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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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가 아니라 우리(윤석열)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블랙핑크의 일정에 맞춰야 한다. " 대통령실 참모의 말이다. 세계를 휩쓰는 K컬처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해외 순방을 나가보면 피부로 느껴진다. 주요국 장관들마다 K팝 스타의 굿즈(goods)를 구해달라는 자녀들의 요구에 쩔쩔맨다고 한다. 지난달 블랙핑크의 APEC(인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프로그램, 영국 국빈만찬 참석 등도 우리 정부가 아니라 미국과 영국 정부가 나서서 섭외했다. 전 세계 반도체산업을 쥐락펴락하는 피터 베닝크 네덜란드 ASML 회장의 지난 여름 갑작스러운 방한도 알고 보면 한류 팬인 딸의 간곡한 부탁 때문이었다고 한다. #상전벽해다. 1988년 첫 미국 직배급 영화였던 '위험한 정사'가 상영됐던 명동 코리아 극장에는 관객을 쫓기 위해 뱀이 풀렸다. 개방이라는 거대한 흐름을 막아보려는 안타까운 몸부림이었다. 30여년 만에 K컬처는 세계의 중심에 섰다. 기적 같은 성공을 설명하기 위해 수많은 분석이 나왔다. 정답은 없지만 지난해 미국 스탠포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의 콘퍼런스에서 나왔던 시각은 참고할 만하다.
우리 주변 카페나 음식점엔 매우 좋은 아르바이트(알바) 직원이 있다. 이 알바는 저렴한 인건비에 점주의 설거지 부담을 확 덜어준다. 손님에겐 음식이나 음료 맛이 상하는 일 없이 가게 밖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과거 110여년간 사장과 손님 모두의 사랑을 받은 알바의 이름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이 한때 '신의 선물'이라고 불렸을 만큼 우리 삶을 바꿔놨다는 데 이견이 없다. 플라스틱의 영향이 안 미치는 곳이 어디 있겠냐만은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장소가 일회용품 사용 빈도가 가장 많은 카페나 음식점이다. 과거 종업원을 고용해 설거지를 하던 컵과 그릇을 플라스틱이 대신하며 영세 자영업자도 수익을 남길 수 있게 됐다. 1인이나 무인 점포도 생겨났다. 지금은 흔한 '테이크 아웃'에도 플라스틱의 지분이 있다. 플라스틱이 현재 소상공인을 포함한 우리 경제의 수익성에도 관여한다는 얘기다. 플라스틱과 헤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생산과 소비를 줄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사람들이 돈을 벌어온
자동차보험은 1897년 미국 트래블러스사가 판매한 배상책임보험에서 시작됐다. 자동차 사고로 인해 타인이 당한 부상이나 재산피해 등을 보상하면서 사고를 낸 사람 역시 어느 정도 보호할 수 있는 상품의 등장이었다. 모든 운전자가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으로 자동차보험이 진화한 건 그 뒤로 30여년이 지난 1920년대부터다. 대량생산에 의한 자동차 증가와 맞물린다. 이에 따라 자동차 증가는 곧 보험사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사회가 마련한 토양 아래서 자동차보험과 보험사도 성장할 수 있었다. 자동차보험이 민간의 상품이면서 공적 대상의 영역으로 들어오게 된 계기다. 우리나라는 1963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정을 계기로 자동차보험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 책임보험이 됐다. 이 시기 이후 국내 자동차보험이 사회보험의 하나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자동차보험료 산정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알게 모르게 개입된 이유이기도 하다. 실제로 관련 법 제정 이후 2000년까지는 자동차보험의 요율 변경과 상품 개발
"친환경 경제(greener economy)로의 전환은 710억파운드(약 117조원)의 가치가 있고, 84만개 일자리와 연관돼 있다. " 올해 초 영국에서 발간 된 한 보고서의 요점이다. 환경단체가 아닌 영국 재계를 대변하는 영국산업연맹(CBI)이 발간했다. CBI는 이른바 '넷제로 경제'에 포함된 약 2만개 기업이 영국 경제 전체의 3.7%에 해당하는 710억파운드의 총부가가치(GVA)를 만든다고 추산했다. 넷제로 산업에는 재생에너지, 폐기물관리·재활용, 전력망, 건설기술, 금융, 농업기술, 에너지 저장, 탄소포집 등이 포함된다. 흥미로운 점 중 하나는 이 2만개 기업이 직접 만드는 부가가치(265억파운드) 보다 영국 경제 전반과 관련한 공급망 기여도(295억파운드)가 더 크게 집계된 대목이다. 관련 상품·서비스가 다른 산업에서 구매되는 승수효과가 발생해서다. 예를 들어 해상풍력 단지를 지으려면 철강부터 각종 부품·기계·구조물·운영 서비스가 필요하다. 영국에서 이만큼의 공급망 기여
