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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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수가 우리나라 바다로 들어온다는 거잖아?"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일본은 정화 처리를 거쳤다는 이유에서 '처리수'라고 부름)가 태평양에 방류되면 제주도 앞바다에 영향을 미치는 데 대략 4~5년 걸린다는 방문규 국무조정실장의 브리핑을 접한 사람들의 공통된 말이다. 빠르면 수개월 내 제주해안에 온다는 '가짜뉴스'에 대한 반박은 성공했다. 하지만 방류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완전히 달래주기엔 부족해 보였다. 일본 정부가 발표한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계획은 앞으로 30년간 이어진다. 만일 올해부터 시작해도 2053년까지 계속 태평양에 오염수를 내보낸다는 의미다. 4년 뒤인 2027년, 아무리 늦어도 10년 뒤인 2033년부터 우리 바다가 오염수의 영향을 받는다 해도 산술적으로 2063년까지 영향권이다. "과학적으로 유의미하지 않고 미미한 건 어떤 걸까?" 정부는 자체 시뮬레이션을 했더니 오염수 유입에 따른 방사능 영향은 국내 해역 평균 농도의 10만분의 1 미만이라며 "과학적으로
현대건설이 지난 1976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 주베일 산업항(King Fahd Industrial Port) 프로젝트엔 여전히 '20세기 최대 역사(役事)'란 칭호가 붙는다. 해안으로부터 12㎞ 떨어진 수심 30m의 페르시아만 한가운데에 30만t(톤)급 유조선 4척을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해상유조선 정박 시설을 만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기 때문이다. 공사 규모를 단순하게 보자면 해발 300m짜리 산을 바다에 통째로 메우는 것으로, 실제 콘크리트 작업량은 110만m³(11만 리터)에 달했다고 한다. 수주액은 당시 세계 건설 공사 사상 최대인 9억6000만 달러였는데 이는 그 시절 우리나라 국가 예산의 4분의 1에 달하는 수준이었다. 이 프로젝트는 사우디를 비롯해 중동 전역에 한국 건설산업의 기술력을 제대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때부터 시작된 '중동 붐'으로 벌어들인 오일달러는 국가 외화 수입의 85%를 차지해 우리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지난달 현대건설은 사
지난 4월 인천 서구 원당동 검단신도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붕괴사고에 대한 조사내용은 생각보다 충격적이었다. 설계와 시공, 감리 등 모든 부문에서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설계도면에 전단보강철근(철근)이 누락됐고 시공 과정에서 또 누락됐다. 전단보강철근뿐 아니라 콘크리트 강도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토사도 설계대로 쌓지 않아 더 많은 하중이 가해졌다. 한 전문가는 "설계, 시공, 감리 중 어느 한 곳만 문제를 발견했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월 광주광역시 화정동 아파트 붕괴 사고로 6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1년이 지나 또다시 붕괴사고가 일어난데 대해 전문가들과 업계는 "얼마든지 또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 중 하나는 불법하도급이다. 조사에서 서류상으로는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지만, 사고지점 시공팀 12곳 중 4곳의 팀장이 팀원 임금을 일괄수령한 후 계약서와 다르게 임의로 배분한 사례가 드러났다. 조
"대치동이라고 해서 부모 학력만큼 (자녀 학력이) 나오기가 쉽지 않아요. 부모님 세대보다 (좋은) 대학에 가기 더 어려워진 상태이고, 사교육이 진짜 효용성이 있는 건지 생각해봐야 해요." 사교육 1위 기업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회장이 최근 모 유튜브 채널에서 남긴 말이다. 이 회사가 '사교육 이권 카르텔'로 지탄받아야 할지는 논외로 하자. 사교육에 죽도록 매달려봐야 부모보다 좋은 대학에 가기가 쉽지 않다니 뼈 때리는 조언인데 입시학원 오너의 발언이라 더 아이러니하다. 미국에선 (백인)자녀가 부모의 학벌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 우리보다 100년은 앞서 발생했다. 해법은 '더 높은' 장벽을 쌓는 것이었다. 1920년대 유대인, 가톨릭 신자가 늘어 앵글로색슨 개신교의 입지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대입전형에 '레거시 입학'(Legacy admission)을 도입했다. 