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시장
'법과 시장' 칼럼은 각종 송사 현장을 누비는 변호사들의 눈으로 경제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는 칼럼입니다. 나날이 복잡해지고 다양화되는 경제 관련 사건에 대해 법률 전문가적인 명쾌한 해석과 분석으로 독자들의 안목을 넓혀줄 것입니다. 또 시장에서 요구되고, 통용되는 법 논리와 경제 논리 간의 충돌점과 접점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하는 길라잡이 기능도 합니다. '법과 시장' 칼럼은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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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한 뒤 유럽축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났다. 지난 1월 유럽축구계의 화제는 단연 이탈리아의 'AC 밀란' 소속 카카의 1억 파운드 이적설이었다. 중동의 아부다비 투자그룹이 인수한 '맨체스터 시티'가 역대 최고인 1억 파운드의 이적료를 제의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 터무니없는 금액의 이적설은 '설'로 끝났다. '1억 파운드 이적’에 대해서는 축구를 망친다는 것이 지배적 의견이었지만, 사실 축구클럽의 선수 이적은 필요 없는 선수를 팔아 필요한 선수를 사들이는 팀의 신진대사를 실현하는 핵심 수단이다. 선수 입장에서도 자기 역량을 발휘하고 더 나은 대우를 해줄 팀을 찾기 위해서는 이적이 필수적이다. 요즘은 계약기간이 끝나면 이적료 없이 자유로이 새로운 팀과 계약할 수 있지만, 유럽에서 이러한 이적 시스템이 확립된 것은 15년이 채 되지 않는다. 1990년 벨기에 축구선수 장-마르크 보스만은 RC 리게와의 계약이 끝나자 프랑스의 US 덩케르크로 이적을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의 소비는 18%, 고정자산투자는 31% 감소했고 이 때문에 수출 증가에도 불구, '21%의 GDP 감소'를 겪었다고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지난달 보도했다. 일이 벌어진 후의 '깨달음'인지 모르겠지만 미국 등 서방 선진국의 과소비에 의존해 온 우리 경제가 곧 파국을 맞을 것이라는 것은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예상할 수 있었다. 선진국의 공황이 빤히 보이는 상황에서 경제위기가 아니라고 강변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군이 포천, 의정부를 돌파해 미아리를 위협할 때까지도 '침략을 격퇴했다'고 발표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도주했던 반세기 전의 역사를 연상케 한다. 이런 사태를 알고 시민들에게 알렸어야 할 그 수많은 경제학 박사들은 다 어디로 가고 이른바 명문대 출신도 아닌 실업자 신분의 한 청년이 위기 상황을 국민들에게 전했다. 자유사회에서 국민은 정부를 비판할 권리가 있다. 환율조작이 사실이라면 그것이 말로 한 것이든
구랍 31일, 법원이 키코(KIKO) 계약의 효력 정지 가처분을 결정했다. 키코 계약의 해지를 인정한 것이다. 중소기업을 대리해 다른 키코 사건을 진행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이 결정은 투자 상품의 투자권유 법리를 획기적으로 정립한 계기다. 여기서는 지난 판결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은 쟁점을 살펴보고 법원 결정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려 한다. △키코 해지 판결의 배경 이번 판결에서 법원이 적절히 지적한 것은 은행들의 적합성 원칙 의무과 설명 의무 위반이었다. 은행들은 중소기업에게 적합하지 않은 구조로 된 키코 거래를 권유했다. 그러면서도 은행들은 키코 계약의 위험성을 명확하고 충분하게 중소기업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애초 중소기업들이 키코 계약을 체결한 주된 목적은 수출대금으로 받게 될 달러의 원화가치가 떨어질 경우의 환차손을 미리 막아보려는 것이었다. 물론 키코 계약을 투기적 차원에서 접근한 중소기업도 없지는 않았지만 이는 극소수였다. 그런데 환율은 정반대 방향으로 폭등했고
2009년 기축년 새해를 맞은 감동은 온데간데 없고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세계적 경제위기로 변해 평화롭던 동남아 해변을 덮쳤던 가공할 '쓰나미'처럼 우리를 덮쳐온다는 경계경보가 요란하다. 10년 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명퇴'와 '퇴출'과 같이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단어들을 이제 겨우 막 잊을 만 하던 차에 닥쳐온 세계적 경제위기는 무고한 국민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고 있다. 마치 3년 병역을 마치고 귀향한 하사관이 이등병으로 재 징집된 것과 같은 억울함과 두려움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태풍처럼 이번 경제위기는 멀리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이 환난을 견뎌내고 살아남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치 선진화'가 시급하다. 국회와 정부는 효율적인 법률의 제정과 집행이 얼마나 국가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절감하고 솔선수범에 나서야 한다. 경제 살리기는 구호일 뿐 정치적 이해