유통업계 관계자들에게 e커머스 시장이 확대된 뒤 가장 큰 변화를 꼽으라면 의외로 '빠른 배송'보다 '가격 비교'를 꼽는다. 파 한단, 두부 한 모를 100원 더 싸게 사기 위해 마트를 굳이 오가는 소비자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핸드폰에서 손가락을 몇번 움직이는 것으로 물건을 더 싸게 살 수 있다면? 당연히 소비자들은 최저가를 찾는 데 익숙해진다. 가격 비교는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구매 선택권을 주는 동시에 온·오프라인 유통 경계를 허물었다. 가구전시장에서 침대를, 백화점에서 옷을, 가전판매점에서 TV를 실물로 본 뒤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검색해 구매하는 소비 패턴은 이제 사람들에게 익숙한 일이다. 최근 팝업스토어에서는 '경험'만 제공하고 아예 물품을 판매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화장품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해보고 사는 오프라인 중심 상품으로 여겨졌지만, 젊은이들은 코로나19(COVID-19)를 거치면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후기를 보고 사는 데
119대 29.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경쟁을 벌였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대한민국 부산이 획득한 표다. 모두가 염원했던 2030 부산엑스포는 실현되지 않는 가능성으로 사라졌다. 국제행사 유치에 대비해 추진했던 부산의 여러 인프라 확충 사업들은 덩달아 사업 동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총사업비 15조원 이상이 투입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이 대표적이다.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엑스포 유치를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로 꼽혔다. 부산엑스포 기간 중 관문공항으로, 이후에는 인천국제공항과 같은 국가 중추공항으로 역할이 기대됐다. 이에 정부는 사업 추진의 최우선 순위를 안전이나 환경·경제성보다 '개항 시기'에 맞췄다. 부산엑스포에 맞춰 모든 걸 바꿨다. 개항 시기는 당초 검토했던 2035년에서 2029년 말로 앞당겼고, 활주로 건설 방식과 터미널 위치도 '최적안' 말고 '대안'을 채택했다. 공항 배치는 '완전 해상공항'에서 육지와 바다에 걸치는 식으로 수정했다. 현재 계획대로면
"라면 1팩 사면 겨우 200원~300원 정도인데 이게 실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겠나" 최근 지인과의 저녁 자리에서 들은 얘기다. 정부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밀가루 제조사부터 시작해 라면, 과자, 빵 등 다양한 식품 기업들을 만나 얻어낸 중요한 성과 중 하나인 '라면 출고가 50원 인하'에 대한 촌평이었다. 껌 한 통도 3000원이 넘는 시대다. 라면값을 고작 50원 내린 결론은 그동안 정부가 노력한 점을 고려해도 미흡한 수준이긴 하다. 출고가를 5% 이상 내린 라면 업체 입장에선 연간 수 백억원대 영업이익 손실을 감내한 '통 큰' 결정이었지만, 소비자가 느끼는 체감도는 낮다. 더구나 음식점에서 파는 라면값은 요지부동이다. 3~4년엔 비싸게 받는 가게도 4000원이었는데 요즘엔 5000원 이상 받는 곳도 적지 않다. 라면 출고가 인하 이후 가격을 내렸다는 음식점은 보지 못했다. 오히려 전기, 가스, 수도 등 각종 공과금과 인건비 부담이 늘어 메뉴 가격을 더 올려야 영업할 수 있다는
"다른 집은 한 달에 얼마쯤 쓰면서 살까?" 누구나 한 번쯤 가져봤을 의문에 대한 대답, 즉 '국민의 소비 수준'은 정부 정책 결정에서도 중요한 통계다. 소비가 요즘처럼 차갑게 식거나 반대로 과열되면 안정적인 경제 성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우리나라 한 가구는 월평균 약 387만원을 지출했다. 작년 같은 분기(약 372만원)와 비교하면 1년 새 월간 씀씀이가 4.0%(약 15만원) 늘었다. 3분기 지출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상품·서비스 구입을 의미하는 '소비지출' 증가율(3.9%)보다 세금·이자 등 의무성이 있는 '비소비지출' 증가율(4.3%)이 높았다. 비소비지출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은행 등에 매달 내는 이자 비용이다. 올해 3분기 월평균 이자 비용은 12만9000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10만4000원) 대비 24.2%(약 2만5000원) 늘었다. 전체 지출 증가율의 6배 이상이다. 지난 2분기에는 이자 비용 증가율이 3분기보다 높은 42
