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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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와 영화관이 위기라고 한다. 팬데믹 기간 적자와 최근 수요정체로 함께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들 한다. CGV 유상증자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진다. CJ가 'K-영화'산업 성장에 기여한 걸 감안하면 곱게 봐줄만도 한데 시장은 냉정하다.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도 좋지 않다. 언뜻 보면 K-영화와 영화관에 대한 관객들의 애정이 식은 듯 하다. 하지만 K-관객은 영화광들이다. 2013년 영화관객 연간 2억명을 돌파한 뒤로 코로나 이전 2억명을 계속 상회했다. 인구 5000만 나라에서 1년에 영화를 2억회 이상 관람한 게 한국이다. 관객수로는 인구가 훨씬 많은 인도·중국·미국·멕시코·프랑스 등에 이은 세계 6위 수준이다. 마블영화가 세계 첫 개봉을 한국에서 하고 할리웃 스타들이 K-팬들을 자주 찾는 데엔 이유가 있다. K-영화시장은 나라 규모에 비해 굉장히 크다. K-영화·영화관 위기에 대해 누군가는 관객의 발길이 뜸해져서라 분석한다. 엔데믹인데도 예전만큼 관객이 몰리지 않는단 것
"소비자의 머릿속에는 이제 '아스파탐'과 '발암'만 남았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아스파탐을 발암가능물질인 2B군으로 분류한다고 발표한 지난 14일, 식품기업 A사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IARC와 발표와 동시에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가 아스파탐의 안전성을 담보했고,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 역시 현행 기준을 유지한다고 발표했지만 A사는 아스파탐 대신 다른 인공감미료로 전환키로 했다. 국내외 공인기관의 발표와 달리 '현행 유지'를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안전하다'는 발표에도 이 회사가 인공감미료를 교체하는 것은 소비자의 낙인효과 때문이다. 아스파탐은 국제암연구소의 2B군 분류 가능성이 알려진 후부터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인공감미료로 소비자의 뇌리에 박혀버렸다. 인체에 해로운 수준까지 아스파탐을 섭취하려면 하루에 제로콜라 55캔, 막걸리 33병을 마셔야 한다는 식약처의 설명이 전해졌지만 '아스파탐=발암물질'이라는 등식만 남아 있는 것이다. 소비자
"재정을 건전하게 해야 한다. 빚내는 추경은 안한다고 하니까 정치권이 저보고 (이름 때문에) '당신은 추경을 좋아할 것 같은데 왜 안 하냐'고 한다. 그래서 '추경불호(追更不好)'라고 부르시라고 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국회에서 연설할 때 저한테 야유하는 것에 굉장히 익숙한데, 이렇게 저를 반겨주시는걸 보니 어색하지만 기분이 참 좋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저를 좋아하는 사람은 돈 많은 사람 말고는 없다. 8개월 전 금리를 많이 올렸을 당시, 길에서 할머니 두 분이 저를 알아보셔서 인사를 드리고 '금리 올라서 많이 힘드시죠' 했더니 옆의 할머니가 '이 분은 돈 많아서 좋아한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지난주 3박4일 일정으로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한 당국자들이 던진 농담이다. 강연장은 웃음과 박수소리로 가득찼다. 대한민국 재정·통화정책 양대 컨트롤타워인 경제부총리와 한은 총재를 비롯, 국가의 법률과 사법을 관장하는 법무부장관과 탄
"정직하게 사는 게 바보인 시대." 주가조작사범에게 부당이득의 최대 2배의 과징금을 물릴 수 있도록 개정한 자본시장법이 여전히 주가조작 범죄를 근절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본지 기획기사(주가조작=패가망신법 '미완성 공식')에 달린 댓글이다. 어느 분야보다 공정과 상식이 지배해야 할 시장의 표리부동에 대한 깊은 자조가 드러난다. 시세를 조종해 수백억원의 불법이익을 거둔 이들이 풀려나고 검은 돈으로 호의호식하는 세태에 대한 한탄이 정직을 바보 같은 짓으로 치부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통계를 보면 '그래도'라는 반박을 들이대기가 쉽지 않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2016~2021년 시세조종·미공개정보 이용 등 불공정거래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고발·통보한 854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457명(53.5%)이 조사만 받고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주가조작 혐의가 적발돼도 2명 중 1명은 재판조차 받지 않았다는 얘기다. 재판에 넘어가 징역형이 선고돼도 절반가량은 집행유예로 풀려났
