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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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업무 회의 중에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뭐였는 줄 아느냐."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한 인사가 취기가 거나하게 오른 뒤 어렵게 말을 꺼냈다. 그가 알려준 답은 '지지층 결집'이었다. 각종 정책을 펴고 메시지를 내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지지층을 의식했다는 얘기다. 돌이켜보니 전체 국민을 생각하거나 국가의 미래를 고민하는 건 뒷전으로 느껴졌다는 고백이었다. 문재인 정부의 최대 실정은 부동산 정책도 국가채무 1000조원도 아닌 국민을 갈라치기한 것이란 지적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편을 가르면 메시지는 시원시원해진다. 여기에 반일감정까지 얹으면 도덕적 우위까지 차지한다. 민정수석이 대놓고 죽창가를 올렸던 시절이다. #"매국노" 12년 만에 한일 셔틀외교가 복원됐지만 관련 기사마다 가장 많이 보이는 악플이다. 일부 누리꾼들이야 익명에 기대 마음껏 댓글을 단다지만 국회를 장악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얼굴을 내걸고 원색적 비난을 쏟아낸다. 한일정상회담 다음날 민주당
아시아가 기록적인 폭염에 들끓고 있다. 베트남은 지난 6일 섭씨 44도를 돌파했다. 이는 이전 최고 기온이었던 북중부 하띤성에서 2019년 4월20일 섭씨 43.4도를 넘어선 수치다. 앞서 지난달 태국의 일부 지역에선 체감온도가 54도에 달했다. 방글라데시도 지난달 16일 40.6도로 치솟으며 1965년 이래 최고 기온을 찍었다. 라오스도 지난달 17일 북부 도시인 루앙프라방이 42.7도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기록을 세웠다. 같은날 미얀마 중부 사가잉 지역의 도시 칼레와도 이날 기온이 44도에 이르렀다. 인도·파키스탄·네팔·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에서도 40도 안팎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미국에서도 기상이변으로 토네이도가 발생해 큰 피해가 났다. 같은달 LA에서는 130년 만에 강우량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북극은 지구 평균보다 4배가 높은 가장 강력한 온난화 추세를 경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서울에서 벚꽃 개화를 관측하기 시작한 1922년 이후
#.LNG(액화천연가스)발전은 대표적 친환경 발전 중 하나다. 완전 태양광·풍력으로 가기 전단계에서 원자력발전과 함께 과도기를 맡아야 한다. 그런데 LNG가격이 들쭉날쭉하다. '그럼 LPG(액화석유가스)를 섞어보면?'이라는 생각을 한 기업이 있다. LPG 강자 SK가스다. 울산에 LNG·LPG 듀얼 발전소를 열심히 짓고 있다. 내년 상업가동한다. 가스발전소에 에탄이나 메탄을 섞는건 미국같은데선 일반적이다. 아예 LNG와 LPG를 섞는 발전소를 짓는건 세상에서 SK가 처음이다. 이 상상력의 결과물은 신사업 구상에서 나왔다. LNG발전 사업에 나서며 LNG 직도입(직수입)과 터미널 사업에도 진출했다. 가정용과 운송용(택시 등) LPG에서 LNG로 안정적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둘을 동시(듀얼)에 사용하는 장점은 뭘까. 비싼 쪽을 줄이고 싼 쪽을 많이 사용할 수 있다! 발전소 하나 출력이 원전 하나(1.2GW) 규모에 맞먹으니 연료 믹스를 통해 LNG나 LPG 둘 중 하나만
국회의원과 기초·광역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공무원의 해외출장에 대해 곱지 않게 보는 시선이 있다. 특히 해외출장 일정에 '관광성' 일정이 있으면 흔히 '외유(外遊)'라며 언론의 뭇매를 맞는다. 이런 공직자들의 해외 '관광성' 출장은 모두 잘못된 것일까. '관광'이란 단어 자체를 '공직자'로선 해선 안 되는 '일탈'처럼 여기는 건 후진적이란 생각이다. 비행기가 아니면 해외로 가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과거 관습적으로 해외 나가는 건 '특권'이나 '특혜'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젠 버려야할 구시대 사고방식이 아닐까. 밥도 먹기 힘들던 시대를 지나 형편이 나아져 개발도상국으로 불리던 시절에나 통용된 얘기란 것이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지금도 아직 그런 시선이 일반적 '상식'처럼 통하는 것엔 의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정부가 나서 'K-관광'을 수출 산업의 동력으로 앞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발목을 잡는 인식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우리에겐 '관광'도 '산업'이란 인식이 완전하게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가 진통 끝에 다시 시작됐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해보다 5% 오른 9620원. 