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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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6일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40조원 투자계획을 발표했을 때 현장 기자들은 앞다퉈 속보를 내보냈다. 2030년까지 40조원. 외부로부터 받겠다는 10조원 투자를 제외하면 내년부터 10년간 때 해마다 평균 3조원이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간 거래를 제외하고 셀트리온그룹은 연간 1조원 안팎 매출을 올린다. 몇 년 안에 드라마틱한 판매 호조가 따라주지 않으면 쉽지 않은 계획이다. 이 기간 아바스틴과 루센티스, 스텔라라, 야일리아, 키트루다, 여보이 같은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줄줄이 풀린다. 불가능한 얘기는 아니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강자인 셀트리온에게는 시쳇말로 '물 반 고기 반'일 수도 있다. 서 회장이 2030년 무렵에는 매출은 몰라도 영업이익(16조원)에서 화이자를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장담한 건 이런 사정 때문이다. '글로벌 비즈니스가 그렇게 호락호락하냐'는 반론이 나올 법하지만 적어도 서정진 회장에게만큼은 정색하고 따질 성격은 아니다. '기업인 서정진'
자본주의 본고장인 미국 자본시장에선 지난 1949년 헤지펀드가 처음 등장했다. 이후 1960년대 들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자 헤지펀드 운용사가 우후죽순으로 설립된다. 현재는 전세계 증시에서 일반화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기법을 처음 개발한 마이클 스타인하트가 설립한 운용사도 그 중 하나다. 그의 펀드는 미국 주식시장 급변동 속에서도 수익률이 승승장구한다. 회사 설립 후 11년 간 평균 수익률이 1100% 수준에 달했는데, 고수익 비결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는 남들과 다른 역발상 운용전략이었다. 시장 상황을 예측, 선제적으로 매도와 매수 타이밍을 잡는 방식이다. 미국 자본시장은 동시대 스타인하트와 조지소로스, 워런버핏 등 수많은 고수익 헤지펀드 투자가가 등장하면서 꽃을 피우게 된다. 세계 첫 헤지펀드가 등장한 지 70여년이 흐른 현재, 국내 자본시장에선 한국형 헤지펀드(전문투자형사모펀드) 운용사들의 설립이 잇따르지만 수익률은 주식시장 변동성을 견디지 못하고 곤두박질치고 있다. 헤지
10년 전 한 R&B(리듬앤블루스) 가수가 학창시절 학교폭력(학폭)을 한 사실이 댓글 창을 통해 올라왔지만, 흔히 있는 일인 양 쉽게 묻혔다. 그런 일은 그때 ‘맞았다’. 여론은 인기 있는 자, 힘 있는 자, 가진 자에 기생하거나 그들의 편에 섰다. 수많은 ‘학폭’이 있어도 피해자가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싸워도 질 게 뻔했기 때문이다. 이문열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서 엄석대가 관계를 바로잡으려는 선생님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가해자의 승리는 영원했을 것이다. 그때 ‘맞는’ 일은 그러나 이제 ‘틀리다’. 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효린, 밴드 잔나비의 멤버 유영현, 엠넷 ‘프로듀서 101’에서 1등에 오른 연습생 윤서빈 등이 최근 ‘학폭’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이 발생하면 당초 문제를 제기한 피해자의 ‘내용’은 사실로 판명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용이 구체적이고 태도도 신중하기 때문이다. 소위 사실에 ‘포장’이나 ‘왜곡’이 있을 수 있으나, ‘학폭’ 자체가 없었던 일이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순항하고 있다. 상용화 개시 두 달도 안 돼 가입자 수가 60만명 넘었다. 상용화 초기에는 서비스 품질 논란과 지나치게 비싼 단말기 가격 탓에 쓴소리도 많았다. ‘비싼 LTE(롱텀에볼루션)’라는 비아냥도 여기저기서 들렸다. 하지만 정부와 통신사들이 서비스 품질 향상에 힘을 쏟고 5G 단말기 지원금 경쟁 속에 가입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 같은 속도라면 연내 목표한 100만 가입자 달성이 7~8월이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정도면 초기 흥행에 성공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통신사들은 고민한다.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등 5G가 국가경제에 미칠 긍정적 변화나 이용자들의 삶의 질을 높여줄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는 규제완화와 산업활성화가 필수로 전제돼야 하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정책 진척은 더디기만 하다. 일례로 ‘5G통신정책협의회’ 활동이 그렇다. 9개월의 논의기간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결
