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278 건
새해 벽두부터 정부 내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 육성논의가 활발하다.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미래 유망 혁신기술 분야의 과학적 탐구와 시장혁신을 동시에 지원하는 딥사이언스·테크창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2027년까지 스케일업 R&D(연구·개발) 분야에 약 15조원을 투입, 딥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 10곳을 육성하는 청사진도 내놨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디지털·바이오 등 신산업 스타트업 스케일업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초격차펀드를 신규 조성하는 한편 바이오 스타트업의 사업화를 지원하는 '바이오 랩허브' 조성 등을 추진키로 했다. 그간 정부의 R&D 투자확대는 SCIE(과학기술논문색인 확장판) 논문증가 등의 성과는 있었지만 기술이전·사업화 등 경제적 성과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국내 기술창업은 2021년 기준 23만9620개사에 달했지만 딥테크 유니콘은 0개사다. 중소기업벤처부가 발표한 지난해 상반기 기준 국내 유니콘 23개사는 대부분 기술난도가 그
우리 정부의 인구정책에는 몇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초기에는 성공의 역사였다. 한국에서 인구정책이 시작된 건 1962년. 정부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일환으로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했다. 당시만 해도 멜서스의 '인구론'은 정설이었다. 급속한 인구의 증가는 경제발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가족계획에 힘이 실렸다. '하면 된다'는 우리의 성공 신화는 인구정책에서도 유효했다. 극적으로 출생아가 줄었다. 1970년대 초반 4명대를 유지하던 합계출산율은 1983년 2.06명까지 떨어졌다. 합계출산율이 대체출산율(2.1명) 이하로 내려간 건 그때가 처음이다. 대체출산율은 인구 증가를 멈추고, 현재의 인구 규모를 유지하는 수준을 의미한다. 국가기록원은 인구정책의 역사를 기술하며 당시를 '성공'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인구정책이 시작된 후 20여년의 시간이 흐른 1983년에 이르러 마침내 성공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그랬다. 전 세계가 인구증가를 고민하던 시기에 한국은 산아제한 정책의 모범국가
#딱히 새로울 건 없었다. 휘황찬란한 디지털 사이니지와 첨단제품의 향연은 여전했다. 그러나 투명한 TV도, 접히고 말려들아가는 스마트폰도, 이미 봤던 것들이고 상상해봤던 이미지다. 3년만에 제대로 돌아온 지상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3였지만 가슴이 뛰는 느낌은 없다. 173개국에서 310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들이 참가했지만 세계인을 열광케할 만한 혁신적인 제품이나 아이디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소소하게나마 연결선이 사라진 TV(LG 시그니처 올레드 M)나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컨셉트로 만들어진 전기차(소니 아필라) 정도가 신선했다. 다수의 기업이 VR, AR 체험부스를 꾸리고 메타버스를 홍보했지만, 헤드셋은 무거웠고 어지러움은 피할 길이 없었다. 최근 혁신을 주도하던 모빌리티도 힘이 달렸다. 현대차가 빠지고 메르세데스 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이 나섰지만 평범했다. 라스베이거스를 달린다는 자율주행 택시도 시범주행 수준에 그쳤고 지난해 CES 히트상품이었던 '베이거스
#.아람코(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물었다. "그런데 구광모 회장님은 왜 안오셨대요?" 무하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그 나라에선 왕을 넘어 이미 신이라고들 한다. 워낙 큰 사업권을 틀어쥔 터라 가는 나라마다 고관대작과 기업인들이 만나려 줄을 선다. 그런데 지난 연말 빈살만 방한 행사에 구광모 LG회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참 나중에야 궁금증이 조금 풀렸다. 한 배터리업계 고위 관계자는 "빈살만이 LG에 바라는 게 뭐겠느냐"고 했다. 네옴시티 사업은 아직 국제사회가 반신반의하고 있지만, 발전이든 모빌리티든 배터리가 필수다. 사우디도 기술력 면에서 가장 앞선 LG 배터리를 공급받고 싶어할거라는 얘기였다. 이 관계자는 "배터리를 달라는 사람이 줄을 섰으니 필요하면 당신들도 정식 루트를 통해 타진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포스코는 GM의 러브콜을 받아 캐나다에 양극재 공장을 짓고 있다. 양극재는 배터리 소재 중 비중이 제일 크다. 합작법인명은 '얼티엄캠