내년 3월이면 전국 25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이 2000여 명의 신입생을 받아 개원을 한다. 3년 후면 졸업생 중 상당수가 변호사 자격을 취득, 법조계에 진입할 예정이다. 현행 사법연수원제도는 폐지된다.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도 40여 년간 계속된 사법연수원 제도를 버리고 미국식 로스쿨 제도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를 비롯한 많은 법조인들은 로스쿨 제도가 변호사 숫자만 늘리고 실무교육은 황폐화시켜 변호사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나아가 빈곤한 변호사를 대량 배출, 궁극적으로 우리나라 법치주의를 퇴보시키는 재앙의 씨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미국에서의 로스쿨은 기본적으로 변호사 지망생의 직업 교육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로스쿨 졸업생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국가가 시행하는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다는 구조다. 미국이 변호사 교육을 민간교육기관에 맡기는 것은 변호사의 업무범위 즉 직역이 매우 넓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우 고객이 의뢰하는 모든 형태의 사무는 특별
최근 대법원은 수입대행업에 대한 중요한 판결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외형상으로는 수입대행업이라 해도 실질적인 내용이 수입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식품위생법 등의 수입 신고 규정을 지켜야만 한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수입대행에 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이다. 이로써 국내의 수입대행업이 그동안 관세청의 '전자상거래 물품 등의 특별통관 절차에 관한 고시'에서의 수입대행형 거래 형식에만 의존해서 식품, 의약품, 화장품, 안전기구 등 국민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제품을 안전성 검사 당국에 수입 신고도 하지 않고 국내 소비자에게 파는 관행은 시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판결이 아니었다면, 이를테면 멜라민 성분이 들어 있는 분유를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검역 없이도 수입대행형 거래 형식을 통해서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이 적법할 뻔했다. 수입대행업이란 말 그대로 국내 소비자에게 수입 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업이다. 수입허가제가 폐지되고 누구나 외국에서 물건을 수입할 수 있는 상태지만 국내 소비자들이 직접
국내 경기 부진과 금융기관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roject financing)'이 이미 이슈화돼 있던 때에 불어 닥친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그나마 체력이 약한 한국경제에 환율불안과 유동성 위기까지 가중시키면서 기업들을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원화나 외화를 불문하고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고 매출 등의 영업실적까지 저조해지면서 자금흐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흑자를 실현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할지라도 신체의 피(血)에 해당하는 자금이 제대로 순환되지 않을 경우에는 부득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이다. 이런 때에 기업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느낀다. 기업이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용자산, 일부 사업이나 계열사 매각을 추진하지만 전반적인 경제여건이 불안할 때에는 이러한 자구책마저 용이하지 않고 설령 매각이 되더라도 환가금액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 기업구조조정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다.
