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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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15일 경기도 용인에 반도체 첨단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발표한 후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는 시끌시끌했다. 최근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는 가운데 대형 호재가 떴기 때문이다. 각종 커뮤니티와 블로그에는 수혜 지역과 수혜 아파트 단지 리스트가 공유되고 분석 글이 올라왔다. 서로 본인이 사는 지역이 수혜지라며 논쟁도 벌어졌다. 아파트 실거래가 앱인 호갱노노에서 실시간 인기 아파트 1위~2위는 해당 지역 내 아파트 단지가 차지했다. 밤늦은 시간에도 인근 지역 아파트까지 포함하면 동시 접속자는 9300명이 넘었다. 과열 양상을 보이자 부동산업계 유명 전문가는 블로그에 "발표된 호재로 아파트 투자를 하는 건 너무 이르다"면서 "너무 단순하고 수준 낮은 접근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정부 발표대로라면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 일대 710만㎡(약 215만평)규모의 반도체 산업단지가 조성된다. 삼성전자는 여기에 300조원을 쏟아붓는다. 160만 명의 고용 창출과 직간접 생산유발
'3억2560만원(25만달러) 대 5000만원.'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가 파산하자 글로벌 금융주의 시가총액이 이틀 새 4650억달러(약 607조원) 증발하며 나비효과에 숨을 죽인다. 기관들이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리며 위기의 전염성과 시스템의 '구멍'을 우려하는 반면 직접적인 피해가 제한적인 'K개미'들은 우리와 사뭇 격차가 큰 미국의 예금자 보호 한도에 관심이 모인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모든 예금을 지급보증키로 하면서 시장의 패닉은 다소 진정됐다. 금융주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나 개별 예금자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FDIC 보험에 따른 미국의 예금자 보호한도는 계좌당 25만달러. SVB 전체 예금의 90%가 보험한도를 초과하지만 개인의 예금이 25만달러를 초과한 경우는 1%에 그친다. '예금바구니'를 제대로 분산하지 않은 '상위 1%'의 예금까지 보증하는게 제도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는 논외로 하자. 25만달러라는 숫자가
생명보험의 역사는 인간의 집단생활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서구에서는 로마 제정시대 조합 '콜레기아(Collegia Tenuiorum)'가 있었고 중세시대 '길드(Guild)' 등의 공제 조직을 거쳐 1762년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생명보험사인 '에퀴타블(Equitable)'이 설립되며 현대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삼한시대부터 존재하는 계(契)가 일종의 보험 역할을 했다. 현대적인 구조의 최초 생명보험사는 1922년의 조선생명보험주식회사다. 시대가 바뀌고 사회구조도 수 세기 동안 계속해서 변했지만 사고발생 후 경제적 손실을 보장해 주는 생명보험이라는 민간 영역 안전장치는 꾸준히 존재하고 혁신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출산과 고령화 구조가 대한민국의 숙명이 되면서 적어도 우리사회에선 생명보험의 종식이 가까워 왔다는 비관적인 시각들이 쏟아진다. 노인 세대 대부분은 이미 보험에 가입해 있어 새로운 상품에 가입할리 만무하고, 저출산으로 보험 가입 가능성이 있는 젊은 세대의 볼륨은 급격히
올해 코스닥 시장은 기대 이상으로 선전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는 환경에서도 코스닥지수는 연초 600대에서 단숨에 800선을 돌파했다. 코스닥 랠리는 AI(인공지능)와 2차전지가 주도했다. 하지만 코스닥의 한 축인 바이오는 웃지 못했다. 코스닥 바이오 종목이 주축인 한국거래소 제약지수의 올해 상승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국내 증시 바이오 대장주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그래도 코스닥 강세는 반가웠다. AI와 2차전지가 급등했으니 이제 바이오로 순환매가 나타날 수 있단 일각의 기대감도 꿈틀댔다. 더구나 바이오는 최근 2년간 유독 낙폭이 컸다. AI, 2차전지 다음엔 가격 매력을 갖춘 바이오로 투자자 관심이 쏠릴 여지가 있지 않을까. 특히 바이오는 주가 상승이 시급하다. 2020~2021년 바이오 호황기에 발행한 대규모 전환사채(CB) 상환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부터 CB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가능 시기가 도래하는 바이오
