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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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대 0'. 4년 전 제21대 국회는 이렇게 시작했다. 180석으로 상징되는 거대 더불어민주당이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했다. 당시 야당이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관례에 따라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끝까지 요구했으나 무시당했다. 그러자 아예 모든 상임위원장직을 포기했다. 정치의 실종은 4년 내내 정권의 교체에도 계속됐다. 야당은 거칠었고 여당은 무력했다. 타협과 협치는 사라지고 독주와 독설만 난무했다. 강행처리와 거부권 반복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갔다. #25만원. 제22대 국회는 이 숫자로 시작할 모양새다. '전 국민 25만원 지급' 특별법을 민주당이 제1호 민생법안으로 벼르고 있다. 직접 돈을 푸는 방식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한 수요 창출, 즉 승수효과가 0. 2(2020년 한국은행 보고서) 정도에 불과하다고 경제 전문가들은 본다. 100만원을 줘도 실제 돈이 도는 효과는 수십 만원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나랏돈 13조원이 들어가야 하니 일각에선 포퓰리즘이란 비판도 나온다.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공격적이고 임의적으로 회계처리를 하고 있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정리하는 것처럼 (금융당국이) 몇몇 보험사는 문 닫게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한승엽 이회여대 교수)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본점에서 열린 세미나(16일)에서 역대급(?) 쓴소리가 나왔다. 대회의실에 모인 수 백명의 보험 전문가와 업계 관계자들이 술렁였다. 보험사들이 공격적, 임의적 회계처리를 하는데도 금융당국이 수수방관 한다는 뉘앙스의 비판이다. 주제 발표 직후 토론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실적 부풀리기가 아니다"는 적극적인 반론보다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다"는 힘없는 해명을 할 뿐이다. 회계 원칙만 정해주고 나머지는 보험사 자율에 맡기는 보험회계 도입 후 실적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진 건 사실이다. 지난해 보험사 53곳의 당기순이익은 13조원으로 전년 9조원 대비 45.5% 급증했다. 우리나라 금융 역사상 손에 꼽을 극적인 이익성장세다. 올 1분기에도 5대
정책 소비자 '국민'과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가능성' 혹은 '일관성'이다. 생활이나 기업활동 등에 직접 영향을 주는 정책이라면 정부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야 한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책 한 권 분량의 국정과제나 매년 경제정책방향을 면밀히 뜯어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깜짝'이나 '파격'같은 수식어가 당장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실제론 유효기간이 짧거나 부작용을 수반하는 경우가 적잖다. 최근 논란인 'KC(국가통합인증) 미인증 제품 직구 차단 정책'은 파격을 좇다 예측가능성을 외면한 대표적 사례다. 'C커머스'로 불리는 중국발 해외직구가 늘어나고 몇몇 제품에서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정부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한다. 그러면 '통관이나 제품 안전 검사가 까다로워지겠구나'까지가 일반적 예측 가능 범위다. 정부는 여기서 '전면 차단'을 택했다. 시장 개입을 최소화하고 자율에 맡긴다는 보수정부가 사실상 시장 하나를 폐쇄한다는 결정을 내릴 것으로 예측하긴 쉽지 않다.
