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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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혼나지 않았습니다"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인수위) 업무보고에 들어간 중앙부처 공무원에게 당시 분위기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다. 전날 업무보고를 한 금융위원회가 인수위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는 보도를 빗대 무난히 업무보고를 마쳤다는 설명이다. 금융위 역시 취재진에게 메시지를 보내 "질책은 없었다"고 해명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관가에서 흔히 볼수 있는 풍경이다. 무릇 중앙부처 공무원이라면 5년마다 새 사장님(대통령)을 맞이하는 일에 익숙해져야 한다. 정권교체 여부에 따라 정도는 다르더라도 새 사장님을 모시는 일은 매번 어렵긴 마찬가지다. 직전 사장님 시절 나의 성과급을 챙겨주던 알짜배기 업무가 한순간 감춰야 할 오점이 되기도 하고 지난 5년 동안 골칫거리였던 캐비닛 속 숙제가 부서의 최우선 업무가 되는 일이 허다하다. 요즘 정부 안팎에선 민간 못지 않은 '빅배스'(Big Bath·직전년도의 부실을 한 회계년도에 씻어내는 일)가 벌어지고 있다.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 정책,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인사를 놓고 잡음이 인다. 마지막까지 인사를 하고 싶은 현 정권과 자기 사람으로 물갈이를 하고 싶은 새로운 정권이 부딪히면서 늘상 벌어지는 일이다. 이 갈등은 심지어 이명박 정부에서 박근혜 정부로 넘어가는, 여당에서 여당으로 권력이 이양될 때에도 있었다. 다만 과거 알박기 논란은 대체로 공공기관에 한정돼 벌어지는 일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대선이 7개월 당겨지면서 주주총회 시즌과 대통령 선거 일정이 겹쳤고, 이 시기 대표가 교체된 대우조선해양과 HMM에 불똥이 튀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에 현 정부 입김이 들어간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HMM은 산은이 20.7%, 해양진흥공사 20%, 신용보증기금 5%를 보유, 정부기관이 45.7%를 가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산은이 55.7%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인수위에서는 특히 대우조선해양의 박두선 사장이 문재인 대통령 동생의 대학동기인 점, 문재인 정부
최근 '디바이어던'(Diviathan)이라는 이름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누는(Divide) 괴물(Leviathan)과 같은 존재들을 살펴보자는 취지의 기사였다. 취재 과정에서 다소 난감한 경험을 했다. "이걸 어디 물어봐야 하지?"라고 하는 막막함이 반복됐기 때문이다. 지역 균형발전 정책의 주체를 찾기 쉽지 않았기에 발생한 일이었다. 균형발전 정책의 근간을 이루는 법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다. 통상 균특법이라고 불리는데 균특법의 소관 부처는 산업통상자원부다. 그러다보니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간사 부처도 산업부가 맡고 있다. 법과 정부 조직만 봤을 때 균형발전을 담당하는 부처는 산업부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딘가 좀 어색하다. 가령 지역의 의료격차 문제를 생각해보자. 산업부가 지역의 의료격차 문제에 대한 답을 내놓을 수 있을까. '벚꽃 엔딩'이라는 말까지 나온 지방대 문제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저출산 문제를 균형발전 차원에서 살펴보기 위한 움직임까지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코로나19 팬데믹의 2년간 미국내 매출이 15% 늘었다. 2014년 더그 맥밀런 CEO(최고경영자) 취임 이후 진행한 디지털 전환 전략이 팬데믹 상황에서 빛을 발한 것이다. 월마트가 수년간 공들여 온 고객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옴니 채널' 전략이 적중했다. 특히 견고한 매장 네트워크와 수많은 공급업체 관계로 팬데믹과 물류 차질로 인한 공급망 문제를 방어할 수 있었다. 미국 전역에 있는 4700여개 매장을 물류, 배송 거점으로 활용하면서다. 경쟁사인 아마존이 가지고 있지 않은 '오프라인 매장'을 강점으로 만들어냈다. 옴니채널의 성공은 디지털 역량 강화로 이어졌다. 월마트는 지난해 온라인플랫폼 판매자를 2만명 추가했고 판매품목수(SKU)는 1억7000만개에 달했다. 방대한 공급업체 네트워크를 통해 조달비용을 줄이고 제품 구색을 최적화할 수 있게 된 것. 더그 맥밀런 CEO는 "더 많은 고객, 더 많은 판매자, 더 많은 공급업체를