"9개 부처가 발표한 모태펀드 출자대상 부문에 '사이버보안'이 가까스로 이름을 올리기는 했으나 사실상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투자대상 중 우선순위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사이버보안이 또 밀려날까 우려된다." 사이버보안 업계 한 관계자의 푸념이다. 올들어 대규모 개인정보 탈취 사고에 디도스(분산서비스거부공격) 공격과 서비스 장애, 외국발 해킹공격이 발생했음에도 사이버 보안업에대한 정책자금 지원은 소외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달 초 중기벤처기업부는 4805억원의 정부출자를 통해 1조755억원 규모의 모태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2000억원 규모(정부출자 1000억원)의 초격차 펀드가 이번에 신규로 조성된다. 10대 초격차 분야와 딥테크(기저기술) 부문의 중소·벤처기업에 투자하기 위한 펀드로 △바이오 △미래 모빌리티 △친환경·에너지 △로봇 △시스템 반도체 △빅데이터·AI(인공지능) △우주항공·해양 △차세대 원전 △양자기술과 함께 △사이버보안·네트워크 부문을 더해 총 10개 분야에
아담 맥케이 감독의 '빅쇼트'는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진 2007년 미국 부동산시장의 거품과 비정상적인 금융시장 상황을 생생하게 그린 영화다. 반려견 이름으로 대출을 받은 집주인과 주택 5채에 콘도까지 소유하고 있는 다주택자 댄서의 대출 스토리를 보고 있노라면 혀가 절로 끌끌 차인다. 영원할 것 같았던 집값 상승 기대와 금융회사 직원의 사기성 유혹에 이 댄서는 직업을 '치료사'로 적어 내곤 10개가 넘는 론(대출)을 빌렸다. 영화에도 언급된 이른바 '닌자(NINJA)론'의 사례인데 닌자는 'no income, no job, no asset'의 줄임말이다. 소득과 직업과 자산이 없어도 돈을 빌려주는 '묻지마 대출'을 뜻한다. 미국 주류 언론들은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와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닌자론' 등 약탈적 금융 행태를 지목하기도 했다. '약탈적 대출'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한 경제학적 정의는 없다. '폭력을 써서 남의 것을 억지로 빼앗는다'는 약탈의 사전적 뜻풀이에 기초해 보면
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적자는 32조6034억원이다. 한전 직원들에게 공사 운영을 잘못한 책임을 물어 이 적자를 갚으라고 한다면 몇 년이 걸릴까.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더한 한전 근로자 2만3697명의 연간 급여총액은 1조5127억원. 앞으로 22년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한전 직원 전원이 월급 한푼 안 받고 일하면 메울 수 있다. 한전의 적자를 두고 방만경영과 성과급 잔치가 문제라고 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1년 결산 기준 한전 정직원은 1인당 평균 연봉은 8496만원, 이 가운데 성과급은 1737만원이다. 억대에 가까운 평균 연봉인 데다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가져갔으니 얼핏보면 잔치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한전이 모든 직원에게 월급을 퍼준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한전의 최근 5년간 1인당 평균 성과상여금을 살펴보면 △2017년 1889만원 △2018년 1832만원 △2019년 1867만원 △2020년 1856만원 △2021년 1737만원으로 2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5번 출구로 나가면 고풍스러운 외관의 '서울도서관'이 눈에 들어온다. 1926년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이 건물은 경성부 청사로, 해방 이후에는 서울시 청사로 사용됐다. 이후 1980년엔 시 종합자료실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한 자리에서 파란만장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모두 지켜본 셈이다. 시는 2008년부터 4년여간의 시간을 들여 현재의 '서울도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2012년 10월 문을 열었지만 시청사 건물 건립 당시의 외벽과 홀, 중앙계단은 그대로 살렸다. 두꺼운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중앙계단이 있는 커다란 홀이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이지만 시민들은 아쉬워한다. 서울도서관이 마치 '책창고'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도서관이 독서실로만 운영되는 시대는 지났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도서관은 현재 용도로만 쓰기엔 아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내에 있는 많은 도서관들과 같이 적막한 장소보다는 '공원'에 놀러 온 가족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행동주의펀드로 일컬어지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촉발한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사태가 하이브가 참전하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되며 주식시장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더불어 토종 펀드의 행동주의 움직임과 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분쟁을 촉발해 주가 변동성을 높인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업의 경영 전략과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차원에서 행동주의 캠페인은 분명히 변곡점을 맞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영향을 받은 기업 수는 지난 2020년 10개에서 2022년 47개 기업으로 크게 늘었다.