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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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DC에는 교차로마다 남북전쟁 영웅의 모습을 빚은 기마상을 볼 수 있다. 관료 홍남기가 미국 근무 시절 보니 어떤 기마상은 말이 두 발을, 어떤 것은 한 개만 들고 있었다. 말이 네 발을 땅에 붙이고 있는 동상도 있었다. 저마다 다른 이유를 6개월 만에 알아냈다. 각각 전사한 장군, 전쟁 중 입은 부상으로 죽은 장군, 천수를 누린 장군이라는 것이다. 도시를 만들 때 누군가가 그런 준칙을 세웠고, 동상마다 철저히 지켰다. 홍남기는 이처럼 예측 가능성을 중요시한 행정이 미국의 저력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한국에 와서 도로명주소를 만든 것도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행정의 일환이었다. 홍남기 후보자는 관리형이니,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느니 하는 평을 듣는다. 하지만 때에 따라 그게 미덕이 될 수 있다. 고성장 시대에는 잉여가 늘어나기 때문에 지도자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누리는 이익을 강조해야 한다. 지금처럼 성장이 느린 시대에는 분배할 잉여가 줄어든다. 구성원의 희생과 양보를 설
"물이 빠지면 누가 발가벗고 수영하는지 알 수 있다"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말처럼 자금이 썰물처럼 빠지며 코스피 2000선을 무너뜨리자 한동안 잊고 지냈던 우리 증시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났다. 외국인 매도 공세를 받아 줄 매수 세력이 실종된 탓에 지난달 주식시장 낙폭은 세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자들은 우리 증시의 고질적 병폐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여전하다는 걸 절감했다. 이번에도 낮은 배당률과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등이 저평가 원인이라는 진단은 반복됐다. 색다른 건 증권거래세 폐지가 급부상한 점이다. 주식시장의 위기가 찾아오자 그동안 묵살 당하기만 하던 증권거래세 폐지론에 불이 붙은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와 투자자 입장에선 전화위복과 같은 셈이다. 반면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공매도'를 폐지하자는 여론은 방향을 잘못 잡았다. 실제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 개선방안 토론회는 주가 하락을 부채질하는 공매도를 없애야 한다는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이 컸다. 현재
국정감사에서 무리한 관사이전과 보복인사 등으로 논란이 된 김흥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 이사장에 대해 “조치를 취하겠다”던 중소벤처기업부가 3주가 다 되도록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청(중기부 전신) 출신인 김 이사장에 대해 중기부의 ‘제 식구 감싸기’란 비판이 나온다. 중기부의 미온적 태도는 국감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지난달 26일 종합국감에서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김 이사장의 국무조정실 감사 진술내용을 아느냐는 질의에 “얼핏 들었다” “구체적인 사항은 잘 모르겠다”고 했고, 노조회유 문건에 대해선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달기도 했다. “퇴진을 검토해야 한다”는 질의가 나오고서야 “거취 결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서 진행이 될 것으로 안다”고 겨우 한 발 내디뎠다. 소진공 이사장의 거취는 당사자가 직접 결정하지 않는 경우 이사회를 통해 진행되는 수순이다. 정원 12명으로 구성된 이사회는 김 이사장을 포함해 중기부 연관 인물이 절반 가까이 차지한다
지난달 23일 중국 장쑤성 루가오(如皋)에서 열린 수소연료 대회 'FCVC 2018' 현장. 인터뷰이 중 한 명이 말했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수소 관련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 좋겠다. 한국은 글로벌 수소 동맹에서 핵심 국가다(We need Korea to step up. Korea is a significant country in the hydrogen alliance to do so.)" 그는 내로라하는 수소연료 전문가인 피에르-에티엔 프랑 수소위원회 공동 사무총장(에어리퀴드 수소사업부문장-부사장)이다. 한국이 민간 부문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양산형 수소전기차 기술을 갖고 있는데, 아직 정부 지원이 '막강한 규모는 아니다'는 말로 들렸다. 중국, 일본, 미국, 독일, 프랑스는 미래 에너지 대안으로 무공해, 탈(脫)탄소인 수소를 제시하고 수소사회 전환을 강력 추진 중이다. 중국은 올해 2월 시진핑 국가주석이 '수소전기차 굴기(倔起)'를 선언했다. 수소가
