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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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위기를 이유로 임금 저하와 강제 구조조정이 없도록 하고, 노사협의체를 구성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한다."(2021년 서울교통공사 노사 합의) "2021년에 맺은 합의서 내용을 재확인했다."(2022년 서울교통공사 노사 합의)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이하 공사) 노사가 최근 타결한 임금·단체협상안의 주요 내용이다. 지난해엔 파업 하루 만에 극적으로 타결됐다. 올해도 상황은 심각하다. 노사는 지난 7월 11일 1차 본교섭 개시 이후 총 10차례의 교섭(본교섭 3회+실무교섭 7회)에 나섰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끝내 협상이 결렬됐다. 이에 공사 노조는 지난 9~10일 파업을 단행한 데 이어 오는 22일 총파업도 예고했다. 올해 노사 간 쟁점도 인력 감축안이다. 공사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2026년까지 정원 1만6367명(지난해 말 기준)의 13.5%인 2212명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노조는 자회사 위탁 반대, 정년퇴직으로 발생하는 결원에 대한 대
최근 서울의 한 사업장에서 내건 분양조건이 이슈다. 입주할 때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은 경우 수분양자가 손해 보지 않도록 사업 주체가 다시 사주겠다는 이른바 '환매조건부' 분양이다. 미분양이 심각한 대구에서 계약률을 높이기 위해 올해 다시 등장한 카드인데 서울 역세권 입지의 주거지에선 이례적이다. 이런 파격적인 혜택에 대해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을 내놓는다. 분양관계자의 말대로 서울은 청약수요가 있기 때문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아파텔(주거용 오피스텔)로 수요자를 끌고 오겠다는 것이다. 올해 초보다 서울 청약시장이 좋은 것은 사실이고 매번 청약에서 떨어진 예비 청약자들에겐 충분히 유인책이 될 수 있어서다. 반면 다른 해석도 있다. 앞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당장 계약률을 높이고 돈을 돌게 해야 할 정도로 지금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우려다. 실제로 강남 알짜 사업단지도 최근 일부 대주단이 브릿지론(토입 매입 등을 위한 단기 대출) 연장에 부정적이어서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
가격은 시장이 결정한다. 자본주의의 기본 원칙이다. 국민 약 4000만명이 가입해 있는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료도 가격이다. 실손보험료 역시 시장이 결정하는게 맞다. 실손보험료는 최근 10여년 간 매년 올랐다. 어떤 해는 평균 10% 이상 오르기도 했다. 가입자가 가장 많은 1·2세대 실손보험은 최대 5년간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 그러나 약속한 시간이 지나면 5년간 반영하지 못했던 인상율이 한꺼번에 적용된다. 나이가 들수록 반영되는 위험률 가격도 보험료 인상율에 더해진다. 일부 가입자들이 이른바 실손보험료 '폭탄'을 맞게 되는 과정이다. 가입자들의 불만이 누적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리고 그 불만의 화살은 보험사로 향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보험사 스스로의 억제 혹은 금융당국의 일부 개입없이 시장원리에만 맡기면 실손보험료 인상율은 지금의 배 이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의 보험료 인상율은 매년 1조5000억원에서 3조원
"이 사건 과징금액은 제재적 성격이 지나치게 강조돼 위반행위의 위법성 정도에 비해 과중하게 산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과징금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2018년 위메프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당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상고심의 대법원 판결문 내용 중 일부다. 지난달 대법원은 과징금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위의 최종 패소를 확정지었다. 위메프 직원의 단순한 과실, 시스템 운영 미숙으로 20명의 이용자 정보가 다른 29명에게 공개된 데 대해 18억5200만원에 달하는 거액의 과징금을 부과한 것은 잘못이라는 지적이다. 2020년 중앙부처로 승격된 후 이 사건을 방통위로부터 넘겨받은 개인정보위는 1, 2, 3심에서 모두 패소했다. 데이터경제 시대의 본격화로 주목받는 개인정보보호위가 잇따른 소송에서 연이어 패소하고 있다. 제재 처분에 불복한 기업들이 대형 로펌을 다수 선임해서