지난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국내 최대 스타트업 행사로 통하는 '컴업 2023' 개막식이 열렸다. 눈길을 끈 것은 주요 참석자들의 드레스코드, 후드 패션이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박재욱 의장(쏘카 대표) 모두 회색 후드 집업(지퍼가 달린 상의)을 맞춰 입었다. '청바지에 검은 터틀넥' 하면 누구라도 고(故) 스티브 잡스를 떠올릴 것이다. 그것까지는 아니라도 스타트업 CEO(최고경영자)들의 유니폼 같은 옷이 후드 티 또는 집업이다. 후드는 이전부터 보편적이었지만 10여년 전 마크 저커버그 메타(당시 페이스북) CEO가 유명세를 타면서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패션으로 자리매김했다. 저커버그 스타일은 처음엔 어색해 보였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저커버그가 억만장자 반열에 오르면서 후드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비격식, 자유분방함 등을 드러내는 아이콘이 됐다. 실용적 이유도 있다. 모자 부분이 등 뒤로 걸쳐있
#금융당국이 다 알 수는 없다. 지난 5월 나이지리아 회사 팅고그룹(TIO)이 1분기 매출액이 8억5120만달러(1조1034억원)라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8800% 늘었다. 작년에 '팅고 식품'을 인수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나스닥에서 팅고그룹 주가는 급등했다. 불과 3월까지만 해도 1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던 주가는 실적 발표 후 5달러를 넘겼다. 1년 만에 매출액이 100억원대에서 1조원대로 늘어난 회사. 여기서 '냄새'를 맡고 움직인 건 공매도 행동주의 펀드 힌덴버그 리서치다. 예컨대 올해 1분기 나이지리아 국가 전체 곡물 수출액이 약 5000억원인데, 팅고그룹이 발표한 자회사 팅고DMCC 해외판매액이 그정도 규모를 1년 만에 달성했다. 이상했다. 올들어 신사업으로 줄줄이 발표한 팅고모바일, 팅고항공, 팅고페이(결제서비스) 등도 실체가 보이지 않았다. 힌덴버그는 자체 조사 결과 '사기'로 결론을 내리고 공매도를 친다고 공개했다. 실제로 보고서 공개 후 팅고그룹 주가는 60%가
지난 21일 보건복지부가 전국 40개 의과대학들 대상으로 실시한 의대 정원 수요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체 40개 의대가 제시한 2025학년도 증원 수요는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에 달했다. 심지어 이들 각 대학은 정원을 계속 늘려 2030학년도까지 최소 2738명에서 최대 3953명을 추가 증원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대 정원을 실제로 얼마나 늘릴지는 올해 말, 내년 초나 돼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지만 이번 수요 조사를 의대 증원에 참고할 근거로는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수요 조사가 의사를 배출하는 첫 단계를 맡고 있는 의과대학의 '속마음'이 데이터로 증명됐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간 '의료계의 입장'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대변해왔다. 전례를 되짚어보면 의협은 앞선 정부에서 의대 정원을 줄일 때마다 반가워했다. 2000년 의약 분업 입법 이후 의대 정원을 점차 줄여 현재의 의대 정원(3058명)을 확정한 2006년 당시 대한의사협회는
'지구 평균 기온, 산업화 이전 대비 1.3℃ 상승' 북반구가 겨울철로 접어들기 시작한 현재, 지구와 인류에 전해진 적색 경보다. 미국 기후변화 데이터 연구단체인 클라이밋센트럴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전 세계 기온을 분석한 결과다. 산업화 이전보다 기온이 1.3℃ 오른 지난 1년은 12만5000년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기간이었던 것으로 기록됐다. '1.3℃ 상승'이 적색 경보인 까닭은 국제사회가 파리기후협약을 통해 제시한 상승폭 마지노선인 '1.5℃'가 이제는 코 앞으로 다가와서다. '1.5℃'를 넘어서면 그린란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7m 상승한다. 꽃과 벌의 활동시기 불일치가 심화돼 열매가 줄어들고 식량난이 시작된다. 인류의 삶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이 같은 '1.5℃의 파국'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는 지난 10여 년간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렸다. 하지만 기온 상승은 오히려 속도를 더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2014년 지구의 평균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