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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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이라는 단어는 그 의미만큼이나 묵직한 무게를 갖는다. 쉽게 변하지 않을 개념들에 우리는 '원칙' 이라는 무게추를 건다. 원칙이 꽤 오랜 기간 준비한 내용이라면 더욱 확고부동할 필요가 있다. 수년을 논의한 결론이 흔들린다면 더이상 '원칙'이라고 부르기도 어렵다. '임시방편'이라는 단어면 족하다. 올해부터 보험사들에게 적용되는 회계원칙인 IFRS17(새국제회계기준)은 10년전인 2013년부터 도입이 논의됐다. 글로벌 스탠다드여서 우리 정부의 방침보다도 더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당초 2021년 1월부터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여러가지 사정이 고려돼 2년 더 유예를 거치는 등 적용을 위한 준비기간도 짧지 않았다. IFRS17의 골자는 보험부채 평가 기준을 원가로 적용하던 대전제를 시가 적용으로 변경한다는 점이다. 당기순이익과 함께 보험사의 미래가치를 들여다볼 수 있는 CSM(계약서비스마진)이라는 개념이 중요해질 것이란 관측도 일찍부터 예고됐다. 특히 IFRS17은 보험사들이 회계 계상을 할
공공발주 대규모 IT 사업에서 또 잡음이 불거졌다. 지난해 9월 대규모 마비 사태가 발생했던 '차세대 사회보장정보시스템'의 이야기다. 이번에는 발주자 측인 정부와 사업을 진행해 오던 업계간 의견차가 크다. 자칫 책임공방이 법정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공공 IT 사업에 대한 업계의 불만은 뿌리가 깊다. 민간 사업에 비해 계약금액(단가)도 박하게 책정되는 데다 SW(소프트웨어) 사업의 경우는 최초 공급 이후 유지보수율도 과하게 낮다는 게 거의 정설로 여겨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공공 IT 사업은 정부 사업을 수주했다는 실적 확보 외에는 수익성 측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기업이 일단 정부·공공 부문에 납품한 실적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의 안정성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고 평가되지만 여전히 수지맞는 장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민간과 달리 공공사업은 발주자인 정부·공기업 쪽의 요구가 깐깐하기 이를 데 없다는 불만도 있다. 이 때문에 실제 한 때 공공 IT 시장의 주축을
다음 달 1일 부터 비대면 진료 '시범 사업'이 시작된다. 코로나19 위기 단계 하향으로 팬데믹(대유행) 3년간 한시적으로 허용된 비대면 진료의 법적 근거가 이날부터 소멸되기 때문이다. '시범 사업' 큰 틀의 원칙은 '재진 환자,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의 비대면 진료다. 지난 17일 국민의힘과 보건복지부가 당정협의회를 갖고 마련한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초진은 예외적으로 의료기관이 절대 부족한 섬 등 벽지 환자나 거동불편자 등에게 허용된다. 비대면 약 배송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내용도 추진방안에 포함됐다. 이 같은 추진방안 대로 다음 달 1일부터 시범사업이 시행되면 지난 3년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와 비교해 무엇이 바뀔까. 일단 병원 갈 시간 내기 빠듯한 직장인 등이 불편해질 것으로 보인다. 여러가지 사정으로 병원 운영 시간 내 내원이 어려울 경우, 비대면 진료를 활용하면 퇴근 후 집에서 약까지 받을 수 있었던 게 지난 3년간의 경험이다.
