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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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터프츠대학교 교수 크리스 밀러의 책 '칩워(Chip War)'는 소설처럼 읽히는 논픽션이다. 인물 중심의 서술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혹자는 "마치 무협지 같다"고 한다. 책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이 '강호의 고수'처럼 반도체 업계에서 눈부신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책은 초반부에 '등장인물' 코너를 따로 마련해 TSMC 창업자 모리스 창, 인텔 전 CEO(최고경영자) 앤디 그로브,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인텔 공동창업자 고든 무어 등을 소개한다. 칩워는 반도체 기업이 성공하기까지 주요 인물이 어떤 '혁신'을 이뤄왔고 이 과정에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상세히 적고 있다. 1985년 인텔이 D램을 포기하고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을 시작하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일본 D램 기업의 급부상으로 인텔의 고민이 컸던 시기다. 책은 "'파괴적 혁신'은 매력적인 말 같지만 현실은 피 말리는 고통이었다"고 묘사한다. 그러나 이런 결정 덕분에 인텔은 이후 CPU(중앙처리장치) 시장 최강자로 군림할
오는 20일부터 병원과 약국에 갈 때 신분증이나 건강보험증 등을 꼭 챙겨가야 한다. 개정된 건강보험법에 따라 '요양기관의 수진자 본인·자격 확인 의무화 제도'가 이날부터 실시 됐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한국인의 이름·주민등록번호를 빌리거나 도용해온 중국인 등 외국인의 '건보 먹튀'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병·의원 등 요양기관에서 환자가 성명, 주거지, 주민등록번호 등 단순 정보만 적어 내도 진료받을 수 있었다. 타인의 건강보험증을 빌렸거나 도용하는 경우를 솎아내기에 한계가 있었다. 이런 부정 사용자 10명 중 1명이 중국인 등 외국인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지난해 중국인의 건보 먹튀 실태를 추적하던 중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단독 입수한 '2022년 건강보험증 대여 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한 해 586명이 건강보험증을 부정 사용해 적발됐는데, 그중 10.6%(62명)가 '중국인 등 외국인'이었다. 이들이 부정 사용한 금액은 8000만원으로 전체(6억2800만원)의 12
'google'은 인터넷 검색엔진 서비스 중 하나의 상품명, 그 이상이다. 서구권에선 '구글로 온라인에서 검색한다'라는 뜻의 동사로 굳어진 지 오래다. 실제로 구글은 출발지인 미국을 비롯해 유럽 전역 등 세계 각국을 장악했다. '바이두'가 검색엔진 1위인 중국, 애초 미국산이었지만 일본에 정착한 '야후', '네이버(NAVER)가 대세인 한국 정도가 예외다. 특히 한국은 인터넷 검색은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는 카카오가 주도한다. 구글 등 미국산 빅테크의 파도를 막아 낸 경험이 있는 몇 안 되는 자국 플랫폼 보유국이다. 네이버는 국내에선 영향력이 미미하지만, 일본을 제패한 데 이어 태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확고한 입지의 메신저 '라인(LINE)'을 키워냈고, 카카오는 엔터·음악·웹툰 등 콘텐츠 부문에서 K-콘텐츠 돌풍의 주역으로 활약하고 있다. 국경을 자유롭게 넘나들던 플랫폼 사업은 최근 높은 장벽과 마주했다. AI(인공지능) 시대, 각국이 데이터 주권의 중요성을 눈여겨보고
파리올림픽이 75일 앞으로 다가왔다. 1924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에 파리에서 다시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인 만큼 프랑스를 대표하는 에르메스, 루이뷔통 등 명품브랜드까지 총출동해 메달, 선수단복 제작에 참여하는 등 성공적인 올림픽 준비에 여념 없다. 하지만 정작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에겐 해결하지 못한 숙제가 남아있다. 전 세계에서 2개의 전쟁이 진행 중이라는 점, 그리고 그 나라의 선수들은 올림픽에 참가한다는 점이다. 이 사안을 두고 얽힌 주변 국가들의 지정학적 갈등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올림픽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개를 든다. 최근 프랑스를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이 만나 파리올림픽 기간 전 세계 '올림픽 휴전'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두 정상의 언어는 '세계 평화'를 외치지만 전장의 신호는 어긋난다. 우크라이나 영토에선 러시아가 군비를 구축하며 앞으로 몇 달 내 강한 공세를 펼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신호가 포착됐다. 러시아의 공격이 어
