고가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포레'의 공시가격이 통째로 수정된 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한 발언이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조사·산정하는 한국감정원은 결국 감사원의 감사를 받게됐다. 비위에 따른 감사도 아니고 감정원 고유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데 따른 감사다. 가뜩이나 본업(조사·산정)과 무관한 간판(감정)을 걸어 사명을 바꿔야한단 지적이 쏟아지는 시점이라 감정원으로선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장관의 말을 빌자면 갤러리아포레는 단지 앞에 한강뷰를 가로막는 새아파트가 들어서 시가가 많이 떨어졌지만 감정원이 이를 반영하지 않아 이의제기가 들어왔다. 감정원은 결국 이의제기를 받아들여 해당아파트 230가구의 공시가격을 지난 4월 30일 공시한 것과 달리 통째로 하향 조정했다. 갤러리아포레는 가구별 최소 30억~50억원을 호가하는 국내 최고가 단지다. 저울로 재
"불과 20만원의 이주지원비가 끊겼는데, 직원 채용이 더 어려워지고 이탈은 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 자주 회자 되는 말이다. 지난 3월 2년 간 국민연금의 직원들에게 매달 지급된 본사 전주 이주지원비가 중단된 것을 두고서다. 국민연금의 전문인력 유인책이 마땅치 않아 소규모 직원 지원금 중단에도 인력난이 가중되고 있다는 얘기다. 690조원 규모의 세계 3대 연기금으로 국내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의 인력난이라니 아이러니하다. 하지만 2017년 2월 국민연금 본사의 전주 이전으로 2016년부터 본격화된 기금운용본부의 인력난은 3년이 훌쩍 지났지만 현재 진행형이다. 입맛에 맞는 전문인력을 채용하기도 어렵고 어렵사리 뽑아도 금세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 기금운용본부는 지난 1월부터 진행된 올해 제1차 기금운용 경력직 공개모집에서 당초 채용 예정인원인 36명을 채우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 자산운용사 한 대표는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이후 주요 투자처인 주식, 채권의 직접투자,
전국우정노동조합(이하 우정노조)가 예고한 파업을 철회했다. 정부의 최종 협상안을 수용한 결과다. 사상 초유의 우편대란은 피했지만 합의안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어떤 돌발변수가 발생할지 불안하기만 하다. 발단은 올들어 9건에 달하는 과로사 추정 집배원 사망사고다. 집배원들이 과중한 업무에 시달린 탓이라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는 집배원 인력 증원을 줄기차게 요구했고 정부와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은 예산을 이유로 난색을 표해왔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든다. 집배원 인력 늘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집배원들의 업무량을 줄이면 되지 않을까. 택배업무를 민간기업들에 이양하면 어떨까. 사실 택배는 민간시장에 공공영역이 끼어든 사례다. 경쟁이 치열한 민간시장에 우본이 개입하면서 시장을 교란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물류업계에선 우체국이 기존 확보한 물류망을 활용해 민간기업보다 저렴한 택배단가를 책정해 시장 우위를 점해왔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 그럼에도 우본이 택배사업을 포기
최근 전 신문사 선배를 오랜만에 만났다. 퇴직 후 행방이 묘연(?)했던 그가 3년 만에 전화를 걸어 특유의 경상도 사투리로 “니, 내 안 보고 싶었나?” 하며 반갑게 인사했다. 김치찌개를 앞에 두고 그가 일장연설을 늘어놓았다. 평소 까칠하기로 소문난 그 선배는 가족이 운영하는 화원에서 일하는 얘기를 시작으로 고초의 세월을 영화처럼 쏟아냈다. 듣는 이의 귀가 가장 솔깃해진 대목은 돌아가신 어머니를 3년간 요양병원에서 돌본 이야기였다. 그는 농부의 생활을 하면서 매일 병원에 들러 어머니를 보살폈다. 본인이 직접 대소변까지 받은 건 물론이고 가족을 대신해 혼자 긴 세월을 어머니 곁을 지키면서도 불효의 흔적을 지울 수 없었다는 자책의 말도 잊지 않았다. 3년간 그는 수많은 죽음과 만났다. “오늘 아침에 들어와서 저녁에 나가는 사람도 봤고, 며칠간 신음하며 고통 속에서 숨을 거둔 사람도 봤다. 곁에서 죽음을 지켜보면 그렇게 허무할 수가 없다.” 살아있는 자와 죽어가는 자의 관계성을 저절로
