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307 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전통시장 점포 약 40%에서 일평균 매출액과 고객 수가 증가했다" "대형마트가 휴업한 일요일은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와 생활밀접업종 매출이 감소했다. 휴업 당일과 익일에 온라인유통업 매출이 증가했다"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대한 상반된 결론이다. 전자는 2012년 10월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대형마트 영업제한의 전통시장 매출증대 효과'라는 보고서이며, 후자는 2023년 9월 서울신용재단이 발표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따른 주변 상권의 유동인구와 매출 변화' 보고서의 분석 결과다. 두 보고서는 모두 서울시와 관련된 기관에서 작성했다. 11년이란 시차, 이 기간 서울시장이 바뀌고 정책 기조가 달라졌다는 점을 고려해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로 정반대 결론이다. 통계의 객관성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힘이 실리는 게 사실이다. 2012년 보고서는 당시 시내 전통시장 700여 개 점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이전보다 일평균 매출, 고객 수 등이 늘었는지 점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 정파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내 의무를 지키겠노라." '히포크라테스 선서' 일부다. '의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히포크라테스가 의사의 희생, 봉사, 장인 정신 등 윤리적 지침을 담아 만들었다. 우리나라를 포함,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선 의사가 되는 순간 이 선서문을 관례처럼 낭독한다. 그런데 불과 1~4년 전 의대를 졸업하면서 이 선서를 낭독했을 현직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났다. 심지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낭독하기도 전인 '예비 의사들'(의대생들)이 배움의 현장을 이탈하고 있다. 2024년 2월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상황이다. 수치로 확인하면 더 심각하다. 정부가 전체 전공의 1만3000명 가운데 약 95%가 근무하는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했더니 전체 전공의 1만3000여 명의 무려 절반에 달하는 6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19일 오후 11시 기준). '선배 의사집단
1985년생 샘 올트먼(Sam Altman)은 챗GPT의 성공을 계기로 세계적인 인사가 됐다. 지난해 말 국내외 주요 언론은 그가 챗GPT 개발사 오픈AI에서 해임됐다가 닷새 만에 CEO(최고경영자)로 복귀하는 과정을 상세히 다뤘다. 지난달 올트먼이 한국을 방문해 삼성·SK 최고 경영진을 만났다는 소식도 주요 언론을 도배했다. 올트먼은 최근 다시 세간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가 자사 AI 개발에 사용할 반도체 직접 조달을 위해 최대 7조달러(약 9300조원) 규모 투자금을 유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6000억달러, 추정치)의 12배에 달하는 돈을 투입해 자체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올트먼이 내놓은 구상의 실현 가능성을 제대로 따져볼 틈도 없이 이번에는 일본발 뉴스가 날아들었다. 블룸버그는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AI 반도체 회사 육성을 위해 1000억달러(약 133조5000억원) 규모 기금 조성을 추진하
"국가 에너지 산업의 미래가 설계되는 만큼 업계 모두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력거래소의 '수소발전 입찰시장 사업자 설명회'가 열린 지난 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빈자리 없이 빼곡히 들어찬 설명회장을 바라보며 이 같이 말했다. 오는 6월 개설될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의 설계안이 공개되는 자리였다.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엔 정부의 에너지 전략이 담겼다. 지난해 원전 정책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한 정부는 올해 원전과 함께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 전력원을 조화한다는 목표다. 이 같은 올해 에너지 정책의 상징 격이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이다. 올해 입찰 물량은 6500GWh다. 낙찰자에겐 발전소 건설기간 등 3년의 준비기간이 주어지고 계약 기간은 15년이다. 입찰 평가 기준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가격 60점', '비가격 40점' 비중으로 마련됐다. 가격은 최저가 우선이며 비가격은 청정수소 등급 등 환경기여도에 따라 평가된다. 가격과 비가격 합산 고득점