1968년 뉴욕 컬럼비아대학에서 촉발된 베트남전 반전 시위. 미 전역으로 순식간에 퍼져 그해 11월 '베트남전 철수' 공약을 내건 공화당 닉슨 후보를 당선시켰다. 56년 만에 미 전역 대학에서 반전 시위에 불이 붙자 11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예의주시하고 있다. 베트남전 반대 시위 때 점거됐던 컬럼비아대학 해밀턴홀이 다시 점거됐고, 경찰은 사다리차와 전기톱을 동원해 진압했다. 50여개 대학에서 2300명이 넘게 체포됐고 18세 미만의 고교생까지 시위에 가세한다. UCLA 등 일부 대학에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 지지자들이 충돌해 폭력사태까지 벌어졌다. 콜럼비아대학 시위 진압 과정에선 경찰이 섬광탄, 고무탄을 쏘고 총까지 발사한 것으로 전해져 과잉 대응 논란이 일었다. 가자지구가 '바이든의 베트남'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세계 곳곳 대학가에 들불처럼 퍼진 반전 시위는 1960년대 베트남 반전시위와 달리 '친팔레스타인', '반유대주의' 성향이 포착된다.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부를 때 보통 '쥬얼창이'(Jewel Changi)라는 표현을 많이 쓴다. 이 공항의 관문인 제1터미널에 있는 거대한 폭포수를 중심으로 펼쳐진 가든은 영화에서 봤던 미래 도시의 모습을 연상케 할 정도로 화려해서다. 창이공항은 영국 항공 서비스 전문평가기관 스카이트랙스가 선정한 '2023년 세계 최고의 공항' 1위에 올랐다. 단순 볼거리를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공항을 '거쳐 가는 곳'이 아닌 '머무는 곳'으로 변화시켜 항공 사업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을 가져왔다는 평가다. 이는 리 서우 향(Lee Seow Hiang은) 창이공항그룹 CEO(최고경영자)가 있어 가능했다. 오는 7월 물러나는 그는 지난 15년간 창이공항에 몸담으면서 동남아시아의 그저 그런 공항을 전 세계 150개 이상과 연결하는 아시아 허브 공항으로 키웠다. 최근 창이공항 이사회는 차기 CEO로 20년 이상 창이공항에서 근무한 양금웽(Yam Kum Weng) 공항 개발 담당 부사장을 낙점했다. 인천
최근 GA(보험대리점) 채널 설계사를 통한 보험영업 경쟁이 치열하다. 새로운 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CSM(보험서비스마진)에 유리한 상품을 팔면서 경쟁이 격화하는데 올해 초 단기납 종신보험 환급률로 한차례 전쟁을 치렀다면 이번엔 수수료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수료 경쟁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올해는 그동안 소극적이던 대형사가 뛰어들면서 시장 흔들림의 강도가 크다는 것이 차이다. 보험판매 수수료는 '1200% 룰'이 있어 1년 이내 지급수수료는 보험료의 12배 이하로 제한하지만 1년이 넘어가는 13회차 유지 시엔 높은 수수료를 제공할 수 있다. A사가 수수료를 1600~1700%로 올리면 B사와 C사도 이어 수수료를 높여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대응한다. 대형사들이 수수료 경쟁에 뛰어들자 GA 채널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들도 동참하거나 대응방안을 놓고 고심한다. 한 GA 소속 설계사는 "상품 차이가 크게 없다면 수수료가 높은 상품으로 설계사들이 우르르 몰린다"면서 "중소형사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조선왕조실록'은 사실과 데이터에 집착하는 우리 선조들의 특징을 잘 보여주는 유물이다. 왜곡이나 고의적인 탈락 없어 세계 어느 나라 실록보다 내용 면에서 충실하다. 세간에선 이런 우리 국민성을 빗대어 '기록의 민족'이라는 수식어를 농담처럼 붙이기도 한다. 기록의 민족 특성은 현대까지도 이어진다. 국민의 대표 기관인 국회만 봐도 공식적인 회의가 모두 의사록에 담긴다. 삿대질하는 모습이나 재채기하는 소리까지 속기사들이 가감 없이 적을 만큼 상황과 맥락을 함께 기록하고자 노력한다. 경제와 금융 및 투자 분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이나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서비스, 금융감독원의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들어가면 국내 경제 및 산업 상황을 투명하게 수준급으로 담아낸 데이터를 볼 수 있다. 해당 정보를 바탕으로 분석에 분석이 이어지며 왜곡없이 산업이 돌아가고 투자 시장이 굴러간다. 산업 현장에선 방대한 경제금융 데이터 구축이 우리 경제 분야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