오래 전 한 시중은행 임원회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갓 취임한 외부 출신 행장이 자신의 발언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임원 한 명을 갑자기 일으켜 세웠다. 화가 단단히 난 은행장은 해당 부행장에게 버럭 소리를 지른 뒤 회의실 뒤로 나가 서 있으라고 했다고 한다. 체벌이 일상이던 과거 '병영 교실'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 대형 시중은행 임원회의에서 벌어진 것이다. 졸지에 벌을 서게 된 은행 임원의 벙벙함과 수치심이 어땠을지 미뤄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보수적이고 경직된 은행 문화와 권위주의적인 은행장 리더십을 상징하는 사례로 상당 기간 회자된 일화다. 최근 국내 은행들의 임원회의 분위기는 이런 장면을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뭇 달라졌다. 통상 임원들은 회의 석상에서 은행장이 하는 얘기를 경청하고 자기 의견을 개진하지만, 토를 달거나 대놓고 반론을 제기하는 건 꿈도 못 꿀 일이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저런 의견을 자유롭게 내고 행장과 토론을 주고받는 일이 드물지 않다고 한다. 새 정부
3월31일 이후 45일을 끌어온 2분기 전기요금 조정이 '㎾h(킬로와트시)당 8원 인상'으로 마무리됐다. 요금을 올리는 한국전력이나 정부, 지갑이 가벼워질 국민도, 누구하나 납득이 쉽지 않은, 개운치 못한 결론이다. 그나마 한 가지 명확해진 점은 이제 전기요금은 명실상부 '정치요금'이 됐다는 점이다. 통상 1년에 1차례 조정해온 전기요금을 분기별로 정하기로 한 것은 정부의 판단이었다. 지난해 한전에 청진기를 대보니 ㎾h당 51.6원을 올려야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지난해말 한번에 그만큼 전기요금을 올리면 가계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우선 올해 1분기엔 4분의 1가량만 올리고 나머지 분기에 나눠 부족분을 올리기로 했다. 이같은 정부의 구상은 '2023년 경제정책방향'에도 명시돼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전기요금 조정의 핸들은 정부에 있었다. 그게 산업통상자원부든 기획재정부든지 말이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한 올 3월,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부로부터 요금조정 핸들을 가져온다
"(전임 시장 시절 만든) 아이·서울·유(I·SEOUL·U)의 경우 내용이 애매모호하다는 비판이 많다. 서울을 금융허브와 관광의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메시지가 담긴 슬로건이 있어야 한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의 브랜드 슬로건을 교체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시 브랜드 관련 부서는 곧바로 신규 브랜드 슬로건 개발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8월 공모를 통해 '서울의 진정한 가치' 찾기부터 나섰다. 시민들과 외국인 등은 서울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꿈과 미래, 감성도시 등을 꼽았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의 핵심가치를 △희망을 주는 도시(Inspiring) △ 조화되는 도시 (Balance) △새로움을 탄생시키는 기반이 되는 도시(Platform) △국제 경제도시(Globality)로 잡았다. 이후 전문 자문단의 평가와 종합분석, 시정비전 및 가치와의 종합적 검토, 브랜드 슬로건 선호도 조사 등을 거쳐 새 브랜드 슬로
현대차 노사가 이달 말부터 임금협상 및 단체교섭을 시작한다. 올해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 중 하나는 정년을 65세까지 연장하는 것이다. 현 노조 집행부는 지난해에도 정년 연장을 요구했다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특근을 거부하는 등 파업 직전까지 상황을 몰고 갔다. 노조는 올해도 정년 연장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사측은 정년 연장은 어렵다고 선을 그어왔다. 현재 자동차 산업 현장에서 종사자 수가 가장 많은 파트는 파워트레인과 배기계 등 부품 조립인데, 배터리로 가동되는 전기차의 경우 이 과정이 없어 인력을 서서히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2019년부터 전동화 전환에 대비한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폭스바겐그룹은 지난해 3월 생산직 직원 5000명을 해고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속한 다임러그룹은 2021년 직원 2만명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반면 현대차는 구조조정 대신 자연스러운 인력감소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다. 한국에서 구