#2002년 9월19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영일 재판관)는 약사나 한약사 외에는 약국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한 약사법 제26조1항(현재 제20조1항)에 대해 '헌법불일치' 결정을 내렸다. 약사 또는 한약사들로 구성된 법인 명의로 약국을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였다. 약사를 여러 명 두는 대형 약국이나 체인점 방식의 약국도 곧 탄생할 듯 보였다. 하지만 21년이 지난 지금도 약사법 조항은 그대로 살아있다. '해 뜨기 전이나 해 진 후' 옥외집회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도 13년째 위헌 상태에 있다. 형법상 낙태죄 조항은 3년 넘게 입법 공백 상태다. 국회사무처에 따르면 이달 4일 기준으로 헌재의 위헌·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아직 개정되지 않은 법률은 총 42건에 달한다. 그 중 위헌 결정이 선고된 법률은 22건, 헌법불합치 결정이 선고된 법률은 20건이다. #지난해 4월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인 일명 '검수완박법(일명
지난 6일 발표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은 가계통신비 인하를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종합선물세트였'다. 이동통신3사의 과점 체제를 깨뜨리기 위해 '제4이통사'에 도전할 신규 사업자를 유치하고, 저렴한 요금이 주 무기인 알뜰폰(MVNO) 사업자를 대항마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이다. 또 '2년 단위'로 굳어진 선택약정 할인제도의 주기를 '1년 단위'로 개편하고, 단말기 추가지원금의 한도를 상향(15→30%)하며, 약정 미이행 시 위약금을 낮추고, 중고폰을 활성화해 휴대폰 단말기 가격 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과기정통부는 또 11일 '5G 28㎓ 신규 사업자 주파수 할당 계획(안) 공개 토론회'에서는 전국 단위 주파수 할당 대가를 약 740억원으로 추산했다. 앞서 5년 전 이통3사에 5G 주파수를 할당할 때 책정한 최저 경쟁 가격인 2072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역대 최저다. 통신업계에선 6일 대책, 11일 토론회를 바라보며 "과기정통부가 가능한 모든 카드를 내놓았다"고
"오염수가 우리나라 바다로 들어온다는 거잖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일본은 정화 처리를 거쳤다는 이유에서 '처리수'라고 부름)가 태평양에 방류되면 제주도 앞바다에 영향을 미치는 데 대략 4~5년 걸린다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의 브리핑을 접한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다. 빠르면 수개월 내 제주해안에 온다는 '가짜뉴스'에 대한 반박은 성공했다. 하지만 방류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달래주기엔 부족해 보였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계획은 앞으로 30년간 이어진다. 만일 올해부터 시작해도 2053년까지 계속 태평양에 오염수를 내보낸다는 의미다. 4년 뒤인 2027년, 아무리 늦어도 10년 뒤인 2033년부터 우리 바다가 오염수의 영향을 받는다 해도 산술적으로 2063년까지 영향권이다.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고 미미한 건 어떤 걸까?" 정부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했더니 오염수 유입에 따른 방사능 영향은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미만이라며 "과학적으로
현대건설이 지난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King Fahd Industrial Port) 프로젝트엔 여전히 '20세기 최대 역사(役事)'란 칭호가 붙는다. 해안으로부터 12㎞ 떨어진 수심 30m의 페르시아만 한가운데에 30만t(톤)급 유조선 4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해상유조선 정박 시설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공사 규모를 단순하게 보자면 해발 300m짜리 산을 바다에 통째로 메우는 것으로, 실제 콘크리트 작업량은 110만m³(11만 리터)에 달했다고 한다. 수주액은 당시 세계 건설 공사 사상 최대인 9억6000만 달러였는데 이는 그 시절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를 비롯해 중동 전역에 한국 건설산업의 기술력을 제대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시작된 '중동 붐'으로 벌어들인 오일달러는 국가 외화 수입의 85%를 차지해 우리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달 현대건설은 사