삼성전자가 지난 21일 원포인트 인사를 통해 반도체 사업의 수장을 교체했다. 지난해 15조원에 육박한 대규모 적자와 AI(인공지능) 반도체의 핵심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주도권을 경쟁사에 내주고 고전하고 있는 상황 등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다. 한국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정기 임원인사가 아닌 이례적인 깜짝 인사를 통해 임기 중 대표이사를 바꾼 것은 충격적인 변화다. 삼성전자는 인사의 목적으로 '쇄신'을 꼽았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쇄신(刷新)'을 '그릇된 것이나 묵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함'이라고 정의한다. 새로운 리더십을 통해 임직원이 각오를 새롭게 하겠다는 삼성의 설명에 부합하는 단어다. 삼성은 쇄신을 통해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은 1993년 신년사에서 "대나무도 매듭이 있어야 잘 자라듯, 삼성의 미래를 위해서도 반성과 평가를 통한 새로운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몇달 뒤 '삼성 신경영'으로 이어졌다. 최근 수년 간 '삼
"아시다시피, 저희가 정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아요." 차일피일 발표가 미뤄지는 저출산 종합대책을 두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출산으로 국가소멸까지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저고위는 아직까지 새로운 정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대책을 총괄하기 위해 구성됐지만 예산·인력 등 단독으로 정책을 펼칠 권한이 없는 탓이다. 저고위는 당초 주형환 부위원장이 취임한 지 한달 뒤인 올 3월께 종합 대책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관련 재원이 논의될 국가재정전략회의까지 끝났는데도 깜깜 무소식이다. 일각에서는 6월을 정책 발표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오는 7월 말 세법 개정안, 8월에 내년 예산안을 각각 발표하는데 여기에 포함되긴 어려워서다. 저고위 측은 각 정부 부처와 함께 논의하더라도 시행은 각 부처의 몫이라 예산 윤곽이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먼저 발표하긴 어렵다고 항변한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상황은 전세계가 놀랄 정도로 심각하다. 지
'역대급 하자'가 쏟아진다. 휜 아파트 외벽과 뒤틀린 실내, 틈이 벌어진 창문, 주저앉은 골조, 높이 기준 미달 비상계단 등 최근 들어 일주일이 멀다 하고 터져나온 신축 아파트의 하자 문제들이다. 이런 논란은 지역이나 아파트 브랜드를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최근 논란이 되는 아파트 하자 문제들은 다소 '충격적'이라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단순히 마감이 허술하다거나 공사가 채 완료되지 않았다는 정도가 아니다. 준공을 앞둔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에서는 비상계단을 깎아내야 할 정도의 부실공사 의혹이 제기됐다. 해당 아파트 입주예정자들은 공사업체가 비상계단 층간 높이를 규격에 맞추려고 뒤늦게 시공이 끝난 계단 하나하나를 16㎝가량 깎아내는 보수공사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관련 법규에 따르면 계단 층과 층 사이의 유효 높이는 2.1m 이상이다. 이 아파트의 일부 계단 층간 높이는 1.94m에 불과하다. 이 뿐 아니라 벽체 휨, 주차장 균열·누수 등 하자 신고가 잇따른다. 830가구 규모의 전
제품명 'T-shirt', 보내는 곳 'XYZ' 한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에서 의류를 주문했더니 배달된 포장지에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해외직구로 산 만큼 빠른 배송은 기대하지 않았기에 일주일이란 시간은 문제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제품을 보낸 중국 판매자(셀러)에 대한 정보를 전혀 알 수 없었다는 점이 찜찜했다. 'XYZ'가 셀러의 회사 이름인지, 본사가 위치한 지역인지 도통 의미를 알 수가 없다. '발신자 불명' 우편과 다를 게 없다. 비슷한 종류의 상품을 가장 저렴한 가격에 찾다가 알리익스프레스(이하 알리)나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를 찾은 소비자들은 이런 경험을 한 경우가 적지 않다. 제품에 문제가 없다면 다행이지만, 만약 교환이나 환불이 필요한 경우라면 어떨까. 사실 1000~3000원짜리 초저가 일회용품이라면 그냥 버리는 게 낫다. 소비자 입장에선 푼돈을 돌려받기 위해 소통이 어려운 중국 플랫폼에 일일이 민원을 넣는 수고로움이 아깝고, 판매자도 제품 회수 비용
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 크리스 밀러의 책 '칩워(Chip War)'는 소설처럼 읽히는 논픽션이다. 인물 중심의 서술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혹자는 "마치 무협지 같다"고 한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이 '강호의 고수'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책은 초반부에 '등장인물' 코너를 따로 마련해 TSMC 창업자 모리스 창, 인텔 전 CEO(최고경영자) 앤디 그로브,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 등을 소개한다. 칩워는 반도체 기업이 성공하기까지 주요 인물이 어떤 '혁신'을 이뤄왔고 이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상세히 적고 있다. 1985년 인텔이 D램을 포기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을 시작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일본 D램 기업의 급부상으로 인텔의 고민이 컸던 시기다. 책은 "'파괴적 혁신'은 매력적인 말 같지만 현실은 피 말리는 고통이었다"고 묘사한다. 그러나 이런 결정 덕분에 인텔은 이후 CPU(중앙처리장치) 시장 최강자로 군림할