대학 동문 등의 가족 관계를 바탕으로 특정 지원자를 우대하는 관행이다. 자연스레 백인과 부유층의 입학률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하 보험사기방지법)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이은해 같은 사람 안나오게 할 수 있는 건가요?" 국회에 계류돼 있는 보험사기방지법 통과의 중요성을 보도한 후 가족과 지인들이 간혹 하는 질문이다. 법이 통과된다고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의미이기보다는 정말 사람의 목숨과 돈을 저울질하는 상식선에선 이해하기 힘든 범죄들이 근절될 것이냐를 묻는 질문으로 애써 받아들이고 있다. 법 통과의 중요성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지만 법 통과로 무엇이 얼마나 바뀌겠느냐는 자조섞인 생각이 간혹 드는 것도 사실이다. 보험사기와 그에 파생되는 범죄를 막기 위한 보험사기방지법은 2016년에 제정됐다. 그러나 법이 만들어지기 전인 2005년에도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주변인들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한 이른바 '엄여인 사건'이 있었고, 이후에도 보험금 때문에 남편을 죽였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 '가평계곡 살인사건'은 벌어졌다. 보험사기 건수도 법 제정과 상관없이 지속 증가하고 있다. 금융당국 조사에 따
"공공 발주 SW(소프트웨어) 사업에 대기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제한하던 것을 일부나마 완화하겠다는 방향에는 일단 환영한다. 다만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기준이 '1000억원 이상'으로 책정된 이유가 무엇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마련한 '공공 SW 사업 대기업 참여제한 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의 얘기다. 2013년 이후 시스템 복잡성이나 기술적 난이도와 무관하게 상호출자제한 집단 소속 대기업의 사업 참여를 원칙적으로 제한해왔다. 대기업이 공공SW 사업에 참여하려면 별도의 예외심사를 거쳐야만 했고 그나마도 중견·중소기업과 파이를 나눠야만 했다. 대기업들이 하나둘씩 공공 사업에서 발을 뗐고 지난 10년여 기간 공공 SW 사업의 안정성 및 공공IT 인프라의 품질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정부가 마련한 개선안은 '전체 사업에 대한 원칙적 참여 금지' 현행 원칙을 '1000억원 이상 대형 SW 사업'에 한해 대기업 참여를 허용하는 쪽으로 완화
요즘 바이오 업계에서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잦다. 사채를 발행하거나 제3의 투자자를 유치하지 않고 현 주주를 대상으로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기업이 살기 위해 주주로부터 돈을 걷는 셈이다. 실제 엘앤케이바이오, 셀리드, 피씨엘, 진원생명과학, 에스씨엠생명과학, 클리노믹스 등 여러 바이오가 현재 주주배정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증자 규모도 만만찮다. 진원생명과학의 유상증자 규모는 800억원을 넘는다. 셀리드는 증자로 400억원을 조달하는데 이는 현재 시가총액의 60%를 넘는 규모다. 최근 바이오의 잇따른 유상증자는 예고된 수순이다. 국내 증시에서 많은 바이오가 수년간 자체적인 현금흐름을 만들지 못하고 비용만 투입하는 구조로 운영하고 있다. 돈이 떨어질 때마다 자본시장을 통해 운영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연명하는 바이오가 적지 않다. 더구나 올해는 국내 여러 바이오가 채무상환 우려에 노출되는 원년이다. 바이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던 2020~2021년 무
지난 24일 오전 일본 도쿄의 대표 부촌(富村)인 미나토구 포트시티 다케시바 포트홀 앞은 수십 명의 10~20대 일본 여성들로 북적였다. 이날 오후에 열린 서울관광 프로모션 행사인 '2023 서울에디션 인 도쿄'에서 선보이는 K(케이)팝 공연에 들어가기 위한 인파였다. 사전 당첨자에 뽑히지 못한 K팝 팬들이 현장에서 입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으려고 장사진을 이룬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일부 시민들은 전날 저녁부터 입구 앞에서 대기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이들을 포함해 약 700명에 달한 일본인 관객들은 보아 '넘버원', 카라 '미스터', 엑소 '으르렁', 뉴진스 '하입보이'까지 1~4세대 K팝 아이돌 노래에 맞춰 춤추고 환호성을 질렀다. 이어 진행된 6인조 보이그룹 BTOB(비투비)의 공연이 시작되자 객석은 순식간에 함성과 열광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K팝뿐만이 아니다. 지난 27일 일본 도쿄의 쇼핑 중심지 긴자에 들어선 롯데면세점에서 진행된 서울패션위크 브랜드 전용관 개관 행
