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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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의 지난해 적자는 32조6034억원이다. 한전 직원들에게 공사 운영을 잘못한 책임을 물어 이 적자를 갚으라고 한다면 몇 년이 걸릴까.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더한 한전 근로자 2만3697명의 연간 급여총액은 1조5127억원. 앞으로 22년 조금 안되는 기간동안 한전 직원 전원이 월급 한푼 안 받고 일하면 메울 수 있다. 한전의 적자를 두고 방만경영과 성과급 잔치가 문제라고 한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2021년 결산 기준 한전 정직원은 1인당 평균 연봉은 8496만원, 이 가운데 성과급은 1737만원이다. 억대에 가까운 평균 연봉인 데다 연봉의 20%를 성과급으로 가져갔으니 얼핏보면 잔치처럼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한전이 모든 직원에게 월급을 퍼준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한전의 최근 5년간 1인당 평균 성과상여금을 살펴보면 △2017년 1889만원 △2018년 1832만원 △2019년 1867만원 △2020년 1856만원 △2021년 1737만원으로 2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5번 출구로 나가면 고풍스러운 외관의 '서울도서관'이 눈에 들어온다. 1926년 일제강점기에 세워진 이 건물은 경성부 청사로, 해방 이후에는 서울시 청사로 사용됐다. 이후 1980년엔 시 종합자료실로 이름을 바꾸기도 했다. 한 자리에서 파란만장한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모두 지켜본 셈이다. 시는 2008년부터 4년여간의 시간을 들여 현재의 '서울도서관'으로 리모델링했다. 2012년 10월 문을 열었지만 시청사 건물 건립 당시의 외벽과 홀, 중앙계단은 그대로 살렸다. 두꺼운 나무문을 열고 들어서면 중앙계단이 있는 커다란 홀이 방문객을 맞이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서울을 대표하는 도서관이지만 시민들은 아쉬워한다. 서울도서관이 마치 '책창고'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도서관이 독서실로만 운영되는 시대는 지났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도서관은 현재 용도로만 쓰기엔 아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내에 있는 많은 도서관들과 같이 적막한 장소보다는 '공원'에 놀러 온 가족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행동주의펀드로 일컬어지는 얼라인파트너스가 촉발한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 사태가 하이브가 참전하면서 경영권 분쟁으로 확대되며 주식시장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더불어 토종 펀드의 행동주의 움직임과 성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들이 단기 차익을 노리고 분쟁을 촉발해 주가 변동성을 높인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기업의 경영 전략과 지배구조 개선 움직임을 이끌어냈다는 차원에서 행동주의 캠페인은 분명히 변곡점을 맞고 있다. 주주행동주의 영향을 받은 기업 수는 지난 2020년 10개에서 2022년 47개 기업으로 크게 늘었다. 본격적인 주주총회 시즌이 개막되면 주주제안 등 주주행동주의 움직임은 더 수면위로 올라올 것으로 전망된다. 외환위기 이후 2000년대 초반 해외 헤지펀드들이 국내 대기업을 대상으로 적대적M&A(인수합병) 공격 형태로 진행됐던 행동주의 캠페인과 달리 최근 행동주의 캠페인은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경
꿀벌은 인간에게 유익한 곤충이다. 벌꿀, 밀랍, 로얄젤리, 프로폴리스와 같은 다양한 양봉산물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꿀벌이 없으면 열매도 맺을 수 없다. 수술에서 나온 꽃가루를 암술머리로 옮기는 가루받이를 담당해 전 세계 야생식물 90%가 열매를 맺는 데 필수 매개 역할을 한다. 꿀벌에 의한 화분매개의 경제적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을 정도다. 이처럼 꿀벌은 사람에겐 달콤한 '꿀'을, 꽃에겐 씨앗이라는 '열매'를 선물해 주는 '착한 매개체'다. 이런 꿀벌이 멸종 위기에 처했다. 2006년 미국에서는 꿀벌집단이 갑자기 사라지는 '군집붕괴현상'이 처음으로 보고됐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세계 여러 곳에서 2010년대 들어 꿀벌의 30~40%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35년 무렵에는 지구에서 영원히 사라질 것이라는 게 유엔(UN)의 경고다. 꿀벌의 부재는 생각보다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꿀벌이 제 역할을 못하면 식물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지역 생태계를 교
