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테라, 일본맥주, 종량세…맥주전쟁

[우보세]테라, 일본맥주, 종량세…맥주전쟁

김은령 기자
2019.11.05 06:00

퇴근길 종종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곤 한다. 최근 몇개월간 맥주 매대가 바뀐 게 확연히 느껴진다. 수입맥주가 차지했던 편의점 맥주 매대의 눈에 잘띄는 명당자리는 하이트진로 테라가 차지하기 시작했다. 필자도 가끔 테라를 집어 들었다.

2019년은 맥주 시장에서 10여년만의 변화가 시작된 기록적인 한해가 될 듯하다. 상반기에는 하이트진로 '테라'가 출시돼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2010년대 들어 맥주 시장을 장악했던 오비맥주 '카스'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 인기에 힘입어 3분기 맥주 매출이 전년대비 10%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 무더위 속에 수입맥주 시장이 요동쳤다. 일본과의 무역 마찰이 불거지며 불매운동의 직격탄을 맞은 일본맥주가 시장에서 거의 사라져서다. 맥주가 본격적으로 수입되기 시작한 2010년대 들어 맥주 수입국 순위 1위를 놓은 적이 없던 일본맥주가 20위권 아래로 떨어지며 수입맥주 전체 시장도 역성장할 전망이다. 올들어 9월까지 맥주 수입금액은 2억1997만달러로 전년 같은기간보다 8.6% 줄었다. 연평균 20%씩 성장하며 국내 맥주 시장을 위협하던 수입맥주 성장세가 처음으로 꺾인 것이다.

여기에 내년부터 도입될 맥주 종량세가 시장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모인다. 기존 출고가에 비례해 붙던 세금이 일괄적으로 ℓ당 830.3원이 부과되는 방식으로 바뀔 예정이다. 원가가 낮았던 저가 수입맥주들의 세금이 늘어나 시장에서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대신 원가가 높았던 수제맥주의 세금 부담은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종량세 도입으로 맥주업계의 셈법도 복잡해진다. 한 풀 꺾인 수입맥주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마케팅과 종량세를 대비한 가격 정책 변화 움직임이 이미 시작됐다. 오비맥주는 지난 4월 인상한 카스 출고가를 인하했고 제주맥주도 주요 제품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10여년만에 요동치기 시작한 맥주 시장의 변화는 내년에 더 가시화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의 대반격을 오비맥주가 어떻게 방어할 지, 수입맥주 업계는 종량세의 파고를 어떻게 넘길지, 어떤 반전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분명한 것은 바뀌고 있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변화하는 흐름을 읽어내고 대응하는 쪽이 유리할 거란 거다. 시장은 언제나 유기체처럼 살아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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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령 기자

머니투데이 증권부 김은령입니다. WM, 펀드 시장, 투자 상품 등을 주로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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