“집에선 아이들 남편 챙기느라, 일터 나와선 업무와 직원들 챙기느라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화끈하게 돕고 싶습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4일 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이하 여기종)를 찾아 여성기업인과 관련 단체장들을 만나 애로사항을 듣고 약속한 말이다. 중기부는 이미 중소·벤처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여성의 학력과 사회진출은 남성과 거의 차이가 없는 수준이 됐다. 여전히 ‘유리천장’이 사회 곳곳에 많이 남아 있지만 과거에 비하면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향상됐다. 때문에 굳이 여성기업을 분류해 별도로 지원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나올 법하다. 하지만 이는 여성기업의 현실과 애로사항을 몰라서 하는 소리다. 최근 벤처캐피탈업계는 스타트업(초기 창업기업)에 투자를 결정할 때 재무제표 대신 보는 2가지가 있다. 대표를 포함한 창업팀의 팀워크와 글로벌 경쟁력 여부다. 국내 시장만 보고 창업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
금융권의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는 목소리가 부쩍 많아졌다. 가계대출과 개인사업자(자영업자)대출의 부실 위험에 대한 경고가 주를 이룬다. 3월말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0.84%로 작년말 대비 0.09%포인트 상승했다. 자영업대출 연체율도 0.12%포인트(0.63%→0.75%) 올랐다. 연체율이 오른다는건 그만큼 부실의 위험이 커졌다는 신호다. 주의깊게 관찰해야 하는건 당연하다. 하지만 연체율에 대한 지나친 우려가 가져올 부작용도 함께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은행을 비롯해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비판의 핵심은 '담보 잡고 편하게 이자 장사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담보가 있거나 돈 떼일 염려가 없는 우량고객에게만 대출해주고 사정이 어려운 사람들에겐 문턱이 높다는 지적도 많다. 포용적 금융, 혁신금융, 금융의 자금중개 기능 회복 같은 정책이 나온 것은 이 때문이다. 금융권이 그동안 대출하지 않았던 개인과 기업에게도 문을 열자는게 이 정책들의 목표다. 포용적 금융과 혁신금융을 위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노래는? 정답 : 바람아 멈추어다오. 그렇다면 서울시 공무원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정답 : 바람 바람 바람." 최근 들은 농담이다. 무슨 말인가 싶지만 한번 얘기를 들으면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다. 미세먼지와 전쟁에 나선 서울시 공무원들에겐 바람이 불어야만(대기 순환이 원활해야) 미세먼지가 국내에 쌓이지 않고 바람에 날려간다. 반면 대기가 안정돼 바람이 불지 않고 정체되는 순간 미세먼지가 쌓여 공기는 자연스레 나빠진다. 그래서 1980년대 후반 가수 이지연이 불렀던 희대의 히트곡 '바람아 멈추어다오'가 가장 싫어하는 노래가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서울시 공무원들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반영한 농담인 셈이다. 미세먼지를 좌우하는 3대 요인은 ①국외 요인 ②국내 요인 ③기상 요인 등이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고농도 미세먼지는 이러한 3가지 요인이 복합돼 나타난다. 그런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상요인이다. 국외나 국내 요인으로 인한 미세먼지가 심한
"미국에선 공장을 짓겠다고 하면 그 지역에서 난리가 납니다. 일자리가 생기는 만큼 지역 국회의원은 물론 지방 정부 공무원까지 서로 먼저 만나자고 연락을 합니다. 세금 감면 등 파격적인 혜택은 기본입니다." 최근 만난 한 대기업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기 화성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찾아간 것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논란이 되자 이렇게 말하며 씁쓸해했다. 대규모 투자 결정을 한 기업을 격려하는 자리조차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현실이 답답했던 것이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메모리 반도체뿐만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이어 반도체 연구개발과 생산시설 확충에 133조원을 투자하고, 전문인력 1만5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삼성공장 방문은 이 같은 투자에 대한 화답이다. 