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탕후루 열풍, 얼마나 갈까

[우보세]탕후루 열풍, 얼마나 갈까

구경민 기자
2023.09.27 02:03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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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간식 '탕후루' 인기가 심상치 않다. 과일에 설탕물을 입힌 간식 탕후루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탕후루 가게가 여기저기 빠르게 생겨나고 있다.

연초만 해도 수십곳에 불과했던 탕후루 프랜차이즈인 '왕가탕후루' 점포는 최근 400곳을 돌파했다. 다른 탕후루 프랜차이즈들도 경쟁하듯 새로 출점하고 있다. 카페에서도 앞다퉈 탕후루를 디저트로 판매하고 있다. 치솟는 탕후루 인기에 '아이스 탕후루' 제품도 늘어나는 추세다. 배달앱에서 탕후루 검색량은 올해 1월에 비해 7월 47.3배 늘었다.

탕후루 열풍은 주식시장까지 덮치고 있다. 탕후루 수혜주가 생겨나면서 설탕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탕후루를 만드는 재료인 설탕양이 증가해 설탕 제조업체들이 수혜를 받을 것이란 전망에서다.

하지만 탕후루 열풍의 이면은 밝지만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점이다. 탕후루 1개의 열량은 200kcal 내외로 아이스크림이나 젤리 1봉지의 열량·당함량과 비슷하다.

당류를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비만 위험도는 1.39배 높아지고, 후천성 당뇨병은 물론 여러 암의 위험 또한 높아지게 된다. 또 혈당스파이크(고혈당)를 일으키고 만성화되면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췌장은 물론 혈관 및 여러 장기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설탕세 같은 당 규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심지어 올해 국정감사에서는 '청소년 설탕 과소비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이 외에도 탕후루처럼 딱딱한 음식을 자주 먹으면 턱관절이나 얼굴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통증이 심하면 입을 벌리거나 씹기조차 힘들어진다. 이가 깨질 위험도 있다. 치아를 오래 사용한 성인일수록 이가 깨지기 쉽다.

건강 위험 말고도 문제는 더 있다. 탕후루를 먹고 난 후의 뒤처리가 그것이다. 설탕물이 묻어 끈적거리는 탕후루를 먹고 난 뒤 꼬치와 종이컵 등을 아무데나 버리는 탓에 거리 곳곳이 지저분해지고 있다. 거리에 그대로 버려진 쓰레기 근처에는 더운 날씨 탓에 금세 벌레가 꼬인다. 급기야 '노(NO)탕후루존'까지 등장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탕후루의 인기가 오래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열풍'이라고 불릴 정도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끈 아이템은 장기적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실제로 슈니발렌(망치로 깨먹는 독일 디저트), 벌집 아이스크림, 대왕 카스테라, 핫도그 등의 디저트들이 반짝 인기를끌다 어느 샌가 사라져버렸다.

인기를 끌고 있는 만큼 논란의 중심에 선 탕후루가 사라진 디저트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란 법 없다. 특히 프랜차이즈 수명이 평균 3.5년을 못 넘긴다는 점에서 '반짝 인기'에 그칠 가능성도 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 소비층이 변화에 민감한 10대, 20대인만큼 탕후루가 '롱런'을 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짝 인기를 끌수는 있어도 경쟁력을 갖추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사랑받는 먹거리로 '롱런'하기에는 아직 탕후루가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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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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