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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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중국 정부가 카타르 월드컵 중계 과정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고 경기를 즐기는 관중의 모습을 편집한 사실이 화제가 됐다. 실외에서조차 마스크가 필수인 '제로 코로나'의 중국이기에 노마스크 축제 분위기를 자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지 않았던 셈이다. 실외 마스크 의무가 전면 해제된 우리에겐 월드컵 응원현장이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실내에서는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가 실내 마스크 의무를 해제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장소와 무관하게 실내에선 써야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외의 실내 노마스크 현장 장면을 편집하거나 하진 않는다. 방역당국이 직접 '국가별 마스크 착용 현황'을 조사해 사실상 우리만 실내 착용 의무라는 점을 친절히 알려준다.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 인식은 어떨까. 지난 달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불가' 의견이 50.7%, '가능' 의견이 45.7%였다. 대부분 국가가 실내 의무를 해제했고, 국내 찬반 의견도 비슷하니
"무임수송 손실비용 국비 보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가 지난 1일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에 합의하면서 강조한 말이다. 올해 만이 아니다. 공사 노사는 임단협 합의 후 매번 같은 내용을 언급했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1980년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지하철 요금 50%를 할인해주면서 시작됐다. 1984년 5월 23일에는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지시로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100% 요금을 면제해주는 제도가 도입됐다. 지하철 무임승차 대상은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이다. 이 중 무임승차 대다수는 65세 이상이 차지하고 있다. 노인 지하철 공짜 탑승에 대한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노인복지법에 따라 65세 이상이면 돈이 많든 적든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다. 전국 13개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는 그간 도시철도망의 지속적 확대, 급격한 인구구조 변화, 약 40년간의 누적 손실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어왔다
기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 하나, 중견급 A사 전략기획과 김과장이 오랜 검토 끝에 '신기술 이전 계약 제안 보고서'를 상사에게 올린다. "이번에 정부 공공기술 거래장터에 우리 기술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유망 기술이 하나 올라왔는데 사면 좋겠습니다." 상사는 대뜸 "이거 얼마야?", "확실한 거 맞지?", "새롭긴 하지만 이거 설익은 기술인데 책임질 수 있어?"라고 조목조목 거칠게 따져 묻는다. 김과장은 괜히 했나 하는 후회감이 든다. 혹여 직속상사가 동의를 했다고 할지라도 차상위자에게 보고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상황과 맞닥뜨려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숱하다. 국내 기업은 '인하우스(In-house) R&D(연구·개발)'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폐쇄적인 기업문화로 자체 기술개발 비중이 84.5%에 달할 정도로 외부 기술 도입·활용에 소극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글로벌 기업들은 신시장 주도권을 선점하가 위한 '바이(Buy) R&D', 즉 외부
