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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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투자업계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지난 12일 시행됐다. 디폴트옵션 도입을 위해 논의가 진행된지 8년만이다. 디폴트옵션은 1~2%대에 그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도입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 11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수익률은 2.00%로 집계됐다. 최근 5년과 10년으로 기간을 넓혀도 연환산 수익률은 각각 1.96%, 2.39%를 기록하며 2% 안팎에 그친다. 이는 지난해 물가상승률(2.5%)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사실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해외 선진국가들은 이미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7~8%대에 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 매년 6~8%의 수익을 거둬 미국처럼 '연금 백만장자'가 탄생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디폴트옵션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퇴직연금 사업자(금융기관)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퇴직연
"이제 경험과 데이터가 축적 됐고 이를 바탕으로 합리적 의사결정을 내릴 여건이 조성됐습니다." 정부가 '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방역대응 방안'을 발표한 13일, 방역당국 한 관계자는 정부의 '과학방역' 기조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년 7개월간 코로나19의 유행 특성과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 등 방역 데이터가 충분히 쌓였고 이것을 활용한 정책 결정이 과학방역이라는 설명이었다. 이는 새 정부가 내세운 '과학방역'이 구체적으로 정의된 첫 사례다. 새 정부의 과학방역 기조는 이전 정부의 방역을 실책으로 규정하며 출발했다. 단적인 사례가 새 정부 출범 직전이던 5월 2일 시행된 실외 노마스크 논쟁이었다. 당시 정부는 "방역 위험이 내려갔기에 벗는게 과학적"이라고 주장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위험이 여전하기에 재고하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맞섰다. 인수위 시각이 좀 더 보수적이고 신중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1~3월에는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거리두기를 오히려 수차례 완화한 이전 정부의
요즘 예능 방송에서 가장 핫한 인물은 누굴까. BTS(방탄소년단), 에스파 같은 아이돌은 아니지만 '오은영'을 빼놓을 수 없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틀면 나온다'고 할 만큼 지상파-종합편성채널을 가리지 않고 등장한다. 채널A에서 '요즘 육아-금쪽 같은 내새끼'와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를 동시에 진행한다. MBC '오은영 리포트 시즌2 : 결혼 지옥'에 출연중이다. SBS '써클 하우스', TV조선 '미친 사랑. X'는 최근 종영했고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선 게스트로 출연했다. 12일 KBS 새 프로그램 '오케이? 오케이!'가 선보였다. ━위로가 필요해━"비슷비슷한 형식이 반복된다"는 피로감, "자극적인 소재 묘사에 치중한다" 등 비판도 일리 있지만 '오은영 전성시대'는 분명 이유가 있다.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욕망과 욕구를 포착한다. 오은영을 내세운 프로그램이 많은 건 그런 콘텐츠가 통하기 때문. 실제로 '상담 예능'이 요즘 대세다. 서장훈 이수근의
"가을학기부터 2학점짜리 MR·VR(혼합·가살현실) 과목을 개설합니다." 지난 6일, 포스텍(옛 포항공대) LG연구동 1층에 마련된 혼합현실 스마트랩에서 만난 김욱성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이렇게 밝혔다. 포스텍이 올 하반기부터 국내 대학 중에선 처음으로 '가상교실수업'을 정규교과로 편성한다. 교수와 실험 조교, 학생이 원격지에 있어도 마치 모두가 한곳에 있는 것처럼 강의할 수 있고 실험실습 진행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이날 원격 강의 콘텐츠를 기자가 직접 체험해 봤다. 조교가 기자 머리에 MR기기를 씌우더니 "뒤를 한번 보시라"고 했다. 바로 뒷자리엔 원격 접속 중인 2명의 학생 아바타가 칠판을 바라보고 앉아있었다. 간단한 일반 물리실험 참관부터 반도체 회로도를 그려넣거나 수정하는 실습 등이 손쉽게 이뤄졌다. '가상 수술실'은 이날 체험의 하이라이트였다. 누워 있는 가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개복수술을 실습할 수 있는 수술실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는 의사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내년 의과학