"자동차보험은 국내 보험업계에서 유일하게 완전경쟁이 이뤄지고 있는 시장이다. 다른 보험상품도 자동차보험처럼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최근 만난 한 보험사 고위 임원은 자동차보험이 국내 보험업계에서 드문 완전경쟁시장이라고 평가했다. 가격이나 상품 비교가 비교적 쉽고 갱신형이라 매년 다른 보험사로 이동도 잦기 때문에 소비자를 잡기 위해 보험사들이 그야말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자동차보험은 2015년 보험산업 자율화 정책 이후 우량고객을 잡기 위한 특약 경쟁이 벌어지며 각사별로 판매하고 있는 특약만 최소 50개에서 많게는 60개가 넘는다. 보험료를 깎아주는 할인상품도 다양하게 개발됐다. 비슷한 특약이라도 회사별로 할인율이 달라 주행거리가 많은지, 자녀가 있는지 등에 따라 보험료를 비교해 보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고를 수 있어 소비자의 선택권도 확대됐다. 경쟁이 확산되자 보험사들은 보험료 인상 요인이 생겨도 고객 이탈을 우려해 가급적 우량고객의 보험료는 조정하지 않
"작년 미인도 물량만 42만건인데 올해는 50만건은 족히 넘을 겁니다. 미인도로 날아가는 수익으로 공항임대료를 내고도 남을 겁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의 하소연이다. 입국장 면세점이나 면세한도 확대 등 거창한 면세점 시스템 개편보다 당장 미인도로 인한 매출손실을 막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지난해에만 면세품 미인도가 42만건을 넘었고 올해는 지난 8월 기준으로 이미 45만건을 넘어섰다. 추석연휴와 크리스마스 시즌 여행객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올해 미인도가 사상 최대인 60만건에 달할 것으로 관측도 나온다. 미인도는 단순 변심에 따른 것도 있지만 대개는 공항 인도장이 협소해서다.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고 인도시간이 1시간 가량으로 길게 늘어진다. 내국인 여행객에다 한국을 찾는 따이공(보따리상)까지 늘어 미인도가 급증했다. 따이공은 수십에서 수백만원어치 구매품 꾸러미를 여러 면세점을 돌며 구입하다보니 비행기 출발시간에 임박해서까지 물건을 찾지 못하고 출국하는 경우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9%에서 2.7%로 내리면서도 잠재성장률(2.8~2.9%) 수준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잠재성장률 하단인 2.8% 보다 0.1%포인트 떨어졌지만 ‘잠재성장률 범위 내’의 성장을 강조했다. 기자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수 밖에 없었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가진 생산 요소를 모두 투입해 물가 상승 등 부작용 없이 낼 수 있는 성장률을 말한다. 통상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떨어지면 불황의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한은의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3.0%→2.9%→2.7%로 낮아져 잠재성장률 밑을 뚫었으니 경기둔화의 전조가 아니냐는 의문은 자연스럽다. ‘경기침체로 가는 것은 아닌지’,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한다는 정확한 의미는 무엇인지’, ‘실질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데 금리인상은 가능한지’, ‘이대로라면 잠재성장률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닌지’ 등과 같은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요새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 '글루미 픽처'(비관적 전망)가 떠오릅니다. 제 마음이 그렇네요" 지난 5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전국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 참석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평소와 달리 자주 한숨을 쉬었다. 특유의 유쾌함과 밝은 에너지는 여전했지만 표정은 어두웠다.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 당시 경제 상황에 대한 질문에 "해야 할 숙제가 안 보일 정도는 아니다"며 희망을 놓지 않았던 것과는 결이 달랐다. 박 회장의 화두는 '규제개혁'. 그는 현재의 상당수 규제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수준까지 갔다고 질타했다. 한국 경제가 구조적 하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일을 막 벌이게 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여전히 규제가 꿈쩍하지 않고 앞길을 틀어막고 있다는 것. 박 회장은 지금까지 정부에 규제개혁 리스트를 총 39번 제출했다고 했다. 발로 뛰는 그의 스타일은 과로를 불렀고, 남몰래 '링거 투혼'도 불사했다. 그의 목소리에선 실망을
