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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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월부터 롯데그룹을 취재하면서 느낀 것은 롯데라는 기업의 저력이다. 2014년 12월 시작된 형제간의 경영권 분쟁부터, 경영 비리 수사,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된 뇌물 혐의 수사, 신동빈 회장 기소와 재판,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까지. 2년여간 온갖 악재에 휩싸였지만 그룹 위상은 오히려 높아졌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자산 규모(이하 비금융 기준)는 2015년(이하 직전 회계연도 기준) 93.4조원에서 2017년 110.8조원으로 2년만에 18.6% 늘어났다. 같은 기간 롯데그룹의 매출은 23.0%, 당기순이익은 77.5% 늘었다. 재계 순위는 5위로 동일하지만 4위 LG와의 자산 격차는 12.1조원에서 1.5조원으로 줄었고, 6위 포스코와의 차이는 8.9조원에서 32.6조원으로 크게 벌렸다. 흠잡을 데 없어 보이는 실적이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사정이 좀 다르다. 롯데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유통 분야는 지난 2년여간 고전을 면치 못
소수의견. 사전적 정의로는 의사결정이 다수결에 의해 이뤄지는 합의체에서 다수의견에 포함되지 않아 폐기된 의견을 소수의견이라고 한다. 민주주의는 다수결 원칙을 근간으로 하기에 같은 이해집단에 속하지 못한 소수의견은 빛을 발하지 못하고 폐기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벤처·중소기업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정책 및 R&D(연구·개발)사업에서 소수의견이다. 이를 결정하는 국가과학기술심의회 본회의를 구성하는 민간위원 10명 중 중소기업계는 단 한 명에 그친다. 민간위원의 절반은 학계가, 나머지는 공공기관과 대기업 인사다. 과학기술정책 및 R&D사업은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밀려오는 지금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지면 따라잡기 쉽지 않기에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벤처기업들이 정작 정책수립에서는 소수의견에 머물러 있는 게 현실이다. 전세계적으로 정책의 초점은 창업과 벤처기업
1970년대 중반에 지은 40년 넘은 단독주택에 살고 있다. 긴 세월 동안 내부를 단 한번 수리했을 뿐 집은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오래된 단독주택에 거주하면 불편함은 기본이다. 가장 힘든 건 ‘겨울나기’다. 방바닥은 (전기장판의 힘을 빌려) 따뜻할지 몰라도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아 가만히 앉아 있으면 입에서 입김이 난다. 방에서도 오리털 외투를 껴입어야 한기를 견딜만하다. 불편함 때문인지 주변 이웃들은 결국 하나둘씩 집을 팔고 아파트로 이주했다. 부모님도 1990년대 초반 한때 청약 광풍에 휘둘려 분당·일산 등 1기 신도시 아파트 청약에 나섰지만 모두 떨어졌다. 부모님은 이후 익숙한 곳에 그냥 눌러 앉았다. 한곳에 오래살다보니 동네 모습이 변하는 걸 본다. 살가운 단독주택들은 이미 푸른 빛이 사라진 빌라촌으로 변모한 지 오래다. 동작구 상도4동의 현주소다. 어찌하다 보니 동작구 상도4동은 서울에서 가장 대표적인 노후 주거지로 꼽힌다. ‘도시재생시범지역’으로도 선정돼 3년간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상식대로 해야 이득을 보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 담은 약속들이다. 그간 우리 사회가 얼마나 평등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못하고 정의롭지 못하고 상식적이지 못했는지, 이 문장은 "감동받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지인들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뒤덮었다. 그러다보니 문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연일 화제다. '탈권위 행보'에 '파격 인사', '과감한 개혁 조치' 등은 어느새 일상이 됐다. 최근엔 '119 구급차'에 길을 양보한 대통령의 의전 차량 행렬과 연차를 내고 경남 양산 사저에 내려가 휴식을 취한 것도 '대서특필'됐다. 이런 모습에 대다수의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열광하는 이유는 대통령이 앞서 언급한 '평등'과 '공정', '정의', '상식'이라는 시대정신을 실천할 의지를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갈 길은 멀다. 아직도 '비정상의 정상화'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라는
