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307 건
유명인들의 가상 이혼을 다룬 한 종편 프로그램을 봤다.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부부가 깊은 감정의 골을 드러내며 상대방을 공격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말은 칼과 창이 돼 상대를 베고 찔렀다. 프로그램과 관련한 기사 댓글을 봤다. 안 그래도 저출산에 허덕이는 나라에서 결혼마저 방해하는 프로그램이라는 비판이 눈에 띄었다. 이런 식의 비판을 받은 방송은 또 있다. 지난해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는 출산 방해 방송으로 비난받았다. 폭력적인 아이를 낳느니 아예 안 가지는 편이 낫다는 인식을 확산한다는 주장이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기적에 가까운 남녀의 만남과 사랑, 결혼과 출산을 기껏 방송 따위가 저지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사실 가상 이혼, 금쪽이 같은 방송의 주된 시청자는 이미 장성한 자녀를 두고, 부부싸움에도 신물이 난 중장년들일 게다. 저출산이 국가적 난제가 되니 이런저런 데서 원인을 찾는 모습이다. 정말 관심 있게 봐야 할 건 합계 출산율 0.8명이라는 대전제 아래에 숨
정확히 3년 전 이맘때다. 문재인 정부는 2021년 1월 "온라인 플랫폼의 갑질을 잡겠다"며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온플법)을 내놨다. 온플법의 내용은 비교적 단순했다. "식당 등 입점업체와 계약할 때 플랫폼 업체는 '계약서'를 반드시 교부하라"는 의무 사항을 규정한 것이 핵심이다. 온플법은 '계약서 교부'라는 최소한의 의무를 규정한 법안이었지만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유는 2가지다. 우선 정부가 플랫폼 업계를 설득하지 못했다. 플랫폼 업계는 온플법을 시작으로 정부 규제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걱정했는데 정부는 이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또 다른 이유는 부처 간 갈등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는 플랫폼 규제 권한을 두고 불거진 갈등을 결국 풀지 못했다. 두 부처 간 불협화음은 국회 상임위원회(정무위원회-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 갈등으로 확전됐다. 3년 만에 플랫폼 관련 법이 부활을 꾀한다. 공정위는 '플랫폼 공정경쟁 촉진법'(이하 플랫
"오랫동안 고민해 봤는데 이민 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네요" 중소기업 대표인 A씨는 최근 이민을 결심했다. 자녀들에게 가업을 넘겨줄 방법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별다른 수입이 없는 자녀들이 물려 받은 지분을 팔지 않고서는 상속세를 낼 수 없다. 그러니 아예 회사를 팔고 상속세가 없는 나라로 떠나겠다는 것이다. 징벌적 상속세제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1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삼성 오너 일가가 블록딜(대량매매)로 삼성전자 지분(약 0.5%에 해당하는 2982만9183주)을 매각했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세 모녀가 내야 할 상속세는 총 9조원에 달한다. 재계는 이들이 주식담보대출과 배당 만으로는 막대한 상속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삼성전자 지분까지 팔게 된 것으로 본다. 직계비속 기준 우리나라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로 OECD 회원국 중 일본(55%)에 이어 2위다. 대주
"돈을 벌면 이자로 나간다." 한 유통업체 임원의 한탄이다. 유통업계의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무한 경쟁시대로 나가자 유통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대폭 급락했다. 여기에 금리 인상기조가 맞물리자 벌어들이는 돈 대비 빚을 갚기 위해 지급해야 하는 돈이 많아진 것이다. 또다른 유통업체 임원은 "순수하게 유통 본업만으로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 몇이나 있는지 의문"이라고 토로한다. 정부가 일부 기업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을 막는 것에 정책의 초점을 두다보니 막상 유통사업으로 이익을 내기 힘들다는 얘기다. 실제로 오프라인 유통업계 1위인 이마트는 지난해 3분기 별도 누적 영업이익률이 1.3%다. 2022년 1.7% 보다 0.4%P가 떨어졌다. 이마트의 별도 매출액이 코스피 상장사 상위 18위에 달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수치다. 2010년대에 이마트의 시장 점유율이 커지자 정부 규제가 강화되고, 코로나19(COVID-19) 이후 온라인 유통시장이 확대, 경쟁이 심화되면