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되면 주주제안 등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은 더 수면위로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초반 해외 헤지펀드들이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적대적M&A(인수합병) 공격 형태로 진행됐던 행동주의 캠페인과 달리 최근 행동주의 캠페인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경
꿀벌은 인간에게 유익한 곤충이다. 벌꿀, 밀랍, 로얄젤리, 프로폴리스와 같은 다양한 양봉산물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꿀벌이 없으면 열매도 맺을 수 없다. 수술에서 나온 꽃가루를 암술머리로 옮기는 가루받이를 담당해 전 세계 야생식물 90%가 열매를 맺는 데 필수 매개 역할을 한다. 꿀벌에 의한 화분매개의 경제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꿀벌은 사람에겐 달콤한 '꿀'을, 꽃에겐 씨앗이라는 '열매'를 선물해 주는 '착한 매개체'다. 이런 꿀벌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2006년 미국에서는 꿀벌집단이 갑자기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이 처음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 곳에서 2010년대 들어 꿀벌의 30~40%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35년 무렵에는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게 유엔(UN)의 경고다. 꿀벌의 부재는 생각보다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꿀벌이 제 역할을 못하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지역 생태계를 교
"이제 사실상 모든 의료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거죠."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 소속 5만명(주최 측 추산)이 간호법 강행처리 규탄 총궐기대회를 연 지난달 26일, 보건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말이 나왔다.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직접 회부된 것에 반발한 의사단체의 불참으로 복지부와 의료계의 의료 정책 논의 창구인 의료현안협의체가 중단되면서 필수의료 개선, 의대 정원 증원, 비대면 진료 제도화 등 의료개혁과 관련된 전반적 협의가 표류중이다. 간호법이 정말로 블랙홀이 됐다. 이 법이 여·야 소속 의원 대표로 각기 3건 발의된 2021년만 해도 상황은 이렇지 않았다. 의사단체와 간호사단체가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 정도였다. 해가 바뀌어 3개의 법안이 통합되고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의사단체와 간호조무사단체 소속 7000여명이 거리에 나섰고 간호사단체도 집회 규모를 키우며 맞불을 놨다. 다시 해가 바뀌어 이 법안이 본회의 안건으로 직행
#"밥하기 싫어서?" 취임 초 서초동 사저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퇴근 시간이 매일같이 늦어지자 정치권에서 나왔던 우스개다. 가정에서 음식 준비를 도맡아 했던 윤 대통령의 일상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살림꾼 윤석열'은 어색하지 않다. 한남동 관저에서 생활하는 요즘도 종종 아침밥 정도는 직접 챙긴다는 후문이다. 계란볶음밥 등 간단한 레시피 위주지만 '요리하는 대통령'은 신선하다. 물가 대책에 있어서도 접근이 남 다르다. 최근 참모들과 회의에서는 경제부처가 내놓은 보고서보다는 식용유값, 소주값 등 실생활 속 사례를 언급했다고 한다. "2분기부터 몇%로 안정화될 것이란 분석보다 국민이 당장 식탁에서 느끼는 체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게 대통령의 스타일이다. #이를테면 생활밀착형, 체감형 대통령이다. 거대 담론이 총동원될 수밖에 없는 3대(노동, 연금, 교육) 개혁에서도 노조 개혁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다. 회계장부 투명성, '건폭'(건설현장 노조의 불법행위) 척결 등 눈에 보이는 문제부터 붙잡았다. 전세사기 대응, 소아의료 체계 개선 등 약자가 삶에서 부딪히는 지점에서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라'와 같은 지시를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