"공포에 더 주목하는 게 시장의 기본 특징이지요. 시장을 망가뜨리는 건 규제가 아니라 불확실성입니다." 교수, 애널리스트, 부동산 전담 PB 등 내로라하는 전문가부터 마음만 전문가인 초짜 투자자까지 요즘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 보면 엇비슷한 결론이 나곤 한다. 정책(규제)의 내용이나 강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예측 가능성이라는 결론이다. 새 정부는 파격적인 인사만큼이나 부동산 시장에도 여러 변혁을 예고했다.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 사실상 도입을 약속한 임대차 관련 제도는 논외로 치더라도 부동산 보유세 현실화, 후분양제 전환 등 수면 밑에는 여전히 많은 파격들이 대기하고 있다. 부동산 보유세 현실화나 후분양제는 이전 정부 때도 도입 필요성이 주장됐던 내용이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의 차원이 다르다. 벌써부터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못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일찌감치 주거 관련 시민사회단체들은 주택 분양 제도 개선과 관련 세제 정상화를 새 정부의 핵심 과제로 요
"정부가 유로6에 맞는 클린디젤 엔진을 개발하라고 해서 막대한 개발비를 들여서 개발하고 시판까지 하고 있는데, 이제 디젤차(경유차)는 폐기 수순이라니..." 자동차 업체들의 볼멘소리다. 하지만 '클린디젤' 개발비는 매몰비용(sunk cost)이 되는 게 옳다. 미래 세대에 지금보다 깨끗한 공기를 물려주기 위해서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엔진에 비해 이산화탄소는 적지만 검은색 매연을 유발하는 입상자물질(그을음)과 질소산화물(NOx)을 많이 내보낸다. 질소산화물은 대기 중에서 암모니아·수증기·오존 등과 결합해 초미세먼지(PM 2.5)로 변한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미세먼지 배출의 주요인은 사업장(41%), 건설기계(17%), 발전소(14%), 경유차(11%) 순이다. 산업용 시설·설비에서 배출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경유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양이 크게 높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유 버스의 압축천연가스(CNG) 버스 교체 확대 △노후 오토바이 260만대 전기 오토바이로 전
이명박정부는 재임 중 대기업들에 민간 화력발전 사업권을 내줬다. 한국전력과 그 발전 자회사들이 독점하던 시장을 민간에 개방한다는 취지였다. 사업이 발표되자 삼성과 SK, LG, 포스코 등 재계 10위권 내의 내로라 하는 대기업들이 모두 줄을 섰다. 생산한 전기를 한전이 모두 사준다니 사업성을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선정 결과는 의외였다. 2011년 5차 전력수급계획에서 동부(당진)와 STX(삼척)가 쟁쟁한 경쟁사를 꺾어 이변을 연출했고, 2013년 6차 때는 유동성 위기에 몰렸다고 알려진 동양(강릉)이 마지막 권한을 잡았다. 당시 야당은 정경유착을 주장했다. 허가권을 따낸 기업들이 받은 경쟁 평가 결과가 증거였다. 채점과정에서 선정사들이 삼성이나 SK를 누르고 재무건전성 부문에서 만점에 가까운 아이러니한 점수를 얻은 것이다. 2013년말 국정감사에서 김동철 민주당 의원(현 국민의당) 등은 "허가권을 얻은 기업 대부분이 여당 정치인과 퇴직관료를 영입해 로비를 벌이고 최소 수천억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을 보장해 주는 전용보험은 없나요?" 정부가 30년 이상 노후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일시 가동 중단(셧다운)을 핵심으로 하는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여전히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공기의 질에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는 사람들조차 호흡기 이상을 호소할 정도로 미세먼지 농도가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심각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세먼지에 황사까지 겹쳤던 이달 초 황금연휴 기간 직후에는 비염과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진 환자들로 전국 이비인후과가 북새통을 이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듯 미세먼지가 날로 기승을 부리자 보험회사에 이른바 미세먼지 피해를 보상해주는 보험은 없는지 문의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국내에 미세먼지 보험은 출시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보험은 미세먼지로 인해 폐 등 신체에 질병이 생기면 피해를 보상해주는 구조인데 미세먼지와 질병간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상품화가 어렵다는 이유다. 예를 들어