최근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열린 한 바이오벤처의 IR(기업설명회)에 100여명이 몰렸다. 투자자는 물론 전문의, 바이오업계 종사자,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모였다. 그냥 궁금해서 와본 사람들도 운집한 모습에 놀란 분위기였다. 이 회사 CEO(대표이사)와 성형외과 전문의인 CTO(최고기술책임자)가 2년여간 개발한 고체형 히알루론산에 대해 발표한 후에는 미용필러 시술을 해온 유명 성형외과 전문의들의 질문이 이어지는 등 관심이 증폭됐다. 이날 IR 행사는 자금유치를 위해 한 벤처기업이 연 설명회라기보다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가 전문의의 기업가정신과 산업간 융합에 달려 있음을 새삼 확인케 해준 자리였다. 이 회사가 설립된 건 6년 전이지만 실제로 사업을 본격화한 건 전문의인 CTO가 합류한 2년 전부터다. CEO가 그동안 의학계에서 생각하지 못한 아이디어를 내고 신물질을 개발했다면 CTO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왼쪽 허벅지를 마루타 삼아 기술을 완성했다고 한
"털끝 하나인들 병들지 않는 부분이 없습니다. 지금 당장 개혁하지 않으면 나라는 반드시 망하고야 말 것입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귀양지인 다산초당에서 1817년에 완성한 '경세유표' 서문이다. 죄인 신분인 상황에서도 국가 경영 큰 그림과 이를 위한 세부 개혁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절박함을 '유언으로 올리는 건의서'라는 의미의 '유표(遺表)'에 담았다. 오래된 나라를 개혁해 새로운 국가를 꿈꾸었던 다산의 '조선'은 이후 100년이 채 되지 않아 망국의 설움을 안고 역사에서 사라졌다. 최근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다산의 심정을 대변이라도 하듯 정치권을 향해 참았던 분노를 드러냈다. 경제활성화를 위한 각종 혁신 대책과 규제 개혁안이 국회 공전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멈춰버린 현실에 대해 "무력감이 말도 못하다"며 울분을 쏟아낸 것. 박 회장은 "여당·야당·정부 모두 경제위기라는 말을 입에 담지 말아줬으면 좋겠다"며 "위기라고 말을 꺼내면 듣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억장이 무
이달 중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많은 중소기업들을 울렸던 외환파생금융상품 '키코(KIKO)'에 대한 금융감독원의 분쟁조정 결과가 나온다. 키코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가 쟁점이다. 피해기업들은 '적합하지 않은 상품을 제대로 설명도 하지 않고 팔았다'고 주장한다. 은행들은 '불완전판매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첨예한 양측 주장과 별개로 키코 분쟁 조정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은 소멸시효 때문이다. 2007년에 집중적으로 판매된 키코는 이미 은행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는 시효가 지나버렸다. 법상 시효는 불법행위가 있었던 날로부터 10년, 피해자가 피해 발생을 알았던 날로부터 3년이다. 사안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법원은 키코 사건의 시효 기산점을 통상 2009년 정도로 봐 왔다. 2012년 정도까지 소송이나 분쟁조정을 신청하지 않은 기업들에겐 이미 시효가 지나 버린 셈이다. 금감원의 분쟁조정 결정을 은행이 수용하지 않으면 기업은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데 시효가 지나 소송이
광화문 광장이 도심 숲 공원으로변모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서울시와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이 광화문 광장 천막 설치를 놓고 벌이는 공방 도중 발생한 일이다. 광화문 광장 한켠을 차지하던 우리공화당 천막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틈타 잠깐 광화문 광장을 떠난 사이 서울시가 천막을 설치할 수 없도록 나무를 심은 대형 화분들로 촘촘히 메워버린 것. 광화문 광장이 80여 그루 나무 화분으로 뒤덮이자 마치 광화문 숲처럼 보이게 됐다. 시민들은 이를 두고 환호했다. 그 속을 들여다보면 우리공화당이 천막을 못 치게 된 것에 환호한 것이 아니다. 그동안 지나치게 황량하게 느껴졌던 광화문 광장에 푸른색의 나무가 들어섰고, 그로 인해 뜨거운 햇볕을 피할 자연 그늘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번 기회에 광화문 광장 일부라도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면 좋겠다.", "나무를 심고, 벤치를 놓아 시민들이 쉴 수 있는 공원으로 돌려주면 좋겠다." 반응이 뜨거웠다. 광장이 가진 의미는 크다. 그