"지난 한 달이 꼭 1년 같았습니다." 최근 만난 교육부 인사의 말이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의 취임 전후 분위기를 묻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신임 장관 지명, 인사청문회, 대정부질문, 국회 국정감사, 비리 사립유치원 실명 공개와 종합대책 발표 등 일련의 일정이 숨가쁘게 돌아갔다"고 회상했다. 유 장관이 우여곡절 끝에 지날달 2일 교육부 수장에 오른지 한 달이 지났다. 인사청문회에선 확인된 위장전입에다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은 숱한 의혹 탓에 청문보고서조차 채택되지 못했고 결국 '반쪽짜리 장관'으로 집무를 시작했다. 대정부질문·국정감사에선 청문회 연장선에서 야당의 외면을 받았다. 유 장관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취임하자마자 고교 무상교육 1년 조기 도입과 유치원 방과후 영어수업 금지 철회,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수업 허용 검토 등 교육계에 파급력이 큰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쏟아냈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보냈다. 유 장관이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여
31일부터 은행권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지표가 도입됐다. 지난 2월부터 시범 운영됐던 만큼 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고DSR 관리기준은 매월 점검하고 분기 단위로 목표 이행 여부를 판단하기 때문에 3분기 마지막날에 DSR을 시행해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대출시장에서 혼란은 컸다. 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불만이 컸기 때문이다. 우선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사람들은 대출을 받지 못하는 사례가 생겼다. 지금까지는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생활자금을 추가로 받는 게 어렵지 않았다. 전세대출은 DSR을 계산할 때 원금은 빼고 이자만 부채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부터 전세보증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때는 원금을 4년간 분할상환하는 것으로 가정해 원금과 이자가 함께 포함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전세보증금담보대출은 고DSR 대출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은행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고DSR 대출을
국가를 3년 반 맡았던 전 대통령은 취임 이듬해 독일에 가서 드레스덴 선언(2014. 3. 28)을 했다. 내용은 평화통일을 바란다는 건데 기억나는 건 '통일대박' 정도다. "통일하면 너 좋고, 나 좋다"란 내용이었는데 우리는 선의로 여겼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나 보다. 북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를 자존심과 결부했다. 백기투항하고 체제의 실패를 인정하면 지원을 재개하겠다는 미끼로 받아들였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당시엔 의아했는데 통계를 찾아보니 그럴만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1500억원 규모였던 대북 민간지원은 이명박 대통령 시절 반토막이 났고, 박근혜 대통령 당시엔 100억원 이하로 사실상 전무했다. 민간의 지원은 '미사일 재원'이 아니다. 전염병 치료 등에 필요한 인도적인 생필품 위주다. 화폐 단위론 많아 보여도 우리 경제 수준을 고려하면 개도국 지원에도 미치지 않았다. 그걸 마다하고 대화 운운했으니 북은 치욕스러웠을 거다. 선행이 어려운 이유는 낮은 자존감으
사립유치원의 부적절한 운영 행태로 전국이 떠들썩하다. 유치원비로 명품백과 술 뿐 아니라 성인용품까지 구입했다. 학부모들이 믿고 준 돈은 유치원 설립자의 ‘쌈짓돈’으로 전락했다. 학부모들은 분노했다. 그러나 정작 당당한 쪽은 학부모가 아니라 유치원 쪽이다. 아이를 맡기는 학부모는 유치원 앞에서 여전히 ‘을’이다. 지난 22일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서울지부 원장들 7~8명이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유아교육 담당자 면담을 위해서다. 항의방문은 아니라지만 격앙돼 있었다. 언론취재도 거부했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호기롭게 다가가다 발길을 돌렸다. 첫째 딸아이의 유치원 원장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적발된 유치원은 아니었지만 마주침이 불편했다. 일단 자리를 떴다. 다른 기자가 ‘선배답지 않게 왜 피하냐’고 말했다. 누군가의 아빠라는 사실이 부담스러웠다. 다른 학부모들은 오죽했을까. 앞서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서 비리 사립유치원 관련 학부모들의 첫 집회가 열렸다. 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