"사실 처음 추진할 때 욕을 많이 먹었죠. 왜 그런 위험한 데다가 나랏돈을 쓰냐고, 다 잃어버리면 어떡하냐고." 최성진 코라아스타트업포럼 대표는 2005년 6월 중소기업진흥공단이 약 500억원을 100% 출자해 한국 모태펀드를 조성할 때 당시의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정부의 공적자금을 스타트업 성장에 필요한 마중물로 쓴다는 구상엔 반발이 적지 않았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발표자료를 보면 2016년부터 5년간 청산한 모태펀드 자펀드 89개의 전체 수익률은 7.6%다. 시중금리를 9배 가량 웃돈다. 최 대표는 "모태펀드는 지난 17여년 간 벤처·스타트업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했고, 처음 나왔던 우려와 달리 공적 재원의 안정성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했다. 새 정부에서도 모태펀드 관련 다양한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업계에선 이젠 '투자의 질'과 '스케일업(규모 확대)'을 고민할 때라고 말한다. 중기부가 최근 7년 간 벤처투자를 받은 기업의 가치 현황을 분석한 결과 기업가치
"남편이 코로나 확진, 부인은 무확진. 그럼 이 부부관계는 정상인가요?", "부부 동시 확진자들은 애정이 넘치는 분들이다. 부러워해야 한다" 한 감염병 전문가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을 보며 순간 "우리 부부관계는 정상이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 기자 본인을 시작으로 아내와 10살 아들, 6살 딸까지 모조리 확진돼서다. "가족 중에 환자가 발생한 경우 본인이 감염 안됐다면 가족이 아닌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그가 남긴 다른 글을 보면서 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문가의 글이니 일단 신뢰가 갔다. 하지만, 곧이어 어쩐지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다. 우리 가족 전파의 원인은 애정이 아닌 그저 나의 '불찰'이었기 때문이다. 신속항원검사 확진 판정을 받기 전날 저녁, 평소보다 피로를 느꼈고 약간의 오한이 시작됐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지나고 보니 그때가 전파의 시작점이었던거 같다. "오히려 애정이 넘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더 조심하지 않았던 것은
"신이시여, 어찌하여 우크라이나에 산맥을 펼쳐두지 않으셨나이까." 팀 마샬의 베스트셀러 '지리의 힘'은 러시아의 불안한 지정학적 조건으로 서문을 시작한다. 마샬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밤마다 저렇게 기도할지 모른다고 상상했다. 우크라이나에 험준한 산맥이 있었다면 그 서쪽 세력이 러시아로 진출할 의지를 접었을 것이다. 러시아로서도 기를 쓰고 완충지대를 넓혀야 하는 이유가 줄었을 것이다. 고(故)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전 국무장관은 별세 한 달 전인 지난달,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전쟁을 예언하다시피 했다. 올브라이트는 친러시아 공화국 2곳의 독립을 승인하는 푸틴의 TV연설에 대해 "그의 연설이 전면 침공의 구실을 만들기 위한 것인지 걱정됐다"며 "그가 침공한다면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정학(geopolitics)은 살아있다. 여기서 경제분야로 파생되는 이론이 지경학(geoeconomics)이다. 어떤 나라가 어떤 위치 어떤 조건에 있는지가 그 나라의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이 지난 25일로 시행 1주년을 맞았다.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불완전판매를 일삼는 금융사의 업무관행에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개선해야할 과제가 산적하다는 지적이 만만찮다. 지난해 3월 25일 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시행된 금소법은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의 △6대 판매원칙, 판매 이후의 청약철회 △문제 발생 시의 손해배상 △위법계약해지 △분쟁조정제도 등을 규정하고 있다. 은행, 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금소법 위반 1호'로 낙인 찍히지 않기 위해 몸을 사렸다. 기존에 판매하던 상품도 판매 중지하거나 새로나온 상품은 아예 판매대에 올려놓지 않았다. 이는 상품 판매 저조로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월말 기준 은행권 적립식펀드 판매잔고는 19조19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말 20조9068억원에서 10월말 20조429억원으로 줄어든 후 12월 말에는 19조2721억원으로 감소했다. 6개월 새 1조7167억원(8.21%)이 줄었다.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본래부터 간절히 바란다) 아니겠습니까." 최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원회 활동과 관련해서 정부 부처 공무원들로부터 자주 듣는 말이다. 