#. 1990년대 중반 대한민국. 1세대 아이돌 스타 H.O.T.나 젝스키스 등이 TV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러나 '음지'에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또 다른 우상이 있었다. 용산전자상가에서 파는 밀수입 일본 소니 CD플레이어에는 일본 록그룹 X-재팬 등 '왜색'짙은 J팝 노랫가락이 흘러나왔다. 뿐만아니라 일본 영화·게임 등 불법 복제물들이 세운상가에서 암암리에 호황을 누렸다. 금주령 시대처럼 제재는 역설적으로 호기심을 더 자극했다. 어른들은 일본에 출장·여행을 갔다가 '코끼리 밥솥'을 보따리에 메고 들어왔다. 한국에선 귀한, 대표 필수 아이템이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일본 대중문화와 전자제품이 전면 개방됐다. 세계화 시대 흐름에 거스를 수 없는 조치였다. 외교·역사 문제와 실물 경제는 분리돼야 한다는 냉철한 판단도 기저에 깔렸다. 처음엔 내부 반발도 거셌다. 빗장이 풀리면 한국 시장이 잠식될 거란 우려였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 게 없었다. 그저 가보지 않은 길에
게임업계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각종 청소년 범죄, 사회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게 다 게임 때문”이라는 ‘낙인’에 업계가 속앓이를 해왔던 터다. 게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규제로 이어졌고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아왔다. 다행히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성인 대상 PC온라인 게임 결제 한도가 16년 만에 폐지된 데 이어, 청소년들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온라인 게임에 접속할 수 없도록 한 ‘셧다운제’도 8년 만에 단계적으로 풀어주는 정책이 추진된다. 환경 변화에 맞춰 제도가 변하는 것은 당연하다.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 폐지는 모바일과 PC게임 간 형평성, 성인의 구매결정권 보장 면에서 오히려 뒤늦은 감이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이 이제야 취미활동으로 인정받는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규제 완화를 합리적인 게임 소비문화 정착, 게임 인식 개선으로 이어가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다. 규제 폐지로 게임에 빠져 비이성적 행동을 하는 철없는 어른이 늘었다
“지금 곳곳에서 작업하고 있는 거 안 보여? 다들 엮이지 않게 조심하라고.” 1년 전쯤 일이었다. 십수 년 동안 중소기업을 담당한 타 신문사 K선배가 출입처 후배들을 모아두고 의미심장한 충고를 했다. 중소기업인 최대 행사라 할 수 있는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기자가 처음 참석했을 때 얘기다. 이 말을 이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평소 말도 안 섞던 한 인사는 부단히도 기자그룹과 어울리려 했고 또다른 인사는 기자를 따로 불러 속깊은 얘기를 털어놓기도 했다. 중소기업중앙회장 선거를 10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이들은 후에 회장선거 후보로 입후보했다.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사건이 터졌다. 한 경제지 후배가 현 중기중앙회장인 김기문 당시 후보를 인터뷰하고 측근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는 일이 발생했다. 1년 전 K선배의 경고가 현실이 된 것이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연합회장과 협회장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으로부터 최다득표를 얻어 중기중앙회 첫
언어의 품격이 무너진 시대다. 세게 말할수록 집중 조명 받는다. 대중을 파고들기 위해 댓글을 보고 그중 가장 자극적인 단어를 뽑아낸다. 대변 심리를 이용한다. 요즘 정치인들 행태를 싸잡아 지적하려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몇몇은 도를 넘어섰다. 선동이 과한 이들은 다 이유가 있다. 공천 가능성이 희박한 사람들이다. 지금 국무총리가 가진 미덕은 이와 상반된 언어에서 나온다. 어떤 상황에서도 점잖은 자세를 흩트리지 않는다. 사회적 어른으로 가져야 할 관용과 혜량이다. 총리는 "공격을 받을 땐 나의 우아함과 포용력을 보여줄 기회라 생각한다"고 했다. 상대가 다그칠수록 돋보인다고 여기는 것이다. 군계일학 같은 효과다. "When they go low, We go high. 그들이 비열하게 굴어도 우린 품위를 지킨다." 어떤 혐오나 분열을 조장하는 자극에도 저급하게 대응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그럼 이런 태도는 위선적인 이미지 연출일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총리는 국민에게 다가가는 진정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