내년 최저임금 논의는 이 금액을 바탕으로 시작된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힘겨루기는 올해도 계속될 것이 불보듯하다. 지난 1일 근로자의 날 양대노총이 전국에서 18만명을 운집시키며 먼저 세 과시를 했다. 노동계의 제시액은 1만2000원, 올해 대비 24.7% 오른 금액을 내세웠다. 반면 경영계는 동결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5년간 27.8%가 오른 최저임금으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됐다는게 배경이다. 같은 기간 최저임금 증가율은 신호등(사회민주당·자유민주당·녹색당) 연립정부 주도로 35.7% 오른 독일을 제외하면 미국 20.8%, 일본 9.9%, 중국 9.6% 정도로 우리보다 낮다. 문제는 최저임금의 영향을 최전선에서 받게 되는 자영업자의 현실이다. 최저시급이 결정되면 자영업자는 조정된 임금 마지노선에 따라 근로자(아르바이트)의 급여를 조정해야 하는데 '급여
대한민국 대표기업 삼성전자가 14년 만에 가장 저조한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반도체 부문(DS)이 2008년 4분기 이후 56개 분기 만에 영업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반도체가 적자를 내면서 전사 영업이익은 6000억원대로 추락했다. 시장 상황이 워낙 좋지 않았다. 반도체 고객들이 그동안 쌓인 재고를 정리하느라 주문을 크게 줄이면서 수요 쪽에서 문제가 생겼고, 이는 가격 급락으로 이어졌다. 아무리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라도 가격과 수요가 동시에 빠지는 상황에선 뾰족한 방법이 없다. 2분기 실적도 안갯속이다. 최근 실적 컨퍼런스콜 이후 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진정된 모습이지만, 삼성전자의 2분기 적자 전환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은 여전하다. 2021년 3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매 분기 10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이제는 적자를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 됐다. 사실 삼성전자는 '적자'의 위협 속에서 성장한 기업이다. 제품가격이 무섭게 떨어질 때마다
얼마 전 한 법정에서 있었던 일이다. 검사가 증인에게 사건 당시 상황을 묻자 증인이 답변을 주저했다. 검사는 1년 전 작성한 조서를 들이댔다. 하지만 증인은 "검찰 조사를 받은 것만 해도 1년 전이라 조사 당시에 뭐라고 답변했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 했다. 재판이 지연되면서 사건의 진위를 가릴 기억이 희미해졌다는, 재판부를 향한 항변이었다. 재판 지연 문제가 심각하다. 판결이 나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당사자들의 기억이 흐릿해지는 것 정도는 약과다. 다른 재판에 밀려 재판 자체가 열리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최근 만난 한 변호사는 "판사 얼굴을 보는 데 거의 1년이 걸렸다"고 했다. 지난해 초 서울남부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재판부에서 곧바로 조정 절차로 넘겨버렸고 당연히(?) 조정이 불발되자 변론기일도 잡지 않다가 소송 대리인들이 독촉한 끝에 첫 재판을 올 3월에야 했다고 한다. 소송 당사자들은 재판이 열리지 않는 동안 속이 새까맣게 탈 수밖에 없었다. 재판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가 해외 도피행각 11개월 만에 붙잡혔다. 남유럽의 몬테네그로 공항에서다. 권 씨는 위조여권을 사용하다 현행범으로 검거된 만큼 일단 몬테네그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그 다음 '테라-루나 사태'의 책임을 따져볼 재판장은 미정이다. 미국과 한국 정부가 각각 권 씨에 대한 송환 요청을 한 상태다. 국내 여론은 권씨를 미국에 보내라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처벌의 크기'다. 미국은 유기징역 상한선이 없다. 여러 범죄를 저지른 자는 각각 죄에 형을 매긴 뒤 합산하는 '병과주의'다. 연쇄 살인마가 200~300년씩 징역형을 선고받는 사례뿐만 아니라 경제사범도 마찬가지다. 과거 650억달러(87조) 규모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벌인 버나드 메이도프 전 나스닥 증권거래소 위원장은 2009년 150년형을 선고받고 2021년 교도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소장에 테라-루나 폭락사태로 인한 피해금액은 400억 달러(52조원)로 명시했다. '권도형이 미국