인수위가 정부조직 개편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하면서 각 부처 분위기는 긴장감이 팽배하다. 윤 당선인은 '작고 효율적인 정부'를 내세우고 있다. '대수술'이 예고된 셈이다. 이 같은 대대적인 개편은 2008년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14년 만이다. '초미니 부서'인 여성가족부(여가부)의 해체가 그중 가장 큰 관심사다. 여가부의 올해 예산 규모(1조4600억원)는 정부 전체 예산의 0.24% 수준이다. 그럼에도 설립 22년 만에 여가부는 존폐 기로에 놓여 있다. 부처 기능이 개편되거나 이관되는 등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사실 여가부에 대한 논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명칭 변동만 봐도 알 수 있다. 2001년 각 정부 부처로 분산돼있던 여성 관련 업무를 총괄할 부처가 필요
누군가에겐 신념이었던 '탈(脫)원전'의 시대가 끝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복(復)원전' 청사진이 구체화될 시간이다. 어차피 끊어내기로 한 만큼, 과학과 상식에 기반한 원칙대로만 하면 된다. 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이 문제였는지를 생각해보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적인 복원전의 길이 보일 것이다. 신한울 3·4호기 공사 재개를 위해 무리할 필요가 없다. 그저 공사 재개를 선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하나하나 추진해 가면 된다. 어차피 공사를 재개하려면 준비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뿔뿔이 흩어진 인력과 자원을 다시 모아야 하고, 안전성 확보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지난한 인허가 작업도 거쳐야 한다. 건설 재개를 앞당기려 필요한 절차를 건너뛰려는 조급함은 괜한 시비의 빌미가 될 것이다. 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이 법정으로 갔는지는 윤석열 당선인이 더 잘 알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복원전 시발점으로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 선언'이 어떨까. 1983년 가동을 시작한 고리2호기는 내년 4월 설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12일만에 6개 경제단체장들을 만났다.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주류가 될거라는 등, SK그룹 출신이 인수위 경제2분과 대부분을 채운 것을 두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이끄는 대한상의가 재계 창구가 될거라는 등 말들도 많다. 기업들이 더 의미를 두는건 시점이다. 역대 당선인 중 가장 빨리 경제계를 만났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당선 후 직접 경제단체를 방문했지만 시점이 늦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식 취임 이후에야 경제단체장들과 회동했다. 인수위 없이 바로 취임한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두 달여 후에 경제단체장들을 만났었다. 기업은 정부에 어떤 대상일까. 5년 전 일이다. 유력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 청와대로 들어간 인사를 만난 자리서 "이해되지 않는 기업 정책이 많다"고 했더니 "새 정부가 기업을 어떤 대상으로 보고 있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의문이 풀릴 것"이라고 했다. 어떤 대상으로 보느냐고 물었더니
로스쿨 관련 법령에 따라 로스쿨 평가는 대한변호사협회가 한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선정은 법무부가 맡는다. 두 기관은 로스쿨의 목줄을 '쥐고' 있다. 동시에 두 기관은 로스쿨의 목줄을 '조이는' 곳이기도 하다. 로스쿨 도입 이전은 물론이고 2009년 개원 이후 상당기간 '안티 로스쿨'의 선봉에 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두 곳이 로스쿨 제도의 가장 중요한 '규제 권한'을 갖게 된 것은 도입 논의를 할 당시의 정치적 '타협' 혹은 '탁상행정'이었다. 당시 로스쿨 도입을 변호사단체가 격렬히 반대하고 나서자, 평가권한을 '변협'에 쥐어줬다. 직렬단체이면서도 '준공공기관'의 성격도 갖고 있는 변협의 특별한 사회적 위치를 고려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변협은 로스쿨에 대해 이해충돌 상황에 빠져 있다. 2년마다 바뀌는 집행부가 직선제 선거로 뽑히는 현재의 변협은 이익단체 성격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로스쿨에 대한 변협의 태도는, 평가권한을 계속 맡기는 게 적절한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