지난 4월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내용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설계와 시공, 감리 등 모든 부문에서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설계도면에 전단보강철근(철근)이 누락됐고 시공 과정에서 또 누락됐다. 전단보강철근뿐 아니라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토사도 설계대로 쌓지 않아 더 많은 하중이 가해졌다. 한 전문가는 "설계, 시공, 감리 중 어느 한 곳만 문제를 발견했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월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1년이 지나 또다시 붕괴사고가 일어난데 대해 전문가들과 업계는 "얼마든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불법하도급이다. 조사에서 서류상으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고지점 시공팀 12곳 중 4곳의 팀장이 팀원 임금을 일괄수령한 후 계약서와 다르게 임의로 배분한 사례가 드러났다. 조
"대치동이라고 해서 부모 학력만큼 (자녀 학력이)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부모님 세대보다 (좋은) 대학에 가기 더 어려워진 상태이고, 사교육이 진짜 효용성이 있는 건지 생각해봐야 해요." 사교육 1위 기업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이 최근 모 유튜브 채널에서 남긴 말이다. 이 회사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로 지탄받아야 할지는 논외로 하자. 사교육에 죽도록 매달려봐야 부모보다 좋은 대학에 가기가 쉽지 않다니 뼈 때리는 조언인데 입시학원 오너의 발언이라 더 아이러니하다. 미국에선 (백인)자녀가 부모의 학벌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 우리보다 100년은 앞서 발생했다. 해법은 '더 높은' 장벽을 쌓는 것이었다. 1920년대 유대인, 가톨릭 신자가 늘어 앵글로색슨 개신교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대입전형에 '레거시 입학'(Legacy admission)을 도입했다. 대학 동문 등의 가족 관계를 바탕으로 특정 지원자를 우대하는 관행이다. 자연스레 백인과 부유층의 입학률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하 보험사기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은해 같은 사람 안나오게 할 수 있는 건가요?" 국회에 계류돼 있는 보험사기방지법 통과의 중요성을 보도한 후 가족과 지인들이 간혹 하는 질문이다. 법이 통과된다고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의미이기보다는 정말 사람의 목숨과 돈을 저울질하는 상식선에선 이해하기 힘든 범죄들이 근절될 것이냐를 묻는 질문으로 애써 받아들이고 있다. 법 통과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법 통과로 무엇이 얼마나 바뀌겠느냐는 자조섞인 생각이 간혹 드는 것도 사실이다. 보험사기와 그에 파생되는 범죄를 막기 위한 보험사기방지법은 2016년에 제정됐다. 그러나 법이 만들어지기 전인 2005년에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주변인들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이른바 '엄여인 사건'이 있었고, 이후에도 보험금 때문에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평계곡 살인사건'은 벌어졌다. 보험사기 건수도 법 제정과 상관없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 조사에 따
"공공 발주 SW(소프트웨어)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던 것을 일부나마 완화하겠다는 방향에는 일단 환영한다. 다만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기준이 '1000억원 이상'으로 책정된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공공 SW 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의 얘기다. 2013년 이후 시스템 복잡성이나 기술적 난이도와 무관하게 상호출자제한 집단 소속 대기업의 사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제한해왔다. 대기업이 공공SW 사업에 참여하려면 별도의 예외심사를 거쳐야만 했고 그나마도 중견·중소기업과 파이를 나눠야만 했다.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공공 사업에서 발을 뗐고 지난 10년여 기간 공공 SW 사업의 안정성 및 공공IT 인프라의 품질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가 마련한 개선안은 '전체 사업에 대한 원칙적 참여 금지' 현행 원칙을 '1000억원 이상 대형 SW 사업'에 한해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쪽으로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