남자는 23살 때 대학교 캠퍼스에서 만난 여인과 결혼했다. 두 사람은 아이 셋을 낳고 70년을 함께 살았는데, 직전 5년은 함께 버틴 시간에 가까웠다고 한다. 남자는 2019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거동은 어려워지고 신체기능도 점점 나빠졌다. 옆의 아내도 노환에 따른 지병이 깊어졌다. 두 사람은 고향집에 나란히 손을 잡고 누워 함께 삶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9일 아내와 동반 안락사로 세상을 떠난 드리스 판 아흐트 전 네덜란드 총리의 이야기다. 노부부의 이런 선택이 가능했던 건 네덜란드가 2002년 세계 최초로 적극적 안락사를 법적으로 허용해서다. 네덜란드는 "회복 가능성 없이 극심한 고통에서 신음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죽을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법을 통과시켰다. 이후 점차 안락사의 문턱이 낮아졌다. 육체적 고통뿐만 아니라 정신적 고통으로 견디기 힘든 사람, 미성년자도 안락사가 가능해졌다. 급기야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해 불치병인 1~11세
지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치러질 당시 서울 전역에 뉴타운 광풍이 불었다. 양천구와 동작구 등에서 여야를 막론하고 후보들이 뉴타운 관련 발언을 쏟아내면서 해당 지역 부동산 가격이 크게 출렁였다. 뉴타운 지정은 국회의원이 아닌 서울특별시장의 권한인데도 여야 지도부 모두 앞다퉈 격전지를 중심으로 뉴타운 지정은 물론 조기 착공 등의 개발 의지를 내비친 탓에 이때 총선은 '뉴타운 선거'로 불렸다. 이렇다 보니 특정구(區)의 경우 3.3㎡당 1800만~2000만원에서 3000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가격이 뛰었다. 과거 서울시 2~3차 뉴타운 지정에서 연거푸 탈락한 어느 구의 구축 빌라는 3.3㎡당 1800만원에서 2000만원 이상을 줘도 매물을 구할 수 없었다. 노후도 등을 감안할 때 뉴타운 지정 가능성이 낮은 지역들도 총선에 휩쓸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호가가 치솟았다. 후폭풍은 상당할 수밖에 없었다.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는 총선 과정에서 뉴타운 공약과 관련한 중앙선거관리위
"8명 이상의 자녀를 낳자. 대가족이 '표준'이다." 21세기에 국가 원수의 발언이라는 게 믿기지 않지만 러시아라면 가능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진심 어린 발언이다. 지난해 말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러시아 인민위원회 화상 연설에서 푸틴은 인구를 늘리는 게 "향후 수십 년간 우리의 목표"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쟁으로 30만명 이상 사상자가 발생하고(우크라이나 측 추정) 인구감소가 심화하자 해결책으로 과거의 대가족 '전통'을 끄집어낸 것. "프랑스에는 아기가 필요합니다." 고상한 나라라고 표현이 그다지 우아하진 않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 기자회견에서 '인구통계학적 재무장'(demographic rearmament) 계획의 일환으로 남녀 모두 출산휴가를 6개월로 확대하고, 난임 퇴치 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 후로 1주일이 채 안 돼 대통령실은 25세부터 난임 검사를 무료화하는 방안을 공개했다.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68명으로
투자자인가, 가입자인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기사를 쓰려고 노트북 자판기에 손을 얹었다가 멈칫한 적이 있다. 'ELS 투자자'라고 써야 하나, 'ELS 가입자'라고 써야 하나. 홍콩 ELS는 파상상품이고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 상품이니 당연히 투자자라고 표현해야 옳다. 그런데 총판매액 19조원 중에서 16조원이 은행에서 팔렸다. 이 말은 홍콩 ELS 투자자 대부분이 은행 고객이며 예·적금 가입자라는 뜻이 된다. 언론사들도 용어 선택이 제각각이다. 수조원대 손실이 예고되면서 지난해 연말부터 ELS 기사가 쏟아졌다. 기사에는 투자자와 가입자가 혼재돼 있다.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사에서 집단시위를 벌인 홍콩 ELS 투자자들은 용어 선택에 더 민감했다. 자신을 '투자자'가 아니라 '가입자'라고 주장했다. '투자자'라고 표현한 금감원 보도자료를 두고선 "가입자로 수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투자자와 가입자의 차이를 알 정도면 금융 지식 수준이 상당한 것 아니냐?"는 지
