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뉴델리역 개똥 냄새가 사라졌다[우보세]

인도 뉴델리역 개똥 냄새가 사라졌다[우보세]

김하늬 기자
2023.09.14 04:56
(로이터=뉴스1) 정윤영 기자 =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환영하는 조명. 2023.08.2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로이터=뉴스1) 정윤영 기자 = 인도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환영하는 조명. 2023.08.25. ⓒ 로이터=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도 뉴델리 기차역이 변했다. 역 앞 광장에 나뒹굴던 쓰레기와 개똥이 말끔히 사라졌다. 구름같이 몰려와 관광객에 호시탐탐 바가지 요금을 씌우던 노점상이나 택시 호객꾼도 적어졌다. 왕복 4차선인지 12차선인지 못 알아볼 만큼 차와 오토바이가 꼬리를 물며 뒤엉켜 있던 역전 도로도 옛 추억이 됐다.

출발과 도착 시간이 늘 오리무중이었던 인도 기차의 정시성도 높아졌다. 적어도 도심에서 만큼은 칼같이 출발 시간이 지켜진다. 뉴델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2주 전 기자가 목격한 상황이다. 과거 인도를 방문했던 관광객들은 "내가 알던 인도가 아니다"라고까지 말한다.

이런 변화를 두고 인도 국민들은 모디 총리의 강력한 통치력을 지목한다. 뉴델리 기차역 앞에는 십수 명의 경찰들이 질서가 유지되도록 벌금과 영업 정지를 무기로 엄격한 행정 지도를 하고 있다. 뉴델리공항 내 모 항공사 직원은 "모디 총리가 질서를 잡는데 끔찍하게 집착하고 있다"고 푸념했다.

모디는 스스로를 '힌두교의 영적 지도자' 반열에 올려놓으며 강력한 리더십을 과시하고 있다. 적극적인 자유시장주의와 힌두민족주의를 결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는 자양분으로 십분 활용한다. 외교적으로도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은 군사력으로 각각 견제하며 언제든지 실리를 위한 인도만의 선택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친러 vs 반러'로 나뉘었다. 미·중 갈등은 '신자유주의적 보호무역주의'라는 새로운 국면을 펼쳤다. 개별 국가마다 사안별로 각자의 생존과 번영의 계산기를 쉼 없이 두들겨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인도만 '전선'을 자유로이 넘나드는 모습이다.

인구 약 15억명, 2분기 경제성장률 전망치 7.8%라는 화려한 지표도 인도의 숨겨진 힘이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전 세계가 저성장의 늪을 헤쳐나가야 하는데 인도만큼 매력적인 투자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의미다. 지난 6월 성대했던 모디의 첫 미국 국빈 방문이 이를 보여준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모디의 회담 외에도 애플, 구글, MS 등 재계 거물들이 줄줄이 배석했다. 호주 방문 당시엔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가 모디를 "보스"(Boss)라고 추켜세웠다. 모디는 지난 일본 'G7' 정상회의에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러-우크라 전쟁의 중재자 이미지를 각인하기도 했다.

이 같은 '예측불허의 외교술' 덕분일까. 인도는 미국(애플)과 중국(ZTE)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생산하는 '양다리 작전'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아이폰15 생산물량의 일부는 인도의 폭스콘 공장으로 확정된 상태다. 동시에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ZTE가 인도 기업과 죠인트벤처(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에 더해 미국 에너지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 공장을 인도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각 국의 외교와 정치, 국방과 이데올로기로 '통상 이슈'를 판단하면 안 되는 미래가 인도에서 펼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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