이복현 원장이 취임한 이후 금융감독원 위상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단적인 예가 지난 9일 윤석열 대통령의 금감원 전격 방문이다. 불법 사금융 범죄를 "강력 처단하라"며 찾은 민생 현장이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등 실세 장관이 총출동했다. 대통령이 여의도 금감원을 찾은 건 12년 만이다. 그때와 달리 불법사금융 피해자 지원 업무를 맡은 금감원 임직원을 독려하는 성격도 있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을 금감원 본사 1층 '포토라인'에 세운 것(지난달 23일)도 보기드문 광경이다. 금감원 직원들로 구성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이 대기업 총수를 부른건 금감원 역사상 처음이다. 15시간 40분 동안 김 의장을 조사한 특사경 실장(부서장)은 이 원장이 취임 후 첫 인사에서 발탁한 40대 부서장이다. 금감원 세대교체의 상징적 인물이다. 국정감사(지난달 27일)에서 이 원장의 태도논란(?)도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하는 관전 포인트였다. "윤석열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바이오 기업의 유동성 위기가 심상찮다. 여러 바이오가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다. 바이오는 사업 특성상 매출 기반 없이 R&D(연구개발)에 집중해야 한다. 그래서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수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투자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으면서 투자자를 찾기 쉽지 않다. 당장 내년 운영자금이 바닥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기업도 많다. 자금이 궁한 바이오는 기초 연구부터 줄인다. 수익으로 돌아오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한 초기 단계 파이프라인 연구를 뒤로 미룬다. 이미 임상 단계에 진입했거나 기술이전이 가능한 파이프라인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바이오 기초 연구의 후퇴는 국내 주요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체의 실적을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CRO는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으로부터 임상시험을 의뢰받아 대행하는 회사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 고속 성장을 구가하던 국내 CRO 업계는 올해 줄줄이 적자의 늪에 빠졌다. 주요 CRO의 동반 실
지난해 6월 대우조선해양의 거제·통영·고성 조선 하청지회 노조는 원청업체인 대우조선해양에 △노조 전임자 인정 △노조 사무실 지급 △임금 30% 인상 △상여금 300% 인상 등을 요구하며 작업장 입구를 점거했다. 원청업체를 대상으로 한 파업인데다가 작업장을 점거한 만큼 이 파업은 현행법 기준 명백한 불법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51일간 지속된 하청지회 파업으로 신규 선박 진수가 5주 미뤄졌고, 이로 인해 약 8000억원에 이르는 손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했다. 회사는 노조원 5명을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일명 '노란봉투법' 재논의의 시발점이었던 이 사건 당시 실제로 법이 있었다면 파업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국회를 통과한 노조법 개정안 2조는 직접 근로계약을 맺지 않아도 '근로조건을 실질·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용자를 노조법상 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로 본다. 대우조선해양에 하청업체와 교섭 의무가 있는지 여부는 명확하지 않다. 하청업체의 근로조건을 대우조선해양이
"제발 여성가족부에 항의 좀 해주세요." 서울 A구 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지난달 100여명의 아이돌보미 급여를 엑셀로 수기 정산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 9월초 아이돌봄서비스 시스템이 개편된 이후 시스템이 먹통 되거나 오류가 비재해 꼬박 두 달간 돌보미 급여를 수기로 정산했다. 주유수당과 유급 휴일을 수기로 계산하다 보니 급여가 잘못 지급된 경우도 비일비재. 이 관계자는 "시스템은 여가부 소관이라 우린 위만 바라볼 뿐"이라며 "여가부에 항의해달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올해초 업무보고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통합플랫폼을 2025년까지 3년간 구축하겠단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간 과부하로 시스템이 자주 다운됐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9월 7일 기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전면 교체했다. 하지만 시스템 교체로 각 돌봄서비스 센터마다 비상이 걸렸다. 9~10월 두 달에 걸쳐 전국 아이돌보미들의 급여가 일일이 수기로 정산됐다. 신규 돌보미를 양성하거나 신규 매칭하기는커녕 항
