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총 2,278 건
#"운산금광을 미국회사에 주십시오." 일본과 청나라 간섭을 벗어나기 위해 미국의 환심을 사려던 고종황제는 1895년 주한미국공사 호러스 뉴턴 알렌의 조언에 따라 순순히 광산채굴권을 미국인 사업가 제임스 R. 모스에게 넘겼다. 아시아 최대 금 생산지였던 운산금광은 그렇게 열강의 손아귀에 들어가 일제강점기 시절까지 금 수탈 전진기지가 됐다. 운산금광에 이어 경인선 철도부설권도 알렌과 모스를 거쳐 결국 일본에 넘어갔다. 자금도 기술도 없던 약소국 대한제국 입장에선 어떻게든 열강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다. 열강들 입장에서 대한제국은 상처입은 먹잇감일 뿐이었다. 일본, 프랑스, 독일 등도 한반도의 광산, 산림, 어업 등 이권을 쟁탈해갔다. 혹자는 구한말 열강들의 한반도 침탈을 근대화의 계기로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대한제국의 몰락을 가속화했고 종국엔 일제 병합으로 이어졌다는 걸 부인할 순 없다. #2018년 10월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은 라스 뢰케
우리나라 첫 '주유소'는 어딜까. 고종황제의 어차가 1903년에 들어왔다니 아마 고궁 어딘가에 있었을텐데, 기록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럼 최초의 '현대식 주유소'는 어딜까. 이건 기록이 있다. 1969년 홍익대 근처에 문을 연 '청기와주유소'다. SK에너지(당시 유공)가 지어 40여년 운영하다가 지금은 문을 닫고 지명만 남았다. 청기와주유소는 이름 그대로 푸른 기와를 얹은 격조있는 건물이었다. 아무리 봐도 청와대를 연상할 수밖에 없다. 당시에 이런게 허락됐다는 점만 봐도 청기와주유소의 위상은 특별했다. 시설은 당연히 국제적으로도 최신식이었고 면적도 어마어마했다. 위치도 심상찮다. 1960년 문을 연 김포공항을 향해 도시를 빠져나가는 서교동 길목이었다. 차를 몰고 김포공항 가는 '방귀 깨나 뀌는' 사람이라면 청기와주유소에 들르는게 순서였다. 반대로 한국으로 들어오는 외국인들도 만나게 되는 서울의 얼굴이었다. 청기와주유소는 현대식 주유소의 원조일 뿐만 아니라 복합스테이션의 원조다. 주
2002년 미국 국적이 된 유승준(미국명: 스티브 승준 유)은 20년 넘게 입국거부를 당하고 있다.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와 2020년 중국으로 귀화한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은 국내 입국이 자유롭다. 안현수의 아내 우나리씨는 안현수와 함께 러시아에 갔다가 이중국적인 딸과 함께 한국에서 생활하며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안현수는 올림픽 금메달로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다. 현역 복무는 피했고 34개월의 체육분야 공익요원 복무만기 시점은 공교롭게도 2011년 4월로 러시아 출국을 두 달 정도 앞둔 때였다. 병역특례 체육분야 의무복무가 끝나자마자 러시아 국적을 취득한 셈이다. 어차피 한국 국적을 버리고 러시아 귀화를 '영구히' 선택했다면 복무기간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안현수가 혹시라도 국적 회복을 원한다면 복무만기를 신경써야 현명하다. '병역'문제로 입국도 국적회복도 못 하고 있는 '유승준'이라는 반면교사가 있기 때문이다. '특
LG화학이 심상찮다. 알짜배기 배터리사업부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으로 물적분할 상장한 데 대한 원망 혹은 우려가 주가를 흔드는 모양새다. 시장 반응이 지나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하릴없이 지난 1월 공매도 대금이 1조원을 넘기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주가는 기업의 사업 역량에 대한 시장 평가다. 과도한 주가 하락을 두고 시장이 객쩍게 LG화학의 실질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처음 물적분할 소식이 전해진 건 2020년 9월이었다. LG화학은 기존 주주가 분리된 LG엔솔 주식을 받을 수 있지만 신규 투자금은 들어오지 않는 인적분할 대신 LG엔솔을 자회사로 두면서 지분법 평가이익과 신규 투자금을 동시에 노리는 물적분할을 택했다. 급성장하는 배터리시장에서 중국의 공세에 맞서 더는 투자를 늦출 수 없다는 전략적 판단. 여기에 기존 주주도 지분법 평가이익과 화학사업 집중에 따른 수혜를 가져갈 수 있다는 안배가 맞물린 선택이었다. 물적분할 발표 이후 주가흐름도 이런 결정을