“지난 2015년 법안 협상을 할 때다. 양보하며 주고 받으면서 협상이 마무리됐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자유당)이 막판 사인을 못하겠다고 하는 거다. 마냥 버티더라. 추가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다. 청와대 승인이 안 떨어진 게 이유였으니 협상을 할 수도 없었던 거지….” 최근 기자와 만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한 말이다. 이 의원은 19대 국회에서 당 지도부 역할을 했을 당시 새누리당과의 협상 과정에 대해 30분 넘게 불만을 표했다. 협상 과정 내내 청와대에 수시로 보고하고 청와대가 승인을 내지 않으면 결국 새누리당이 협상을 결렬시켰다고 전했다.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12월2일 예산안이 자동처리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요구하는 법안 처리를 안 해주면 내년 예산안을 정부 원안대로 처리하겠다"며 여당이 으름장을 놨던 협상 뒷얘기도 늘어놨다. 결국 19대 국회는 '헌정 사상 최악 국회' '식물 국회' 등 온갖 오명을 썼다. '세월호특별법'과 '선거구획정' 등 여야가 첨예하게
“적폐청산도 좋지만 어느 정부 정책이나 잘한 것과 못한 것이 있다. 전 정권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폐기처분하지 않았으면 한다.” 한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이다.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정책입안을 해 온 입장에서 정권 교체기마다 단지 전 정권의 정책이라는 이유로 ‘버리는’ 일을 반복하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얘기였다. 새로 정권을 잡은 쪽에서는 기존 정권과 차별화를 위해 전 정권의 핵심정책은 이어받지 않는다.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사건과 대통령 파면사태로 인해 박근혜정부의 정책은 그 어느 정권의 정책보다 더 사장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관료들은 전 정권 것이라 해서 모두 적폐로 치부하는 것이야말로 구시대적 사고라며 옥석을 가려 계승할 건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한다. 전 정권의 색채를 지우려다 보니 국가적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 플랜까지 묻힌 게 한 두번이 아니어서다. 대표적으로 참여정부 당시 ‘비전 2030’이 거론된다. 당시 비전 2030은 저출산 고령화와 저성장 해결을 위한 중
“교사에 대한 예우나 존경심은 바라지도 않아요. 수업이나 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에 대해 학생·학부모의 항의나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일선 중학교 한 교사의 자조 섞인 말이다. 이 교사는 오는 15일 ‘스승의 날’도 차라리 없애는 게 더 나을지 모른다고 했다. 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에게 맞는가 하면 집단폭행을 당하고 여교사가 학생들에게 성희롱까지 당했다는 보도는 신문 사회면 사건·사고 단골 메뉴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섬마을에서 일어난 여교사 성폭행 사건은 국민을 큰 충격에 빠뜨렸다. 아무리 교권이 무너졌다고 해도 자신의 자녀를 가르치는 교사에게 몹쓸 짓을 한 이들의 행위는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했다. 이처럼 해마다 심화하는 교권·공교육 붕괴의 한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고교·대학 입시를 꼽는다. 이른바 ‘좋은 고교·대학’ 진학이 최고의 목표가 된 현실에서 아이들은 초·중·고교 12년 내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다. 게다가 2000년대에 접어들어 학생·학부모의 권리가 신장
"후보자 A는 좋은데 A의 선거캠프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대통령선거 기간 중 심심찮게 들었던 말이다. 뒤이어 "대통령만 보고 투표하면 안된다"는 말이 보통 덧붙여진다.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주변 사람들이 새로 출범할 정부에서도 많은 역할을 담당할 것이란 전망을 반영한 우려다. 당선을 도운 캠프 사람들은 새 정부에 '지분'이 있다고 한다. 지금까지 '지분' 있는 사람들은 직접 입각하거나 청와대에 들어갔다. 혹은 지인을 추천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대통령 당선을 도왔던 사람들은 사장이나 부사장, 감사, 이사 등의 자리를 받았다. 자리는 정부가 직접 인사하는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정부 '지분'이 없는 곳이나 정부가 세금 한 푼 지원하지 않는 곳까지 가리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 정부에서 이같은 일들이 되풀이된 만큼 새 정부에서도 반복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집권당이 바뀌는 정권교체의 경우 정도가 심했던 만큼 새 정부도 과거 정부와 비교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