사회 초년생이라는 이유로 대출가능 금액이 제한되거나 고금리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었다. 신용거래 이력이 없다보니 신용등급이 매겨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였다. 이같은 문제는 이제 상당 부분 해결됐다. 통신요금 납부실적이나 소액결제 이용실적 등 기존 신용평가에 반영하지 않던 요소들을 신용등급에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기 때문이다. 카카오,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등이 카카오 선물하기 이용 데이터나 카카오 택시·대리운전 사용자들의 결제데이터, 카카오페이 이용자 지표 등 10억건의 데이터를 내놨다. 다날,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은 소액결제 스코어와 각사별 멤버십 서비스 통합등급 데이터 등 6600만건의 데이터를 제공했다. LG유플러스는 1억2300만건에 이르는 통신이용 정보를 공급했고 코리아크레딧뷰로, NICE평가정보, 금융결제원 등은 5억7700만건에 이르는 전국민 신용데이터 및 자동이체 정보 등을 내놨다. 총 17억7500만건 규모의 이 정보들은 가명처리됐다. 데이터의
"언제 문 닫을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죠." 취재 현장에서 만난 바이오 기업 임직원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적잖은 바이오 기업 종사자들이 자신이 몸담은 회사의 영속성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 이 불신의 배경엔 돈 문제가 있다. 기업은 돈이 없으면 운영할 수 없다. 국내 대부분의 신약 개발 바이오는 이익을 내지 못한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을 운영하려면 아무리 작은 회사라도 임직원 인건비와 연구개발비 등 1년에 적어도 100억원 이상, 많게는 200억~3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스스로 돈을 벌지 못하니 이 운영자금을 외부에서 투자로 유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지금처럼 바이오에 대한 투자심리가 좋지 않을 땐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쉽지 않다. 많은 바이오 기업이 자금 문제로 전전긍긍하는 이유다. 현금이 바닥나 유동성 위기에 빠진 바이오도 한둘이 아니다. 업계에선 올해 '제2의 셀리버리'가 나오는 게 아니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셀리버리는 자금 문제로 감사의견
50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법) 적용 유예가 결국 여야의 합의 불발로 끝났다. 중대재해법 확대 시행의 수혜자가 됐어야 할 근로자나 더 안전하게 사업장을 운영해야 할 사업주, 고용노동부, 여야 정치권까지 누구하나 승자는 없는 'Lose-Lose 싸움'을 한 번 더 기록했다. 중대재해법 확대 시행과 2년 유예 중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안전'과 '생계'. 양보하기 어려운 가치 두 개를 놓고 저울질해야 한다. 예정대로 법을 시행하자는 쪽은 퇴근이 보장된 안전한 현장을 만들어야한는 주장일 테고 2년 미루자는 쪽은 지속가능한 생계를 위해 조금 더 준비하자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논의는 정치적 셈법 위에서만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중대재해법 유예안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로 산업안전보건청(산안청)을 든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야당이 법 유예조건으로 요구한 △정부의 사과 △안전대책 수립 △2년 뒤 시행 등 조건을 모두 받았고
"한국 시장 형성이 예상보다 늦어지니 대만까지 왔다가 '바로 미국으로 가자' 이렇게 생각하는 기업들이 있어요. 기업들 입장에선 우선 시장 있는 쪽에 가자는 거죠." 해상풍력 공급망에서 세계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다국적 기업 A사의 한국 대표는 "처음엔 유럽에 이어 아시아에서 해상풍력 시장이 형성될 거라 봤는데, 빠르게 조성될 듯 보이던 한국 시장이 3~4년 이상 정체되자 기업들이 한국을 건너뛰려 한다"고 했다. 한정된 자원을 불확실성이 낮은 시장에 우선 배분하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정부 주도로 재생에너지 발전 목표를 상향조정한 유럽에선 풍력단지 건설에 필요한 기자재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한 지 오래다. 2010년대 중반까지 불모지였던 대만의 해상풍력은 정부 주도로 급성장 중이다. 미국에선 IRA(인플레이션감축법) 시행 후 1년 반만에 전세계 유관 기업들의 투자가 폭증했다. 기업 시각에서 한국 보다 매력있는 투자처가 늘어났다는 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