"중국 덕분에 오히려 보복조치의 충격이 크지 않다." 중국 정부의 한국인에 대한 단기비자발급 중단조치에 대해 중국에 진출한 중견기업 사이에선 패러독스(역설)로 볼 수 있는 반응이 나온다. 중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듯 중국에서 촉발된 코로나19(COVID-19)로 전 세계가 비대면 시대에 진입하면서 화상회의가 활성화돼 중국 입국을 고집하지 않아도 현장이 돌아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그동안 전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혔다. 값싼 노동력과 넓은 땅은 생산시설의 입지로도 적합해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졌다. 하지만 예측하기 힘든 규제 리스크로 중국의 매력은 반감됐고 급기야 '탈중국' 러시가 이어진다. 구글, 애플같은 글로벌 기업들까지 이삿짐을 옮기는 중이다. 한국은 차이나 리스크 예방접종을 일찌감치 맞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양국간 갈등이다. 수년간 중국에 투자해온 기업들은 중
"대중외교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일 필요도 있다." 한·중 양국이 '비자'를 두고 갈등을 빚는 것을 두고 중국에서 일하는 한국 변호사가 한 말이다. 매년 비자갱신에 수백만원을 쓴다는 그는 중국 관광객에 대한 비자 수수료 면제 등도 이번 기회에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비자문제에 있어 특히 한국이 중국에 끌려다니지 말고 때론 강경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게 중국전문가인 그의 조언이다. 중국 현지 체류 한국 유학생이나 상사주재원들은 최장 1년이라는 짧은 비자기간 때문에 수년간 체류를 위해선 매년 건강검진서 첨부에 적지 않은 경비를 써가며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그런 중국이 다른 나라와는 철저하게 비자에 관한 '상호주의'에 따라 완화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과는 최장 10년짜리 비자를 서로 동일하게 발급한다. 상호주의 상징성을 위해 중국대사관과 미국대사관에서 같은 날 첫 10년짜리 비자를 동시에 발급하는 행사도 열었다. 캐나다와도 동시에 시작해 10년짜리를 발급한다. 태국과는 비자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소속 한 젊은 사무관이 사표를 던지고 민간 금융회사로 옮겼다. 행정고시(행시) 출신 3년차 사무관의 이직 소식에 산업부는 발칵 뒤집혔다. 산업부 관료 가운데 과장급 이상 고참들의 이직 사례는 낯설지 않지만 사무관의 경우는 달라서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산업부는 한국전력공사(한전)를 비롯해 100여개에 달하는 산하기관과 유관기관을 관리한다는 점에서 공무원들이 가장 선호하는 부처 가운데 하나다. 별탈없이 실·국장까지 역임하면 2~3번에 걸쳐 공공기관장 등을 지낼 수 있어서다. 그럼에도 이 MZ세대 사무관은 '철밥통'을 미련없이 걷어차고 이직을 택한 것이다. 최고 브레인들이 모인다는 기획재정부에서도 지난 2021년 1년차 사무관이 네이버 신입 사원으로 이직해 충격을 준 적이 있다. 지난해에도 행시 출신 기재부 사무관이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로 옮기는 등 최근 조기 퇴직하는 유능한 젊은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과거 행시 출신 사무관
기자들이라고 해서 청력이 유난히 뛰어난 건 아니다. 닫힌 문 너머 회의실의 희미한 대화를 엿듣는(?), '소머즈' 수준의 '귀대기'로 특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들릴 듯 말 듯 아리송한 말소리에 애를 태울 때가 더 많다. 십수 년 전 초년기자 시절 '의견'을 '이견'으로 잘못 듣고 오보를 낼 뻔한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여당 지도부의 권력 쟁투가 치열하던 상황에서 핵심 3인방 사이에 '이런 의견이 있다'는 말을 '이견이 있다'로 듣고 보고했다가 혼쭐이 났다. '의'와 '이'. 사투리가 섞이면 더 알아듣기 어려운 말에 대형 사고를 칠 뻔했던 경험이다. 한 획 차이지만 의미의 너울차가 크다. 단둘이 가까이에서 얘기를 나누더라도 제대로 알아듣는 건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다. 모두가 방송국 아나운서처럼 표준 발음으로 듣기 편하게 말하는 것도, 똑같은 지식을 갖추고 대화하는 건 아니기에 숨소리까지 복기해내는 수재들도 내용을 엉뚱하게 이해하는 경우가 흔하다.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지만 1989
