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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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국내 유업계에 기여한 회사였는데 한동안 어려움을 겪어 안타까웠습니다. 경영이 정상화돼서 다시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4일 대법원 판결로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경영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과 관련해서 한 대형 유가공 업체 관계자는 이런 촌평했다. 남양유업이 도태되면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유업체 관계자들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이런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무엇보다 60년간 남양유업을 이끌고 성장시킨 원동력이 오너 개인의 역량보다 임직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더 크다고 본 것 같다. 10년 넘게 회사 실적이 악화하고, 불매 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이미지가 추락한 근본적인 이유가 2세 경영자인 홍원식 회장과 일가의 '오너 리스크'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남양유업은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경영한 시기에는 국내 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1967년 국내 최초로 조제분유 생산을 시작했는데, 당시 어려운
"사재출연에 왜 출가외인을 언급하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그는 책임이 없다."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에 윤재연 블루원 대표도 참여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주사인 TY홀딩스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지난 4일 태영건설이 채권자들에게 자구안을 설명한 직후 주고 받은 얘기다. 상장사이자 굴지의 건설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 관계자 입에서 나온 '출가외인'이라는 단어가 어색했다. 윤재연 대표는 골프사업을 하는 블루원(태영그룹 계열사) 현 대표이자, 윤세영 창업회장의 막내딸, 윤석민 회장의 여동생이다. 실제 태영 측은 워크아웃 신청 전부터 막내 딸은 열외로 하겠다고 못박았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8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자구안을 제안할 때도 TY홀딩스와 윤석민 회장 몫인 1133억원, 416억원만 약속했다. '출가외인'인 윤 대표는 계열사를 팔아 513억원을 얻었다. 윤 회장보다 100억원 가까이 많은 돈이었다. 물론 막내 딸의 돈을 그대로 '파킹'하진 않았다.
"내 아들까지는 나처럼 흉부외과 의사가 됐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나부터 다른 과를 선택할 겁니다." 한 흉부외과 원로 의사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속내다. 워라밸을 포기하더라도 '사명감' 하나로 흉부외과 의사가 됐다는 그는 아들에게도 흉부외과의 길을 권유했다. 하지만 흉부외과가 기피과 중의 기피과가 된 지금, 그에게 흉부외과는 '빛바랜 훈장'으로 남아있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통상 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산부인과 등 기피과를 지칭함)를 살리자는 데는 정부와 의사들의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네 차례나 '결실 없는 대화'만 주고받는 사이, 향후 16년간 필수의료 결손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예고된다. 미래 기피과 의사를 확보하려 고군분투하는 동안 현재의 기피과 의사들이 한 줌의 모래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이미 '오픈런'이 일상화한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자녀가 아플 때 갈 수 있는 병·의원을 찾는 것부터 일이다. 최근 5년여
통신3사는 적지 않은 사람에게 '땅 짚고 헤엄치는' 업종으로 비친다. 별다른 경쟁 없이 독과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려왔고 초연결 시대의 필수재로 자리잡은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실제로 2023년 결산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장사도 괜찮았다. 4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통신3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조7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9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핵심 수익원인 이동통신의 경우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5G 가입자는 3216만명으로 전월 대비 6만5000명(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에는 전월 대비 가입자가 1만2000명(-0.04%) 감소했고 지난해 들어 5G의 월간 가입자 증가율은 계속해서 0~1%대에 머물렀다. 이용자들이 값비싼 단말기 가격이 부담돼
전쟁 중인 도시에 송구영신은 없었다. 2024년 1월1일 0시에 맞춰 전 세계 도시가 폭죽을 터뜨리던 그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공격을 단행했다. 러시아도 0시10분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중심부에서 교전을 벌였다. 연말까지 미사일 공세를 주고받던 두 나라는 해 바뀜의 의미를 되새길 겨를도 없어 보였다. 그저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만 존재했다. 전쟁을 벌이는 두 국가의 지도자 캐릭터가 사뭇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서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서방' 네타냐후 베냐민 이스라엘 총리에 국제사회가 모두 우려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의 '예측 가능한 고집'이다. 전쟁 중인 두 지도자는 전 세계를 향해 '휴전도 타협도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표명해와서다. 지난달 푸틴은 전쟁 2년여 만에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 600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했고, 이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푸틴은 전쟁 2년을 평가하며 "서방의 제재에도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강남과 지방 가리지 않고 거래가 뚝 끊겼다. 신규 공급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건설업계에서는 앞으로 3~4년 후에는 다시 공급 절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 이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이 더해지면서 이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건설사에서 인·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착공하지 않은 '착공 대기 물량'을 33만가구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착공 대기 물량은 2020년 23만8000가구에서 2021년 19만1000가구, 2022년 25만4000가구로 늘어난 뒤 지난해 30만가구마저 넘겼다. 인허가 물량 중 10건 6~7건(63%)은 미착공 상태다. 일반적으로 주택은 인허가 3~5년, 착공 2~3년 뒤 공급이 이뤄지기에 주택 인허가·착공은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그런데 건설사들은 지난해부터 착공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인허가 이후 착공까지 소요 기간은 종전