지난해 하반기 주요 이슈 중 하나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 아파트의 철근 누락 사태를 꼽는 이들이 많다. 아파트 부실 시공이 국민적 관심사로 급부상하면서 이른바 '순살 아파트'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LH 전관과 관련한 이권 카르텔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공공주택을 필두로 각종 설계용역·시공업체 선정권은 조달청에, 감리업체 선정권은 국토안전관리원(관련 법 개정 전까지는 조달청)으로 각각 이관하는 극약 처방(LH 혁신안)을 내렸다. 국내 최대 공기업인 LH의 발주 규모는 연간 10조원에 달한다. 설계·시공·감리 등의 기능을 통째로 뺏기면 LH는 힘이 확 빠지는 반면 조달청에는 막대한 권한이 주어진다. 조달청은 2개 부서를 신설하고 40여 명 수준에서 인력 확충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 이후 관련 법이 개정되면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공공주택 발주 등의 업무에 돌입할 전망이다. 그런데 세종 관가 안팎에서 벌써부터 '조달피아'(조달청·마피아 합성어)
"오랜 시간 국내 유업계에 기여한 회사였는데 한동안 어려움을 겪어 안타까웠습니다. 경영이 정상화돼서 다시 선의의 경쟁을 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4일 대법원 판결로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경영이 사실상 마침표를 찍은 것과 관련해서 한 대형 유가공 업체 관계자는 이런 촌평했다. 남양유업이 도태되면 치열한 경쟁 구도에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는 다른 유업체 관계자들도 이와 비슷한 반응을 내놨다. 이런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다. 무엇보다 60년간 남양유업을 이끌고 성장시킨 원동력이 오너 개인의 역량보다 임직원들의 노력과 희생이 더 크다고 본 것 같다. 10년 넘게 회사 실적이 악화하고, 불매 운동이 벌어질 정도로 이미지가 추락한 근본적인 이유가 2세 경영자인 홍원식 회장과 일가의 '오너 리스크'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남양유업은 창업주인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경영한 시기에는 국내 유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이었다. 1967년 국내 최초로 조제분유 생산을 시작했는데, 당시 어려운
"사재출연에 왜 출가외인을 언급하나.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그는 책임이 없다."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에 윤재연 블루원 대표도 참여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지주사인 TY홀딩스 관계자의 답변이었다. 지난 4일 태영건설이 채권자들에게 자구안을 설명한 직후 주고 받은 얘기다. 상장사이자 굴지의 건설사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지주사 관계자 입에서 나온 '출가외인'이라는 단어가 어색했다. 윤재연 대표는 골프사업을 하는 블루원(태영그룹 계열사) 현 대표이자, 윤세영 창업회장의 막내딸, 윤석민 회장의 여동생이다. 실제 태영 측은 워크아웃 신청 전부터 막내 딸은 열외로 하겠다고 못박았다.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89억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자구안을 제안할 때도 TY홀딩스와 윤석민 회장 몫인 1133억원, 416억원만 약속했다. '출가외인'인 윤 대표는 계열사를 팔아 513억원을 얻었다. 윤 회장보다 100억원 가까이 많은 돈이었다. 물론 막내 딸의 돈을 그대로 '파킹'하진 않았다.