"한국 내부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7일 일본 닛케이는 반도체 시설투자 관련 세액공제를 둘러싼 우리 정치권의 움직임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집권 자민당 하기우다 고이치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의 최근 대만 TSMC 본사 방문을 부각했다. 일본 정계에서 정조회장은 집권당의 정책을 조율하는 역할(한국 여당의 정책위의장)로 통한다. 특히 자민당 내에서는 '3대 요직' 중 하나로 꼽히는데 그런 실세가 중국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TSMC 찾은 것은 반도체를 '경제안보'로 인식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에 86억 달러(약 11조2000억원)를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고 있다. 이 가운데 40%는 일본 정부가 부담하기로 결정하고 세제혜택 등 각종 인센티브도 제공하자 '제2공장' 건설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실리콘 아일랜드'의 부활을 노리며 대만과 손을 잡았지만 우리 정치권에서는 도무지 긴장감이 엿보
#1980년대 후반 어느 날 밤은 너무 무서운 기억이었다. 아파트 4층 창문으로 TV에 옷장, 냉장고 등 그야말로 모든 집안의 세간살이가 다 떨어져 부서졌다. 노동자의 도시에 살면서 피투성이로 백골단에 끌려가는 아저씨들의 모습도 낯설지 않았지만 또 다른 공포였다. 일단의 노동자들은 동료를 배신한 누군가를 거칠게 찾았지만 이미 몸을 피한 뒤였다. 노노갈등 속에 감행된 한밤의 습격은 아낙과 아이들의 처절한 울음으로 끝났다. 1990년대 후반만 해도 대학가에서 폭투(폭력투쟁)는 흔했다. 신입생 환영회처럼 소주 빈 병이 대량 배출되는 행사 때는 '재활용을 해야 하니 담배꽁초 등을 절대 병 안에 버리지 말라'는 학생회의 간절한 당부가 계속됐다. "대학생은 환경 의식이 투철하구나" 새내기들은 감탄했지만 실은 화염병 제작을 위해서였다. #2009년 평택은 전쟁터였다. 옥쇄파업을 벌이던 쌍용차 노조원들과 사측 직원들, 경찰 특공대 간에는 화염병과 볼트 새총, 쇠파이프가 난무했고 부상자가 쏟아졌다. 현장에서 급한 기사를 마무리하고 공장 정문 앞 식당에서 늦은 점심으로 자장면을 먹고 있었다.
연밀 지인들과의 모임에서 불명예 랭킹 1위에 올랐다. 가장 부럽지 않은 1인으로 꼽혔는데 이유가 '빼박'(빼도 박도 못한다)이다. 40대에 쌍둥이 영유아를 키우는 '맞벌이 맘.' 부럽지 않다는데 딱히 반박할 말도 없다. 누군들 굳이 이 나이에 육아를 '곱하기 2'로 하겠다 손을 들까. 기력은 4배, 지갑은 2배로 홀쭉해진다(애들이 크면 이 반대일 수도 있다). 국토연구원의 '주택가격 상승이 출산율 하락에 미치는 동태적 영향 연구'에 따르면 집값이 1% 오르면 다음해 합계출산율이 0.002명 줄어든다. 집값 상승의 충격이 최장 7년 이어져 1% 오르면 합계출산율은 결국 0.014명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산이 경제적인 부담으로 인식되는 가운데 집값 상승이 주거비 부담으로, 다시 출산율 저하로 직결된다는 뜻이다. 2021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81명. 이 연구 결과를 적용해보면 다른 요인이 동일해도 2022년 합계출산율은 0.808로 줄어든다. 최장 2028년까지 합계출산율
문재인 정부 초대 금융감독원장은 이른바 '되치기'로 낙마했다. 캠프 출신 교수와 감사원 측근을 밀어내고 자리를 차지한 전직 서울시향 대표다. 원장이 되자 과거 자신이 사장으로 재직했던 금융지주사 총수 인선을 두고 셀프 3연임이라고 지적해 충돌이 시작됐다. 원장과 회장은 폭로전으로 치달았는데 재밌는 건 원장이 취임 반년도 지나지 않아 낙마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처음엔 누가 더 큰 건을 쥐었느냐가 승패를 좌우한 듯 싶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가 불개입을 개입한 건이 됐다. 적폐를 촛불로 타파하고 집권한 정부였다. 이들이 스스로 '관치' 논란을 일으켜 구태로 낙인찍힐 수는 없었던 터다. 당시 청와대는 민간 금융사 승계 문제에 다시 관여치 말라는 엄명을 내렸다 한다. 이후로 민간 CEO(최고경영자)들은 승승장구했다. 5년간 민간이 바라던 관치가 사라지자 금융계는 실제로 태평성대(?)를 맞았다. 2021년 금융지주사들은 코로나19(COVID-19) 시기임에도 하나 같이 사상최대 실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