부처가 굵직한 정책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뉴스나 속칭 '지라시'를 통해 알려진다. 부처를 담당하는 기자는 진위를 파악한다. 실무부처의 관리자급 담당자에게 연락하면 열에 일곱여덟은 같은 답을 한다. "(여)당이 한대요?" 마치 옆 부처 소식을 들은 것마냥 돌아오는 되물음에 준비했던 나머지 질문은 입 안에서 갈 길을 잃는다. 이런 통화는 몇 번을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정책의 추진 여부를 언론을 통해 들어야하고 여당에 물어야한다면 부처는 과연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이번 정부만의 일은 아니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이나 사건사고마다 뒤따르는 땜질식 처방에 전기·가스, 휴대전화 요금까지. 중앙의 담당부처가 만들어야 할 정책, 내려야할 결정이 정치의 몫으로 넘어갔다. '당정, 당정청, 당정대' 같은 협의체를 거쳤다고 하나 동일한 지분으로 보지 않는다. 정부의 지분은 잘해야 요식적인 발표나 취재진에 뿌릴 보도자료 수준에 그친다. 오랜 기간 정책을 다뤄온 공직자의 전문성보다 현시점에서 정치
현대자동차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모든 정년 퇴직자에게 2년마다 신차 25% 할인 혜택'을 확대 적용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25년 이상 장기근속자에게만 제공되고 있는 '평생사원증' 혜택을 전체 퇴직자로 확대해달라는 것이다. 현대차에서는 매년 2500명 정도의 인원이 정년퇴직하고 있다고 한다. 이중 일부는 불법파견 소송 등을 치르다 회사와 합의 후 현대차 정직원으로 채용돼 장기근속 요건을 채우지 못한다. 특별채용자 규모는 9500명에 달하는데, 평생사원증 혜택을 이들에게까지 모두 늘려달라는 것이 노조 요구다. 현대차는 이를 들어줄 수 있을까.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1년 기준 60세의 기대 여명은 평균 26년이다. 현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현대차 퇴직자는 평생사원증을 평균 26년간 사용할 수 있다. 지금도 25년간 현대차에서 일하면 그보다 더 긴 기간 동안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셈인데, 노조의 요구대로라면 몇 년을 일했든 정년만 지나면 수십년 간 차
미래세대인 청년층의 목돈 마련을 돕는 만기 5년짜리 청년도약계좌가 기대 이상의 흥행 가도에 진입했다.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가입 신청자가 76만명을 넘었다. 정부가 추정한 가입자수(약 300만명)의 4분의1이 초기에 몰린 것이다. 청년층의 관심과 대기 수요를 감안하면 성공적으로 이행된 대선 공약이자 은행의 사회공헌 사례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를 은행권의 사회적 책임 활동으로 인정해 사회공헌 공시에 반영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입자가 많아질 수록 이자 손실이 커지는 은행들 입장에선 위안거리로 삼을 만한 일이다. 청년도약계좌만큼의 임팩트나 주목도는 없지만 금융회사들이 미래세대를 위해 자발성과 진정성을 갖고 부쩍 공을 들이는 사회공헌 사업이 있다. 저출산·고령화·인구절벽 해결을 위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활동 얘기다. 합계출산율(0.78명) 세계 최저인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국가 소멸 위기론까지 소환한 사회적 재난이
매달 받는 퇴직연금 운용 보고서를 아주 오랜만에 열어 봤다. 가입한 지 십 수년 째지만 어느 순간부터 어떤 상품이 들어있는지 제대로 살펴보지 않고 운용 보고서만 쌓여가고 있었다. 가입한 기억도 나지 않는 채권형 펀드와 현금성 자산만으로 구성된 단촐한 포트폴리오다. 가입 시점부터의 수익률은 연 평균 1.19%에 그치고 있다. 예금 금리보다도 낮은 수익률…여기에 내 노후를 맡겨도 될까. 비단 나 뿐만이 아닐 것이다. 수많은 직장인들이 일에 치여, 바빠서, 관심이 없어서 퇴직연금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불안정한 금융시장 움직임에 수익률이 낮은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만 기대고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20~30대에게 은퇴 이후는 너무 먼 얘기고 퇴직연금은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으로 대박을 낸 건너 건너의 사례와 비교해 매력적이지 못하다. 은퇴 후 소득을 책임질 퇴직연금은 개인의 문제만이 아니다. 갈수록 고령화되는 사회 구조에서 불안정한 노후의 삶이 늘어나면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