"증권업계에 압수수색이 이렇게 잦을 때가 있었나 싶네요" 금융투자업계가 각종 사건사고로 바람 잘 날 없다. 올 상반기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으로 업계가 발칵 뒤집힌 데 이어 하반기 들어서도 증권사 임직원들의 횡령 건들이 잇따라 발생했고 영풍제지 주가조작까지 터지며 내부통제 리스크가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라임펀드 재조사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의혹, 채권 돌려막기 관행 관련 금융감독원 검사 등도 뒤숭숭한 분위기 조성을 보탰다. 미래에셋증권 프라이빗캥커(PB)는 10여년간 고객 재산을 관리하며 수익률을 속여 편취해 적발됐고 한국투자증권 직원은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1000억원 대 횡령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됐다. 메리츠증권 임직원들은 내부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한 혐의로 압수수색 등 조사를 받게 됐다. 이들은 이화그룹 거래 정지 전 신주인수권부사채(BW) 매도와 직무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취득한 혐의 등을 받는다. 올해 두차례나 대형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리면서 리스크 관리 능력이 도마 위
"사업 파트너가 어제 한 말과 오늘 한 말이 다릅니다" 한 전기차 배터리 소재 기업 임원은 최근 업계 상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긴 호흡을 두고 사업이 진행되는 에너지 업종에 오래 몸담았던 그에게 에너지와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차이가 뭔지 물었더니 나온 답이었다. 계약 조건이 수시로 바뀌는 마치 정글같은 사업 환경에 적응하기 만만치 않다는 고백이었다. 배터리 업계에서 제법 잔뼈가 굵은 또 다른 임원에게 그의 고백을 전했더니 돌아온 말은 "웰컴 투 더 정글"이었다. 무한경쟁이 '국룰'(보편적 규칙)인 정글노믹스의 세계에서 배터리라고 다를 건 없다. 하지만 "그 국룰의 폭과 깊이가 다르다"는게 '배터리 맨'들의 비슷한 반응이고 보면, 이 쪽 세계에는 무언가 차이점이 있는 것 같다. '배터리 정글'의 매운맛을 현장에서 보고있는 이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그 차이점은 대체로 '속도'인 듯 싶다. 이제 막 개화한 산업이기에 기술 진화와 설비 투자의 속도 모두 전 산업을 통틀어 독보적이라는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스트리밍+플레이션)'이 본격화됐다. 세계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이용자 수 1위인 넷플릭스는 한국 이용자들에게 한 집에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려면 "5000원을 더 내라"고 요구한다. 이미 미국·영국에선 10월 하순부터 구독료를 올렸는데, 조만간 한국에서도 뒤따를 전망이다. 디즈니플러스는 국내에서 기존에 월 9900원 단일 요금제를 운영했는데, 이달부터 9900원 '스탠다드'와 1만3900원 '프리미엄'으로 나눴다. 화질과 동시 스트리밍 가능한 기기 수 등 요금제 조건을 뜯어보면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다. 또 약관을 개정해 계정 공유 금지의 국내 도입을 예고했다. 넷플릭스는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시장점유율 1위(작년 4분기 39.6%) 사업자고, 디즈니플러스(10.2%, Parrot analytics) 역시 핵심 플레이어다. 전세계 시청자들이 장소와 시간의 제한 없이 영화·드라마·예능 등을 즐길 수 있는 OTT 시장을 개척, TV와 극
#73년 전 이맘때 한국전쟁의 분수령이 됐던 장진호 전투에서는 기막힌 일이 벌어진다. 12만의 중공군에게 포위됐던 미 해병대 1사단 병사들은 다급히 무전을 쳤다. "투시 롤(초콜릿 사탕 브랜드)이 떨어졌다. 빨리 보내달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간절한 외침이었다. 사방에서 전우가 죽어 나가는 와중에도 박격포탄을 뜻하는 해병대의 은어 '투시 롤'을 사용했다. 적군의 도청을 걱정해서다. 그러나 후방의 통신병은 이를 몰랐다. 중공군의 대공 사격을 피해 역시 목숨을 건 지원 항공기가 투하한 수백 개의 보급품 상자 안에는 진짜 초콜릿 사탕이 들어있었다. 현장을 몰라 소통이 안 돼 벌어지는 대참사다. #"제발 민심을 제대로 전해주시라" 얼마 전 사석에서 정부 고위관계자가 기자들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다. 빤한 얘기지만 세상의 대부분 일은 빤한 걸 몰라서 혹은 지키지 않아서 틀어진다. 믿기 어렵겠지만(?) 역대 어느 정권이든 대통령실은 가장 바쁘게 일한다. 때로 당위에 때로 서류와 숫자에 매몰되다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