시장을 발칵 뒤집은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사건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핵심 인물들이 구속되는 등 수사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주가조작에 이용된 차액결제거래(CFD) 계좌 등 증권업계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며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주식 시장 전체에 미치는 여파도 상당하다. 올 들어 빠르게 회복했던 시장은 일순간에 얼어붙었고 거래대금도 뚝 떨어졌다. 이런 저런 후폭풍도 이어진다. 단적인 예로 정부가 공 들였던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 선진지수 편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등에 따르면 다음달 초 예정된 연례 시장분류 검토에서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관찰대상국(watch list)'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그동안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을 단계적으로 추진 중이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등 시장접근성 제고, 배당절차 개선, 외환제도 개편 등을 발표했다. 여러 제도개선 작업을 진행하면서 관찰대상국 지정 가능성에 기대가 높
"우리는 연구 잘하고 있습니다." 바이오 산업 현장에서 만나는 경영진에게 자주 듣는 말이다. 직접 만나 물어보면 연구를 못 하는 바이오는 거의 없다. 이들의 자신감을 대면하면 한국산 블록버스터 신약의 등장도 먼 미래의 일이 아닌 듯하다. 문제는 아무리 바이오라도 연구만 잘해선 기업의 영속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연구만으로 5년, 10년을 버틸 수 없다. 물론 계속해서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하지만 수년간 가시적인 사업화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바이오에 선뜻 큰돈을 맡길 투자자는 많지 않다. 지금처럼 바이오에 대한 시장 평가가 좋지 않을 때 이런 부작용은 더 두드러진다. 수년간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추가로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법인 운영비를 걱정하는 바이오가 지금 한둘이 아니다. 결국 바이오 스스로 외부 환경에 얽매이지 않고 자립하려면 자체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 기술이전을 통해 현금흐름을 창출하거나 실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사업 영역 다각화가 방법이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제도는 30년 가까이 시행되며 끊임없이 개선됐다. 그런데 왜 어린이 교통사고를 완전히 막지 못할까. 최근 전국의 스쿨존에서 어린이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10일 경기 수원시 권선구의 한 스쿨존. 초등학교 2학년 조은결군이 신호를 위반해 우회전하던 시내버스에 치여 숨졌다. 지난달 8일 대전 서구의 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에 치여 배승아양(9) 등이 사망했다. 지난해 12월2일 서울 강남구 한 초등학교 앞에서 하교하던 A군(9)이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여 숨졌다. 스쿨존은 1995년 '도로교통법'에 담겨 적용했다. 최근 가장 큰 변화는 2019년 김민식군 사고 이후 일어났다. 그해 충남 아산의 스쿨존에서 김군이 차량에 치여 숨졌다. 국민적 분노와 엄벌 요구가 강하게 일었다. 이에 어린이보호구역서 사망사고를 낸 경우 무기징역 또는 3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을 손봤다. 이른바 민식이법이다. 그러나 잇따른 사례들은 민식이법으로도 모든
#, A사 CTO(최고기술경영자)인 김부장은 과학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이하 출연연)에서 쓸만한 기술을 이전 받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을 부딪쳤다. 전용으로 사용할 수 없고, 양도도 안 되고, 누구에게도 가능한 통상실시을 따라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것. A사는 공공기술 도입을 잠정 보류했다. #, 출연연 B기관은 언제 팔릴지 모르는 무용지물의 미활용 특허를 유지하는데 적잖은 비용을 들이고 있다. 출연연 특허 10개중 6개가 창고에 켜켜히 쌓여 있는 실정이다. 미활용 특허를 포기하려면 중앙행정기관장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규정 때문이다. 행정부담이 가중 되고 불필요한 유지비용이 든다 할지라도 기관 경영평가에 불이익을 받지 않으려면 '울며 겨자 먹기'로 이 같은 문제를 고스란히 떠안고 가는 수밖에 없다. 두 사례는 이달 초 국무조정실 규제혁신추진단이 보고한 '국가 R&D(연구·개발) 성과 제고를 위한 규제개선방안'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될 전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이다. 그간 가장 많이 회자된 단어 중 하나는 연금·교육·노동개혁이다. 개혁이라는 단어가 붙은 과제 중 쉬운 일은 없다. 어려운 일이지만 3대 개혁의 주무부처는 반드시 풀어야 할 문제다. 곤혹스럽지만 해내야 한다. 오랜 기간 공부해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의 심정일지 모르겠다. 1교시 연금개혁(대통령이 3대 개혁 중 가장 먼저 언급했다). 3대 개혁이 '역대급 불수능'이라면 그 주범이다. 첫 교시부터 이른바 '킬러문항'으로 불리는 초고난도 문제가 출제된 셈이다. 연금개혁은 여러 문항으로 구성된다. 보험료율 인상과 수급연령 조정 등 어느 하나 쉬운 문제가 없다. 정답은 '올리든지 안 올리든지' 둘 중 하나다. 한쪽을 고르면 되지만 그걸 선택하는게 쉽지 않다. 사실 이 과목은 풀이 과정이 중요한 주관식 문제에 가깝다. 의사결정자는 정치적 부담을 극복하고 국민들을 설득해야 한다. 다음 수험생에게 문제 풀이를 넘길 수 있다는 유혹은 떨쳐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