실제로 올해 초 주요 대기업 총수를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을 듣는 자리에서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최근 갔던 쇼핑몰 지하 푸드코트. 진동벨이 울리길 기다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가까운 테이블 3곳 모두 가족 손님이다. 식사가 나올 때까지 풍경은 놀랍도록 똑같았다. 아빠는 모바일게임, 엄마는 카카오톡, 자녀는 게임이나 유튜브를 보느라 대화는커녕 서로 얼굴 볼 틈이 없다. 정적을 깬 건 음식이 나왔다는 진동벨 알람. 이 중 한 가족의 역할분담은 다소 충격이었다. 서로 말없이 잠시 눈빛을 교환하더니 엄마가 3명의 식사를 모두 가져온 것. 아빠는 게임을 중간에 멈출 수 없고, 아들도 보던 영상을 마저 봐야하니 그나마 분초를 다투지 않는 카톡하던 엄마가 자리를 뜨는 게 가장 합리적이라는 판단이었나 보다. 어렸을 때 장면이 스쳤다. 나는 가족과 이럴 때 무엇을 했나. 가위바위보, 쌀보리 게임, 끝말 이어가기를 하다가 가끔 딱밤 맞기를 더해 승부욕을 불태웠던 기억이 났다. 가족과 손이 닿았고 눈을 바라봤고 함께 웃고 화도 냈다. 기다림은 지루하지 않았고 밥은 더 맛있었다. 세계보건기구(WHO)
"뭐라도 해보려는 모습, 응원한다" (kino****) 현대차가 지난 3월부터 완전 자율복장을 도입하는 등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는 기사에는 이런 긍정적 댓글이 다수였다. 뿐만 아니다. 요즘도 수소전기차 등 현대차의 미래 기술 개발 동향 기사에는 어김없이 '선플'(선한 댓글)이 달린다. "디자인과 성능이 날로 좋아진다"는 호평도 주변에서 많이 들려온다. 격세지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현대차의 '현'자만 나와도 기사를 읽지 않은 채 무작정 조건 반사식으로 악플을 다는 이른바 '안티 현대차'가 상당수였기 때문이다. 이런 여론 변화는 주관적 느낌만은 아니다. 실제 한 온라인 조사기관에 따르면 올 들어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게시물이 2016년 하반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한다. 거저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끊임없이 고객과 소통하고, 제품을 혁신하려는 피와 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6년 한창 수입차 공세가 이어지고 현대차 품질 이슈가 불거지자 국내영업본부는 'H-
국내 1호 동남아 박사학위를 받은 한 노(老)교수의 최근 인터뷰가 시쳇말로 뼈를 때렸다. 끓는 속도만큼이나 급속히 식는 냄비근성이 단면처럼 드러났다. 그는 “우리는 고관대작 불러서 꽹과리 치고 사진 찍으면 끝”이라며 “뭐든 다 해줄 것처럼 약속해놓고 정작 지키질 않는다”고 일갈했다. 2008년 무렵, 당시 인도네시아 찌아찌아족이 자신들의 언어 표기를 위해 한글을 문자로 사용한다는 소식에 국내 언론들은 경쟁적으로 대서특필했다.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는 대표 사례로 여러 차례 소개됐다. 정부도 장단을 맞췄다. 한글 사용과 한글교사 양성에 대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 소수민족 지원을 공언했다. ‘한글날’이 되자 이명박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을 2015년까지 500곳 설립하겠다고 했다.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지원 약속은 끊긴 지 오래다. 한글을 가르치는 한국인 교사가 1명도 없다. 세종학당은 지난해 기준 170여곳에서 멈췄다. 한글의 세계화는 구호에 그
"대다수가 대리·과장급인 76명이 이직해 영업비밀이 유출됐다면 그 영업비밀은 별 게 아닌 것 아닌가."(SK이노베이션) "2년간 76명의 핵심인력 이직을 유도하면서 영업비밀을 가져간 것이 맞다. 법정에서 진실을 가리겠다."(LG화학) 전기차 배터리(2차 전지)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선두주자 LG화학과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 간 경쟁이 뜨거운 정도를 넘어섰다. 양사는 전기차 수주 물량이 최대 59조원에 달하는 폭스바겐을 두고 경쟁하는 연적(戀敵) 정도였는데, LG화학이 영업비밀(trade secret) 침해 소송을 미국에서 제기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LG화학의 이번 소송은 원재료나 국내 공장에서 생산된 샘플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금지하려는 것이어서, SK이노베이션이 패소할 경우 지난 3월 착공한 조지아공장(20Gwh 목표)이 완공돼도 공장 가동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LG화학은 미국 법원에 제출한 65페이지에 달하는 소송장에서 "회복 불가능하고 중대한 손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