국민연금은 1988년 출발부터 불완전한 제도였다. 국민연금은 도입 초기 '적게 내고 많이 받도록' 설계됐다. 제도를 안착하기 위해 그렇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개혁을 전제로 했다. 불완전한 제도의 연속성을 위해선 '적게 내고 많이 받는'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첫번째 개혁이 이뤄진 게 1998년이다. 그때 도입된 게 재정수지 계산이다. 법에서 5년마다 국민연금 재정수지를 계산하도록 규정했다. 재정수지를 토대로 개혁안을 만들도록 했다. 그렇게 2003년, 2008년, 2013년, 2018년 등 4번의 국민연금 재정수지 계산이 이뤄졌다. 국민연금기금이 언제 소진되는지 거론되는게 이 규정에 따른 것이다. 가장 최근의 '5년마다'였던 2018년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정부는 법대로라면 2018년 3월까지 국민연금 재정수지를 공개해야 했지만, 발표시기를 그해 8월로 미뤘다. 급속한 저출산 기조에 맞춰 통계청이 특별인구추계를 한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게 5개월의 시간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는 중요한 자리지만 기업이 보기엔 감이 상당히 멀다. 세금제도나 예산같은 가장 영향력 있는 결정을 하지만 여파가 기업에 미치기까지 산업통상자원부나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를 '몇 다리 건너'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업들이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말하기 시작했다. 흔한 일이 아니다. 추경호를 말하는 기업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표현이 바로 '악역'이다. 출발은 공직자지만 지금은 국회의원 배지를 단 엄연한 정치인인데, 악역을 자처하기 쉽지않은 상황임에도 망설임이 없어 인상적이라는 거였다. 추 부총리는 지난달에 한 경제단체를 찾아 "기업이 연봉을 덜 올려서 인플레이션을 막아달라"고 했다. "과도한 임금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키는데다 대·중기 임금격차를 키울 수 있다"고도 했다. 비난이 쏟아졌다. 인플레가 기업 탓이냐는 거다. 그런데 정작 기업 고위층은 고개를 끄덕인다. 한 기업 CEO는 "현실적으로나 경제학적으로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했다. 인건비 부담이
화석연료의 역습이 시작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석탄을 비롯해 석유, LNG(액화천연가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이는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촉발했다. 인플레이션은 가구의 실질구매력을 끌어내린다. 버는 돈은 뻔한데 나가는 돈이 늘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지목했던 화석연료가 우리 모두를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 화석연료의 역습은 탄소중립이라는 레짐(Regime)에 대한 반작용이다. 레짐은 권력을 동반한 체제를 뜻한다. 권력은 재원의 분배, 규율을 통한 강제성으로 유지된다. 탄소중립으로 향한 여정을 위해 화석연료는 타파해야 할 '앙시앙 레짐'(ancien regime, 구 체제)인 셈이다. 인류는 화석연료에 '기후위기 주범'이라는 낙인을 찍었다. 순차적으로 돈줄까지 끊었다. 석탄 관련 산업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탄광개발은 멈췄고 석탄발전소들도 하나 둘씩 퇴출됐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는 화석연료로부터 드디어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에 젖었
최강욱 의원이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고 검사 보수를 일반 행정부 공무원 수준에 맞춰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있었다. 이른바 '검월완박(검사 월급 완전 박탈)'으로 불린 이러한 입법시도는 진정한 사법개혁에는 역행한다. 검사 처우를 더 악화시키면 검사들의 변호사행은 더 늘어난다. 게다가 가난해진 현직 검사들의 전직 선배 검사들에 대한 '예우'를 더 부추길 수 밖에 없다. 수십년 법조인 생활을 한 최 의원이 이렇게 뻔한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최 의원의 '검월완박' 시도가 '감정적 보복'이라는 비판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사법개혁에 앞장서 온 최 의원이 돌연 검사 처우를 악화시키자고 주장한 데에 실망한 이들이 적지 않다. 전관예우를 없애고 법률시장이 오직 실력으로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사법개혁의 목표 중 하나다. 판검사 봉급을 대폭 올리는 방법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걸 법조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대내외적 문제로 실행이 어려울 뿐이다. 우선 국민