"둘째 낳고 노는(육아휴직) 직원이 더 늘겠네." 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 계열사는 최근 사내 어린이집 확장을 놓고 관련 부서들 사이 간부회의에서 민망한 논쟁이 일었다. 회사 직원들은 다양한 복지제도 중 사내 어린이집을 최고봉으로 여긴다. 기존 어린이집이 포화 상태라 확장 여부를 논의하는데, 뜻밖에 직원 출산율이 높아져 휴직자가 늘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임직원은 "소속 부서마다 앞으로 애를 낳을 직원이 몇 명 정도 되느냐고 묻는데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기업들이 사내 어린이집을 도입하면 둘째를 낳는 확률이 급격히 높아져 저출산을 해소할 수 있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달 아이를 낳는 가정에 한달에 몇십만원을 쥐어준들 돌봄 인력을 활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믿을 만한 돌봄 인력도 극도로 희소하다. 육아인프라 측면에서 사내 어린이집만큼 '저비용-고효율' 돌봄시스템은 없다. 하지만 단기 고용생산성만 본다면 기업 입장에선 출산과 육아
통합 셀트리온이 출범했다. 극심한 주가 하락에도 합병 과정에서 압도적 지지를 보여준 주주들의 덕이다. 물론 소방수를 자처하며 올해 초 2년 만에 전격적으로 경영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뚝심도 한몫했다. 사실 셀트리온은 서 회장이 경영에서 물러난 지난 2년간 적잖이 고생했다. 2021년 매출 성장은 정체됐고 급기야 2022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역성장했다. 본업인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에서 글로벌 시장 경쟁이 격화된 영향이다. 주식시장의 제약·바이오 저평가 기조까지 더해지며 2021년 12월 37만원을 넘은 셀트리온 주가는 지난 10월 13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앞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이 쉽지 않을 수 있단 관측이 나온 이유다. 그런데도 주주들은 통합 셀트리온 출범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1차 관문인 지난 10월 23일 주주총회에서 셀트리온 주주들의 합병 찬성 비율은 97.04%에 달했다. 마지막 관문인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취임 3개월만에 바뀐다. 짧은 재임 기간과 더불어 교체 사유가 독특하다. 내년 4월 총선, 그중에서 격전지로 꼽히는 수원지역 의석 탈환을 위해서란다. 국회의원하겠다고 옷벗는 장관이 없는 건 아니지만 방 장관은 본인의 출사표가 아니라 여당 요구에 의한 차출이다. 세종청사의 한 관료는 여기에 한마디 해설을 붙인다. "그 정도 위치에 올라가면 스스로 정할 수 있는 거취같은 건 없어요"라고. 중앙부처 장·차관이나 기관장 같은, 소위 정무직쯤 되면 진퇴의 자유가 없다고 한다. 대통령으로부터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는 더 그렇다. 인사청문회에서 숱한 결격사유가 나와도, 장관 교체설이 끝없이 나와도 후보자 스스로 물러나는 일은 드물다. 결과가 '자진사퇴'더라도 정무직 공직자나 그 후보가 오롯이 거취를 결정하는 일은 사실상 없다. 사전교감은 필수적이다. 정무직의 조율되지 않은 진퇴가 알려지면 상당한 파장을 부르곤 한다. 정무직의 임명뿐만 아니라 면직도 결정하는 탓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조 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42.03%)과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 등의 도움으로 MBK파트너스와 손잡은 형제들에게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다. 공개매수 마지막 날인 지난 22일 기준으로 조 회장 측 지분은 47.22%였다. 50%에 육박한 지분이면 경영에 불안함은 없다고 봐야 하지만 시장은 여전히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리스크가 있다고 보고 있다. 리스크의 핵심은 조 회장이다. 조 회장은 현재 2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본인이 지분을 가진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회삿돈을 사적인 용도로 유용했다는 의혹으로, 그룹 회장이 이같은 혐의로 기소됐다는 것 자체가 회사에 부담이다. 이사회 역시 조 회장의 비정상적인 경영 행위를 견제하지 못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만일 조 회장이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다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미래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더 커질 것이다. 남매간 사이는 이번 분쟁으로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추가 직결 연장을 요청하고 있지만, 이럴 경우 서울교통공사의 적자 상태가 더욱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다." 서울시는 2021년 2월에 갑자기 '도시철도 연장 및 광역철도 추진 원칙'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는 서울의 도시·광역 철도를 타지의 철로와 직접 연결하면서 발생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직결 연장 대신 평면 환승을 선택하는 추세다. '직결 연장'은 경기·인천 등에서 지하철을 타면 별도의 환승 없이 한 번에 서울시내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평면 환승은 철도를 갈아탈 때 계단이나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지 않고 맞은편 플랫폼에서 다른 철도에 탑승하는 방식이다. 지자체 간 경계를 이루는 구간에서 하차한 뒤 다른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하철로 환승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시와 공사는 연장 노선 운행 시 사고 예방과 신속 대처를 위해 각 지자체에 시설물 개선에 드는 비용을 요청하고 있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지만 정치권은 사활을 건 결전을 앞두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소위 '김건희 특검법'을 강행 처리할 계획이다. 의석수가 부족한 국민의힘으로서는 가결을 막을 방법이 없다. 이에 여권은 특검법 통과시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 행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그러나 여론이 우호적이지 않다. 보수진영 내에서조차 받아들여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 앞에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그 법은 정당한 절차와 체계를 갖춘 공정한 규정이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법치주의를 지탱하는 대원칙이다. 그 누구라도 비켜 갈 수 없다. '김건희 특검법' 역시 진영논리를 떠나 법 자체가 정당한지 우선 따져야 한다. 정치적 구호와 비방을 걷어내고 상식과 법리의 관점에서 특검법안을 뜯어볼 경우 크게 4가지가 논란이 될 수 있다. ━①특검법 대상이 되나?━먼저 법안이 특검법의 취지에 맞느냐다. 특별검사 제도는 권력형 비리를 기존 사법기관이 제대로 수사할 수 없을 때를 대비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