제20대 대통령을 뽑는 2022년 3월 9일. 앞으로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끌고 갈 선장이 한달 후 결정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등 여·야 후보들은 분초를 나눠 전국 각지를 돌며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서로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그런데 대선이 한달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이들에게서 국가의 미래를 위한 생산적인 비전 경쟁은 보이지 않는다. 상대 후보를 물어 뜯는 모습만 눈에 띈다. 특히 여야 할 것 없이 대통령이라는 제왕적 권력을 손에 넣기 위한 진영 정치에 몰두할 뿐이다. 각당 후보 캠프에서 매일 쏟아지는 선거용 메시지에서 '증오 마케팅'만 읽히는 이유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진영 간 말싸움은 더욱 격해지고 정책 경쟁과 토론은 보이지 않는다. 실제 각 당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나는 무조건 옳고, 너는 무조건 틀리다"는 등의 지지층 결속 구호만 기억에 남는다. 결국 상대방의 의
얼마 전 만난 4대 그룹 대관 담당 인사가 불쑥 이런 얘기를 꺼냈다. "설 연휴 지나고 기업마다 대선 전망을 보고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소식이었다. 인맥과 정보망을 총동원해 어느 당의 누가 새로운 5년 대한민국호(號)를 이끌지 가늠했다고 한다. 한달 남짓 남은 대선을 두고 차례상 민심에 촉각을 기울인 곳이 정치권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또다른 기업 대관 담당자는 유독 엎치락뒤치락하는 올해 대선 판세 때문에 연휴가 연휴 같지 않았다고도 했다. 기업들이 대선 때마다 정치권 못지않게 결과 예측에 목을 매는 이유는 정치의 영향력 때문이다. 정경유착이니 특혜니 하는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정부의 기업관(觀)이다. 법과 정책을 움켜쥔 정치 권력이 기업을 대하는 방식은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의 운명을 좌우한다. 대선을 20번째 맞으니 기업들도 안다. 후보마다 '친기업'을 부르짖지만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는 다르다는 걸. 정치가 말하는 규제 개혁과 기업이 추구하는 규제 혁신의 출입문이 다르다는
#4인 가족인 기자에게 청약점수 만점은 69점이다. 탈법으로 부양가족 수를 늘리지 않는 한 최고점인 84점은 남의 얘기다. 실수요자조차 순간 헷갈릴 수 있는 '만점'을 아느냐가 대선후보 TV토론에서 등장했다. 이보다 더 생소한 'RE100'도 아느냐의 대상이 됐다. 모르는 것보다 아는 게 낫겠지만 대통령의 자격과 쉽사리 연결되지는 않는다. 소소한 공약만 넘쳐나고 국가적 비전제시가 안 보인다는 비판이 계속됨에도 불구하고 선거 코앞까지 무의미한 논쟁이 이어진다. 설 명절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 간 양자 토론은 자료를 보며 하느냐 안 보며 하느냐로 싸우다가 무산됐다. 안 봐도 자신 있는 사람은 안 보고 하고, 보면서 정확히 하고 싶은 사람은 보면서 했으면 될 일이다. 판단은 국민이 하면 됐다. #디테일 자체가 성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현 정부가 청약점수 만점을 몰라서 집값을 폭등시킨 건 아니다. 오히려 어떤 여권 인사들은 디테일하게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된 곳에 상가 건물을 사서 재미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집값을 확고한 하향안정세로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예상보다 빠르게 하락반전에 성공했다. '확고한' 안정이 될지는 더 지켜봐야 하지만 '하향안정세'로 접어든 분위기다. 다음 정부에까지 어려움을 넘기지 않겠다는 '두번째 약속'도 지켜질 수 있을까.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언제나 집값을 낮추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그러는 사이 중요한 문제를 하나 놓쳤다. 전국적으로 집값 양극화가 역대급으로 심화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전국에서 가장 비싼 매매거래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95㎡(2층)로 120억원이었다. 가장 싼 거래는 전남 고흥군 뉴코아 전용 22.68㎡( 2층)로 800만원이었다. 한남동 아파트 1채가 고흥 아파트 1500채와 가치가 같다는 뜻이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심화된 집값 양극화는 통계로 확인된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3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하게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8년 금호생명보험을 상장해 숨통을 틔우려 했다. 