#7.0%. 지난해 7월9일,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김기현 현 대표가 받아든 성적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로부터 6개월 당원권 정지를 받은 직후 이뤄진 여론조사에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PNR(피플네트웍스리서치)가 진행한 이 조사(휴대전화 90%·유선전화 10% 자동응답전화조사 방식· 응답률 4.1%·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 이하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당대표 후보 적합도 1위는 25.1%의 지지를 받은 안철수 의원이었다. 일반인 입장에서 국회의원 '김기현'의 이름은 낯설었다. 당내에선 일찌감치 당권 주자로 물망에 올랐지만, 대중들은 그를 잘 몰랐다. 그러던 그가 100% 당원투표로 치러진 전당대회에서 승자가 됐다. 득표율 52.9%. 당원·당협위원장·의원들과 일일이 접촉하는 저인망식 유세로 낮은 대중적 인지도를 극복했다. 매사에 성실하고 신중하며 꼼꼼한 성품에 더해 외풍에도 흔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지난 12일 공시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왓챠의 감사보고서에서 외부감사인 신한회계법인은 이처럼 기재했다. 구독자를 붙잡아 두기 위해 콘텐츠 투자를 줄곧 늘렸지만, 정작 구독자는 늘지 않거나 때로는 떠나보내고 있는 국내 OTT의 냉혹한 현실이 드러난다. 국내 OTT 사업자들은 1년 전만 해도 '1~2년 안에는 흑자를 내지 않겠나'라는 희망을 얘기했다. 하지만 상황은 호전되기는 커녕 더 나빠졌다. 티빙·웨이브·왓챠 등 3사의 영업손실 합계는 2020년 385억원에서 2021년 1568억원, 작년에는 2959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그러나 이용자 수는 '엔데믹'과 함께 제자리 걸음하거나 오히려 역(逆)으로 향하는 흐름이다. 그럼에도 국내 OTT는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외 눈에 띌만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투자가 늘어날수록 적자 폭도 커지는 상황을 수년째 지켜봤음에도 "자전거 페달 밟기를 멈
최근 공사비 갈등으로 입주가 막혔거나 또 막힐 위기에 처한 서울 정비사업장 두 곳의 협상이 타결됐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갈등이 일단락된 것처럼 보여지지만 조합이 결국 백기를 들고 시공사가 원하는 만큼 공사비를 올려준 결과다.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목동파라곤'은 지난 21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시공사가 조합원뿐 아니라 일반분양자의 입주까지 막은 지 50여일 만이다. 시공사는 입주를 이틀 앞두고 공사비 약 30억원의 증액을 요구했으며 하루 만에 그 금액은 106억원으로 뛰었다. 조합은 한국부동산원의 검증을 원했지만, 시공사는 3월 1일 입주 날 아파트의 모든 출입구에 컨테이너를 놓고 입주민들의 이사를 막았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써밋'도 공사비 증액이 안 될 시 시공사가 '입주 불가' 통보를 했다. 시공사는 증액 비용을 670억원에서 228억원으로 낮추면서 "우리가 정말 크게 양보했다"는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조합과 시공사 간에 증액 산출 근거에 대한 이견은 컸다. 검증이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전산화는 보험사들의 숙원이 아니다. 오히려 보험사들에게 손해를 안긴다. 비급여 치료 이력을 실존하는 종이서류로 받아 이제는 구시대적 전송수단이 된 팩스 등으로 전송하기 귀찮아 포기되는 보험금이 적지 않다. 전산화, 자동화가 되면 그동안 포기됐던 비교적 소액 보험금들이 청구될 수밖에 없다. 소액이라고 해도 가입자 4000만명이 1만원씩만 청구하면 4000억원이다. 그래도 보험사들은 전산화 도입을 찬성한다. 보험금이 더 지급돼 올라가는 손해보다 아날로그적인 실손보험 처리에 필요한 대규모 종이문서 등 낭비되는 비용이 더 많아서다. 1년 동안 약 1억건이 넘는 실손보험 청구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3년이면 여의도 면적(2.9㎢)에 해당하는 산림이 실손보험 청구로만 사라진다고 한다. 무엇보다 디지털과 자동화라는 시대적 흐름을 무시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더 크다. 실손보험 전산화는 그래서 보험사가 아닌 국민들의 숙원이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실손보험 전산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