올 들어 우리 중소기업들을 시름에 잠기게 하였던 키코(kiko, knock in knock out) 사태가 최근 태산엘시디의 법정관리 신청을 계기로 중소기업들로 하여금 줄도산의 우려를 가져오고 있다. 내수경기 침체와 미국발 금융쇼크 등 어려운 경영환경에서 흑자 도산을 걱정하고 있으니, 해당 중소기업들의 임직원들이 키코- 즉 환 통화옵션 계약을 체결하게 했던 은행권과 대기업 중심의 인위적인 환율정책을 구사하였던 정부에 원망스러운 마음을 품어도 납득할 만한 일이다. 필자는 키코, 환 통화옵션 계약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점 등에서 유무효 여부에 관한 유권적인 판단을 구하고 있는 상태이다. 먼저, 환 통화옵션 계약은 그 자체로 불공정한 것이다. 즉, 통상 환 통화옵션 계약은 환율의 변동영역 등에 따라 은행과 고객이 그 각 상대방에게 매도하여야 하는 계약금액이 2~3배의 차이를 보이는 것이어서 금융기관에게 월등히 유리한 불균형적인 이익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므로 이
현대의 대기업은 대중의 수요를 바탕으로 형성, 유지된다. 오로지 부자들만을 위해 봉사하는 기업은 대기업의 수준에까지 이르지 못한다. 거의 맹목적으로 부를 추구하는 자본주의가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것 때문이리라. 처음에는 고소득자만이 감당해 낼 수 있는 소비도 대중에게 보급되는 데 몇 년 걸리지 않는다. 고급 휴대폰, 대형 텔레비전, 첨단 장치가 부착된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는 대중의 주제넘은 과소비 욕구를 자극하지 않고는 성립할 수 없다. 소비는 세금을 뺀 가처분소득에서 저축을 공제한 것이다. 따라서 '감세'는 확실히 소비 잠재력을 높이게 된다. 감세 정책은 추후에 사용할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게 해 무능한 정부를 만들 수 있지만 이는 공적 자금을 줄이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보인다. 감세정책은 작은 정부라는 이념적 기조에도 영합할 수 있다. 가계 저축을 줄이는 것도 소비를 진작하는 효과를 갖는다. 개별 가계의 입장에서는 기존 저축을 찾아 쓰고 나아가 가계대출
쇠고기 소비가 크게 위축되었다. 외식 산업과 국내 축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캐나다에서는 지난 15일, 14번째 광우병이 다시 발생했다. 더 늦기 전에 소비자가 광우병 걱정 없이 안심하고 쇠고기를 먹을 수 있는 푸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푸드 시스템에는 생산자, 소비자, 정부 등 각 주체가 있지만, 이 가운데 소비자의 안전과 안심이 가장 중요하다. 소비자들은 지난 21일에 열린 '광우병 전수검사 법제화 토론회'에서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소비자들은 우리나라의 광우병 안전성과 통제정책의 실효성을 확인하기를 원한다. 일정기간 전수검사 결과 광우병 발생이 없다면 국외에서 들어오는 광우병위험을 철저하게 막는 정책에 매진할 수 있다. 그래야 광우병 안심국가가 된다. 일본의 안심 정책 일본의 경험을 보면, 지난 7년 동안 국내에서 사육되는 모든 소에 대해 광우병 검사를 했다. 그리고 동물성 사료를 소에게 먹이지 못하는 사료정책과 특정위험물질(
투자관련 소송업무를 다루다 보면 개인적으로는 '재앙'이라고 할 만큼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입은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평생 모은 재산을 날렸다든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빚을 지게 되었다든지 하는 경우다. 얼마 전에 시작한 집단소송의 의뢰인 중 한 명의 연락이 제대로 닿지 않아 나중에 알고 봤더니 부친상을 당했다고 한다. 이유인 즉 바로 그 소송사건 때문에 부친이 화병이 나서 돌아가셨다는 것이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면 사건을 맡은 변호사로서 심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변호사가 의뢰인을 위해 열심히 싸워 사건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에 직면한 의뢰인으로 하여금 현재의 상황을 잘 해석하도록 옆에서 돕는 일이다. 그래서 예기치 못한 경제적 재앙을 만난 이런 분들에게 지면으로나마 평소 가진 몇 가지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다. 우선 우리가 기억해야 할 일은 대부분의 재난이 우리의 희망과는 상관없이 닥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진, 홍수, 질병,
최근까지 어린이·부녀자 성폭력 살해·사체 유기 사건으로 세상이 요란했다. 결국 대통령이 현장에 출동하니 6시간도 못돼 범인이 잡혔다. 과거에도 대통령이 움직였으면 지금쯤 범인들의 씨가 말랐을 뻔 했다. 대검찰청의 2005~2006년도 범죄통계를 보면 범죄건수가 189만3896건에서 182만9221건으로 6만4685건이나 줄어든 것으로 돼 있다. 최근에는 세상 모든 사람을 죽이더라도 그 죄인은 사형을 면할 수 있어 혼자 살아남게 될 날이 멀지 않았으니 범죄 여건이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가해자(피의자)의 인권만 논한다. 새로운 수사기법이 나와도 수백 명의 피해자가 나와도 어쩔 수 없다. 작년에 내 고향에서 수십 명의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각 경찰서 수사관들은 피해자로부터 범인의 체액을 채취하여 동일범의 소행인 것은 밝혔으나 그 체액의 장본인은 알 길이 없었다. '그놈'이 잡힐 때까지 우리의 딸들은 희생양이 됐고 DNA채취법은 그놈의 인권을 위해 국회에서 지금도 잠자고