유니폼 상의를 벗고 포효하는 황희찬. 2022 카타르 월드컵의 명장면이다. 그 순간 등장한 검은색 활동추적장치(EPTS), 이른바 '입는 GPS'도 놀라웠지만 그가 옐로카드를 받자 국민들은 또 놀랐다. 아무 것도 안 했는데 옐로카드라니. 국제축구연맹(FIFA)은 경기시간 관리 등을 위해 상의탈의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옐로카드를 준다. 이 '상탈 금지'에는 더 깊은 스토리가 있다. 손흥민·황희찬이 활약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리버풀 클럽에는 1990년대 로비 파울러라는 전설적 선수가 뛰었다. EPL 통산 162골을 넣었을 정도로 유명한 득점기계였다. 그는 1997년 뜻밖에 2000스위스프랑, 현재 환율로 약 28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파울러는 그해 3월 유럽 리그의 한 경기에서 여지없이 득점했는데 이날따라 상의를 들어올려 그 안에 입은 셔츠를 드러냈다. 멀리서 보면 CK, 유명 브랜드 '캘빈 클라인' 같지만 사실은 달랐다. CK 위아래 깨알같이 새긴 글귀 전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은 특이한 '돈주머니'다. 일반적인 정부의 예산 편성 절차를 밟지 않는다. 내국세 20.79%에 연동돼 예산이 자동으로 배정된다. 교부금은 교육청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교부금을 받는 교육청은 다른 공적인 조직과 달리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발품을 팔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특이한 '돈주머니'는 1971년 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근거한다. 아무리 어렵게 살아도 교육에 대한 투자는 놓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국세 연동 장치를 마련했다. 일종의 '안전판'이었다. 믿을 건 인적자원 밖에 없었던 시기의 철학이 엿보인다. 교육교부금은 꽤 오랜 기간 갈등과 거리가 멀었다. 교육청은 늘 예산이 부족했다. 빚까지 내 살림을 살았다. 변곡점은 학령인구의 감소다. 2002년 '저출산 세대'의 본격적인 등장 이후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었다. 세출 대상인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세입 대상인 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돼 꾸준히 증가했다. 갈등이 본격화
"니 민주화가 뭔지 아나. 전에는 내 주머닛돈을 노리는 놈이 군인 한 놈이었다면은, 인자는 민간인 세 놈아로 늘었다. 그기 민주화다." 최근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속 등장인물인 진양철 순양그룹 회장(이성민 분)은 지독한 정치 혐오주의자다. 덕담이라도 정치적인 뉘앙스라도 풍기면 좋게 넘어가는 일이 없다. 그에게 정치인은 힘들게 번 돈을 갈취해가는 시정잡배와 다르지 않다. 삼성과 현대, LG 등 국내 대기업의 성장사를 고루 섞어 만든 픽션인 만큼 진 회장에겐 다양한 실존 인물의 특징들이 담겨있다. 그만큼 이 드라마엔 그 시절 정치의 풍랑에 휩쓸리던 기업들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그중에서도 1995년 "정치인은 4류, 관료·행정은 3류, 기업은 2류"라고 일갈했던 이건희 삼성전자 선대회장이 먼저 떠오른다. 27년이 지난 지금, 과연 얼마나 달라졌을까. 기업은 확실히 변했다. 우리 기업들은 경영의 전 분야에서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한다. 일본에 뒤처진 2류라고 자
스웨덴 출신 의사이자 통계학자인 한스 로슬링(Hans Rosling)은 저서 팩트풀니스(Factfulness)에서 "오늘날 기존 상식도 10~20년이면 시대착오적 발상이 된다"고 썼다. "과거 상식을 갱신하지 않은 채 일하는 비즈니스는 아무리 애를 써도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 로슬링은 2012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된 인물이다. 비영리 강연 공유체계인 테드(TED)의 스타 강연자로 명성이 자자하다. 팩트풀니스는 전세계 44개국에서 번역된 베스트셀러로 빌게이츠가 미국의 모든 대학 졸업생에게 선물한 책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그는 세상의 많은 문제가 인지부족에서 발생하는데 이것을 인간의 위험회피본능이라고 했다. 그는 직선본능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직선적인 증가에 익숙해 현실을 보지 못하는 현상이다. 대표적으로 지속성장을 경험한 기업에 나타난다. 미리 변화를 감지한 기업은 살아남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은 쇠락의 길로 접어든다. 이런 경고는
무하마드 빈살만이 몰고 온 네옴시티의 여파가 강하다. 적어도 1000조원이 들거라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말부터 '사우디는 돈 떼먹히는 나라', '우리는 중국의 들러리나 설 거'라는 말도 나온다. 그럼에도 관련주가는 오르고 기업들은 실제 수주 준비에 들어갔다. 용산은 1월 답방에 데리고 갈 총수들의 명단을 추리고 있다. 빈살만 방한 한 달도 안돼 진행되는 일들이다. 우리 기업들이 실제로 생각하는 수혜는 어떨까. 토목과 건설이 기본일텐데 한국의 삼성과 현대 등 이미 스타트지점을 통과한 회사가 적잖다. 또 도시에 에너지는 필수다. 사우디는 2030년 에너지 50%를 재생에너지로 채운다는 목표를 세운 터다. 현실성은 떨어지더라도 네옴에선 태양광을 1옵션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 주택용 태양광 1등이 한국의 한화다. 명색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니 LNG(액화천연가스) 기반 수소도 밑그림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사우디 아람코가 요즘 석유보다 더 공들이는게 수소·암모니아다.