"이제 사실상 모든 의료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거죠."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보건의료단체 소속 5만명(주최 측 추산)이 간호법 강행처리 규탄 총궐기대회를 연 지난달 26일, 보건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말이 나왔다. 간호법이 국회 본회의 안건으로 직접 회부된 것에 반발한 의사단체의 불참으로 복지부와 의료계의 의료 정책 논의 창구인 의료현안협의체가 중단되면서 필수의료 개선, 의대 정원 증원, 비대면 진료 제도화 등 의료개혁과 관련된 전반적 협의가 표류중이다. 간호법이 정말로 블랙홀이 됐다. 이 법이 여·야 소속 의원 대표로 각기 3건 발의된 2021년만 해도 상황은 이렇지 않았다. 의사단체와 간호사단체가 각자의 목소리를 내며 1인 릴레이 시위를 이어간 정도였다. 해가 바뀌어 3개의 법안이 통합되고 보건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하자 의사단체와 간호조무사단체 소속 7000여명이 거리에 나섰고 간호사단체도 집회 규모를 키우며 맞불을 놨다. 다시 해가 바뀌어 이 법안이 본회의 안건으로 직행
#"밥하기 싫어서?" 취임 초 서초동 사저 시절 윤석열 대통령의 퇴근 시간이 매일같이 늦어지자 정치권에서 나왔던 우스개다. 가정에서 음식 준비를 도맡아 했던 윤 대통령의 일상을 잘 아는 이들에게는 '살림꾼 윤석열'은 어색하지 않다. 한남동 관저에서 생활하는 요즘도 종종 아침밥 정도는 직접 챙긴다는 후문이다. 계란볶음밥 등 간단한 레시피 위주지만 '요리하는 대통령'은 신선하다. 물가 대책에 있어서도 접근이 남 다르다. 최근 참모들과 회의에서는 경제부처가 내놓은 보고서보다는 식용유값, 소주값 등 실생활 속 사례를 언급했다고 한다. "2분기부터 몇%로 안정화될 것이란 분석보다 국민이 당장 식탁에서 느끼는 체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게 대통령의 스타일이다. #이를테면 생활밀착형, 체감형 대통령이다. 거대 담론이 총동원될 수밖에 없는 3대(노동, 연금, 교육) 개혁에서도 노조 개혁부터 드라이브를 걸었다. 회계장부 투명성, '건폭'(건설현장 노조의 불법행위) 척결 등 눈에 보이는 문제부터 붙잡았다. 전세사기 대응, 소아의료 체계 개선 등 약자가 삶에서 부딪히는 지점에서는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라'와 같은 지시를 내린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15일 '초격차 스타트업 1000+(플러스)' 프로젝트 시행을 위한 10대분야 중 처음으로 모빌리티분야 창업기업들과 간담회를 열어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프로젝트는 신산업분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모빌리티 등 10개분야 딥테크(첨단기술) 스타트업을 집중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델타엑스, 마이크로시스템, 테라릭스 등 10곳이 한결같이 요구한 것은 바로 '기술인증 및 실증지원책 강화'였다. 자율주행 인지 솔루션 전문기업 델타엑스의 김수훈 대표는 "직접 인증받는 과정이 까다로워 완성차 협력업체에 일단 납품하고 인증을 대신 밟게 하는 경우도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의 R&D(연구·개발) 예산지원만으론 평균 2억~3억원 이상 드는 기술인증·실증을 밟기 어렵다는 하소연도 나왔다. 기술인증과 실증과정은 소재·부품단위, 시스템단위, 환경적응 등 최종재로 확대되는 경로에 따라 여러 차례 반복수행을 요구한다. 자율
#1. 여의도 국회의사당 뒤편 한강 변으로 난 길가엔 길쭉한 미루나무들이 줄을 지어 서 있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 앙상한 미루나무 사이를 지나 오가는 이들의 옷깃을 여미게 하지만, 날이 좋아지면 삭막한 빌딩 숲속에서 벗어난 많은 시민들이 시원한 자연의 바람을 느낄 수 있다. 한강 변 곳곳에 심어져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미루나무의 원산지는 미국이다. 그래서 미국(美)에서 온 버드나무(柳)라고 해 미류나무, 양버들이라고도 불렀다. 영어로는 '포플러(poplar)'라고 한다. 포플러는 인민이나 대중 을 뜻하는 라틴어 '포풀루스(Popul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포플루스에서 유래한 단어 중 우리가 자주 쓰는 게 하나 더 있다. 신문 헤드라인에서 자주 보이는 '포퓰리즘(populism)'이다. 