하지만 한 번 잃은 금융시장의 신뢰는 돌이킬 수 없었다. 박삼구 회장은 금호생명 상장 가치로 1조원이 예상된다며 호기를 부렸지만 유동성 위기가 고조되고 그해 말 1953억원의 대규모 적자를 내자 파이어세일(급처분)이 논의됐다. 흥행은 아니었지만 참패도 아니었다. 국내 칸서스자산운용이 나섰고, SC제일은행도 녹십자생명 제휴에 실패하자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해외에선 조지소로스의 퀀텀펀드가 관심을 나타냈다. IBK기업은행은 윤용로 행장이 인수에 관심이 있다고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매각은 가격보다는 정치력으로 결론났다. 박삼구 회장과 직통 전화가 가능했던 전남 강진 출신 김영재 칸서스 회장이 매각자가 요구하는 대부분의 조건을 수용해 우선협상자가 됐다. 그런데 보험을 전혀 모르던 이 운용사는 빅딜을 한 건 하겠다고 나서 대어를 낚았지만 1년 넘게 돈을 구하지 못해 기한을
"감리 기간에 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기업의 과거 재무제표를 훑고 또 훑는다. 해당 기업 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체 회계시스템에 대한 시장의 불신을 키운다. 금융당국 내 감리기한에 대한 내규를 만들어서라도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한 대형 회계법인 고위 관계자의 지적이다. 셀트리온 감리 이슈를 꺼내자 비합리적일 정도로 오래 끌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인다. 셀트리온 3사에 대한 회계 불확실성이 4년째 이어지면서 기업 회계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을 당국이 조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새해 벽두부터 기업 회계 시스템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오스템임플란트의 역대 최대 규모 횡령사고가 올해 첫 거래일에 터졌고 2020년 경영진 횡령사고로 거래정지된 신라젠은 경영 정상화를 증명하지 못해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시장이 회계 이슈에 예민해져 있을 때 셀트리온, ,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형제 관련 보도가 나왔다. 2017년 7월 셀트리온헬스케어 상장을 앞두고 이
정부는 코로나19(COVID-19) 백신 미접종자의 다중이용시설 입장을 제한하는 방역패스가 꼭 필요하다 수차례 강조했다. 도입 초기 미접종자를 차별하단 지적이 나왔지만 많은 국민이 코로나19 확산 억제에 동참하기 위해 따랐다. 그러다 청소년 대상으로 방역패스를 확대한다 발표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어 생활필수품을 사는 대형마트까지 방역패스를 적용하면서 반발이 거세졌다. 정부가 백신 만능론에 사로잡힌 게 아니냔 비판이 나왔다. 사실상 백신을 강제하는 방역패스의 전방위적 확대는 결국 국민 저항에 부딪혔다. 방역패스 관련 행정소송 6건, 헌법소원 4건이 제기됐다. 법원도 국민의 손을 들었다. 청소년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며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에 대한 방역패스를 집행정지했다. 이어 서울시를 대상으로 대형마트·백화점 방역패스 집행정지, 청소년 전반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 판결이 나왔다. 사법부의 판단은 정부의 자의적인 방역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미가 있다. 법원은 정부가 확실한
여야를 막론하고 역대 대선 후보들의 금융정책 공약엔 공통점이 적지 않았다. 대출 연체자나 저소득·저신용자 등 금융 취약계층 부담을 줄여주는 금융 지원 정책이 늘 공약집의 들머리를 차지했다는 점이 첫 째다. 규제산업인 금융의 공공성을 떠올리면 소비자 보호와 금융 소외계층 지원이 최우선 과제가 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럽다. 그런데 경제의 혈맥인 금융산업을 육성하는 비전과 지원 정책은 공약집에서 찾아보기 어렵거나 상대적 후순위로 밀린 경우가 많았다. 대선 후보들이 금융을 잘 모르거나 크게 관심이 없기도 하거니와, 거대담론보단 생활금융 공약이 득표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정치적 판단의 결과물이다. 공약만 놓고 보면 여야와 좌우, 진보와 보수를 가늠하기도 쉽지 않다. '유권자'인 금융 소비자의 환심을 살 수 있는 더 센 '한 방'을 놓고 경쟁하다 보니 생기는 정책 수렴현상 탓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선호하는 진보정당은 금융시장의 자율적인 작동 원리를 거스르는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