"내 아들까지는 나처럼 흉부외과 의사가 됐지만, 다시 태어난다면 나부터 다른 과를 선택할 겁니다." 한 흉부외과 원로 의사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속내다. 워라밸을 포기하더라도 '사명감' 하나로 흉부외과 의사가 됐다는 그는 아들에게도 흉부외과의 길을 권유했다. 하지만 흉부외과가 기피과 중의 기피과가 된 지금, 그에게 흉부외과는 '빛바랜 훈장'으로 남아있다. 사람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의료(통상 흉부외과·소아청소년과·응급의학과·산부인과 등 기피과를 지칭함)를 살리자는 데는 정부와 의사들의 이견이 없다. 하지만 정부가 최근 대한의사협회와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네 차례나 '결실 없는 대화'만 주고받는 사이, 향후 16년간 필수의료 결손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이 예고된다. 미래 기피과 의사를 확보하려 고군분투하는 동안 현재의 기피과 의사들이 한 줌의 모래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이미 '오픈런'이 일상화한 소아청소년과의 경우 자녀가 아플 때 갈 수 있는 병·의원을 찾는 것부터 일이다. 최근 5년여
통신3사는 적지 않은 사람에게 '땅 짚고 헤엄치는' 업종으로 비친다. 별다른 경쟁 없이 독과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려왔고 초연결 시대의 필수재로 자리잡은 덕분에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어서다. 실제로 2023년 결산 실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지난해 장사도 괜찮았다. 4일 투자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컨센서스(증권가 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통신3사의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4조7771억원으로 전년 대비 5.9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핵심 수익원인 이동통신의 경우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증가세가 사실상 멈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5G 가입자는 3216만명으로 전월 대비 6만5000명(0.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에는 전월 대비 가입자가 1만2000명(-0.04%) 감소했고 지난해 들어 5G의 월간 가입자 증가율은 계속해서 0~1%대에 머물렀다. 이용자들이 값비싼 단말기 가격이 부담돼
전쟁 중인 도시에 송구영신은 없었다. 2024년 1월1일 0시에 맞춰 전 세계 도시가 폭죽을 터뜨리던 그 시각,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포 공격을 단행했다. 러시아도 0시10분쯤, 우크라이나 도네츠크 중심부에서 교전을 벌였다. 연말까지 미사일 공세를 주고받던 두 나라는 해 바뀜의 의미를 되새길 겨를도 없어 보였다. 그저 전쟁이 끝나지 않았다는 사실만 존재했다. 전쟁을 벌이는 두 국가의 지도자 캐릭터가 사뭇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다. '반서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친서방' 네타냐후 베냐민 이스라엘 총리에 국제사회가 모두 우려하는 이유는 바로 이들의 '예측 가능한 고집'이다. 전쟁 중인 두 지도자는 전 세계를 향해 '휴전도 타협도 없이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꾸준히 표명해와서다. 지난달 푸틴은 전쟁 2년여 만에 공개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 600명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했고, 이를 생방송으로 중계했다. 푸틴은 전쟁 2년을 평가하며 "서방의 제재에도
주택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서울 강남과 지방 가리지 않고 거래가 뚝 끊겼다. 신규 공급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건설업계에서는 앞으로 3~4년 후에는 다시 공급 절벽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 신청 이후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불안이 더해지면서 이런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정부는 현재 건설사에서 인·허가를 받았으나 아직 착공하지 않은 '착공 대기 물량'을 33만가구 이상으로 파악하고 있다. 착공 대기 물량은 2020년 23만8000가구에서 2021년 19만1000가구, 2022년 25만4000가구로 늘어난 뒤 지난해 30만가구마저 넘겼다. 인허가 물량 중 10건 6~7건(63%)은 미착공 상태다. 일반적으로 주택은 인허가 3~5년, 착공 2~3년 뒤 공급이 이뤄지기에 주택 인허가·착공은 주택 공급의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그런데 건설사들은 지난해부터 착공을 최대한 늦추고 있다. 인허가 이후 착공까지 소요 기간은 종전
"둘째 낳고 노는(육아휴직) 직원이 더 늘겠네." 국내 굴지의 모 대기업 계열사는 최근 사내 어린이집 확장을 놓고 관련 부서들 사이 간부회의에서 민망한 논쟁이 일었다. 회사 직원들은 다양한 복지제도 중 사내 어린이집을 최고봉으로 여긴다. 기존 어린이집이 포화 상태라 확장 여부를 논의하는데, 뜻밖에 직원 출산율이 높아져 휴직자가 늘 수 있다는 반발에 부딪혔다. 회의에 참석했던 한 임직원은 "소속 부서마다 앞으로 애를 낳을 직원이 몇 명 정도 되느냐고 묻는데 얼굴이 화끈거렸다"며 "기업들이 사내 어린이집을 도입하면 둘째를 낳는 확률이 급격히 높아져 저출산을 해소할 수 있다.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달 아이를 낳는 가정에 한달에 몇십만원을 쥐어준들 돌봄 인력을 활용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믿을 만한 돌봄 인력도 극도로 희소하다. 육아인프라 측면에서 사내 어린이집만큼 '저비용-고효율' 돌봄시스템은 없다. 하지만 단기 고용생산성만 본다면 기업 입장에선 출산과 육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