지난 10월 초 시작됐던 '윤석열차' 논란은 어느 정도 가라앉았다. 하지만 꼭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학생만화공모전에서 '윤석열차'라는 제목의 고등학생이 그렸다는 만화에 '금상(경기도지사상)'을 수여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수상소식을 알리는 올해 공고에서 수상자 정보를 감췄다. 수상자의 소속 학교명과 수상자의 성명 전체를 아예 표시하지 않았다. 고등학생이라서 성명 등 개인정보를 보호해야하지 않겠느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진흥원은 지난해는 물론이고 그 전해에도 계속 수상자의 소속 학교명과 성명을 공개했었다. 학교명은 명확히 공개했고 성명은 이름 첫자만 '*(별표)'로 표시하는 방법으로 공개했다. 이름 첫자를 가렸지만 대체로 해당 학교나 지인들은 누군지 알 수 있게 했다. 그랬던 진흥원이 올해 수상작 공고에서만 이름과 학교명을 뺀 조치에 대해 어떻게 봐야할까. 대개 기관·단체나 회사 등에서 매년 반복하는 행사라면 항상 쓰던 '서류양식'을 쉽게 바꾸지 않는단 점을 고려해보면
#1. 3층 높이의 건물 외벽 공사를 하려고 고소작업대(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던 근로자가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 근로자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는 대신 아래에 있는 동료에게 "장비를 위로 던져달라"고 소리쳤다. 동료는 장비를 위로 힘껏 던졌고 이 근로자는 팔을 뻗어 장비를 잡으려다 그만 작업대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2. 고층 빌딩 밖에서 긴 줄에 매달려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10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이 회사는 사고 원인을 파악 후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했지만, 얼마 후 똑같은 사고가 벌어졌다. 다른 건물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또 다시 줄이 끊어져 사망했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파악한 사망사고 사례들이다. 고용부 조사관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한 사례들이 많았다고 했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만5000달러를 넘
법조계엔 도장값이라는 말이 있다. 비슷한 느낌으로 전화변론이라는 말도 있다. 모두 이른바 '전관예우'와 관련된 은어다. 대법원에 올라가는 사건의 서면에 대법관 출신 변호사의 도장이 찍혀있지 않으면 재판연구관 선에서 상고가 기각된다는 속설이 도장값의 어원이다. 이런 도장값이 실제 변론이나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판결이라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통행료로 평균 3000만원, 때론 수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담당 검사에게 전화 한 통 넣을 수 있는, '약발' 좋은 검찰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가 이에 못지 않다는 것도 법조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법원과 검찰은 지나친 오해이자 일부의 일탈이라고 펄쩍 뛰지만 서초동에서 보고 듣는 현실이 대체로 그렇다. 얼마 전 만난 한 변호사는 "사법연수원을 나와 막 개업했을 때 자격증만 변호사지 너무 힘들었다"며 "검사가 만나주질 않으니 의뢰인에게 얼굴을 못 들 정도였다"고 털어놨다.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다른 변호사는 "전관이 아니면 법조인이 아닌가 하는 자
# 20년 전 그때도 대한민국은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서 포르투갈전만 남겨놓고 있었다. 2002년 6월 13일 친구 생일잔치에 가던 두 여중생은 주한미군의 궤도차량에 목숨을 잃었다. 4강 신화에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린 사이 이 사건은 5개월이 지나서야 다시 조명받는다. 재판에서 장갑차를 몰았던 미군들에게 무죄판결이 나왔고 시민들은 분노했다. 그해 11월 26일 거리에 촛불이 모였다. 이게 우리나라 대규모 촛불집회의 시작이다. 거리 응원을 펼쳤던 시민들은 광장 문화의 일대 전환을 이뤘다. 꼭 20년이 지났다. 지금 촛불은 '윤석열 퇴진'을 전면에 내걸었다. 최근 계기는 이태원 참사다. '퇴진이 추모다'는 구호가 등장했다. 수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국민이 투표로 세운 지 6개월밖에 안 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꽃다운'이란 수식조차 가슴이 아려오는 어린 생명들의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 섬뜩함마저 느껴진다. 촛불에 담겼던 비폭력과 성숙, 순수와 간절함은 없다. '정치적 이용'이란 말조차 무색케 하는 선동마저 눈에 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