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검사 봉급을 대폭 올려야하는 이유[우보세]

판검사 봉급을 대폭 올려야하는 이유[우보세]

유동주 기자
2022.07.06 05:00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최강욱 의원이 검사의 보수에 관한 법률을 폐지하고 검사 보수를 일반 행정부 공무원 수준에 맞춰야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있었다.

이른바 '검월완박(검사 월급 완전 박탈)'으로 불린 이러한 입법시도는 진정한 사법개혁에는 역행한다. 검사 처우를 더 악화시키면 검사들의 변호사행은 더 늘어난다. 게다가 가난해진 현직 검사들의 전직 선배 검사들에 대한 '예우'를 더 부추길 수 밖에 없다. 수십년 법조인 생활을 한 최 의원이 이렇게 뻔한 사실을 모를리 없다.

그래서 최 의원의 '검월완박' 시도가 '감정적 보복'이라는 비판을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사법개혁에 앞장서 온 최 의원이 돌연 검사 처우를 악화시키자고 주장한 데에 실망한 이들이 적지 않다.

전관예우를 없애고 법률시장이 오직 실력으로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사법개혁의 목표 중 하나다. 판검사 봉급을 대폭 올리는 방법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는 걸 법조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대내외적 문제로 실행이 어려울 뿐이다.

우선 국민 눈높이가 문제다. 현재 판검사 초임 봉급이 월 1000만원정도는 된다고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 행정부 일반 공무원보다는 많지만 판검사 봉급은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많지 않다. 특히 판검사들이 비교대상으로 삼는 동기급 변호사들과 비교하면 대개 수십배차이가 나기도 한다. 월 500만원을 받는 판검사의 사법연수원 동기 중 수입이 좋은 경우는 월 5000만원 이상을 벌기도 한다.

여기에서 '전관예우' 관행의 대부분의 문제가 파생된다. 판검사는 또래 변호사들보다 상대적 생활고에 시달리게 된다. 일반 국민들은 '배부른 소리'라고 하겠지만 그들에겐 나름의 현실적 문제다.

그들은 퇴직 후 전관 변호사가 돼 그동안 벌지 못한 수입을 만회해야한다는 강박 속에 산다. 그러다보면 선배 판검사들이 전관 변호사가 돼 찾아오는 것을 남보듯 할 수가 없다. 미래 자신의 모습일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선 대놓고 봐주는 전관예우를 보기 어렵지만 지방은 여전하다.

현직 공무원 처우를 나쁘게 하고 알아서 '뇌물'을 받거나 남에게 뜯거나 해서 생활하게 하는 것은 전형적인 후진국 시스템이다. 저개발 국가 어느 곳에선 공무원인 군인에게 총을 주고 주민에게 약탈을 해서 살아가도록 한다는데, 이와 다를 바 없다. 선진 사회일수록 공무원 처우가 좋고 그걸 당연시 여긴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사법체계 속 판검사 대우는 여전히 후진적이다. 한국 법조계가 전통적으로 참고하는 독일이나 일본만 봐도 판검사에 대한 처우가 잘 돼 있다. 정년이 보장되거나 연금과 봉급이 후하다.

자유시장 체제에서 잘 살고자 하는 욕망이 있는 개인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제도는 정상적이지 않다. 부유한 사람만 판검사를 계속할 수 있어선 안 된다. 판검사 처우 개선은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얘기 안 하던 주제다. 퇴직 후 고수입 변호사로 변신하는 걸 당연시했기 때문이다. '사법시험 성공 신화'를 신봉하던 국민들도 어느 정도 그걸 용인해왔다.

진정 '전관예우'철폐를 원한다면 선행해야할 단 한가지는 판검사 봉급 대폭 인상이다.

유동주 기자
유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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