포플러 나무와 마찬가지로 포풀루스에서 유래한 만큼 사전적으로는 '대중의 견해와 바람을 정치에 투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포퓰리즘은 대체로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당연한 말이지만, 기업의 미래는 인재에 달려있다. 얼마나 좋은 인재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는 모든 기업의 최대 관심사다. 그런 점에서 최근 진행된 HD현대(옛 현대중공업그룹) 신입 공개채용 결과는 의미심장하다. 공채 과정에 참여했던 HD현대 임원은 "정말 깜짝 놀랐다"고 했다. 지원자 수가 작년 공채에 비해 67% 늘어난 것이다. 변화를 몰고 온 요인은 무엇일까. HD현대는 창사 50년을 맞은 작년 현대중공업그룹 대신 'HD현대' 간판을 달았다. 앞으로 50년은 새로운 회사로 성장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 현대중공업그룹이라는 이름에 담긴 세계 조선 1위 브랜드 가치가 만만찮았지만 과감하게 버렸다. HD현대가 품고 있는 다양한 신사업을 현대중공업 브랜드로는 다 담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리브랜딩(사명변경)만으로 지원자가 몰려든 건 아니겠지만 바뀐 이름을 통해 대중이 HD현대를 달리 인식하게 된 건 분명해 보인다. 이 임원은 "배만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미래 가치를 만드는 회사라는 이미
지난해 대한민국 정부 유튜브 채널을 포함해 공공기관 공식 계정 상당수가 해킹당한 바 있다. 계정을 도용한 일당은 우리 정부나 공기관 유튜브 채널을 '테슬라'나 '스페이스 X'의 공식 채널처럼 바꿔놓고 코인 사기를 시도했다. 일론 머스크의 과거 가상화폐 인터뷰를 실시간으로 반복 재생시키면서 구독자들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자신들이 운영하는 피싱사이트의 가상화폐 지갑주소로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경찰이 수사의뢰에 나섰지만 해외에 근거지를 둔 그 일당은 지난 1월에도 유명 먹방 유튜버 '햄지'의 채널을 같은 방식으로 해킹하는 등 여전히 활개치고 있다. 현실적으로 그런 해외 해킹·사기조직을 우리 수사기관이 잡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유튜브에서의 사기 행각은 다양하다. '이재용 코인'을 자처하며 사기성 코인을 홍보하는 영상도 별다른 제재없이 지금 이 시간에도 재생되고 있다. 연예이슈를 1분 이하 쇼츠(shorts)로 소개하는 척 궁금증을 유발한 뒤 고정댓글을 통해 피싱사이트로 연결시키기도 한다
지난해 라면수출액은 7억6543만달러(약 95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K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K푸드의 한 축인 라면의 인기도 동반상승한 효과다. 하지만 견제도 만만치 않다. 대만에 이어 태국에서도 한국 라면에 에틸렌옥사이드(EO)의 검출을 문제삼았다. 살균·소독용으로 쓰이는 에틸렌옥사이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이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우리 보건당국은 이미 K라면이 무해하다고 결론내렸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클로로에탄올(2-CE)을 에틸렌옥사이드와 합쳐 표기하다보니 기준치를 넘어선 것처럼 보일 뿐, 실제로는 문제가 없다는게 요지다. 정부의 발표는 확실히 국내시장에서 효과를 봤다. 덕분에 해외에서 한국 라면에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보도가 나와도 국내 소비자들은 안전을 의심하지 않았다. 지난해 가격인상에도 불구하고 라면소비가 줄지 않은 것이 증거다. 반면 기업들은 불안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통관을 넘지 못한 수출용 라면은 판매 시기를 놓치거나 폐기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을 최일선에서 지휘하는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에서 40여년간 노동운동을 했던 '친 노조' 출신이다. 그는 장관 자격으로 참석하는 여러 행사에서 본인을 "한평생 노동운동을 한 사람이다"고 소개한다. 인터넷이 대중화 된 90년대부터 30년 가까이 사용하고 있는 이메일([email protected]) 주소도 자주 언급한다. '윈윈메이커'를 우리말로 옮기면 상생을 이끄는 사람이다. 이 장관이 기회가 있을때마다 자신의 이력과 개인정보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건 한치의 양보없이 평행선을 달리며 대립하는 노사 양측에 '진정성'을 호소하기 위해서다. "한국노총 시절 이정식과 고용부 장관 이정식은 달라진 게 없다"며 "나를 믿고 함께 머리를 맞대 상생하는 노동시장을 만들자"는 설득의 의미다. 이런 이 장관이 최근 전폭적으로 지지하는 노조가 있다. 금호타이어, 부산관광공사, 서울교통공사, 코레일네트웍스, 한국가스공사, LG에너지솔루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