이달 21일부터 이틀간 서울에서 AI(인공지능) 정상회의가 열린다.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열린 '제1차 AI 안전성 정상회의'의 후속 회의이자 의제도 한층 넓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회의이다. AI의 안전성·신뢰성에 초점을 맞췄던 지난해 회의와 달리 이번엔 혁신 촉진과 포용·상생을 도모하면서도 AI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발전방안을 종합 논의한다. 화상으로 열리는 정상회의를 통해 큰 틀을 잡고 각국 장관급 회의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며 각국 고위급 인사와 산업계·학계까지 대거 참가하는 'AI 글로벌 포럼'까지 개최된다. AI 정상회의를 한국이 주최한다는 점도 의미가 크다. 비록 오픈AI의 챗GPT 등 글로벌 빅테크들에 비해서는 약간 늦었지만 한국은 자체 기술을 기반으로 다수의 파운데이션 모델을 내놓은 나라다. 한국은 AI 기술의 소비자이자 공급자인 것이다. 소비국 입장에서 빅테크를 견제하기 위해 세계 최초의 AI규제법을 통해 강한 제재 조항을 담고자 했던 EU(유럽연합)
올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의 화두로 신약 효과를 빼놓을 수 없다. 비만치료제를 개발한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기업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일라이릴리의 시가총액은 7000억달러를 넘으며 테슬라를 추월했다. 실제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은 비만치료제 '젭바운드'와 '위고비'의 인기는 폭발적이다.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공동 개발한 치매치료제 '레켐비'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레켐비는 지난해 FDA의 정식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뇌질환도 얼마든지 도전할 만한 영역이란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뇌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바이오 기업의 여러 연구에도 속도가 붙었다. 바야흐로 신약 전성시대다. 반면 국내에선 최근 다수 바이오 기업이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우려를 키웠다. 지속적인 영업손실 등 영향으로 기업의 영속
25일 열린 민희진 어도어 대표 기자회견. 회견 시작부터 범상치 않았다. 카메라 기자들에 촬영 자제를 요청하는 보기 드문 상황이 벌어졌다. 기사 작성과 사진, 영상 촬영이 기자회견의 기본 요소인데 그중 중요한 한 부분을 중단해달라는 요청이었다. 상황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격정 토로가 시작됐다. 카카오톡 대화에서 민 대표와 방시혁 의장 사이에 쌓인 감정의 행간을 이해하는 데 꽤 도움이 됐다. 놀라운 순간은 회견 막바지였다. 민 대표 입에서 '시XXX' 욕설이 나왔다. 그러다 "저도 스트레스 풀어야죠"라며 '지X' '개저씨' '양아치' 등 험한 말을 이어갔다. 처음 욕이 나왔을 때 감정을 주체할 수 없어 튀어나온 실언인 줄 알았다. 그러나 탄력받은 욕설 퍼레이드가 회견장을 지배하는 모습을 접하고 나서는 '시XXX'가 민 대표 일상의 언어라는 심증이 굳어갔다. 한국 최고 연예기획사, 최고 레이블 대표가 국내외 하이브 주주뿐 아니라 업계 종사자, 무엇보다 아이돌을 꿈꾸는 수많은 소년·소녀들
지난 23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한인들이 밀집한 랜드마크72(옛 경남빌딩) 인근 재래시장에 작은 가게들이 오밀조밀했다. 길거리 음식 좌판도 열쇠수리점도 결제를 위한 QR코드를 내걸었다. 우리나라 붕어빵 노점에 계좌번호를 써붙인 것이 떠올랐다. 같은 날 하노이 시내에서 차량호출서비스 '그랩'을 이용했다. 모카(moca)라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통해 비용이 빠져나갔다. 베트남은 현금을 상자째 들고가서 자동차를 산다고 할 정도로 금융 발전이 더뎠다. 그런데 몇 년 새 QR코드, 모바일 결제 등 핀테크가 급속 확산했다. 베트남 정부가 '현금없는 사회' 정책을 펴면서다. 유통매장에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게 인프라를 깔고 전기·수도 등 각종 요금의 비현금 납부도 촉진하고 있다. 기술력이 좋은 우리나라 핀테크 스타트업들에게 큰 기회가 열린 셈이다. 하지만 현지에서 만난 국내 창업지원기관과 핀테크 스타트업 대표들은 한결같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다"고 조언했다. 우선 베트남 일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