군대 축구에서 매일같이 헛발질하던 사병이 얼떨결에 결승골을 넣으면 그 기억이 강렬한 법이다. 매일같이 타박 듣고 공부해야 했던 주니어 시절 처음으로 데스크에게 '이제야 기자같다'는 소릴 들었던 글이 있었다. 2009년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 리터당 100km를 달리는 '연비혁신' 소식이 전해진 GM의 전기차 '쉐보레 볼트'와 함께 쌍용자동차 파업 과정에서 새총의 탄환으로 쓰인 '볼트'(너트와 한묶음인)를 연관 지어 썼다. 3개의 볼트가 모두 뉴스가 됐지만 한국의 쌍용차만 부정적인 소재로 활용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우사인 볼트가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웠던 기록 100m 9초58과 200m 19초19은 아직도 깨지지 않는 불멸의 역사가 됐다. GM의 쉐보레 볼트는 국내외 언론에 연비표기방식을 기만했다는 평가를 받긴 했지만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입지를 다졌다. 반면 볼트가 날아다닌 쌍용차 사태는 기업과 노동자
"국회의원 워크숍은 원래 각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들끼리 분임 토론도 하고 법안과 정책을 논의하면서 우리 당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인데..." 더불어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지난달 23일 충남 예산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에 참석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 5월 30일 '제21대 국회의원'의 후반기 임기가 시작된 지 3주 넘게 지났지만 의원별 상임위원회 배정은 물론 국회의장단 선출도 못해서다. 이번 민주당 워크숍의 최대 화두는 이재명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여부였다. 여야가 원 구성도 못하고 대치하고 있는 탓에 워크숍에서 민생문제는 뒷전으로 밀렸다. 지금도 비슷한 분위기다. 한달째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다. 급격한 물가상승과 고금리, 고환율 등으로 복합 경제위기가 다가오면서 국민들의 삶은 더욱 힘들어지는데 여야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협치를 해도 모자랄판에 서로에게 책임을 떠밀며 '일하지 않는 국회'를 만들고 있다. 국회가 민생을 걷어찼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신음하는
LG그룹에는 '회장'이 없다. 구광모 회장이 스스로 그룹 회장이라는 타이틀 대신 지주사 대표라는 호칭을 주문하면서 회장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2018년 6월 취임하면서 임직원들에게 "회장이 아닌 대표로 불러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여전히 그룹 밖에서는 구광모 회장이라는 표현이 익숙하지만 사내에서는 '구 대표'가 더 일반적이다.) 당시엔 부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상무에서 회장으로 직행한 구 대표가 임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이어가기 위해 거리감 있는 호칭을 내려놨다는 평가가 많았다. 구 대표가 임원들과 마주할 때 깊게 허리를 숙여 인사한다는 뒷얘기와 함께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표라는 호칭을 겸손과 배려의 리더십으로 받아들였다. 사실 그땐 회장이니 대표니 하는 호칭을 곱씹을 상황이 아니기도 했다. 예상보다 빨리 시작된 40대 총수 시대에 대한 불안감이 짙은 시기였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지금의 LG를 만든 선대 회장의 그림자도 여전히 컸던 때다. 이제껏 LG 총수가 왜 대표라는 호
"대구는 풀어줄거 같은데 대전, 세종까지 가능할까?" 30일 새 정부의 첫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를 앞두고 어느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될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 정부에서 무더기 지정한 투기과열지구 49곳·조정대상지역 112곳 대부분이 해제를 위한 정량 요건은 충족했다. 최종적으로 어떤 지역을 풀어줄지는 정부와 주정심 의지에 달렸다고 볼수 있다. 추가되기만 하던 규제지역 해제여서 관심이 높지만 실상 규제지역에서 풀리는게 그리 큰 의미는 없다. 규제지역은 대출, 세제, 청약 등에서 강도높은 규제를 받아 왔는데 새 정부가 이를 하나둘씩 풀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미 규제지역 여부와 상관없이 생애최초 주택담보 대출자에게 담보인정비율(LTV)을 최대 80%까지 허용했다. 취득세, 양도세, 보유세도 계속 낮추고 있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된다고 효과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지금은 어느 지역을 풀 것인지와 함께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002년 도입돼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