오는 20일부터 병원과 약국에 갈 때 신분증이나 건강보험증 등을 꼭 챙겨가야 한다. 개정된 건강보험법에 따라 '요양기관의 수진자 본인·자격 확인 의무화 제도'가 이날부터 실시 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한국인의 이름·주민등록번호를 빌리거나 도용해온 중국인 등 외국인의 '건보 먹튀'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서 환자가 성명, 주거지, 주민등록번호 등 단순 정보만 적어 내도 진료받을 수 있었다. 타인의 건강보험증을 빌렸거나 도용하는 경우를 솎아내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부정 사용자 10명 중 1명이 중국인 등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지난해 중국인의 건보 먹튀 실태를 추적하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2년 건강보험증 대여 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 해 586명이 건강보험증을 부정 사용해 적발됐는데, 그중 10.6%(62명)가 '중국인 등 외국인'이었다. 이들이 부정 사용한 금액은 8000만원으로 전체(6억2800만원)의 12
'google'은 인터넷 검색엔진 서비스 중 하나의 상품명, 그 이상이다. 서구권에선 '구글로 온라인에서 검색한다'라는 뜻의 동사로 굳어진 지 오래다. 실제로 구글은 출발지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 전역 등 세계 각국을 장악했다. '바이두'가 검색엔진 1위인 중국, 애초 미국산이었지만 일본에 정착한 '야후', '네이버(NAVER)가 대세인 한국 정도가 예외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 검색은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가 주도한다. 구글 등 미국산 빅테크의 파도를 막아 낸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자국 플랫폼 보유국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선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일본을 제패한 데 이어 태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확고한 입지의 메신저 '라인(LINE)'을 키워냈고, 카카오는 엔터·음악·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서 K-콘텐츠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플랫폼 사업은 최근 높은 장벽과 마주했다. AI(인공지능) 시대, 각국이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눈여겨보고
파리올림픽이 75일 앞으로 다가왔다. 1924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인 만큼 프랑스를 대표하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명품브랜드까지 총출동해 메달, 선수단복 제작에 참여하는 등 성공적인 올림픽 준비에 여념 없다. 하지만 정작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겐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다. 전 세계에서 2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 그리고 그 나라의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이 사안을 두고 얽힌 주변 국가들의 지정학적 갈등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올림픽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최근 프랑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만나 파리올림픽 기간 전 세계 '올림픽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의 언어는 '세계 평화'를 외치지만 전장의 신호는 어긋난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선 러시아가 군비를 구축하며 앞으로 몇 달 내 강한 공세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러시아의 공격이 어
1968년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촉발된 베트남전 반전 시위. 미 전역으로 순식간에 퍼져 그해 11월 '베트남전 철수' 공약을 내건 공화당 닉슨 후보를 당선시켰다. 56년 만에 미 전역 대학에서 반전 시위에 불이 붙자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 때 점거됐던 컬럼비아대학 해밀턴홀이 다시 점거됐고, 경찰은 사다리차와 전기톱을 동원해 진압했다. 50여개 대학에서 2300명이 넘게 체포됐고 18세 미만의 고교생까지 시위에 가세한다. UCLA 등 일부 대학에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충돌해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다. 콜럼비아대학 시위 진압 과정에선 경찰이 섬광탄, 고무탄을 쏘고 총까지 발사한 것으로 전해져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가자지구가 '바이든의 베트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곳곳 대학가에 들불처럼 퍼진 반전 시위는 1960년대 베트남 반전시위와 달리 '친팔레스타인', '반유대주의' 성향이 포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